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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프린세스] 09
S#1. 빌라 뒤뜰 일각 (밤)
8회 엔딩과 연결해서...
인우 : (밝게 웃으며) 어라? 마검사님, 거기서 뭐하시나? 달도 없는데.
혜리 : (한걸음 다가오는)
인우 : 아까 제니 때문에 놀랐죠?
혜리 : (더 다가와서 인우 똑바로 보는)
인우 : (뭔가 이상한 느낌에 멈칫 서는)
혜리 : (의혹으로 쏘아보며) 서인우씨, 당신 누구야?
인우 : (멈칫했다가 심상치 않은 혜리 기색 느끼고 놀라 굳어지는)
혜리 : (마치 인우의 모든 것 다 안다는 듯 쏘아보는)
인우 : (뭔가 있지만) 안 어울리게 그러십니까? 무섭게.
혜리 : (자기 사진 내밀며) 이 사진 어디서 났어요?
인우 : (보는, 흠칫 놀라는)
혜리 : 왜 서변이 이 사진을 가지고 있어요?
인우 : (어떻게 된 거지?... 생각하는)
혜리 : 이건, 서변이 절대로 가지고 있을 수 없는 사진이야. 이때는 서변 알지도 못할 때에요! 어떻게 된 거에요?
인우 : (난감하고 또 난감한 상황이다. 사진 보는)
혜리 : (화나는) 빨리 말해! 나한테 일부러 접근했지? 생각할수록 이상한 게 너무 많아.
스키장에서도 공항도 그렇고 저렇게 (손으로 집 가리키며) 내 집 위로 이사 온 것도 일부러 그런 거지?
인우 : (혜리 보는)
혜리 : 왜 말을 안 해!
인우 : (보다가) 말하기 싫은데.
혜리 : (잘못 들었나?) 뭐라구요?
인우 : (기죽지도, 미안도 아닌, 담담한) 대답하기 싫어.
혜리 : (황당하게 기막힌) 서변! 야 서인우!
인우 : 세상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고,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도 천진데...
그 사진 하나로 날... 단정 짓고 왔다면, 그렇게 해.
혜리 : (기막혀) 뭘, 뭘 그렇게 해?
인우 : 당신이 알아내, 난 설명하기 싫어.
혜리 : (상상도 못한 반응에 기막혀 입 벌어지는데)
그런 둘의 살피는 듯한 누군가의 시선...
인우, 더 이상 있을 필요 없다는 듯 혜리 스치고 간다.
도리어 황당한 얼굴로 돌아보는 혜리, 순간 욱해서 몇 걸음 쫓아가다 멈춰 선다.
S#2. 인우 빌라 (밤)
들어오는 인우, 문에 기대선다. 낭패스럽다...
[8회 57씬에서... ‘거실 바닥 사진 잔뜩 쏟아놓고 혜리 사진 정리하던 자신’]
감정의 흘림 때문에 생긴 일이다... 자괴감에 기댔던 머리로 문 탁 치는 인우.
S#3. 혜리 빌라 (밤)
큰 잘못 들켜놓고도 변명조차 하지 않는 인우에 대한 배신감으로 더 열 받은 혜리,
인우가 마트에서 사줬던 물건들 다 주워 모으며 어깨와 귀 사이에 핸드폰 대고 유나와 통화하고 있다.
혜리 : 유나야 이게 말이 되니? 대답하기 싫어? 니가 알아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니? (하다 점점 손 모자라자) 끊어!
(핸드폰 그대로 침대에 떨어뜨리고 씩씩대며 현관으로 가는, 두 손 갇혀있자 발가락으로 버튼 누른다.
삐하고 열리면 발로 손잡이 내려서 화풀이처럼 확 차듯이 문 열고 나가는)
S#4. 혜리 현관 앞 (밤)
나오자마자 위층 계단으로 성큼성큼 올라가는 혜리... 그런 혜리 보는 듯한 시선 돌아서 혜리 빌라 문으로 향하면,
활짝 열린 문 스스르 닫히면서 현관 말굽 내려와서 턱 걸린다. 삼분의 일 쯤 열려있는 혜리 빌라 현관 문.
S#5. 인우 빌라 (밤)
발로 문 쾅쾅 두드리고 있는 소리 들리고 있고 인우, 막 현관으로 가서 문 연다.
두 손에 물건들 얼기설기 들고 발길질하다 멈추는 혜리 보인다.
인우 : (혜리가 들고 있는 물건들 보지만 담담한) 들어와요.
혜리 : (문턱에 서서 인우 품에 다짜고짜 물건들 떠안기는)
인우 : (얼결에 떠안는데 물건 몇 개 떨어지고)
혜리 : (분노) 말하기 싫어? 그래 하지 마! 나 검산 거 알지? 니 뒷조사해서 꼭 니 정체 알아내 준다! (배신감에) 나쁜 놈...
(휙 돌아서 가는)
인우 : (누구를 원망도 못하고 자기에게 돌아온 마음들 내려다보는)
S#6. 혜리 빌라 (밤)
화장대 앞에 앉아서 분노의 클렌징하고 있는 혜리. 열려있는 화장대 서랍에 현관 열쇠 몇 개 달린 뭉치 들어있다.
혜리 : (막 문지르며 혼잣말로 중얼거리듯) 기막혀 기막혀 나쁜 놈, 뻔뻔한 놈...
S#7. 인우 빌라 (다음날 아침)
테라스 쪽 창가에 서서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차 마시고 있는 인우.
S#8. 빌라 외경 (다음날 아침)
인우 목소리 알람 들린다...
S#9. 혜리 빌라
침대 밑에 떨어져 있던 시계 화난 손길로 확 집어 드는 혜리, 탁 끈다.
잠 못 이룬 듯 안 떠지는 눈 겨우 뜨며 벌떡 일어나 앉는 혜리.
혜리 : (시계 보며) 넌 왜 안 갔어! (옆으로 휙 던지는, 이해 안돼서 답답해 죽겠는) 이해가 안돼, 어떻게 변명도 안할 수가 있어?
S#10. 인우 사무실
놀란 얼굴로 인우 보는 제니.
제니 : 마혜리가 그 사진을 봤어? 그래서 뭐라고 했어? 잘 둘러댔어?
인우 : (별일 아닌 듯, 제니에게도 속마음 털어놓기 싫다) 좀 두고 보려구.
제니 : (느끼는) 변명도 안 한 거구나.
인우 : 별일 없을 거야.
제니 : (약간 화나서 나무라는) 그런 여유 부릴 때 아니잖아. 이제 시작인데 여기서 마혜리 하고 등 돌리면 어떡해?
(답답한) 걱정 말라더니 이게 뭐야! 이러다 하정란 건, 나무 아파트 건, 둘 다 허공에 뜰 수 있어!
인우 : 그만해라.
제니 : (더 해대진 못하지만 기막힌) 이 플랜은... 전부 니가 짠 거야, 인우야...
인우 : (말할 수 없이 낭패스럽고 괴롭지만 누르는) ...
S#11. 하정란 가게
팽팽하게 마주 서서 말다툼하고 있는 하정란과 고만철.
고만철 : 당장 고소 취하 못 해?
하정란 :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 고만철 한마디에 흔들리던 하정란 아냐.
고만철 : 너 이러다 그 집 산 돈 어디서 나온 건지 검사가 알게 되면, 너나 나나 끝장이야!
하정란 : 겁주지 마, 안 속아.
고만철 : (겁 아니라는) 내가 깜방 가면, 그 놈이 너 가만 둘 거 같냐?...
하정란 : (흥, 고개 돌리지만 겁나는) ...
S#12. 윤 검사실
책상에 ‘나무 아파트’ 관련 기록 놓여있고 윤검, 형제 시공사 대표 이정민(52, 1회 출연) 신문하고 있다.
(기록 소품 만드실 때 사용한 대표 성명으로 바꿔 주세요.)
윤검 : 이정민씨, 6년 전에 형제 시공사 대표로 있을 때 나무아파트 시공 했잖아요.
대표 : 하도급만 받은 겁니다. 부실공사니 뭐니 난 책임 없습니다.
윤검 : 그럼 하도급은 어디서 받았어요?
대표 : 태지산업인가?... 오래 돼서...
윤검 : (딱 알아채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네.
[시간경과]
대표 가고 없는 상황. 윤검, 우현과 얘기하고 있다.
윤검 : 태지 산업 대표 소환하고, 그 위로도 몇 단계 더 있을 거야. 나무 아파트 공사 따낸 시행사 알아봐요.
우현 : 예, 검사님.
S#13. 혜리 검사실
혜리 기록 보며 일 하고 있다.
차계 : (외근 갔다 돌아오는 길, 호들갑 떨며 수첩 들고 오는) 검사님! 검사님! 대박, 대박 정보에요-
혜리 : 예? 무슨 대박이요?
차계 : 최인숙씨 교통사고 말이에요.
[플래시 컷 - 8회 S#24 우성미가 최인숙을 차로 치는 장면]
혜리 : 아, 그거 조사 됐어요?
차계 : 우성미 행적 중에는 사고 일주일쯤 전에 비싼 약병 깨뜨려서 변상한 거 말고는 특이 사항 없는데요,
혜리 : (김 새는) 에이- 근데 뭐가 대박이에요?
차계 : 이상한 게 하나 있어요. 운전자 보험을 3개나 가입했드라구요, 4개월 전에요.
혜리 : 종합보험 말구요?
차계 : 그니까 이상하죠. 보통 종합보험 드니까 운전자 보험은 추가로 하나 정도 더 들거든요.
혜리 : 세 개면 3천만원씩 9천인데, 합의금에 보태서 1억 줬다더니 그 돈이 그 돈이었네요.
(뭔가 이상한) 꼭 교통사고 낼 줄 알았던 사람처럼 보험에 가입했네요?...
차계 : 예에. 대박이죠?
혜리 : 이렇게 보험 가입해서 우성미가 득볼 게 뭐죠?
차계 : 우성미는 득볼 게 없지만, 최인숙씨 남편은 득 봤죠. 유족위로금도 2억 더 지급됐고, 생명보험 8억까지 받아서.
혜리 : 그럼 박유철이 11억이나 받은 거에요?
차계 : 근데 박유철이 부인 앞으로 든 생명보험들은 3년, 5년 전에 가입한 거라 이상할 건 없구요.
혜리 : 아, 두 사람 뭔가 있는데... (잡히지 않아 막막한) 대박 아니네요.
차계 : (머쓱) 그럼 중박 정도?...
혜리 : 우선 우성미가 보험 가입하게 된 경위랑, 핸드폰 통화내역
차계 : 뽑아 올리겠습니다! (자기 자리로)
S#14. M 매장
쇼핑하면서 얘기하는 혜리와 유나.
S#15. 까페
사진 속 그 자리에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혜리와 유나.
유나 : 그래, 이 까페에서 너 만나서 차 마시고 밥 먹으러 이동했지.
혜리 : 그래, 내가 바로 이 자리에 앉아있는 사진이라니까?
유나 : (확고한 추측) 그럼 너 좋아한 지 일년은 더 됐네?
혜리 : 뭐?
유나 : (부러운 듯) 그레이스의 저주가 아니라... 그레이스의 선물이었던 거야?
혜리 : 그게 무슨 소리야?
유나 : 어제 밤에 니 전화 받고 생각해 봤는데, 딱 그거드라, 서변의 짝사랑.
혜리 : (놀라) 짝사랑?
유나 : 넌 자꾸 그 남자가 너한테 접근했다 수상하다 그러는데, 그래서 그가 너 뭐 위험하게 한거 있어?
혜리 : (바로) 위험하게 한건 없지.
유나 : 되려 이것 저것 해 준건 많다며? 도와도 주고 뭐 그랬다며?
혜리 : 어...
유나 : 그럼 서변은 너한테 뭐 얻어낸 거 있어?
혜리 : (생각해 보면 딱히 없지만) 그래두 수상한 게 너무 많잖아? 스키장 호텔에서 처음 만난 거 부터.
유나 : 스키장 때는 내가 갑자기 못 가게 된 거니까 너 기다린 건 아니구.
혜리 : 시도 때도 없이 검찰청에 나타나서 나 기다리고, 우리 집 앞에 와서 우리 집 바라보고 서있다 나한테 들킨 적도 있어.
유나 : 너 지금 너한테 이 정도로 꽂힌 남자 있다, 자랑하는 거지?
혜리 : 그게 아니라니까!
유나 : 미성년자 부킹 사건 때는 니가 불렀잖아.
혜리 : 결정적인 거, 공항. 내가 언제 공항에 갈 줄 알고 기다리니?
유나 : 그 날 너 토마토 뒤집어 쓴 날이었잖아? 서변 집서 씻고, 서변 옷 입고 서변이 집까지 데려다 줬다며?
그럼 혹시나 해서 니 집 앞에서 기다릴 수 있는 거 아냐?
혜리 : 그런가... (하다) 이사도 있잖아!
유나 : 이사도 너보다 일찍 왔다며?
혜리 : (멈칫하는)
유나 : 너 윤선배가 죽은 와이프 3년 못 잊는 게 멋있어서 울었다며?
서변 정도 생겨준 남자 이정도 짝사랑이면 나 같음 대성통곡하겠다.
혜리 : 짝사랑?... (갸웃하는)
유나 : 그거 아니면 너한테 접근해서 그 사람이 얻을 게 뭔데?
혜리 : (점점 자신 없어지는) 옷도 이상한 옷, 변장한 거 같은 옷 입고 다니고 그랬단 말야...
유나 : 글쎄 그거까진 모르겠고, 니가 부러울 뿐이다...
혜리 : (헷갈려서 갸웃하는) ...
S#16. 하정란 가게
시무룩하게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하정란과 인우.
인우 : 그 사람 요구대로 고소를 취하해 줘야 하는 이유가... 있어요?
하정란 : 그 사람하고 관계 깨끗이 정리하고 싶어서 고소한 건데, 고소해서 더 복잡해졌어...
인우 : (무슨 말인가? 보면)
하정란 : 그게 좀... 서작가한테 다 말하긴 그런데... 미처 생각 못한 게 있었어.
인우 : 그럼 고소 취하해요. 뒤처리 깨끗하게 해 줄 변호사 소개해 줄께요.
하정란 : (너무 선선한 반응 뜻밖인 듯 보면)
인우 : 뭣보다 누이 맘 편한 게 먼저지. 대신 다시는 그 사람이 누이 귀찮게는 못하게 해야죠.
하정란 : 작가쌤한테 너무 염치없다...
인우 : (괜찮다는 듯 미소 짓는)
S#17. 혜리 빌라 로비 (저녁)
퇴근 차림으로 쇼핑백들 들고 돌아오는 혜리,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는데 계단 쪽에서 내려온 남자와 스친다.
스치는 순간 익숙한 향에 멈칫하는 혜리, 남자 돌아본다.
혜리 : (무심히) 나랑 같은 샴푸 쓰네?...
S#18. 혜리 욕실 (저녁)
인우 만나려고 옷 갈아입고 들어오는 혜리, 세면대에서 손 씻다가 멈칫한다. 세면대에 물기들 있다.
어? 돌아보면 욕실 바닥에도 샤워 커튼 등에도 물기 남아있다.
혜리 : 아침에 샤워했는데 여태 안 말랐나?... (갸웃하지만 심각하게 생각 안하는,
거울 보며 표정 다지고 숨 한번 후... 내쉬고 거울 보는)
S#19. 빌라 주차장 (저녁 혹은 밤)
인우, 작가 옷차림으로 막 차에서 내리는데 핸드폰 울린다. 보면 ‘마혜리’ 떠있다.
뜻밖인 듯 보다가 핸드폰 귀에 대고 ‘서인웁니다’ 하는 인우.
S#20. 빌라 뜰 (밤)
벤치에 앉아있는 혜리. 인우, 작가 옷차림 그대로 다가온다.
혜리 : (고개 숙이고 앉아있는)
인우 : (멈춰 선다. 저 아이가 무슨 말을 하려나... 보는데)
혜리 : (보는, 인우 옷차림 보고 어? 놀라 일어서는)
인우 : (담담하게 다가가는)
혜리 : (가리키며) 그 옷...
인우 : (천연덕) 잠입 조사할 사건이 있어서, 알지 않나? 나 수단방법 안 가리고 재판하는 놈인 거.
혜리 : ...말을 그렇게 해요?
인우 : 하실 말씀 하시죠.
혜리 : (황당한) 이런 걸 방구 낀 놈이 성낸다고 하는 거죠? 뭘 잘했다구 진짜,
(하다 타박하듯) 나요, 서변이 그동안 왜 날 지켜봤는지 알아요.
인우 : (약간 덜컥해서 보면)
혜리 :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대체 언제부터 날 좋아한 거에요?
인우 : (예상 밖 말에 어? 보는)
혜리 : 아니 그런 거면 말을 해야지, 왜 나 이상한 사람 만들어요? 좋아하는 사람 한테 좋아한단 말도 제대로 못하고
속 끓이는 게 얼마나 힘든 건데, 맨날 도움 받고 윤선배 먹을 음식까지 만들게 하냐구요!
인우 : (사람 의심할 줄 모르는 혜리 모습에 잠깐 멍한) ...
혜리 : 그렇게 오래 나 좋아하는 줄 알았으면, (하는데)
인우 : (찔려서 더 하게 둘수 없다) 좋아하지 말라는 말 했어요, 당신은.
혜리 : (멈칫하는)
인우 : (가르쳐주듯이 또박또박) 다가오지 말란 말도 했고, 그런데 내가 편한 사람 되주겠다고, 친구 되겠다고,
윤세준하고도 잘되게 도와주겠다고도, 내가 했으니까... 가책은 느끼지 말아요, 그럴 필요 없어.
혜리 : 뭐 어쨌든 그건 전부 내가 아무 것도 모를 때 일이구요, 서변 마음은 이해 하지만 이런 식은 너무 심한 거라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그래서 확실하게 정리하려구요.
인우 : ...어떻게요?
혜리 : (단호한) 여기서 이사 가요. 아무리 서변이 아니라고 해도 서변 나 따라서 이사 온 거 분명하니까 돌아가라구요.
인우 : (바로) 알았어요.
혜리 : (잠시도 지체 안하고 나오는 대답에 멈칫하는)
인우 : (무슨 계획인지 자기도 모른다) 빠른 시간 내에 집 정리할께요. 더 할말 없어요?
혜리 : (궁금해 미치겠던) 그 사진요! 그거 어디서 났어요?
인우 : (보는)
혜리 : 몰래 나 따라와서 찍은 거에요? 아님 누구 시킨 거에요? 그거만 말해 줘요, 네?
인우 : (불쑥, 어쩔 수 없이 혜리 속이지만 본심이기도 하다) 그 사진 돌려받고 싶은데.
혜리 : 에?
인우 : 이사 갈 테니까 사진은 돌려주지, 내 꺼니까.
혜리 : (너무 황당한) 아니 그, 그게 왜 서변 사진이에요?
인우 : (천연덕스럽게 심각) 그런 사진 있는 줄도 몰랐으니까 자기 사진 아니지 않나? 나 줘요.
혜리 : (이 정도로 날 좋아했구나... 새삼 충격이고)
S#21. 혜리 빌라 (밤)
들어오는 혜리, 현관문 돌아본다.
혜리 : (냉장고 쪽으로 가며) 너무 순순히 이사 간다니까 쫌 불쌍하잖아...
S#22. 인우 빌라 (밤)
정말 떠나야 하는 구나... 하는 사람처럼 집 휘 둘러보는 인우의 쓸쓸한 얼굴.
S#23. 검찰청 외경 (다음날)
S#24. 혜리 검사실
혜리에게 우성미와 박유철의 통화내역서 건네주는 정임. 차계장은 없다.
정임 : (프린트 된 파일 갖다 주며, 6개월 분량) 검사님, 우성미 통화목록 입니다.
혜리 : 고마워요. (받아서 통화목록 보는, 특유의 집중력 발휘해서 자주 통화하는 번호 옆에는 색 펜으로 체크하고
메모지에 번호 따로 적는다, 하루 통화량 몇 개 안된다)
[시간 경과]
혜리 : (메모지에 핸드폰 번호 3개 정도 적혀있고, 그 옆에 따로 박유철 핸드폰 번호계속 적혀있다.
하루 통화량 중에서 10여 통 이상 통화하고 문자 주고 받은 번호에 쫙 체크하고 있는, 뭔가 이상한) 누구지?...
(정임 보며) 하루에 일곱 통에서 열통 이상 통화하거나 문자 주고 받은 사람이 있다면 누굴까요?
정임 : 미성년이라면 엄마고 성인이라면 애인이죠.
혜리 : 근데 4개월 전부터 연락이 딱 끊어졌다면?
정임 : 헤어진 애인이죠.
혜리 : 헤어진 애인... 우성미는 4자하고 인연이 많나, 왜 하필 애인도 4개월 전에 헤어지고 보험도 4개월 전에 들고...
이 번호가 누군지 알아봐야겠다.
차계 : (허겁지겁 들어오며) 검사님, 진짜 대박이에요, 대박!
혜리 : (빈말처럼) 4개월 전에 헤어진 우성미 애인이 이 사고하고 상관 있을까요?
차계 : 있어요!
혜리 : 네?
차계 : 우성미가 가입한 보험 설계사 말이 우성미를 박유철한테 소개 받았대요.
혜리 : 박유철?... (깜짝 놀라는) 피해자 최인숙씨 남편 박유철이요?
차계 : 예!
혜리 : (얼른 기록 목록에서 박유철 진술조서 찾아 핸드폰 번호 찾아서 메모지에 적어놓은 번호와 비교해보면 같은 번호다) !!!
S#25. 휴게실
통화 목록과 보험 가입 서류 카피본 등 테이블에 놓고 얘기하고 있는 혜리와 윤검.
혜리 : 우성미하고 최인숙 남편 박유철은 불륜관계였고, 4개월 전에 최인숙을 죽이고 보험금을 타기로 모의했어요.
윤검 : 피해자 남편과 가해자가 전혀 모르는 사이인 척 해서 우발적 교통사고로 위장한 거군.
혜리 : 박유철은 아내 사망으로 보험금 7억에다 우성미의 종합보험에서 2억, 또 운전자 보험으로 합의금 9천까지 챙겼어요.
윤검 : 범행 목적은 돈, 동기는 돈과 여자, 수단은 교통사고... (끄덕이며 대견하다는) 용케 여기까지 찾아냈네, 제법이야.
혜리 : (밝아지는) 그쵸 그쵸? 제가 가끔 제법일 때가 있어요.
윤검 : (탁 냉정하게) 그럼 증거는?
혜리 : 네?
윤검 : 박유철과 우성미가 최인숙을 살해했다는 증거 말야, 그건 찾았어?
혜리 : 이제 찾아야죠.
윤검 : (혜리 가르칠 때는 여지없다) 어떻게 찾을 건데.
혜리 : 박유철하고 우성미 소환해서 추궁하면 될 거 같은데요? 사고 관련해서 수상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거든요.
윤검 : 추궁이 증거야?
혜리 : 일단 둘이 내연 관계였던 게 밝혀졌는데,
윤검 : 통화 좀 자주 했다고 누가 내연 관계래? 더구나 이미 4개월 전에 끝난 사이를.
혜리 : (벙해서 보면)
윤검 : 더구나 피해자 시신은 이미 화장해서 부검도 못한다면서.
혜리 : 그러니까 선배님한테 도와달라는 거죠...
윤검 : 어떤 후배라도 당연히 도와는 주겠지만,
혜리 : (입 모양으로 불만스런, 후배 후배...)
윤검 : (탁 보는) 뭐!
혜리 : 아닙니다...
윤검 : (일부러 까불지 말라는 듯) 상대는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 멀쩡한 사람을 죽인 사람들이야.
적당히 니 상식으로 수사해서 어림없다?!
혜리 : (저런 말 할 때 윤검 멋있다...)
S#26. 복도
휴게실에서 나오는 혜리,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들어간다.
S#27. 휴게실
윤검, 탁자에 있던 다이어리 정도 챙겨서 막 일어서는데 혜리, 들어온다.
혜리 : 선배님, 저 오늘 그거 신청하면 안돼요? 그거 저녁 신청요, (하다 미리) 안되죠? 일할 거 많으시죠? 예, 하하.. 아니에요.
윤검 : (혼자 북치고 다하는 혜리 벙해서 보는데)
혜리 : 수고하세요. (돌아서는)
윤검 : 뭐 먹고 싶은데.
S#28. 진검 사무실
약간 놀란 얼굴로 혜리 쳐다보는 진검.
혜리 : 뭐 먹을지는 아직 안 정했구요, 암튼 저녁 먹기로 했어요.
진검 : (황당한) 그런걸 왜 나한테 얘기해?
혜리 : 그냥 말씀드려야 할 거 같아서요.
진검 : (당혹스런) 됐어! 앞으론 절대 하지 마.
혜리 : 예, 알겠습니다. (꾸벅하고 나가는)
진검 : (마음 편치 않은데 메신저 알림음 들린다. 보면)
윤세준(E) : 마검한테 저녁 빚진 게 있어 먼저 나간다. 예고 없이 퇴근 불편하게 한다.
진검 : (얼른 윤검 글에 답 다는, E, 아무렇지 않은 듯) 아니에요, 제 걱정 말고 맛있는 저녁 드세요.
(엔터 쳐서 보내고 심란해지는)
S#29. 엘리베이터 안
윤검과 나란히 서있는 혜리. 혜리, 신나고 뭔가의 장난기로 혼자 생글거린다.
힐긋 보는 윤검, 실없이 웃지 말라는 듯 인상으로 뚝! 나무라고.
혜리 : (뿌해서 웃음기 거두는)
윤검 : 뭐 먹을래?
혜리 : (뚱) 저만 따라오시면 됩니다.
윤검 : 차 따라 가는 거 위험하고 불편해, 장소 말해.
혜리 : (황당한) 저 차 두고 갈 거에요? 데이트에 각자 가는 사람들이 어딨어요?
윤검 : 데이트? (놀라 누가 안 들었나 둘러보는)
혜리 : (놀리는) 여기 저희 둘하고 씨씨 티비 밖에 없거든요?
윤검 : 저녁 밥 먹는 걸 무슨, (하는데)
혜리 : (말 자르며 무뚝뚝) 저녁 먹기 전에, 잠시 들를 데가 있습니다.
윤검 : 어딘데?
S#30. 인우 사무실
서류 놓고 마주 앉아있는 인우와 제니. 인우, 핸드폰 받고 있다.
인우 : 누구, 윤세준하구요?
제니 : (관심으로 보는)
인우 : 아뇨, 따라가지 마세요. 더 따라갈 필요 없습니다... (끊는)
제니 : 마혜리, 윤검사 하고 잘 되 가나봐?
인우 : (여유 있는 척) 서인우가 맘먹어서 안 되는 일 봤어? 윤세준하고 잘되게 해준다고 했잖아...
(말 끝내면서 더 못 버티고 고개 돌리는, 눈빛 고통스럽다)
제니 : (심각하게 보는)
S#31. 윤중로
사람들 많은 벚꽃 길. 그 일각에 서 있는 혜리와 윤검.
윤검, 당혹스럽게 혜리 본다.
혜리 : 와- 너무 이쁘다? 선배님 이쁘죠? 이쁘죠?
윤검 : 사람 많아 어지럽다, 식당이 어디야? (성큼 성큼 빨리 걷는)
혜리 : 선배님! (가서 팔 잡는)
윤검 : (멈칫 돌아보는)
혜리 : 제가요, 좋아하는 사람이랑 이거 정말 해보고 싶은 거였거든요. 벚꽃 길 걷기, 손잡고.
(아차, 얼른) 손잡는 거 까진 안 하셔도 돼요.
윤검 : (그런 것도) 안 해 봤어?
혜리 : (선배 같은 사람이) 해보셨어요?
윤검 : 해봤지.
혜리 : 누구랑요?
윤검 : (일부러 안 감추는) 아내랑.
혜리 : 아... (약간 실망했다가 얼른) 아- 한발 늦었네! 아니다, 한발이 아니라... 따님이 일곱 살이니까
최소한 7년이나 늦은 거죠? 그래두 7년이면 기억은 가물가물하죠? 잘 기억 안 나죠?
윤검 : (정색하고) 그만 해.
혜리 : (멈칫 보면)
윤검 : (약간 나무라는) 왜 남의 추억까지 건들고 들춰.
혜리 : (당황해) 아 그게 아니라요, 제가 남자친구 생기면 하고 싶은 서른 세 가지를 다이어리에 적어놨었는데요,
(하다) 남자친구는 있어 봤는데요... 좋은 남자는 못 만나봐 가지구요...
윤검 : (뒤늦게 맘은 안 좋지만 일부러 담담히) 가자, 배고프다. (가는)
혜리 : (풀 죽어서 따라가는)
S#32. 레스토랑 (저녁)
한강 변 수상 레스토랑. 강변 테이블에 앉아있는 혜리와 윤검. 분위기는 있지만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 어색한 둘인데...
창으로 보이는 강물 물결 때문에 혜리, 약간 어질어질하다.
분위기 둘러보는 윤검, 혜리 쪽으로 시선 오면 혜리, 얼른 자세와 표정 잡는다.
윤검 앞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긴장하고 어려운 혜리다.
둘 앞에 스테이크 접시 놓아주는 종업원.
혜리 : (적당히 칼질하고 먹으며 얘기하는) 여기 분위기 되게 좋죠?
윤검 : 이런데 다 비슷하지 않나?
혜리 : (자기와 처음이었으면 싶은) 여기도 와보셨어요? (윤검이 뭐라고 하기 전에) 절대 여긴 못 와봤을 걸요?
왜냐면요, 여긴 선배님네 데이트 할 시절에는 없었거든요. 여기 오픈 때 구뜨 봄 컬렉션 해서 제가 왔었거든요.
윤검 : 여긴 없었지만 선상 레스토랑들 많았잖아.
혜리 : (급 실망) ...가보셨어요?
윤검 : 아니, 이런 분위기 익숙하지 않아서. 지나가다 봤지.
혜리 : (휴... 하다 얼른 확인하는) 그럼 선상레스토랑은 저하고가 처음인 거네요?
윤검 : (그렇다는, 혜리 너도) 여기도 서른 세 가지 중에 하난가?
혜리 : (자존심, 얼른) 아니요? 전 이런데 얼마나 많이 다녔는데요? 지겨워요.
윤검 : 지겨운데 뭐 하러 왔어?
혜리 : (아차...) 예전 남자친구가 좋아했거든요.
윤검 : (멈칫, 보면)
혜리 : (자연스런 척 하려고 열심히 큼직하게 썰고 먹으면서 말하는) 왜요? 저 남자친구 많았어요?...
아- 선배님 저 그런 줄 모르고 부담스러워 하신거구나?
윤검 : 그런 줄 모르다니?
혜리 : 저 불편하다고 하셨잖아요? 그게 부담스럽다는 뜻 아니었어요?
윤검 : (생각하다가) 그런 뜻이기도 했어.
혜리 : 그러니까요, 그럼 부담 안 느끼셔도 되는데... 저 그렇게 어린 나이도 아니구요, 연애 경험 없는 사람도 아니고,
저번에 보셨죠? 저하고 서변, 아무 사이도 아닌데도 기분에 따라 그 정도까진 할 수 있거든요... (속 안 좋다)
윤검 : (거짓말 둘러대는 혜리 빤히 보인다. 왜 그런지도 알겠다)
혜리 : (하하 웃으며) 그러니까 부담 갖지 마세요... 뭘 서로 알고 불편하던지 말던지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식은 땀 난다)
윤검 : (어떡하든 가까워지려고 애쓰는 혜리 느껴지는)
혜리 : (보는 시선에 긴장해서 보면)
윤검 : 배 많이 고팠나부다.
혜리 : 네? (하고 내려다보면 스테이크 거의 다 먹었다. 헉! 놀라는)
윤검 : 보기 좋네, 잘 먹으니까.
혜리 : 그래요? (남은 고기도 집어 먹는)
[시간 경과]
식사 마치고 후식 고르고 있는 윤검.
혜리, 강물 흐름 때문에 생긴 멀미기에 긴장해서 고기 소화 안 돼서 속 안 좋고 어지러움 겨우 참고 있다.
안색 창백해서 식은땀까지 흘리고 있는 혜리.
윤검 : (후식 메뉴판 보다가 뭔가 이상한) 어디 아퍼?
혜리 : 아뇨...
윤검 : 핏기가 하나도 없는데? 땀도 흘리고.
혜리 : 더워서 그래요... (억지로 웃는데 웃는 게 아니다)
윤검 : (뭔가 이상하지만 괜찮다니까, 메뉴판 보다) 그럼 시원하게 아이스크림 먹어, 초코 아이스크림 시켜줄까?
혜리 : (맛의 느낌에 울컥 올라오는, 도저히 못 참겠는, 거의 울듯) 선배님...
윤검 : (놀라) 왜 그래.
혜리 : 저 뱃멀미가... (못 버티고 비틀 일어서는)
S#33. 고수부지 일각 (저녁)
한쪽에 쪼그리고 앉아서 토하고 있는 혜리. 윤검, 웃음 참고 등 두드려주고 있다.
혜리, 이제 좀 정신 드는 듯 안정적인 숨쉰다.
혜리 : (이제 정신 드는 듯) 됐어요...
윤검 : (쿵쿵 두드려주며) 더 해, 속 개운하게 다 비우는 게 좋아.
혜리 : (창피해 죽겠다) 괜찮아요... (끙 일어서는데)
윤검 : (얼굴은 안 보이고 손수건 든 손만 쓱 내민다)
혜리 : (우선 받아서 입 닦으며) 죄송해요... 제가 원래 안 이러는데...
윤검 : (대답 없다)
혜리 : (대답 없자 힐긋 돌아보는데)
윤검 : (웃음 참고 다른 데 보고 있고)
혜리 : 선배님...
윤검 : (피식 웃음 터지는) 이렇게 뱃멀미가 심한데 지겹게 선상 레스토랑 왔어?
혜리 : (무안한) 그때는 안 그랬어요...
윤검 : (웃지만 짠한, 타박처럼, 아닌 것 알지만) 그런 눈치 없는 놈을 사귀냐!
S#34. 윤중로 (밤)
걸어오는 윤검. 혜리, 영문 몰라 따라온다.
윤검 : (돌아보는)
혜리 : 여긴 또 왜요?...
윤검 : 벚꽃 길 걷기.
혜리 : (뜬금없이? 보면)
윤검 : 손잡고... (혜리 손잡으며) 하자, 잠깐.
혜리 : (놀라서 보는)
윤검 : (걷는)
혜리 : (얼결에 따라 걷는, 믿기지 않는 듯 손 내려다보는)
윤검 : (어쩔 수 없이 마음을 보여 버렸지만 티는 안내려 애쓰는, 표정 담담)
혜리 : (좋지만 어색한, 윤검 쪽 못 보고 벚꽃 보는)
둘 : (그러다 어느 순간 시선 마주치고, 흐릿하게 서로를 보고 웃고 동시에 어색해서 고개 돌리며 각자 멋쩍게 웃는)
S#35. 진검 집 진검 방 (밤)
놀란 얼굴로 빈 쳐다보고 있는 진검.
진검 : 슈퍼맨 이용권?
빈 : 아빠 좋아하는 아줌마는 유치한가봐, 슈퍼맨 이용권이 뭐야? 어른들도 그런 거 하는 줄 몰랐어.
진검 : (오늘이 그거였구나...) 근데 빈아, 그걸 왜 아빠한테 숨겼어?
빈 : (진검 살짝 보는, 진검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냥 쫌 그랬어...
진검 : (걱정 반 궁금 반) 아빠한테는... 왜 그랬는지 말씀 드렸어?
빈 : (고개 젓는) 말 안했어, 아빠도 몰라...
진검 : (심란하게 보는)
S#36. 혜리 빌라 앞 길 + 윤 검 차 (밤)
와서 서는 윤 검 차.
윤검 : 들어 가.
혜리 : 내일 아침에 저 데리러 오실 필요는 없어요.
윤검 : 데리러 온다고 안했는데.
혜리 : (웃고 내리려다) 참, (윤검 보며) 서인우 변호사요...
윤검 : (멈칫해서 보면)
혜리 : 선배님이 절 위해 충고해 주셨으니까, 보고를 드리자면요... 제가 좀 알아봤는데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윤검 : (정말 믿는 건 아니지만 혜리 존중해주는) 그래.. 그렇담 다행이구.
혜리 : 저 이용하거나 그런 거 정말 없었어요... (멋쩍은) 절 좀 좋아했던 거 같애요. 이사 가는 걸로 정리하기로 했어요.
윤검 : (복잡한 마음으로 보는)
S#37. 인우 테라스 (밤)
저만치 아래에 세워진 윤 검 차 앞 차창으로 나란히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혜리와 윤검 바라보고 있는 인우,
씁쓸한 눈빛으로 보다가 차마 더 보지 못하고 돌아선다.
S#38. 빌라 외경 (다른 날, 아침)
S#39. 혜리 빌라
냉장고 열고 플레인 요구르트와 엄마가 아침용으로 넣어놓은 세칸 나뉘어진 보관용기 꺼내는 혜리,
옆에 놓인 넓은 접시에 야채들 쏟는다. 소스로 쓸 플레인 요구르트 뚜껑 돌리다가 멈칫하는 혜리,
포크로 칸칸에 썰어져 담긴 오이, 당근, 메론 개수 세어본다.
혜리 : 당근 6개, (오이) 6갠데 왜 네 개 네 개야? 메론도 그렇구... 울 엄마도 늙나? 왜 개수를 자꾸 틀리게 넣지?... (갸웃하는)
S#40. 도로 + 윤검 차 안
같이 출근하는 윤검과 진검.
진검, 어제의 데이트로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 티는 못 내고 궁금한 눈길로 윤검 본다.
S#41. 형사 5부 복도
엘리베이터 쪽에서 사무실로 향하는 윤검과 진검. 혜리, 자기 사무실 쪽에서 오고 있다.
‘이제 나오세요?’ 하며 수줍게 웃으며 인사하는 혜리.
윤검과 진검, 목례로 인사 받고 스치고 나서 혼자 살짝 피식 웃는 윤검. 진검, 그런 윤검 본다.
S#42. 부장실
회의 테이블에 앉아서 회의하는 5부 검사들.
부장 : 다시 한번 당부하는데, 절대 고소인 피고소인들 앞에서 사적인 전화 받지들 마.
이검 : 우리 부는 마검만 조심하면 돼요.
혜리 : 저는 사적으로 전화 올 데가 거의 없어요.
채검 : 아참 부장님, 질문요.
부장 : 채검이 웬일로 질문을?
채검 : 윤중로요, 요새도 거기는 입장료 안 받죠?
부장 : (벙해서 보면)
이검 : 인간들 많아 박 터지는 데를 뭐 하러 가요? 근처 라운지 가서 전망으로 봐요.
채검 : 마누라가 가자고 난리야.
혜리 : 가세요? 너무 너무 좋구요, 입장료 안 받아요.
진검 : (거기 갔었구나, 느껴지는, 윤검 보는)
윤검 : (머쓱하다. 일어서며) 피의자 오기로 해서 먼저 일어납니다. (나가는)
모두 : (주섬주섬 일어서는데)
이검 : (눈치 빠른) 근데 마검 이거 알어? 검사들끼리 연애하면 인사 발령 난다.
혜리 : (지레 찔려서 헉, 하는)
S#43. 윤 검사실
우현에게 부실공사 사건 보고 받고 있는 윤검.
우현 : 태지산업은 BH에서 재하도급 받았고 그 위가 영진건설인데요, 4년 전에 폐업 신고 됐습니다. 대표는 고만철이구요.
윤검 : 페이퍼컴퍼니?.. 영진건설이 하청 준 거 또 있나 알아보고, (하다가) 유령회사면 더는 없겠네. 우선 고만철부터 소환해요.
우현 : 네 검사님.
S#44. 고만철 집 방
허름한 방 두 칸 정도 집. 누워서 핸드폰 받다가 깜짝 놀란 얼굴로 일어나 앉는 고만철.
이경숙(50세 정도, 후에 혜리가 고만철 사건 조사할 때 재등장합니다), 갠 빨래감 들고 들어온다.
고만철 : (기억도 잘 안 난다) 6년 전에 영진 건설이요?...
이경숙 : (무슨 일이야? 보는)
고만철 : (놀라) 부, 부실공사요?
S#45. ST건설 외경
S#46. ST건설 사장실
황당한 얼굴로 전화 받고 있는 마상태.
상태 : 검찰청에서 소환 전화를 받았다구?... (잠시, 타박하는) 야 야! 이 자식아! 말을 제대로 해야 알아듣지!
벌벌 떨지 말고 다시 해봐!... 영진 건설이 뭐 어쨌다구? (놀라 뚝 굳어지는) 부실 공사?...
S#47. 윤 검사실
윤검에게 보고하고 있는 우현.
우현 : 검사님, 나무 아파트 건 고만철씨요, 다음 주 월요일에 나온 답니다.
윤검 : 월요일... (스케줄에 표시하는)
S#48. 인우 사무실
책상에 앉아있는 인우. 제니, 외출 차림으로 서류 봉투 들고 들어온다.
인우 : (보는, 일어서며) 잘 받아왔어?
제니 : (소파로 가서 앉으며 하정란 서명 된 고소 취하서 내밀며) 고소 취하서. 빨리 해결해 달래드라.
인우 : (앉는) 그 일이 드러나면 본인도 좋을 게 없으니까.
제니 : 어떡하든 두 사건이 병합 되야 되는데, 어떡하지? 고소 취하 들어가면 마검사 벌금 구형 결정문 쓸 거 아냐.
인우 : 그렇겠지.
제니 : 마혜리 손에서 하정란 사건 종결 되면, 고만철 사건도 마검 손에 못 들어가잖아.
인우 : 고만철이 수면 위로 올라올 때 까지는... 기다려야지.
제니 : 하정란씨가 재촉하면? (하다) 그래, 고만철 예상 경로 우리가 뻔히 아는데.
(취하서 인우 앞에 탁 놓아주고) 알아서 할 거지?
인우 : (걱정 말라는 듯 끄덕이는)
S#49. 진 검사실
6시 알리는 알림음 들리자마자 퇴근 준비하는 진검사. 수사관과 실무관, 의아한 듯 진검사 본다.
S#50. 진검 방
옷장 열고 옷 뒤적이고 있는 진검.
옷장 안에 무채색 치마 정장 두벌(뒤에 쓰입니다. 딱 두벌만)에 원피스 하나, 나머지는 다 바지 정장이다.
S#51. 진검 집 거실
학습지하고 있던 듯 탁자에 학습지 펼쳐있고 일찍 퇴근한 진검 이상해서 서로 쳐다보고 있다.
미옥 : 아줌마가 웬일로 일찍 퇴근해서 어디를 간다는 거냐?
빈 : (모르겠다는 듯 고개 젓는데)
진검 : (방에서 문 살짝 열고 내다보고 못 나온다)
미옥 : (오늘 따라 심상치 않은지라) 너 왜 그래? (일어나서 방으로 가는)
진검 : 아니 그게 아니라...
미옥 : (가서 방문 열고 진검 끌어내보면)
진검 : (원피스 차림으로 끌려 나온다, 심플하고 밝은, 너무 짧지 않은)
미옥 : (눈 커져) 정선아?
빈 : 아줌마?
진검 : (놀란 틈에 엄마 밀치고 후다닥 밖으로 나가는)
S#52. 윤중로 몽타주 (저녁)
- 사람 많은 윤중로 길.
원피스 입고 어색하게 걸어오는 진검, 신기한 듯 벚꽃 나무도 보고 사람들도 둘러보며 혼자만의 데이트 시작한다.
- 온통 커플들 사이에 혼자 솜사탕 먹으며 걷는 진검.
- 어묵 정도 길거리 간식 사먹는 진검...
- 셀카도 찍고 행인에게 부탁 해 혼자 폼 잡고 서서 사진 찍는 진검의 모습 등...
웃지만 외로운 웃음이고 즐겁게 구경하지만 가여워 보이는...
S#53. 혜리 빌라 (저녁)
밖에서 띠띠띠띠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 들리는 실내. 안에서 후다닥 바람처럼 뭔가 움직인다...
이윽고 현관문 열고 들어오는 혜리, 집안 조용하다.
현관 옆 콘솔 정도에 현관 열쇠 하나 놓여있지만 보지 못하는 혜리, 옷 갈아입으러 드레스룸 쪽으로 가다가 멈칫한다.
[프래쉬 컷- 출근 옷 입고 현관으로 갈 때 침대 위에 늘어놓았던 수건들]
혜리(E) : (갸웃하는) 내가 치웠나?... (잘 모르겠다)
[시간경과]
혜리, 바닥에 앉아서 테이블에 자료들 펼쳐놓고 일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작게 부시럭 소리 들린다.
멈칫하고 돌아보는 혜리, 조용한 실내다. 갸웃하고 다시 일하려다 뻐근한 듯 두 손 올리고 기지개 켠 채 몸 돌리는 스트레칭하다
소파 위에서 티비 리모컨 보는 혜리, 리모컨 집어 티비 켜는데 성인 채널 화면 켜진다. 황당해서 놀라는 혜리.
혜리 : (놀라) 채널이 왜 여기로 되있어?... (하다 어떤 느낌에 오싹해서 굳어지는)
남자 : (30대 초 중반, 깔끔한 꽃거지, 양복 차림으로 혜리 침대 밑에 납작 엎드려 있다.
침대 밑이 안 되면 주방 싱크대에 들어가 있는 걸로)
S#54. 빌라 단지 입구 (밤)
슈트 차림에 가방 들고 계단 오르던 인우, 핸드폰 울리자 본다. 먼저 전화할 리 없는 ‘마혜리’ 보고 뚝 굳어진다.
자기도 모르게 설레고 기대되는 인우, 잠시... 망설이다가 받는다.
인우 : (눈빛은 흔들리고 목소리는 사무적인) 서인웁니다. (핸드폰 속으로 성인 채널의 묘한 신음소리 들린다. 뭐야?... 하는데)
혜리(휠) : (아주 작게 속삭이는) 서변...
인우 : (뻥하는, 이게 무슨 상황이야? 도저히 상상 안 되는)
혜리(휠) : (다시 속삭이는, 사실은 겁에 질려) 우리 집이 이상해요...
인우 : (황당한, 버럭) 장난치지 마! (확 핸드폰 내리려다 멈칫하는)
S#55. 혜리 빌라 일각 (밤)
누가 있는지 없는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어떤 두려움에 꼼짝도 못한 채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전화하고 있는 혜리, 거의 울듯하다.
혜리 : (혹시 들을까 몸 돌린 채 웅크리고 작게) 누가 있는 거 같애요...
S#56. 빌라 일각 혹은 계단 (밤)
사색으로 비호처럼 뛰어 들어가는 인우.
S#57. 혜리 빌라 (밤)
전화하던 자세 그대로 소파 쪽에 앉아서 성인 채널 보는 척 꼼짝도 못하고 앉아있는 혜리,
눈알만 이리 저리 굴리면서 겁에 질려있다.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에 이어 현관문 살짝 열고 들어오는 인우. 혜리, 인우 보자 안도감과 반가움 얼굴에 퍼지면서 일어선다.
인우, 혹시 모를 위험한 상황에 대비해서 조용히 움직이려고 쉿, 하는데
눈물 글썽해 발뒤꿈치 들고 종종거리며 후다닥 인우에게 달려간다. 순간 겁에 질려 달려오는 혜리 보고 울컥하는 인우.
인우 : (작게) 위험하게, 가만있으라니까.
혜리 : (동시에 인우에게 달려와 인우 뒤로 숨으면서 인우 옷자락 잡는)
인우 : (자기에게 매달리는 느낌에 찡해서 언뜻 혜리 돌아보는...)
[몽타주 느낌으로]
집안 곳곳 살피고 다니는 인우와 그런 인우 뒤에 붙어서 인우 셔츠 자락 붙잡고 따라다니고 있는 혜리.
매서운 눈빛으로 드레스룸이며 집안 곳곳 찾는다. 변호사라 이런 사례에 대한 정보 있었던 듯 구석구석 다 뒤지는데 없다.
혜리 : (긴가민가하지만 의아한) 분명히 이상했는데...
인우 : (갑자기 생각난 듯 성큼성큼 가서 싱크대 수납장 문들 열어보는, 그 중 어떤 문 열고 딱 멈춘다)
백수 : (있는 대로 쪼그리고 숨어있다 겁에 질린 얼굴로 보는, 땀 송글송글, 차림새와 스타일 깔끔합니다)
인우 : (울컥 분노 치미는) 이 자식!- (남자 확 끌어내는)
S#58. 경찰서 안 (밤)
형사 앞에 앉아있는 백수, 깔끔한 꽃거지 스타일이다. 좀 전의 기색과 달리 당당함과 차분함 찾았다.
기막힌 얼굴로 얘기 듣고 있는 혜리, 인우, 경찰.
백수 : 며칠 살기는 했지만 집 주인 분한테 큰 피해를 드린 건 없습니다.
혜리 : (기막혀) 며칠이나 있었던 거에요?
형사1 : 언제, 어떻게 들어갔어요?
S#59. 몽타주
-4씬. 혜리, 화나서 인우 물건들 싸들고 위층으로 올라가면
적당한 곳에 숨어서 지켜보던 남자, 잽싸지만 자기 집처럼 품위 있게 안으로 싹 들어간다.
백수(E) : 절대 사생활에 피해 안 주고 주거 공간을 공유하는 겁니다.
-17씬의 옷차림으로 현관문 나가는 혜리. 문 닫히면 잠시...
남자, 드레스룸 쪽에서 나오는 남자, 뻐근한 듯 혜리 침대에 가서 편하게 털썩 눕는다.
백수(E) : 이집은 집 주인 아가씨가 퇴근도 늦게 하고, 집도 널찍하고 좋았는데...
-냉장고에서 혜리 샐러드 그릇 꺼내서 한 그릇에서 조금씩 꺼내먹는 남자. 우유 등 음료수도 조금씩 표 안 나게 마신다.
백수(E) : 음식이 너무 부실해서... 내가 며칠 동안 3키로가 빠졌어요.
-욕실에서 샤워하고 나온 듯 젖은 머리로 거울 보는 남자, 콘솔에서 열쇠 집어 들고 나간다...
잠시... 퇴근차림으로 들어오는 혜리.
S#60. 경찰서 안 (밤)
황당한 얼굴로 백수 얘기 듣고 있는 혜리, 인우, 형사1.
백수 : 이게 앞으로 21세기 형 신 동거 형태가 될 겁니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이 기본적인 경비,
예를 들어 수도 전기 식비를 부담하고, 주거 공간은 완벽한 시차를 두고 공동 사용하는 거죠.
형사1 : 이봐, 당신 그거는 주거 침입죄야, 죄!
백수 : (혜리 보는) 좀 놀라셨겠지만 부의 재분배를 실현하셨다고 생각하세요.
혜리 : (황당해서 입 벌어지는)
형사2 : (다가와서) 조회해 보니까 직장 다니면서 혼자 사는 여자 집만 골라서 드나든 상습범이네요.
대학 졸업하고 5년을 취직 준비만 하다가 정신이 이상해 졌답니다.
혜리, 인우 : (의외인, 서로 쳐다보는)
백수 : 저 양심 있는 놈입니다. 동거녀에게 절대 해를 가하지 않고 되도록 신세도 덜 집니다.
욕실에서 샤워를 해도 수건은 새 거 안 썼어요. 저 아가씨가 썼던 거 찾아 썼어요.
혜리 : (기겁) 내가 썼던 수건을 썼다구? (뒤통수 콩 쥐어박는) 야!-
S#61. 혜리 빌라 현관 앞 (밤)
걸어오는 둘. 인우, 적당한 곳에 멈춰 선다.
혜리 : 오늘 고마웠어요.
인우 : (불쑥) 본가로 돌아가지 그래요.
혜리 : (? 보면)
인우 : (담담히) 윤검사 때문에 이사 와 놓고는 진검사 때문에 카풀도 못하고, 저녁 데이트는 야근 때문에 제대로 못하고,
주말엔 윤세준 딸 때문에 아무 것도 못 하고... 이사 온 의미가 없잖아.
혜리 : 나 윤선배하고 데이트 했어요?
인우 : (알지만) 했어요?
혜리 : 했어요.
인우 :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끄덕이는) ...했구나.
혜리 : (끄덕이는데 왠지 편치 않다)
인우 : (혜리에게 던지는 돌이다) 그럼 맘 놓고 떠나도 되겠네,
(자조적인) 겁 많은 사람이 나도 없는데 여기서 어떻게 혼자 지내나 했는데.
혜리 : (정말) 이사 가요?
인우 : 가라고 했고 간다고 했잖아요...
혜리 : (자기도 모르게 서운해지는) 언제 가요?...
인우 : 가요, 곧. (돌아서려는데)
혜리 : 혹시 저 사람도 서변이 들여보낸 거 아니에요?
인우 : (확 쳐다보는데 불 튄다, 무섭다)
혜리 : (처음 보는 느낌에 멈칫하면)
인우 : (본능으로 서운하고 화난다) 당신이 얼마나 겁 많은 줄 아는데... (더 말하고 싶지도 않다는 듯 일갈하고 싹 가버리는)
혜리 : (뒤늦게 미안해지는) 심했나...
S#62. 혜리 빌라 (밤)
고무장갑 끼고 세탁기 속이나 빨래바구니에서 아직 빨지 않고 넣어뒀던 수건들 꺼내 쓰레기봉지에 징그럽다는 듯 넣고,
침대 시트 다 걷어버리고, 잠겨 있는 테라스 문들 다시 단속하고, 드레스 룸에 죽 걸려있는 옷들 가르듯 휙 열어보고,
현관 보조키에 도어첵까지 다 하고, 침대 쪽으로 와서 침대 밑 들여다보는 혜리 모습 빠르게 스케치 되고...
흰 침구로 깔끔하게 바뀐 침대에 털썩 앉는 혜리.
혜리 : (중얼거리는) 씨씨 티비 달아야겠다.... (위층 쳐다보는)
-7회 32씬. 생수 담은 양동이 내려주면서 이거 완전 편하네, 하던 인우.
-7회 72씬. ‘내가 도와준다고 했으니까. 윤검님하고 잘 되게, 말했잖아요’ 하던 인우.
유나(E) : 너한테 접근해서 그 사람이 얻을 게 뭔데?
혜리 : (심란한 듯 침대에 풀썩 엎어지는, 다시 일어나서 침대 밑 들여다보는)
S#63. 혜리 빌라 외경 (다음 날)
S#64. 엘리베이터 안
슈트 차림으로 가방에 선글라스 끼고 서있는 인우. 혜리, 엘리베이터 탄다.
인우, 약간 목례로 인사하고 몸 살짝 옆으로 돌려 외면한다. 엘리베이터, 지하 주차장 버튼 눌러져 있다.
혜리 : ...이사 갈 집은 구한 거에요?
인우 : (멈칫) 하루라도 빨리 없어지라는 거면 오늘이라도 나갈 수 있어요.
혜리 : 그런 게 아니라, 그런 거 아니면 이사 꼭... 안가도 된다구요.
인우 : (혜리 쪽 보는) 그런 게 아니라 그런 거 아니면?
혜리 : 하루라도 빨리 가라는 게 아니라, 벌써 이사 갈 집 구한 거 아니면, 이사 안 가도 된다구요. 됐어요?
인우 : (선글라스 벗고 혜리 보는) 진심이에요?
혜리 : 내가 누구처럼 거짓말 대장인줄 알아요?
인우 : (바로) 안 가도 된다 그럼 나 안 갑니다.
혜리 : (단속하는) 딴 생각 해도 된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인우 : (혜리가 이럴 거라고 예측은 했지만 사람 믿고 넘어가는 혜리에게 뭉클해 지는, 계속 혜리 성격 알기 때문에
유도하면서도 진심인 감정 때문에 고통스런 그다) 왜 봐주냐고.. 물어도 되나?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
혜리 : 사람 좋아하는 것도 괴로운데 이사까지 가게 하는 건 너무 가혹한 거 같아서요.
인우 : (찔린다) ...
혜리 : (내리는)
인우 :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가... 흔들려서 혜리 보는)
S#65. 인우 사무실 앞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찻잔 놓고 얘기하는 인우와 제니.
제니 : (안도감, 신기한 듯) 마혜리 정말 순진하구나? 니 예측대로네?
인우 : (계획대로 진행은 했지만 대꾸까지 하고 싶진 않은 기분, 차 마시는)
제니 : (의미 있는) 인우 넌... 참 마혜리 마음을 잘 읽어.
인우 : (별거 아닌 듯) 지금까지 얽히면서 쌓아온 게 있으니까.
제니 : (의미 있는, 노파심에) 남자는 못 됐어도 확실히 친구는 됐었나 봐, 마혜리가 신뢰하는.
인우 : (혜리의 신뢰, 제일 찔리고 아픈 말이다. 상처 받은 눈길로 제니 보는)
제니 : (안된) 왜 마상태 딸이 마상태를 닮지 않았을까?
인우 : (눈빛은 흔들리지만 말은 다짐하듯) 모든 자식은 그 부모의 다른 얼굴이야. 다르게 보일 뿐이지, 마혜리.. 마상태 딸이야.
제니 : (안 닮은 거 안다. 짠한) 닮았음 니가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텐데...
S#66. 혜리 집 거실
평소와 다르게 조용하고 차분하게 얘기하고 있는 마상태.
폭풍 전야의 느낌인 걸 경험으로 아는 애자, 긴장해서 양 손 부여잡고 꿈뻑꿈뻑 남편 바라보고 있다.
상태 : 내 이래서 진작에 혜리 결혼시키려고 했던 건데... 나 몰래 법대 관둬서 세월 까먹고,
선 보는 것도 미뤄주다 결국 이럴 때 나 도와줄 인연 자락 하나 못 잡았어.
애자 : (아주 정중한) ...무슨 일... 있으세요?
상태 : 이런 날 때문에,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분 참으며) 있었는데, 올 줄 알면 서도 준비를 못했어! (애자 탁 보는)
애자 : (겁나서 두 손 조물락거리다 뚝 굳어서 보는)
상태 : 시작이 반이라고, 이제라도 책임 져라? (조용하지만 위압적으로) 혜리 나가 살게 해주면, 어떻게 한다고 했지!
애자 : (끄덕끄덕끄덕끄덕) 에에에에 알았어요... (아무렇지 않은 표정하면서 남편 눈치 보는)
S#67. 고만철 집 안방
짐 가방 싸들고 일어서는 고만철. 이경숙, 따라 일어서며 따진다.
이경숙 : 이번엔 무슨 사골 쳤길래 짐까지 싸들고 도망을 쳐!
고만철 : 별거 아니라니까.
이경숙 : 이 인간아, 별거 아닌데 숨으러 가?
고만철 : 두어 달만 있으면 다 해결 될 거야. 생활비 보내주는 사람 있을 거니까, 아무 걱정 마. (나가는)
S#68. 혜리 검사실
기록 놓고 최인숙 교통사고 관련한 메모들 빽빽하게 써놓은 다이어리 옆에 놓고 박유철과 마주 앉아있는 혜리.
혜리 : 박유철씨, 부인 최인숙씨가 우성미씨가 운전하는 차에 치여서 사망하셨죠?
박유철 : 그 일은 처리가 다 끝난 걸로 알고 있는데요.
혜리 : (자판 치면서 건성인 척) 우성미씨하고는 어떻게 아시는 사이죠?
박유철 : 애 엄마 교통사고 가해자로 처음 만난 사이죠.
혜리 : (날카롭게) 1년 3개월 전부터 4개월 전까지 (통화목록 보여주며) 하루 열통 씩 연락했는데 모르는 사이였어요?
박유철 : (멈칫했다가 얼른, 이런 경우도 준비했다) 마누라 죽게 사고 낸 사람이 옛날 애인이라고 어떻게 말을 합니까?
사귄 건 사실이지만 넉달 전에 헤어 졌어요, 통화 목록 봤으니 아시겠네요.
혜리 : 헤어지면서 우성미한테 운전자 보험은 왜 가입하게 했어요?
박유철 : (당당하게) 보험 좀 들겠다고 해서 소개만 했습니다.
혜리 : 부인 생명 보험을 7억이나 받으셨어요?
박유철 : 생명보험은 제가 보험설계사 할 때 실적 올리려고 들어둔 겁니다.
혜리 : 거기에 우성미 종합보험에서 2억을 또 받을 건데, (기막혀) 합의금 9천까지 보험으로 챙기고 싶었어요?
박유철 : (발끈)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겁니까?
혜리 : (매섭게 하려고 노력하는) 부인 최인숙을 집에서 살해한 후 교통사고로 위장했죠?
[프래쉬 백]
-사고 현장 도로. 60키로로 달려오는 우성미,
저만치 앞에 주차된 차들 사이에서 의식 잃은 최인숙을 뒤에서 부축하고 있는 박유철(장갑 낀) 보인다.
혜리(E) : 그래서 우성미는 커브 길을 앞두고도 속도 안 줄인 거에요.
-차가 다가오면 부축하고 있던 최인숙을 확 밀 듯 던지듯 박유철.
혜리 : (현재) 그래서 박유철씨는 아이들을 미리 처갓집에 보낸 거구요.
박유철 : (현재, 화난 척) 집사람 절에서 오면 바로 여행 갈려고 미리 처갓집에 보낸 겁니다!
동해 펜션에 예약까지 했어요, 확인해 보세요!
혜리 : 예약은 누구나 어디에서나 할 수 있는 거고, 부인한테 이혼하자면서 여행을 가요?
박유철 : 이혼이라뇨? 난 그런 말 한적 없습니다.
혜리 : (긴장으로 손에 힘 꼭 주고) 암튼 그 시간에 집에서 자고 있었다는 걸 증명 해 줄 사람은 없죠?
박유철 : (사태 심상치 않음 느끼고 혜리 보는)
혜리 : (자백 받으려고) 박유철씨, (하는데)
박유철 : (웃긴다는) 그럼 그 시간에 제가 집에 없었다는 걸 증명해 줄 사람은 있으세요?
혜리 : (뚝 굳어지는)
박유철 : 아니면 제가 집사람을 살해했다는 증거라도 있으신가요?
혜리 : (화나는) 그거 찾아낼까봐 부검 못하게 하려고 화장해 버렸잖아요!
박유철 : (슬쩍 웃으며) 그럼 증거가 없으시단 말씀이잖아요?
혜리 : (파렴치에 충격 받는... 몽타주로 이어지고)
[응급실. 옷에 피 묻은 우성미, 뛰어 들어와서 사람 살려요! 소리친다]
혜리 : 사고 현장을 떠나면 안 된다는 건, 운전자 기본 상식인데, 신고도 하지 않고 직접 환자를 옮겼어요.
우성미 : (박유철이 앉았던 자리에 앉아 혜리 쳐다보고 있는) 119 기다리기보다 빠를 거 같아서 그랬습니다.
[최인숙 얼굴 위로 시트 덮혀진다]
혜리(E) : 그런데 왜 응급실에 도착했을 땐 저혈당 쇼크로 사망상태였어요?
우성미 :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혜리 : (정말 물어보는 듯)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간수치 올라가고 저혈당 일으키려면, 무슨 약물 쓰면 돼요?
우성미 : (갑자기 우습다는 듯 살짝 웃고 고개 돌리는)
혜리 : (욱해서) 당신 지금 웃어? 웃었어?
우성미 : 안 웃었는데요.
혜리 : (기막혀 보다가 꾹 누르고, 가증스러운) 최인숙씨를 어떻게 차로 옮겼어요? 들었나요, 끌었나요, 아님 업었나요?
우성미 : (실제로 그랬으니 당연하게) 들어서 옮겼어요.
혜리 : 혼자서요? 최인숙씨 몸무게가 60키론데, 어떻게 들었어요? (두 팔로 안아드는 흉내 내는, 말도 안 된다는) 이렇게?
우성미 : (살짝 당황) 아뇨, 다시 생각해보니까 끌었네요. 끌어서 옮겼어요.
혜리 : (최인숙 사체 사진에서 흰 양말 보여주며) 질질 끌었는데 발이 이렇게 깨끗해요? 그럼 업었어요?
우성미 : (도리어 차분해지는) 워낙 급히 병원에 데려올 생각 밖엔, 다른 기억이 안 나네요.
[우성미는 최인숙 발쪽, 박유철은 머리 쪽 들고 차 뒷좌석에 싣는 둘]
혜리 : 박유철씨와 같이 들었잖아요.
우성미 : 보셨어요?
혜리 : (확 굳어지는) 둘이 공모한 거 아니면,
[병원에서 우성미에게 화내는 박유철과 사죄하는 우성미]
혜리(E) : 어떻게 그렇게 서로 모르는 척 난리를 치면서 쇼를 해요?
우성미 : 그 사람 만났던 건 사실이지만, 유부남이라서 헤어졌구요,
아내가 죽었는데 저한테 화내는 건 당연하구, 전 사죄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혜리 : (못 당한다. 분노로 달달 떨리는) 당신들... (눈물도 나올 듯) 멀쩡한 사람 죽여 놓고 어쩜 이렇게...
두고 봐, 내가 당신들 꼭 잡을 줄 알아.
S#69. 휴게실
너무 너무 열 받아서 분노로 주먹 꼭 쥐고 부들부들 떨며 앉아있는 혜리, 눈물까지 어려 있다.
윤검, 대견도 하고 황당하기도 한 마음으로 혜리 대하고 있다.
혜리 : (속 떨려서 하아아... 하며 추스르지 못하는)
윤검 : (일 얘기할 때는 냉철한 선배다) 영악한 인간들일 거라고 했잖아.
혜리 : 저요... 이 살인마들 꼭 잡아야겠어요.
윤검 : 지금 정황으로는 살인으로 기소하긴 힘든데.. 병원에서 퇴근해서 사고 현장까지 CCTV에 우성미 차가 안 찍혔다고 했지?
혜리 : 네, CCTV 없는 길로만 간 거에요.
윤검 : 차에 혼자만 있었던 게 아니네.
혜리 : 분명히 박유철이 같이 탔던 거에요.
윤검 : CCTV까지 피했는데, 그걸 어떻게 증명한다... (궁리하는데)
혜리 : (퍼뜩 생각나는) CCTV가 도로에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윤검 : (? 보는)
혜리 : 편의점! 은행, 보석상! 이런데요, 가게 안에 CCTV 있는데 많아요? (반짝 머리 돌아간다)
가게 안에서는 도로까지 찍히잖아요.
윤검 : (황당한) 무작정 가게 안에 있는 씨씨 티비를 보겠다는 거야?
혜리 : 아뇨? 우성미 병원에서 사고 현장까지 2,30분 걸려요. 가는 길들 중에서 씨씨 티비 없는 길을 찾으면 되잖아요.
그 길에 있는 가게들 중에서 씨씨 티비 설치 된 거 다 보면 되죠 뭐!
윤검 : (뜻밖의 생각 의외인 듯 보는)
S#70. 혜리 검사실 (다른 날, 낮-밤-낮)
가게들에 설치 된 CCTV 씨디 수백장 들고 들어오는 차계장. 혜리, 관심 보이며 일어선다.
[시간경과]
빠르게 돌리면서 편의점 밖으로 보이는 오가는 차들 눈 부릅뜨고 보는 혜리.
[시간경과]
씨디 빼고 다른 씨디 넣는 혜리, 다 본 씨디 옆에 쌓아놓는다.
[시간경과]
쾡한 눈으로 보석상(오픈 전이라 가게는 비어있고, 10회에 보석상 씨씨 티비에 찍힌 우성미 차와
그 옆 좌석에 탄 박유철 찾습니다. 작은 뒷골목 사거리 코너에 있어서 맞은 편에서 오는 도로 차량 찍히는 설정,
화질 흐릿해서 포렌직 센터에 의뢰, 화질 높이는 작업하게 됨) 씨씨 티비 들여다보는 혜리, 눈 빠지게 아프다.
S#71. 인우 빌라 테라스
테라스에서 등 돌리고 제니와 통화하고 있는 인우. 등 뒤로 비실비실 막 빌라 쪽으로 오고 있는 혜리 보인다.
인우 : 대전으로 갔어? 대전에서 안 쪽으로?... 숨어있으려면 그렇겠지... 주소 확인했어도 잘 지키고 있으라 그래...
(돌아서다가 혜리 보는, 어딘가 이상한 듯 어? 유심히 보는)
혜리 : (오다가 쨍한 햇빛에 빙 돈다. 휘청하며 뭔가 짚고 서는)
인우 :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마, (하다 아차 입 다무는)
제니(휠) : 왜 그래? 뭐라 그랬어?
인우 : (마음 급한) 제니, 나머진 있다 만나서 얘기하자, 8시 그래. (끊는, 급히 돌아서는)
S#72. 빌라 단지 일각
어지러운 더 못 가고 계단에 주저 앉아있는 혜리, 사람 그림자 드리워져 그늘 만들어진다.
부시고 힘든 눈으로 쳐다보면 인우, 걱정 감추고 서있다.
인우 : 여기서 뭐합니까?
혜리 : 아... 쫌 쉬는 거에요.
인우 : 어지러워요? 아파요? 데려다 줘요?
혜리 : 내 사진 어떻게 된 거에요?
인우 : (멈칫하면)
혜리 : (궁금한 마음에) 그 말 안 해줄 거면 아는 척하지 말아요.
인우 : (뻗대는) 이사 가요?
혜리 : (황당한, 기운 없지만) 서변 진짜 너무한 거 알아요? (끙 일어서며) 감추고 싶은 짝사랑 들키고
자존심 상해서 그러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하다 핑 도는) 어-
인우 : (놀라 잡는) 괜찮아요? (화나는) 어디서 뭐하고 돌아다녔길래 핑핑 이래!
S#73. 혜리 빌라 거실
식탁 위에 혜리 먹거리 통들 늘어져 있고 애자, 냉장고에 넣고 있다.
애자 : 토요일에도 일찍 나갈 줄 알았으면 전화하고 올걸... (냉장고에 넣는데)
인우 : (문 열며 동시에, 소리) 괜찮긴 뭐가 괜찮아?
애자 : (헉, 뭐야? 보다 더 놀라는)
인우 : (혜리 부축해서 들어오는)
애자 : (얼른 식탁 밑으로 숨는)
혜리 : 이상하네? 내가 뭐했냐면요,
인우 : (혜리 부축해 침대로 데려가며) 우선 누워, 누워서 얘기 해.
애자 : (누워서라는 말에 놀란 듯 살짝 눈만 보이게 올라와서 보는)
혜리 : (누웠다가 앉으려는) 이제 괜찮은데?
인우 : (강한) 누워있어라? (탁 눕히는)
혜리 : (다시 눕혀지는)
인우 : 얼음 수건 눈에 대면 좀 나아. (주방 쪽으로 오며 혜리 보고) 당신은 진짜 가지가지해.
애자 : (놀라 벌떡 일어서며) 당신?
인우 : (놀라 애자 돌아보는)
혜리 : (놀라 일어서는) 엄마?
S#74. 혜리 빌라 테라스
테이블에 앉아있는 혜리와 인우, 애자.
애자 : (인우 유심히 보는)
혜리 : (얼른 와서 앉으며) 엄마 우리 그런 사이 아냐?
애자 : 아냐?
혜리 : 절대 아냐.
인우 : (그런 혜리 힐긋 보는)
애자 : 아니면, 너 지금 당장 엄마하고 집에 가서 내일 김의원 아들 만나러 가야 해.
혜리 : (헉 놀라) 내일? 왜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애자 : 다음 주에 상견례하고 약혼식 생략하고 5월 안에는 결혼식 할 걸?
혜리 : (장난 아닌 거 안다. 사색, 울상으로) 엄마...
인우 : (역시 쿵... 당혹스러운데)
애자 : (인우 돌아보는) 이름이 뭐에요?
인우 : (바로) 서 인웁니다.
혜리 : (이건 또 뭐야? 인우 보는)
애자 : 나이는?
인우 : 혜리랑 동갑입니다.
애자 : 직업은?
인우 : 변호삽니다.
혜리 : (당황해) 엄마아. (인우 보며) 왜 그래요...
인우 : (걱정 말라는) 괜찮아요. (따뜻하게 웃어주는)
애자 : (그 모습에 오... 눈 동그래지는)
인우 : (애자 보는, 혜리 보던 그 따뜻한 눈빛으로) 말씀 계속 하세요.
애자 : (저절로 미소) 부모님은?...
인우 : 아버님은 미국에서 회계 사무실 운영하시구요... (아쉽다는 듯) 제가 엄마가 없습니다, 어머니.
애자 : 어머니?... 엄마?
인우 : 예, 열 세 살 때 돌아가셔서 엄마 없이 자랐어요.
애자 : 어... (자기도 모르게 눈물 살짝 어려서 인우 손 덥썩 잡으며 위로) 아우 안됐다?...
인우 : (혜리하고 똑같은 성격과 그 행동에 멈칫하는)
[시간경과]
애자 : 혜리야, 넌 서군이 왜 좋아? 어디가 좋아?
인우 : (자기도 모르게 뚝 긴장하는)
혜리 : 음... (이젠 피할 수도 없다) 이 사람은 엄마... 슈퍼맨 같애.
애자 : 슈퍼맨?
인우 : (무슨 말인지 모르는데)
혜리 :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서 날 막 도와줘? 내가 필요할 때마다 그래, 처음 만날 때부터 그랬어. (정말 신기한) 되게 신기해.
인우 : (그게 아니었는데... 울컥하는)
애자 : (솔깃한) 어떻게 어떻게? (하다) 건 나중에 듣고, 그리고 또오?
혜리 : 또... 약간 건방지게 자신감 만땅인데, 그래서 재밌고 편하게 해줘.
인우 : (자기에 대한 평가다... 물끄러미 혜리 보는)
애자 : 또?
혜리 : 음... (열 말 필요 없다는 듯 끄덕이며) 좋은 사람이야.
인우 : (자기를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심장이 쿵 내려앉아 가슴 에이는, 갑자기 솟구치는 눈물 참다 눈시울 빨개진다)
S#75. 혜리 빌라단지 뜰
애자 배웅하는 혜리와 인우. 어느새 둘이 편해졌다.
혜리 : 에고... 힘들다, 서변도 힘들었죠?
인우 : 나야 뭐, 알잖아요? 연기의 달인, 넉살의 최고봉.
혜리 : 진짜 연기 잘하긴 하드라. 어머니, 어머니.
인우 : (마음 들키지 않으려 말 돌리는) 당신이 윤세준 얘길 안하니까 내가 대행 한거지.
혜리 : (왜 이러냐는) 서변이 그러지 말랬잖아요?
인우 : 내가 언제?
혜리 :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신중하라고 했잖아요! (테라스 가리키며) 바로 저기서, 서변답지 않게 되게 심각하게 그랬잖아요?
(인우 흉내 내는) 내가 아는 마혜리씨.
[프래쉬 컷- 내가 아는 마혜리씨, 하던 인우]
인우 : (그 때 생각 팍 나면서 멈칫 혜리 보는)
[7회 65씬 중에서]
인우 : 당신은 충동적이고 자기 감정 가는 대로 사는 사람이고, 윤세준은 상처가 있는 사람이잖아.
혜리 : (멈칫 보는)
인우 : 그런 윤검사 선택한 당신 감정. 당신 마음 받아들인 윤검사 감정, 그가 가진 상처와 상황들...
다 받아들일 자신 있는지 생각해보라구.
혜리 : (정색하고 하는 말에 그 말들 생각해 보는)
인우 : 책임질 수 없으면 여기서 관두고... 아니면 말해요. 도와줄 테니까.
혜리 : (심각해지는)
인우 : (현재, 뜻밖인) 내 말 듣고... 그러는 거라구요?
혜리 : (황당한) 그러라고 그런 말 해준 거 아니에요? 그 때 진심 아니었어요?
인우 : ... (목구멍에서 뭔가 올라오는, 꿀꺽 삼키고) 진심이었는데... 그걸 그대로 받아 들였다구? (당신이?)
혜리 : (심상치 않은 기색에 표정 이상해지는) 왜 그래요?...
인우 : (울컥 눈물나려는, 깜빡 깜빡하며 참는)
S#76. 술집 (저녁)
소박한 작은 바. 마주 앉아서 얘기하며 위스키 정도 마시는 인우와 제니.
인우, 자기도 의식 못하는 사이에 올라오는 감정의 격랑으로 인해 가슴 미어지는 아픔 주체 못해 점점 커져가는...
인우 :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마시는)
제니 : 고만철이 월요일에 검찰에 출두 안하면, 바로 수배 내려질 거고 그럼 언제가 좋을까? 수요일? 목요일?
인우 : (건성 끄덕이는)
제니 : 마혜리 하고는 풀었어?
인우 : (멈칫, 보는)
제니 : 이사 안 가도 된다고 했으니까 고비는 넘겼지만, 속까지 파고들어야 할 거 아냐.
인우 : (더 못 듣겠다, 낮게) 그만.
제니 : (멈칫하면)
인우 : (시선 제니에게 안 가고) 좀 있다... 나중에 얘기하자. (술잔 들어 훅 마시는)
제니 : (심상치 않은 느낌으로 인우 보는)
[시간 경과]
병에 남은 마지막 술 따르는 인우, 많이 취했다.
제니 : (의아한) 이상하다, 너. 왜 이렇게 마셔? 오늘 무슨 일 있었어?
인우 : (취한, 고개 숙인 채) 제니야...
제니 : (걱정스런) 말해.
인우 : (아픔 토해내는) 나... 그만하고 싶다.
제니 : (무슨 말이야? 보면) 뭘, 뭘 그만, (하다 뚝 멈추는)
인우 : 더는 못하겠어...
제니 : (서늘해지는, 굳어서) 마혜리 얘기야?
인우 : (화처럼 목 메여) 마혜리 쪼다 같애서 못하겠다! 기집애가 너무 쉬워서 못하겠어!
제니 : 그게 무슨 말이야?
인우 : (미치겠는) 나는 저를 속이고 또 속이고 그러는데, 자꾸 나를 믿어.
내가... 순간 순간 섞어서 진짜로 했던 말들을 알아 내. 내 진심을 자꾸 골라내서... 돌겠다 제니야.
제니 : (차게) 돌려서 하지 말고 그냥 제대로 해, 제대로 말해!
인우 : (눈물 가득 고여서 제니 보는)
제니 : 니가 원하는 게 뭐야? (기막혀) 너 마혜리하고 뭐하고 싶은데!
인우 : (눈알 터져 나갈 듯 말하고 싶은 마음 누르다가 후두둑 눈물 떨어뜨리며) 아무 것도 안 하고 싶어.
(핏발 선 눈에서 눈물 쏟아내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