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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젖줄 금강.44 - 물 관리의 고민
흘러라. 충청의 젖줄 금강이여 장수 뜬봉샘에서 천리를 내달려 장항 앞바다 서해바다로 누만년을 흘렀어도 부족하노니 누천년 두고 흘러라 흘러야 살아나는 생명력 때로는 냇물로 때로는 강물로 무주 영동 옥천 청주를 휘돌아 대전 세종 공주 부여 논산 이르는 곳마다 바닥을 축축이 적시어 풍년가 울려 퍼지고 뭇 생명 갈증 삭이는 생명수로 거듭나 배려하고 나눠 비우고 채워서 오염되는 시달림 없이 순수 그대로 한 방울 물기까지 굽이굽이 온 고을 더듬으며 수수만년 흘러라 금강이여! 비단 강이여! 영원 하라 오늘도 내일도 푸르게 흘러라 『금강』
물은 흐른다. 강물은 흐른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 묵묵히 흘러간다. 그런데 요즘은 자연을 위한 자연의 관리가 아니라 인간을 위한 자연을 관리한다. 자연은 멋대로 옮겨 다니거나 훌쩍 달아날 곳조차 없을 터다. 결국은 자연 속에서도 자연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을 위한 인간을 관리하게 한다. 물을 관리하여야 한다고 한다. 수질개선을 위해 통합관리를 하여야 한다고 한다. 물에 관하여 하천에 관하여 통제가 아주 많다. 여러 부서에서 쪼개어 관리하고 간섭함으로 서로 유기적인 해결보다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 영역다툼을 하면서 관할과 권한행사에만 급급하다. 그러다보니 말 많고 소리만 높을 뿐 현장은 뒷전에 밀려 홍역을 앓는다.
동물이나 식물도 살아가는데 필수인 물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네라고 예외일 수 없다. 오히려 더 민감하다. 물은 부족하면 큰 곤란을 겪는다. 그렇다고 물이 많아 넘쳐도 큰 곤욕을 치르게 된다. 적당해야 한다. 물은 어떻게 관리하여야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일까? 민간인의 관심도가 높아져 곳곳에서 많은 환경단체가 직접 활동을 하고 있지만 만족할 수준이 되지 못한다. 물은 탁상이론이 아니라 살아가는 현실이기도 하다. 금강만 해도 천리 길이다. 부분적으로 깨끗해서 될 일이 아니다. 어느 한 곳만 오염되어도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다. 유역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동시에 관리 되어야 미더움을 주면서 그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물이 흘러가면서 관할 지자체가 달라진다. 물에 대한 관심도가 다르고 우선순위나 이해관계가 뒤엉키고 엇갈리다 보면 서로 줄다리기하고 미루며 떠넘기기도 한다. 그 사이에 자연만 골탕을 먹고 오염되어 썩는다. 소유역, 중유역, 대유역 중에서 소유역 관리, 즉 마을단위 관리가 주민의 이해관계와 애향심 등이 작용하여 확실하고 효율적이며 이상적일 수 있으나 수많은 소유역과 소유역을 연결하여야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렇지 못하면 또 다른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어 통합관리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물 관리는 끝이 없으며 그 효과가 금방 나타나거나 느끼지 못하지만 오염은 곧바로 확산되어 피해를 입게 된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비닐, 스티로폼, 깡통은 오랜 시일이 지나도 썩지 않고 주변의 토양을 오염시킨다. 농약, 제초제, 폐유는 주변의 미생물까지 죽이고 생태계를 완전 파괴시켜 복구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그런데 닥치는 대로 나무를 베어내고 산을 허물어 집짓고 공장을 짓는 난개발도 있다. 매연에 독한 가스를 뿜어내고 실화로 불을 내기도 한다. 그러다 폭우로 홍수가 나서 잠기고 떠내려가며 인명피해도 생겨난다. 그러나 자연이 내놓는 낙엽, 나뭇가지, 죽은 나무, 동물의 배설물이나 시체, 떨어진 열매는 일정 기간을 지나면 대부분 썩어서 거름이 되고 흙에 뒤섞여 자연으로 돌아간다. 물도 일부는 자정능력에 의해 정화된다.
그렇다고 관공서에만 맡겨놓고 주민이나 일반인은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다. 자연의 관리는 방대해 궁극적으로 지역민이든 지역민이 아니든 모두의 관심 속에 한마음으로 모아져야 비로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오염원의 근원을 만드는 것은 사실상 사람이다. 가축을 키우고 오물을 버리며 마구 베고 파헤쳐 무분별한 개발이나 썩게 하는 행위가 사람에게서 나오기에 사람관리가 우선시 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고 할 것이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자꾸 훼손되고 오염되므로 이를 제재하면서 끊임없이 관리를 하여야 한다. 그래야 마음 놓고 물마시고 이용할 수 있게 된다. - 2017. 09.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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