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으로 시작 되는 것>
나는 시험기간이 되면, 아니 주말에 집에만 있으면 내가 가장 싫어하는 시간대가 있다. 6시에서 7시 사이 시간대 인데, 그 이유는 우리집 1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삼두 1차 아파트에서 진행되는 시위 소리 때문이다. 내 기억으론 이 시위가 아마 작년 겨울부터 지금까지 이어왔던 것 같다. 아파트 정문에는 빨간색의 현수막들이 가득 쳐져 있고 매일 6시만 되면 아파트 주민들이 나오셔서 시위를 하신다.
내가 중학교 3학년 때 그러니까 2년 전 항상 아침 7시 30분만 되면 이상한 소음이 들렸다. 그 소음은 땅을 파는 소리 였고 알림 시계 마냥 똑같은 시간에 울려퍼졌다. 그땐 나도 왜 이 소리가 들리는지, 땅을 파는 소리가 맞긴 맞는데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관심도 없었고 알려고 하지 않았다. 나뿐만 아니라 내 가족들도 말이다. 그렇게 몇개월간 소음이 지속 됐고, 그러다 어느 순간 그 소음이 멈췄다.
소음이 멈추고 몇 달뒤 부터 삼두아파트에서 시위가 시작 됐다. 일년 정도 시위가 지속되어져 왔고, 시위를 하는 모습도 많이 봤고 들었던 나지만 삼두아파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 궁금해하지도, 내일이 아니니까, 난 삼두아파트에 살지 않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일년 여 정도를 개의치하지 않으며 지내왔다. 그러다 오늘 시험 공부를 하려고 책상자리에 앉았다가 주민 대표분이 마이크에 대고 하시는 소리에 귀를 기울리게 되었다. 북소리와 소리를 지르셔서 뭐라고 말씀하시는지는 잘 못 들었지만, 목소리에 억울함이 묻어져 있었다. 그래서 인터넷에 삼두아파트를 검색해보았는데 삼두아파트에 대한 기사들이 많이 있었다.
삼두 아파트의 주민들은 아파트 밑을 지나는 제2외곽순환도로 구간 지하 터널 공사로 인해 피해를 입고 계셨다. 내가 중학교 3학년 때 들었던 소리는 지하 터널 공사 소리 였고 그 공사로 인해 삼두아파트 주민분들은 자신들의 보금자리에 위협을 받고 계시다. 하지만 이에 대한 피해보상과 그 어떠한 피드백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아파트 주민분들은 추우나 더우나 매일 같이 나오셔서 시위를 하셨던 것 이다.
사실 이 모든 것을 알기 전에는 밖에서 시위 하는 소리에 짜증을 내고 언제 그만하지 라는 생각을 했던 나이다. 하지만 기사를 통해 삼두아파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알게 되니 그렇게 생각했던 내 자신이 창피하였고 주민분들께 죄송했다. 그리고 인터넷 서치만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던 것인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알지 못 했다는 것에 내가 지역사회에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 알게 되었다.
지역에 대한 관심 뿐만 아니라 내 이웃주민에게도 너무 관심 없이 살아 온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모든 것은 관심으로부터 시작되어지는 것 같다. 내가 평소와 다르게 시위소리에 귀를 기울리고, 관심을 가지고 일년만에 처음으로 서치를 함으로써 삼두아파트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게 된 것 처럼 말이다.
첫댓글 대니 ~^^ 앵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