(1) 팔거천
팔거천은 경북 칠곡군 동명면 소재 오계산에서 시작하여 대구 북구 칠곡으로 흐르고 금호강에 합류하는 길이 16km의 하천이다. 명칭은 칠곡의 옛지역인 팔거리에서 유래하고
읍내동, 학정동, 동천동, 매천동, 팔달동을 경유한다.
수달, 너구리, 백로, 왜가리, 청둥오리, 잉어등의 물고기가 서식하고
주변 산책로에는 유채꽃, 무궁화, 황매화, 느티나무등이 주위를 감싸고 있다.
지금은 상쾌한 환경을 자랑하지만, 예전에는 장마철 상류에서 무단페수 및 주변오염으로 인한 악명으로 주민들이 기피하곤 했었다. 그러나 하천 정비사업 등으로 인하여 이제는 주민들의 쾌적하고 포근한 쉼터가 되어 일상에 지친 주민들의 사랑받는 공간이 되었다.
그러나 몇 해 전에는 60대남자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 태암교 부근 산책로에서 강물에 휩쓸려 실종되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물이 불어날때는 출입금지표시판이 설치되고 출입이 금지된다. 나는 때때로 심신을 재충전하기 위하여 조그만한 가방에 물과 간식을 넣고 집에서
동명면까지 왕복 2시간정도를 걷는다. 그 과정에서 나 자신과 대화하면서 자문자답하기도 하고, 생각에 잠겨보기도 한다. 걸으면서 이따금 강가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인공의 에어컨과는 비교할수 없을 만큼의 상쾌함을 느끼게 해준다.
자연의 고마움과 포근함에 새삼 감탄하곤 한다.
그러면서 나는 자연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 하는 반성의 시간도 가져보기도 한다.
휴지조각하나, 담배꽁초 하나라도 주워서 쓰레기통에 담는다면 진정한 자연보호가 아닐까 자문해본다. 그저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기만 하고 보존하지 않는다면 자연은 우리에게 보복할지도 모른다. 태풍이나 폭우가 지나간 뒤의 강가에는 온갖 오물들이 넘쳐나고 그동안 자연에 무관심했던 우리들의 사고를 엄하게 나무라는 것 같아 자연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우리들을 돌아보게 하기도 한다.
무장애 나눔길이라는 산책로에서 누르스름한 황매화는 나의 시선을 빼앗고, 늠름한 느티나무는 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바람에 살랑이는 무궁화꽃은 나에게 자연의 품안에서만 느낄수 있는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선사해 준다.
강은 오늘도 말없이 그리고 쉬임없이 흘러만 간다.
가다가 암초를 만나면 돌아서 가고 절대로 후퇴하지 않고 돌고 우회하다가 마침내 머나먼
대양으로 흘러간다. 이 흐름에서 나는 끈기와 투지, 그리고 식을 줄 모르는 열정과 인내를 배운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강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섬진강등이 대표적으로 떠오른다.
한강은 서울의 심장으로 불리며, 현대적인 도시풍경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낙동강은 한국에서 가장 긴 강으로 경북과 경남을 흐른다. 그리고 생태공원의 보고다.
금강은 충북, 충남, 전북을 거쳐 서해로 흘러간다. 대표적인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영산강은 전남을 흐르는 강으로 남도의 젖줄로 불린다.
그러나 나는 이 모든 것을 인정하고, 고려하더라도 팔거천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
다른 강처럼 규모도 경관도 그렇게 화려하거나 웅장하지 않아도 나에게는 정겹고 사랑스러운 아끼고 싶은 하천이다. 그래서 더욱 애정과 사랑을 느낀다.
하천주위를 거닐다 보면, 벤치에 앉아 사색에 잠겨있는 사람, 독서삼매경에 빠진 사람,
다정스럽게 대화하는 연인, 온몸을 놀리며 운동하고 있는 사람, 개를 끌고 산책하는 사람,
무언가 재잘거리며 떠드는 어린이들을 본다. 이 모두가 아름답고 정겨운 광경들이다.
나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름대로의 여유를 만끽해본다.
언젠가 노숙인이 방송에 나와서 각고의 노력 끝에 직장을 얻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면서 진즉 이런삶을 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나름대로의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내일의 희망에 찬 삶을 살아가는 사연을 이야기할 때 비록 그 사람이 크나큰 성공을 이룬 것은 아닐지라도 어쩌면 크게 성공한 사람들보다도 더 크고 의미 깊은 삶의 성공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속 진한 감동을 느낄수 있었다.
우리의 삶도 쉬지 않고 끝임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앞으로 나아갈 때 나름대로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고 보람과 긍지를 느낄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팔거천을 거닐면서 사색에 잠길수 있어 좋았고, 오고가는 사람들틈에 부대끼어 걷고
함께할 수 있어 좋았고, 청둥오리와 백로를 보면서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것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무심히 흘러가는 팔거천을 바라보면서 내일에의 벅찬 희망과 미래를 그려본다.
우리 모두 우리의 자연인 강과 산과 대지를 사랑하자.
첫댓글 팔거천 이야기 잘 풀었습니다 병년선생님 더욱 분발해서 읽고 쓰기에 전념 하시어 뜻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팔거천 주변 모습들이 자세히 잘 나타나 있습니다~얼마전 비가 많이 온 날 가로등과 나무들이 다 넘어져서 안타까웠어요
강변을 걷고 있는 모습과 시원한 바람이 느껴집니다. 잘 읽었습니다.
팔거천이 어딘지 모르지만 글을 통하여 호감을 느낍니다. 팔거천을 사랑하는 작가의 심사가 잘 묘사 되어 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