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면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씨 탓에 불과 18명의 회원으로 금수산 산행팀이 꾸려졌다
충북 단양 적성면과 제천 수산면에 위치한 금수산은 월악산국립공원 구역내 충북 최북단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금수산은 내륙산악지대의 최북단이면서 충주호가 가로막혀 있어 육로 접근이 어려운 산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중앙고속도로가 인근을 통과하므로 우리 고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상학주차장
전주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하여 3시간 이상 달린 끝에 제천시 적성면 상학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널따란 주차장에는 멋진 그늘막이 설치되어 있어서 그 안에서 준비운동을 하고 출발하였다
시멘트로 만들어진 진입로는 열기로 달아올라서 산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우리를 힘들게 만들었다
상학마을의 서낭당
상학마을의 입구에는 등은 굽었지만 고고한 기상이 느껴지는 소나무가 떡~ 버티고 있었다
등을 곧추세운 젊은이들은 다 떠나고 마을의 수호신 성황당 역시 등 굽은 소나무와 노인분들이 모신다.
단양군 적성면 상리 상학마을 성황당,...판자로 어설프게 지어진 서낭당 안을 들여다 보니 막걸리병들만 가지런히 놓여 있다.
금수산 들머리
지루한 시멘트길을 한참 동안 걸어 올라가니 등산로 들머리를 알리는 거대한 표지석이 나타났다
전형적인 암봉으로 이루어진 금수산은 약 5백년 전까지는 백암산(白巖山)이라 불렸다고 한다
퇴계 이황(李滉)이 단양군수로 재임할 때 그 경치가 비단에 수놓은 것처럼 아름답다 하여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남근석공원
금수산은 여자의 지근이 강하여 남자는 단명한다는 유래에 따라 오래 전 남근석이 설치되었다
이곳에서 신혼부부가 초야를 이루면 귀남을 낳고, 득남하지 못한 여인은 남근석에서 기도하면 아기를 낳는 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조선 말엽에 파손된 것을 지역토속문화 복원을 위하여 적성면민들이 힘을 모아 2001년 8월 15일에 남근석공원으로 복원하였다.
거대한 남근석을 어루만지는 노쇠한(?) 남정네들은 지금 갖가지 상념에 사로잡혀 있다
아~ 옛날이여.....!
숲속의 샘터
금수산을 홍보하는 싸이트에는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었다
"산 중턱에는 바위틈에서 가뭄이나 장마에도 일정한 수량이 용출되는 맛 좋은 물이 있어 산을 찾는 이들의 목을 적셔주고 있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 보니 물은 매우 차가웠지만 식수로 사용하기엔 부적절한 것 같아 저으기 실망하였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로 더위에 지친 손과 얼굴을 씻으니 정신이 번쩍 들어서 다시 정상을 향하여 나아갔다
살바위고개
온몸을 적시는 땀, 타는 목마름, 고갈되어가는 기력을 무릅쓰고 후미그룹이 살바위고개에 올라섰다
살바위고개에 올라서면 편안한 능선길이 기다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다시 오르막길이 나타나서 다리에 힘이 빠졌다
도로테아 자매님은 체력이 달려서 후지산에 도저히 못가시겠다고 포기 선언을 하셨다
마당쇠 형제는 컨디션이 지극히 좋지 않아서 눈동자의 촛점이 흐려지고, 땅바닥에 자꾸 주저앉았다
카페지기는 회장이라는 중책을 망각하고 신산회에서의 은퇴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ㅎㅎ
소나무 전망대
'추락 주의'라는 팻말이 걸려있는 소나무 아래에 서니 산을 감고 돌아가는 청풍호가 한눈에 들어와서 가슴속이 시원해졌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운치있는 소나무가 우리를 반겨주더니 금수산의 절경이 있는 곳에는 이렇게 소나무가 서있다
뒤에 남은 후미그룹은 멀리 떠나가버린 선두그룹은 잊어버리고 소나무의 기개와 청풍호의 너른 가슴을 받아들이고 있다
청풍호를 내려다보다
제천 하면 떠오르는 청풍호는 1985년에 충주댐을 건설하면서 생겨난 인공 호수로서 '내륙의 바다'라 불릴 만큼 담수량이 많다.
제천시와 충주시, 단양군에 걸쳐 있어서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라 부른다.
제천(提川)이라는 이름자가 물길(川)을 막아 둑(堤)을 세웠다는 뜻인데...이런 인공호수가 그냥 생긴 것은 아닌 것 같다
금수산 정상(1,016m)
비단결 수놓은 아름다운 이름과는 달리 산세는 날카로운 암릉으로 이뤄져 있어서 여간 힘들지 않았다
금수산은 멀리서 보는 산능선이 마치 미녀가 누워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 「미녀봉」으로도 불리운다.
정상은 어른 한두 명이 서기도 벅찰 만큼 비좁았지만 최근에 나무데크를 설치하여 아주 넓어져 있었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사방으로 시원스럽다.
북쪽으로는 금수산의 지봉인 신선봉과 동산이 능강계곡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망덕봉 뒤로는 청풍호반이 펼쳐지고, 남쪽으로 월악산과 대미산, 백두대간이 지나는 황정산이 아련하게 보인다.
점심식사를 하다
점심 때가 지났지만 식사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자꾸자꾸 아랫쪽으로 내려갔다
능선이 암릉으로 되어 있어서 18명이 앉을만한 장소가 눈에 뜨지 않았고, 왠만한 장소는 이미 점령되어 있었다
어렵게 숲속에서 옹색하지만 앉을 자리를 발견하여 오후 1시가 훌쩍 넘은 시각에 점심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탁족을 즐기다
하산길 역시 날카롭고 울퉁불퉁한 돌길이 이어져서 편안치 않았다
정남골을 흐르는 물소리만 들어도 피로가 풀리고 온몸이 시원해지는데...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남녀가 거리낄 것도 없이 물 속에 뛰어들어서 어린 아이처럼 소리치며 즐기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마당쇠는 알탕(?)을 감행하여서 여성 동무들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켰다 ㅋㅋㅋ
용담폭포
남쪽 어댕이골과 정남골이 만나는 계곡에는 금수산의 제1경 용담폭포와 선녀탕이 숨어 있다.
‘옛날 주나라 왕이 세수를 하다가 대야에 비친 폭포를 보았다.
주왕은 신하들에게 동쪽으로 가서 이 폭포를 찾아오라 했는데 바로 그 폭포가 선녀탕과 용담폭포였다고 한다.
주나라 신하가 금수산이 명산임을 알고 산꼭대기에 묘를 쓰자 청룡이 크게 노하여 바위를 박차고 하늘로 승천했다'
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상천마을의 솔숲
마을 입구에 있는 10여그루의 송림은 보기만 해도 수령이 꽤 되어 보인다
10여그루의 소나무는 간격을 두고 제각각 모양이 다르게 자라고 있었는데.. 400살 먹은 나무도 있다
쉬어가기 좋게 벤치와 그 앞에 장기판이 그려진 돌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이 동네 사람들의 쉼터임을 알 수 있었다
산행을 마치다
드디어 상천휴게소에 다다름으로써 약 5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김종호 아가비도 사무장께서 동네 아주머니에게서 구입한 개복숭아 엑기스를 한 잔씩 따라주어서 감동을 먹었다
오후 7시 무렵, 완주 봉동에 도착해서 순두부국밥에 맥주, 모주, 소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하고 헤어졌다
첫댓글 더위가 철철 묻어 납니다
수고하셨고
여름에는 역시 계곡산행이 좋지요 ㅎ
더위속에서 고생하였지만 뿌듯한 하루였겠습니다.
동행하지 못한 아쉬움을 풍광 음미하며
달래봅니다.~~~
신산회는 항상 철철 넘치고 흐릅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