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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책모임은 송현진, 김상진 과장님, 임수연 선생님, 안영관 선생님 4명이서 진행되었습니다.
김상진 과장님이 추천해주신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를 읽게 되었습니다.
할머니의 정서와 가르침에 그리고 옛 향수에 다들 조금씩 뭉클하고 눈물을 보였던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할머니하면 떠오르는 정감있고 다정하고 때로는 투박하지만 사랑 그 자체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일이 당연했던 것 같은데 지금을 살고 있는 아이들도 그런 비슷한 온도의 할머니를 느낄 수 있을까요?
4월 책모임과 5월 책모임의 텀이 길어 근황이야기가 다소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책에 대한 내용은 2번부터이니 그쪽부터 읽으셔도 됩니다.
1. 근황 나누기
[김상진 과장님]
축제가 끝나고 평가(익명으로 평가를 진행)가 진행되었는데, 안좋은 피드백이 좀 있었다. 처음에는 '익명평가이기 때문인가?' 했으나 아니었다. 성찰해보니 ‘축제를 왜 하는지, 이것을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직원들에게 설명이 부족했다. 몇 년째 축제를 담당해서 일하다보니 목적보다는 직원들에게 “~를 해주십시오.” 라고 역할 부여 위주로 했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를 놓쳤구나, 동료들도 나름 가치를 가지고 일하는데 그 부분을 설명 못했구나.’ 생각했다. 내년에 축제를 또 맡게 된다면 축제 목적과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해 잘 설명하고 공유 해야겠다. 그리고 사업 중간에 피드백을 받으면 반영하면서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내와 주 3회 정도 저녁 산책을 하는데, 좋지 않은 피드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더니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피드백은 당신에 대해서 이야기한게 아니라 일에 대해서 이야기한 거야." 해 주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송현진 덧붙이기) : 사회복지를 하면서 평가라는 과정을 잘 활용해야할 것 같다. 때때로 우리는 냉철한 혹은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가 있는데 사회복지사는 부정적 피드백만으로 성장할 수 없기에 평가를 통해 동료들의 수고했다는 응원과 지지, 그리고 잘한점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 감사평가도 함께 이루어진다면 좋을 것 같다.
[임수연 선생님]
5.8.(수) 어버이날 나들이 준비했고 잘 다녀왔다. 23년에는 어버이날 행사와 나들이가 나눠 진행했고 24년에는 같이 진행하였다. 100명의 어르신을 모시고 다녀왔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선물을 드렸다. 23년보다 더 꼼꼼하게 준비하고 진행했는데도 평가 때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당일 일정이 급작스럽게 변경되어 어려움이 있었고 팀원이라 직급이 더 높거나 연차가 더 많은 선임에게 일을 부탁하기가 어려워 혼자 더 애쓰고 감당했던 부분이 있어서 일 진행이 빠르지 못해 아쉬웠다.
(송현진 덧붙이기)
수연선생님이 말씀해주신 부분처럼 직급이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에게 부탁하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김상진 덧붙이기)
일의 수준이나 난이도에 따라 적절하게 부탁하는 것이 좋다.
[송현진 선생님]
새 직장에 입사하게 되었다. 인천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연구기획팀이다. 같은 팀 동료들이 감사하게도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를 무척 많이 해주신다. 그래서 새 직장의 시스템을 잘 익히고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2. 책 읽은 소감 나누기
[김상진 과장님]
서울책사넷에서 처음 소개 받았고, 다른 책모임에서도 읽어보자고 했을 만큼 좋은 책이라 추천하였다. 작가처럼 나 또한 할머니와 유대감이 있던 세대이다. 그런데 지금 할머니라는 존재는 사회에서 언젠가부터 조금 부정적인 느낌을 포함한 어르신이라는 존재로 되었다. 그렇게 지금 사라진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옛 기억은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그래서 더 읽자고 했다.
이젠 내가 책에 나오는 할머니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윗세대에게 받은게 있는 데 나도 다음 세대에 그런 걸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을 해봤다. (작가는 할머니처럼 해봤더니 딸과 관계가 좋아졌다.)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전에 할머니를 무언가로 남겼어야 했다. 한 방울로라도.’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임수연 선생님]
작가에게 할머니가 큰 존재이듯 나도 그랬다. 사회복지를 하고 싶은 이유도, 노인복지를 하고 싶은 이유도 할머니 때문이었다. 책을 읽으며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우리 할머니는 작가의 할머니와는 다르게 멋쟁이였다. 말씀도 많으셨고 다 기억 나진 않지만 장면 장면이 짧게 기억난다. 어릴적 난 부모님한테 낯을 가렸지만 할머니와는 잘 지냈다. 할머니가 작가를 어떻게 사랑하는건지 한눈에 느껴지진 않는다. 그런데 우리 할머니는 한눈에 느껴질 정도로 사랑을 주셨다.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이렇게 할머니에 대해서 책을 남겨야하는데’ 란 생각을 했다.
[송현진 선생님]
나도 할머니와 평생을 함께 살았다(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그래서 작가 남편의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작가가 통곡하는 장면에서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울어 버렸다. 작가가 할머니에게 받았던 사랑, 관용, 배려를 자신의 자식에게 주고 싶지만 할머니와 똑같이 할 수 없음을 깨닫는 부분에서 할머니가 준 사랑이 얼마나 컸는가에 대해 또 깨닫는다. 우리세대에게 지금 필요한건 윗세대가 남겨준 지혜인데 과거 할머니가 나를 사랑하고 지혜로 키운만큼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마 어려울 것 같다.
[안영관 선생님]
할머니의 기억이 많지는 않은 편이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힘들진 않았다. 작가의 할머니가 베푸시는 관용에 대해 생각을 했다. 작가도 딸을 키우면서 할머니처럼 아이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할머니라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노력을 하려고해도 따라갈 수 없는 것. 이런 부분이 책에 많이 묻어나왔다.
작가는 할머니에게 받았던 사랑을 자식에게 주고싶지만 그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모는 자식을 매일 보지만, 할머니는 매일 만나는게 아니라 손녀에게 관용을 베풀며 더 편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3. 책에 나오는 할머니 또는 등장인물 에피소드 중 가장 마음이 와닿는 것과 이유
[김상진 과장님]
늦은 나이에 대학원에 가서 친구를 사귄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대학원에서 상담을 배우는데 친구는 불안감이 컸다. '애 키우면서 끝까지 공부할 수 있을까?' 그 때 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뭐 될 필요 없다. 상담사의 길을 간다고 해서 꼭 자격증을 딸 필요는 없다.” 이 대목에서 깜짝 놀랐다.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아버지는 딸이 부담감을 가진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신거 같다. 나중에 딸이 40대가 되서 공부한다고 하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꼭 뭐가 될 필요는 없어.” 자식의 불안감을 사라지게 하는 말이다.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그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송현진 덧붙이기)
자녀에게도 내 자신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괜찮아 뭐가 꼭 되지 않아도 되. 너가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아. 그게 길이야. ”
[임수연 선생님]
p78 책을 보는 관점이 사람마다 다른거 같다. 부모가 이 책을 읽으면 작가의 자식 꿀짱아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같고, 나는 아이가 없으니 작가의 할머니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 같다.
우리 할머니도 70점만 넘으면 뭐든지 다 잘한다고 해줬다. 부모님은 나를 마냥 지지해줄 수는 없지만 할머니는 다 좋다고 했다. 노인복지를 하는 이유가 할머니에게 이쁨받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제 나에게 이쁜사람이라고 해주는 사람이 없는데.' 라는 책 구절이 와닿는다. 요즘은 할머니 역할을 해줄사람이 없는 것 같다. 요즘 세대에 무조건 믿고 지지하는 사람이 없지 않냐.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사회복지를 하겠다고 했으나 주변에서 모두 만류했다. 사회복지는 사명감, 희생이 필요한다는 말을 많이 했다. 예술 하는 사람들은 좋아서 하는거고 나도 좋아해서 하는 일인데 말이다. 그래서 난 사명감, 희생. 이 단어가 좋지 않다.
[안영관 선생님]
할머니는 손녀에게는 한없이 관대하지만 막상 고모들에게 들은 할머니는 엄한 사람이었다. 작가의 할머니는 손녀(작가)에게 할머니로서의 역할을 해주신 것 같다.
p63 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 어린 나는 혼나는 일이 많았다. 그랬기에 혼란에 빠지는 것은 확실히 막아주었다. 혼나는 말을 들으면 정말 내가 잘 못하는건가? 한번 삐끗했다고 정말 잘못한건가? 이런 혼란이 오는 시간은 없었다.
사례관리하며 소진왔을 때 나의 고칠점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잘한 점에 대한 피드백이 없었다. 이걸 직간접적으로 보면서 꼭 부모자식 관계가 아니여도 열번 잘해도 한번 잘못하면 혼난다는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우리는 주민을 강점관점으로 보고 지지하자고 한다. 그런데 오히려 직원 간에는 그렇지 않은것 같다. 동료로서, 사회복지사로서 서로 충분히 존중해주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병뚜껑이 안열려서 속상했구나.” 이런거를 책에서는 감정코칭이라고 했다. 실제로 여자친구에게 물어보니 학교에서는 정말 이렇게 가르쳐준다고 한다. 행동에 대해서 감정을 물어보는 것. 감정의 원인을 물어보는 것이 감정코칭이다.
작가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친구에게 “저런” 이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의 핵심 개념은 버티는 것이다. 이 부분이 신기했다. ‘저런’ 이라는 단어가 생각보다 많은 공감을 표현해주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송현진 덧붙이기)
김상진 과장님의 축제 이야기와 같은 맥락인 것 같다. 우리는 서로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우리는 이야기를 들은 다음 상대방에게 많은 말들을 해야할 것 같은 이유모를 의무감을 지니게 된다. 그 때 작가의 할머니, 작가처럼 “저런” 이라는 말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는 것 같다.
(김상진 덧붙이기)
책에 나오는 “워쩌”를 “저런~”으로 변경한 것 같다. 상대방의 말에 바로 공감해주는 말을 해주는것 같다.
[송현진 선생님]
p106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 너무 다그치지 않는 것이, 크게 혼을 내지 않는 것이 때로는 더 큰 교육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상대방의 ‘잘못’에 대해 괜찮다고 해주는 것에 대한 허용 범위가 넓다. 아마 그것도 할머니의 양육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임수연 덧붙이기)
많이 공감한다. 작가의 할머니는 매우 오래전임에도 올바른 육아를 하신 것 같다. 아이에게 혼란이 오게끔 하는 부모의 행동이 있다. 일관된 모습을 보이는게 아이에게 혼란을 주지 않는 모습인 것 같다.
4. 다섯가지 사랑의 말에 나오는 ’그려, 안 뒤야, 뒤얐어, 몰러, 워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임수연 선생님]
작가가 똑똑하다보니까 자녀에게 모른다는 말을 못하는 사람인 것 같다. 나도 아이를 키우면 그럴 것 같다. 더 많이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할 것만 같다. 할머니가 ‘몰라’ 라고 하는 게 양보하는 표현이지 않았을까?
책 보면서 표현이 이쁜 부분이 있었다. p15 '마음이 달라지셔서 그렇다.' 치매를 이렇게 표현했다. 이 부분이 좋다고 생각했다.
책에 나오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사람만 보이면 “얘 왔다 밥줘라.” 라고 말한다. 모든 기억이 잊혀져도 나의 역할만 기억남아 말로 나오는 것이 인상깊다. 할머니를 한방울로 압축하면 누군가의 밥을 챙겨야하는 역할로서, 그 말만 남은 것에 대해서.
[김상진 과장님]
‘몰러’라는 표현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내가 부모이기 때문에 자식이 질문하면 다 알려줘야할 것 같다. 자녀는 인강(과학) 보고나서 과학적 지식을 나에게 말하며 설명하고 싶어한다. 그럼 나도 아는 척을 하고 싶다. 아이에게 나도 알고 있음을 이야기하면 아이는 깜짝 놀랜다. 사실 잘 모른다. 모든걸 다 알기란 쉽지 않다. 부모이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살아보니 이렇게 하는게 맞다.” 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책에 나오는 할머니는 알면서도 모른다고 했을 것 같다. 정말 모르는 것도 있을 것 같다. 모르는 걸 자녀에게 모른다고 말해도 작가의 딸은 알아서 잘 하더라. 이런 부분에서 이 책은 육아에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모른다고 말할필요가 있구나. 물러서야할 필요가 있구나.'
[안영관 선생님]
이 책을 접하지 않고서 단어만 보면 어떻게 이게 사랑의말이지?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할머니가 해준 말과 행동을 보면서 사랑의 말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질문을 생각해보니 나는 ‘그려’ -> ’그럴 수 있지‘ 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도있지.' 처음에는 나 나름대로 회피를 한 부분이다. ‘그냥 넘어가도 되.’ 또는 내가 크게 혼날 때면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다음에 더 잘하면되는거 아냐?’ 라고 생각한다.
'몰라' 라는 말은 부모가 되면 하기 어려울 것 같다. 내가 아이의 욕구를 충족 못시켜주는 건가, 말을 하는게 맞는건가, 잡지식을 굴려서 답을 해주는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그래서 내려놓는게 중요하구나 생각한다.
어른으로서 내가 아이보다 경험이 많기 때문에 아빠로서 자기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너는 어떻게 생각해?” 라고 아이의 의견을 물어봐주고 싶다. 부모가 살아온 방식으로 아이가 살 필요는 없다. 다양한 방식을 알려줄 뿐이지.
(김상진 덧붙이기)
너 생각은 어떼? 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라고 말하기.
[송현진 선생님]
101p 안돼 라는 말
(김상진 덧붙이기)
선배에게 혼나는 장면에서 “나 지금 너 혼내는거야.” 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다른 책모임에서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어른스러운 부분이다. 우리는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
(임수연 덧붙이기)
아이가 질문한다면 ’몰라‘ 라고 해야할지 내 의견을 말해줘야할지 모르겠다. 자녀 양육할 때 아빠와 엄마가 반반이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작가의 딸이라면 너무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천 책사넷 6월 모임 안내]
ㅇ일시 : 6월 21일(금) 오후7시~9시
ㅇ장소 : 투썸플레이스 인천숭의점 커뮤니티룸
ㅇ도서 : 운동의 뇌 과학
ㅇ논의거리 : 하반기 책 나눔 방식 생각해오기
ㅇ문의 : 댓글을 달아주세요
첫댓글 실은 서울 책사넷 최우림 선생님이 추천하고 심선진 선생님이 소감 나누어 준 책이에요.
송현진 선생님, 임수연 선생님이 할머니와 추억이 많아 더 풍성한 나눔이었습니다.
안병관 선생님의 진지한 나눔도 좋았어요.
책에 나온 할머니, 친구 아버지, 대학 선배처럼 저도 좋은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언제나 들어도 그리운 할머니라는 단어로 먹먹해졌던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분명한건 할머니가 주셨던 가르침, 베품과 같은 것들을 제가 잊으면 안된다는 것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