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 "밭을 일구다"
황벽스님이 백장선사의 회상에 있던 하루는 운력으로 밭을 일구고 돌아오자 백장선사가 이르기를
"희운 사리여, 밭을 일구기가 쉽지 않지?" 하니
황벽스님이 이르기를
"대중을 따라 일을 했을 뿐이옵니다" 하자
백장선사가 이르기를
"수고하였겠구나"하니
황벽스님이 이르기를
"수고로움을 어찌 사양하겠사옵니까" 하자
백장선사가 이르기를
"밭은 얼마나 일구었는가?" 하니
황벽스님이 밭을 일구는 시늉을 하자
백장선사가 즉시 할(喝)을 하니
황벽스님이 귀를 막고 돌아갔다.
문)밭일구는 시늉을 하자 할!을 하고 황벽스님이 귀를 막고 돌아간 도리를 일러보시지요.
각안 : 흐르는 강물을 칼로 벨수 없습니다.
장군죽비 : 하하...공안의 도리를 빗나가는듯 하구려.
법진: 허공뼈를 추려내니 흙소가 소리치며 긴강으로 들어갔다.하겠읍니다.
장군죽비: 격외구가 좀 서툴구려. 이런때를 일러 함정미토라 즉 삼킨것을 바르게 토하지 못했다 하는 것이지오.
법진:허공에 뼈를 추려내는 소식이라 하겠읍니다.
장군죽비: 글세올시다. 다시 잘 살펴보시구려.
법문: 밖으로 일일불작 일일불식이라하나, 안으로 일일불작 이요 일일불식합니다.
장군죽비: 함정미토인것 같구려 다시 일러보시지오.
법문 : 無田
장군죽비: 하하....다시 가까이 일러보시오.
손잡이: 따꿍안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장군죽비: 하하..묘하구려. 따꿍안으로 들어갔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지 다시 일러보시오.
손잡이: 따꿍안으로 들어간뒤에는 적적성성 할뿐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적적성이라 할때 파기상종인 것을....
자성지 :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마시옵소서.
장군죽비:아하 아닌걸요. 다시 살펴 이르시도록하오.
자성지 : 밥먹고 설겆이 까정 끝낸 자리에 입을 대라 하시니 드릴 말이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 참으로 그런가요?
문수: 길가에 있는 황벽스님을 방안으로 쫓아 버린 것입니다.
장군죽비: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오? 다시 일러보시지오.
문수: 두스님도 모두 쉬시게 되었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어떻게 쉬는가가 문제이지오.
초발심: 진흙소가 용궁으로 들어간 소식입니다.
장군죽비:그렇게 되었소이까? 다시 일러주시오.
초발심: 용궁으로 들어간 뒤에는 소식이 없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그렇게 되었소?
영조: 뿔달린 토끼가 동구밖을 벗어났습니다.
장군죽비: 일이 그렇게 된 것이라는 말씀이지오? 다시 일러보시오.
영조: 지나간지 오래입니다.
장군죽비: 하하하...그렇게 신속하오?
나는나: 큰도둑이 작은 도둑한테 속아 밑천까지 털릴뻔 했으나 용케 본전은 챙겨감이 옵니다.
장군죽바: 어렵게 답글을 올리셨으나 아직 거리가 있다 하리다. 다시 살펴 이르도록 하시지오.
대그림자 : 황벽의 귀에다 한 喝이 아님을, 황벽이 알았다 하겠습니다.
장군죽비 : 하하...그럼 그 할의 의미는 무엇인지 다시 일러주시오.
대그림자 : 두 사자가 포효를 하니 뭇 짐승들의 귀와 눈이 멀었습니다.
장군죽비 : 하하...그럼 그 표효한 소리는 어떻게 될것이오?
대그림자 : 귀와 눈이 먼 자리에서 소리를 들어 무엇을 하려구요.
장군죽비: 하하하..... 소리를 들어 무얼하려구...보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 가 어떠실런지오.
대그림자 : '소리를 듣지 않는다.'라는 뜻 은 어쩌시려구요.
장군죽비: 하하하.......................
지공 무유 : 스릴 있는 핑퐁게임 한판이로다.
장군죽비: 하하..그럴사 하나 알맹이를 감파하기 어려우니 다시 일러보시지오.
지공 무유: 서로 주고받았으나, 주고 받은바가 없사옵니다.
장군죽비: 하하..주고 받았다면 무엇을 주고 받은바라 할 것이오?
지공 무유 : 주고받은것은 나무닭이 낳은 알 이지요..()()()
장군죽비: 아하...그 알을 어서 처리하셔야 겠구려.
지공 무유 : 부화해서 날아간지 오래이옵니다.
장군죽비: 하하...꿰어맞춘것 같이 되었구려.
본래면목 : 무착스님이 주걱으로 문수보살 뺨을 때린 사건입니다.
장군죽비: 하하..그렇소이까? 다시 일러보시지오.
본래면목 : 학인의 표상 이옵니다.
장군죽비: 하하,,어찌 퇴전하시오이까? 다시 살펴이르시지오.
본래면목 : 임전함에 퇴전은 없읍니다, 적장의 목은 직접 취하여야 합니다.
장군죽비: 하하...그렇게 하시오.
두레박: 밭의 일은 끝난지 오래입니다.
장군죽비: 끝난 밭일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오?
두레박: ()()()
장군죽비: 하하하.....()
수법: 두 선지식이 비질을 하였으나 비질이라 할 것도 없는 도리 입니다.
장군죽비: 하하...그럴사 하오. 다시 이르라면 어떻게 이르시겠소?
수법: 비질을 끝낸지 오래되었습니다. (악!)
장군죽비: 하하하...깨끗하시겠구려.
보혜: 밭일구는 뒷자리를 두분 선지식께서 깨끗이 처리하셨다 하겠습니다.
장군죽비: 어허..다시 일러보라면 어떻게 이르시겠소?
보혜: 이제 남은것이 없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그렇게 되었소?
명심: 밭을 일군것은 다시 갈아 엎은 도리라 하겠습니다.
장군죽비: 하하...다시 일러보시오.
명심: 갈아 엎은 뒤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일러드릴것도 없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지금 한 말은 무엇이오?
따꿍: 마치 따꿍을 열었다 닫았다 하기를 일구고 다듬어씀이 밭일굼과 다지는 것이 흡사합니다.
장군죽비: 하하...다시 일러보시지오.
따꿍: 따꿍 손잡이를 닫은 뒤에는 온천지가 고요합니다.
장군죽비: 하하하...천지가 고요하다?
소나무: 해도 함이없고 들어도 들음이 없는 도리입니다.
장군죽비: 아니오. 좀더 가까이 일러보시오.
낙숫물: 허공에 새 날아간 자리 자취가 없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다시 일러보시오.
낙숫물: 진흙소가 뿔난토끼를 물고 바다밑으로 들어갔습니다.
장군죽비: 하하하...그런것이오?
혜일 : 백장스님께서 자신이 놓은 덫때문에 기분좋은 수모를 당하셨네요.
장군죽비: 그럴사하나 좀 더 적확한 도리를 일러보시오.
밭을 일구기가 싶지가 않으나
순리를 따르면 어렵지도 않네
밭일군일 헛짓 한것 아니였고
해가지면 온 천지가 고요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