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LIBOR 금리 안정화 여부가 관건-
• 현 충격의 본질은 리먼 사태이후 미국의 신용경색이 글로벌 전반으로 전염되고 있다는 점
• 금융기관간 자금 순환이 경색될 정도로 Counter-party risk 고조 : LIBOR 금리 급등
•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 급상승 : 우리나라 원화 약세도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해야
• LIBOR 금리 안정화 여부에 주목 : 미국의 구제금융, 각국의 금리인하가 시발점이 될 듯
주가 폭락의 원인 : 미국의 신용경색이 글로벌 전반으로 전염되기 시작
- 누가 망할지 모른다? : 지난 9월이후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 메릴 린치 등 초대형 IB들의 몰락을 보면서 어떤 금융기관도 도산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불안감이 시장참여자들간에 확대됨. 더구나 여기에 최근 아이슬란드의 모라토리엄 루머, 독일 모기지업체에 대한 구제금융 등이 나타나면서 도산에 대한 불안감은 미국에서 非미국으로, 기업에서 국가수준으로 전방위 확대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음.
- 전세계적으로 돈이 돌지 않고 있다 : 이러한 불확실성은 전세계 자금의 보수화로 나타나고 있음. 아무도 돈을 쉽게 빌려주기 않기 때문에 돈을 빌리는 비용이 급상승하였음. LIBOR 금리의 급등이 이를 나타냄. 아울러 위험국가나 위험기업들이 돈을 빌리기 위해서는 높은 프리미엄(가산금리)이 요구되고 있음. 위험자산에 대한 디스카운트가 동시에 진행중임.
- 졸지에 달러가 안전자산이 되다 : 글로벌 자금시장이 경색되다보니 모든 경제주체들의 안전자산 보유 욕구 강화로 달러가치 급상승. 특히 06년이후 경기차, 금리차 측면에서 달러가 극도의 상대적 약세를 보였던 유로존의 경기 급냉으로 유로 대비 달러의 급상승이 나타남. 각국의 달러 유동성을 보여주는 스왑 베이시스가 (정도 차이는 있으나) 마이너스 폭이 확대되면서 달러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줌. 최악의 펀더멘털을 보여주고 있는 미국의 달러가 오히려 안전자산이 되었음을 시사하는 현상. 최근 나타나고 있는 원화의 폭락도 이러한 논리로 해석될 수 있음.
- TED 스프레드 = 원/달러 = 글로벌 신용경색의 잣대? : 종합해 보면, 미국의 구제금융법안은 통과되었으나 실제로 부실자산을 매입하기 전까지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자금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 누가 망할 지 모른다는 Counter-party risk가 상존하기 때문임. 따라서 이를 나타내는 LIBOR 금리 및 TED 스프레드의 안정화 여부가 당분간 시장의 잣대라고 판단. 아울러 이는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 위험자산으로서의 원화 즉, 원/달러 추세와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당분간 원/달러 환율과 주식시장의 연동성 역시 강하게 유지될 것임.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 보겠음.
글로벌 신용경색이 한국의 트리플 약세로 전이되는 과정
- 미국발 신용경색의 강도를 보여주는 TED 스프레드 :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작년 7월이후 미국의 신용경색 정도를 나타내는 핵심지표는 모기지-국채 스프레드였음. 이는 모기지라는 위험자산과 국채라는 안전자산의 금리차가 신용위험을 잘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임. 그러나 한편으로는 TED 스프레드 즉, 미국 Treasury bill(3개월)과 LIBOR (3개월) 금리간의 차이도 신용경색을 잘 설명해 왔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자금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임. <그림2>에서 보듯 작년이후 주요 쇼크때마다 TED 스프레드의 급등이 있었고, 이번 상승폭은 작년이후 최고치임을 알 수 있음.
- 또한 위험자산에 대한 스탠스를 좌우 : TED 스프레드가 급등한다는 것은 그만큼 신용경색 고조로 인해 위험자산에 대한 스탠스가 위축됨을 시사. EMBI나 CDS 프리미엄, 한국의 외평채 가산금리 등이 TED 스프레드와 연동하는 것은 이런 연유 때문임. <그림2>에서 붉은 색 음영이 TED 스프레드의 급등 시기인데 이 시기마다 EMBI, CDS의 급등이 나타나고 있음. 위험 국가, 위험 기업이 그만큼 돈빌리기가 어려워졌음을 시사.
-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가 귀해졌다 : TED 스프레드 상승시 위험자산이 디스카운트 되는 것과는 반대로 안전자산은 프리미엄을 얻게 됨. <그림1>에서 보듯 달러 유동성 상태를 보여 주는 각국의 스왑 베이시스가 TED 스프레드 급등시마다 마이너스폭이 확대되었다는 것은 달러 펀딩이 어려워지는 것을 시사. 특히 우리나라는 외국인들의 주식 대량매도, 무역수지의 적자 전환, 정부의 외화차입 규제 등 달러 공급요인의 위축으로 스왑 베이시스가 아시아 국가중 거의 최고치인 마이너스 300bp에 이를 정도로 달러 수급이 불균형을 보이고 있음.
<그림1> 아시아 국가의 스왑 베이시스
- 한국의 트리플 약세 : 이처럼 글로벌 신용경색이 확대될 때마다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원화 약세(달러 강세)가 심화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이는 아울러 이머징 마켓 주식이라는 위험자산으로서의 KOSPI 하락과도 연동됨. 한편 <그림2> 하단에서 보듯 이러한 시기에 우리나라 금리가 상승(채권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글로벌 신용경색의 영향으로 은행권의 신규자금 확보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경쟁적 원화채권 매도, 은행채 발행금리 상승, 환율 상승에 따른 인플레 부담 등 영향을 받기 때문임. 결론적으로 국내 신용경색의 우려감이 금리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됨. 즉, 이처럼 근래 글로벌 신용경색은 우리나라의 트리플 약세로 연결되어 왔음.
- 언제쯤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까 : 따라서 불안한 환율과 증시를 포함한 트리플 약세의 완화 시점을 알기 위해서는 TED 스프레드의 안정 시점에 대한 분석이 중요함. 우리는 미국의 구제금융이 실제로 시행되는 시점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음. 이를 분석하기 위해 우선 미국 주택대부조합 파산사태 당시 89년 8월 정리신탁기구(RTC)가 설립될 때 TED 스프레드 축소 시기를 살펴보았음. 아울러 87년 블랙 먼데이, 98년 LTCM 사태 등 주요 금융위기 당시의 경우도 분석하였음.
<그림2> 글로벌 신용경색이 우리나라의 트리플 약세로 전이되는 과정
미국 구제금융이 이달 말부터 시행된다면…
- TED 스프레드의 안정시점은 11월이후 : 87년 블랙 먼데이, 89년 주택대부조합 파산사태, 98년 LTCM 사태 등 주요 금융위기 발생 시기를 분석해 보면 최초 주가 폭락시점으로부터 TED 스프레드의 안정시점까지의 소요기간은 1.5개월 – 2개월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음. 즉, 예상보다 단기간에 글로벌 자금시장은 안정성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음. 특히 현 상황과 가장 유사한 89년 주택대부조합 파산사태 당시 정리신탁공사(RTC) 설립 당시를 보면 약 2개월후 TED 스프레드가 꺾이는 것으로 나타났음.이렇게 볼 때 미국의 구제금융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TED 스프레드의 안정화는 11월부터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됨.
- 각국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및 부양책 중요 : 그러나 이러한 스프레드의 안정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각국의 금리인하 등 공조체제였음. 미국, 유럽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금리인하 정책이 동시에 진행된 것이 글로벌 자금시장의 신뢰 회복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됨. 따라서 향후 연말까지 선진국 뿐만 아니라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의 금리인하 정책이 집중될 때 이번 충격은 서서히 완화될 것으로 기대됨. 이미 호주 등 일부 국가가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한동안 금리를 동결해 왔던 미국이 이번 FOMC에서 다시 금리인하를 재개할 경우 각국의 금리인하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됨. 이때 증시의 베어마켓 랠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임.
- 그러나 실물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은 부담 : 그러나 문제는 <그림3>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과거 주요 금융위기 당시보다 지금의 미국 등 글로벌 실물경기가 더 안 좋다는 것임. 즉 미국의 고용지표나 ISM 등 주요 경제지표의 수준으로 볼 때 지금의 실물경기는 이미 리세션 수준이라고 판단. 즉, 이는 이번 충격이 단순히 금융 및 주택부문의 충격이 아니라 실물 충격까지 전이된 상태라고 보는 것이 옳다는 판단. 따라서 주가가 반등한다고 해도 여전히 베어마켓 랠리라는 성격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임.
<그림3> 과거 금융위기 당시보다 현재 실물경기의 상황이 훨씬 안 좋다는 것이 문제
<그림4> 주택대부조합사태 : 89년 정리신탁공사(RTC)의 설립 당시 TED 스프레드가 안정화된 시점은 2개월 경과후, 주가는 그 해 2월 RTC 도입결의 이후 이미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설립이후에는 횡보하였음
<그림5> 87년 블랙 먼데이(좌측)와 98년 LTCM사태 당시의 TED 스프레드 : 금리인하 등 각종 정책에 의해 TED 스프레드가 안정화된 시점은
주가 폭락이후 약 1.5개월이 경과한 시점, 이후 주가는 안정세를 회복하였음
자료: Thomson Datastream, Hi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