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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후쿠오카의 두번째 밤을 보내고 구로가와로 가는 날이 됐군요
어제 예약한 니시테츠 버스 승강장으로 출발.
왕복 6000엔이란 거금을 들여 구로카와 행을 결정했습니다.
그나저나 숙박도 안 정하고 가서 맨땅에 헤딩하는거 아닌가 몰겠습니당.
오기전 큐슈로 란 사이트에서 봤던 유스호스텔 --; 문 닫았답니다. 비수기라 그런가.
어쨋거나 도전 정신 충만한 저는 필받아 느낌 가지고.. 기냥 쐈습니다.
다행히도 직행버스가 3월 3일 부로 재개되어 3시간만에 구로가와 도착.
버스는 강원도 한계령 가는 길처럼 꼬불꼬불 길을 아슬아슬 가다가, 춘천 소양강 댐처럼 엄청난 낙차를 보이는 수력 발전소를 거쳐서, 시골길로 들어섭니다. 졸다깨다 반복하는 순간, 제 앞에 앉은 일본인 아줌마 두명의 감탄이 터져 나옵니다. 와 !!! 아소고~ 쿠로가와 소 스고이 !!!! 스고이 !!!
옥색 물빛이 잠깐 보일라는 찰라 !!! 커브길을 돌아 10분뒤 드뎌 작고 작은 시골마을 쿠로가와에 내려줍니다. 버스 정류장 보고 놀랐네요. 넘 작고 귀여워서 ㅋㅋ
한 10분 걸아가면 온천 마패를 살수 있는 쿠로가와 온천 조합 카제노샤에 도착합니다.
한국인 여자분과 함께 헤매다가 찾았습니다.
참참 !!! 쿠로가와 가는 분들, 차안에서 쿠로가와 이용 쿠폰및 안내 책자 주거든요. 그거 들고 가서 카제노샤 가서 꼭 꼭 !! 미나미오구치의 名 水로 만들었다는 쌀 한 홉 받아오세요 !!!
사실 한홉이라 받아봄 무지 쪼꼬맣지만 기념이잖아요 ~~ 준다는데 ^^ 공짜라면 자다가도 뻘떡 일어나는 이 놀라운 정신, 정중하게 저기 ~~ 기념으로 쌀 준다믄서 ? 줄래 그러믄 바로 줘요.
말 안하믄 안줘요. 관찰결과 일본인들도 안주더라구요.
요 행사는 2000명 선착순이라 하카다- 쿠로가와 직행 버스내에서 배포하는 책자와 더불어 선착순 마감됩답니다.
요 쌀을 한국어로 된 쿠로가와 온천 지도와 큐슈로 에서 제작한 한글판 료칸 안내서와 함께 줍니다.
자, 쌀도 받았겠다, 지도도 챙겼겠다 , 마패도 샀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온천을 시작해볼까요
후코오카 이야기에서 칭찬이 자자한 이꼬이 료칸부터.
1. 정말 이뻐질까? 이꼬이 료칸 - 미인탕
미인탕 내부에 대나무 기둥 잡고 서서하는 입탕. 잼납니다. 혼자서 이 재미를 누려야 하다니 --;
몸이 점점 뜨거운 탕속으로 푹푹 꺼지는 재미가 쏠쏠 ~~ 옆에서 일본 여자애가 내 놀래는 소리에
따라 웃네요.. 이때 정말 한국에 있는 울 어무이 얼굴이 파파밧.. 같이 왔슴 울엄마 대따 좋아했겠다. 아이고... 울엄니. 생각나.
그리고 오른쪽에 있는 혼탕은 용기가 업서 몬 들어갔구요.. 얼굴 발갛게 익어서 30분만에 이꼬이 온천을 나??습니다. 이꼬이는 탕 수도 적고 규모도 작지만 넘넘 아기자기하고 이쁜 그런 료칸이었답니다. 족탕 서비스나 화롯가에 옹기종기 앉은 모습, 달걀 서비스등. 이꼬이가 왜 그리 유명한지 알거 같더라구요.
2. 물빛이 예술 ~ 쿠로가와 소 료칸
다음 목적지는 쿠로가와소 온천... 여길 고른 이유는 나눠주는 팜플릿이나 안내서 사진에 물빛이 가장 이뻤기 ??문인데 다른 온천이 황토색이나 맑은 무색인거에 비해 밀가루를 풀어놓은 듯한 옥색빛이 마치 터키의 파묵 깔레의 그 물빛깔 같네욤.
사람도 없어서 유유자적., 날이 흐려서 물 색깔 제대로 안나왔지만. 자, 쿠로가와소 물빛깔 잠시 감상하시길 ! 왼쪽은 노천 탕 오른쪽은 실내탕 입니다
오호라... 이런 물빛 속에서 잠시 휴식하니 갑자기 머리 위로 봄꽃이 휘날리니... 에헤라 디야~
신선이 따로 읍다.... 나 안 돌아갈래... 요기 늠늠 조아 흑흑.
두번째 온천순례를 하니 살살 허기가 지는군요,,,그래서 온천조합에서 추천해주고 큐슈로에서도 소개해놓은 아지도코로 나까 식당에 가서 치도리 메시 ( 토종닭복음 덮밥)을 시켜먹었습니다.
이 치도리 메시는 두가지 종류인데 제 나름 해석으론 밥에 우메보시와 단무지를 섞어 넣은 것은 1000엔 , 대나무 그릇에 줘서 더 맛나보이죠, 그냥 닭만 있는 밥은 650엔 이었습니다. 전 그냥 닭만들어간 치도리 메시를 먹었죠.. 맛은 뭐 배고파서 그냥저냥 찰지면서 맛나더랬습니다.
<나까의 치도리 메시, 닭뽁음 밥>
다른분들은 말고기 카레와 가라아께 맛난집도 있다고 올리셨는데 늠늠 배고파서 찾지 못하고 기냥 보이는 나까 식당에 가서 해결... 자, 이제부터.. 진짜 진짜 온천욕이 시작됩니당.,..
3. 오늘의 하이라이트! 계곡 온천 야마미즈키
예전 한국에서 <잘먹고 잘사는 법> 에서 봤던 야마미즈키 온천 !!!
제가 온천 조합에 친절한 그녀에게 " 고레 쿠로가와노 이찌방 온센이 난데스까? "
라고 했을때 그녀가 했던 넘버 원 ! 야마미즈키. 뷰티풀 어쩌구 ~~ 저쩌구
게다가 무료 셔틀까지 운행하니. 그걸 타면 산꼭대기 있는 야마미즈키로 가는데
음... 극찬대로. 훌륭합니다. 그 유명한 나체 누드 산책길도 오호호 ~~~ 수건 가리고 지나갈만 하고... 시원~ 하고 아주 좋더구만요. ㅋㅋ 야마미즈키는 럭셔리 온천 답게 다른데는 다 돈내고 맡기는 코인 락커도 무료 이용이고 머리 말리는 곳, 화장 하는 곳, 시설도 다 있습니다.
온천 마치고 나오는데 한떼의 한국 아자씨 부대들을 만났습니다.. 온천할때도 여탕을 지나가다 봄 남탕을 지나가는데 아이고..한구 아자씨들 에헤라디야 하면서 아주 신났던데요.
다른덴 몰라도 요기는 꼭 체험해보세요. 진짜 온천 탕 옆으로 계곡이 흐르고 물도 꽤 많습니다.
진짜 온천이란 생각이 드는 곳이죠.
요런 계곡이 바로 눈앞에 쫘악 ~~~ 펼져집니다. 요긴 가을에 단풍들때 오면 진짜 예쁠거란 생각ㅇ이 들더군요.. 봄을 초입에 둔 요즘은 조금 썰렁 ~~
이제 마패의 세군데 온천을 다 했군요... 참고로 정보 하나, 온천 조합 초입에 있는 신명관
신메이칸 료칸에 묵으면 같은 체인인 야마미즈키 온천을 무료로 이용할수 있데요
그러니까 다시 말해 , 신메이칸 료칸에 묵으면서 마패를 사면 다섯 군데를 공짜로 이용할수 있게 되겠슴다.
쿠로가와의 숙소 오코노유 료칸
결과적으로 오코노유 료칸에 묵게된 경위는 이러슴다. 제가 현금이 5천엔 밖에 없었는뎅
쿠로가와에서 자리가 있으면서 카드를 받는 곳이 그날 오코노유 밖에 없었다는 겁니당 --;
열나 우울., @@ 알아보고 온 유스호스텔은 클로즈라 하고.. 좀 싼 민박은 ... 안내소 직원말로는
바퀴벌레 나올거라 하고. 어??거나 예까지 와서 료칸도 안가보고 울나라 여관같은 민박 하긴 그렇잖아요? 또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큰 맘먹고. 3박4일 경비와 맞먹는 돈을 하룻밤 숙박비로 내기로 하고 오코노유로 갔습니다... 넘나 친절한 아저씨가 절 픽업하러 왔네요. 마치 켄터키 치킨 앞에 서있는
하얀 머리 배불뚝 아저씨 같이 인상좋은 아저씨가 닛산 하늘색 풍뎅이를 몰고 나타났어요.
짜짠. 감동은 이제부터. 내리자마자 문 열어주고. 매니저 튀어 나오고... 하긴 하룻밤 숙박비가
한국 웨스틴 조선이나, 인터콘티넨탈 비수기 요금과 맞먹는데. 이 정도 서비스 쯤이야.
하지만 제가 진짜로 오코노유에 홀딱 반한건.. 온천 매니아인 저에게 오늘 경험한 세 군데 온천의 감동을 다 말아먹는 진정, 최고봉인 온천을 발견한 것이죠.
오코노유의 노천 온천탕, 동굴탕, 여울탕., 흡.... 쓰러집니다. 넘 좋아서.
쿠로가와 가시는 분들, 온천만 하고 유후인이나, 하카다로 다시 가는데 전 하룻박 숙박 절대 권합니다. 만약 마패로 세군데만 발담그고 가는 분들은 쿠로가와의 30% 도 못 보고 가시는 거라죠.
오코노유의 기절 직전 노천탕을 맛을 보고 데스크로 가서 가족탕 키를 받아 왔습니다.
가족탕 홀리 풀~ 인데 아하...다케 노유, 대나무 탕이 비어있네요.
매니저가 키를 주고 가자 또 한번 쓰러집니다.... 크기는 작지만 아담하고 귀여운 나만의 온천 탕,
게다가 오픈 에어라 쿠로가와의 시원한 밤공기에 별총총... 밤하늘 북두칠성까지 보이는 이 여유
뜨아아.... 진정한 이번 온천여행의 정수를 맛보는 순간. !!!
후쿠오카에서 감탄했던 나까가와 세이류의 감동이 저멀리 훌러덩 ~~~ 날아가버립니다.
감히 어데다 대리오... 발리의 자쿠지 빌라나 태국 코사무이 풀빌라 저리 가랍니다. 일본 온천 특유의 고즈넉하며, 노송 나무에서 나는 히노끼 특유의 냄새가 온몸을 릴 ~~ 랙스 시킵니다.
신선놀음 하다보니 어언... 닭살이 쫘악 돋네요... 이렇게 놀다보니 하루 숙박비 19000엔이 안 아깝습니다... ㅋㅋ
방에 돌아오니... 방까지 배달되는 가이세키 요리,.,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일본인 서버 아지매.
그 아지매,.. 욘사마 팬이랍니다. 한술더떠 자긴 직업이 직업 인만큼 대장금을 넘 잼나게 봤다나요
그러면서... 쿠로가와 특산물인 말고기 회와 곱창 나베에 불을 정성껏 붙여주고 갑니다.
이넘의 말고기.... 역쉬 질깁니다... 질겅질겅.... 너무 뛰논게야. 짜슥.
이렇게 융숭한 대접을 받고 나니... 나 한국가서 이불깔기도 싫어질 것 같은 느낌 --;
어쨋거나 쿠로가와에서 이렇게 웰빙 체험을 하고 나니... 벌써 낼이 한국 갈 날이네요.
왜 다들 쿠로가와 쿠로가와 하는지 알거 같습니다.
유후인에 들렀다 쿠로가와 온 엄마, 딸 두분도 만났는데 유후인 보다 쿠로가와를 더 맘에 들어하시더군요. 아기자기하고 예쁜거 좋아하는 여자분들은 유후인으로 ! 자연이 살아숨쉬는 좀더 소박한 일본을 체험하고픈 분은 쿠로가와를 추천합니다.
어쨋거나.. 마지막날은 별로 할얘기가 없으므로 요기서 제 여행기를 마무리합니다.
정보 위주로 쓰려고 했는데 마지막 쿠로가와에서의 여행기는 거의 소설이 되버렸네요.
아무튼... 쿠로가와 준비하는 분들, 저처럼 좋은 느낌 받고 돌아오시길 바래요
다들 좋은 추억 한 보따리 가지고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혹시 쿠로가와에서 후쿠오카 갈때 버스안에서 저랑 엄마랑 인사 나눴던 분 아닌가요?인상이 닮은거 같은데... 만약 버스에서 만났던 분이라면 너무 반갑내요.아 그리고 세상 좁은거 같아요.^^
네 ~ 맞아요 ^^ 정말 세상 좁네요 ㅋㅋ 저 무지 부러웠었는데 어머님하고 오셔서.,.. 효녀세요 담엔 저두 엄마랑 꼭 갈라구요 ^^
온천 땡기네요
저도 어머니 모시고 간거 태어나서 처음으로 잘 한 일 같아요.ㅋㅋ다음에도 온천은 엄마 꼭 모시고 가려고요.저보다 온천은 엄마에게 더 필요하고 좋아하시더라구요...그리고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네 ^^ 케이리님 저도 방가왔어요 케이리님 여행기랑 사진도 시간되면 올려주세요.
너무 부럽게 잘읽었습니다~ 5월달에 쿠로가와에서 큰맘먹고 료칸숙박하려고 하는데; 중간에 신메이칸료칸하고 오코노유 료칸하고 어디가 좋을까요? ㅅㅅ 추천 ~ 바랍니다. 그리고 예약할 수 있는 싸이트 주소나 전화번호 아시면 안내 부탁합니다 ~ (아, 가능하면 가격도 부탁합니다 ㅅ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