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구하기] 시민무한도전 참여기
지난 금요일(7월6일) 저녁 7시 반, 대한문 앞에서 열리는 [MBC 살리기] 시민집회에 참석했다. 5개월 넘게 월급 한 푼 받지 않고, 언론인의 사명감으로 정권의 비리에 항의하는 MBC 사원 여러분과 뜻을 같이 한다는 의미에서 시청 앞을 찾았다.
오후에 비가 개일 것이라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집을 나서는 시간에도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 집회는 그렇겠구나 하는 예상대로 지각한 내가 받은 번호표는 407번, 행사장 옆에는 많은 참여연대 간사들이 펼침막을 잡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늘은 기상관계로 세 과시에 실패했지만, 다음 주에는 적어도 1만 명은 모여야 하겠다. 지난 토요일 전국농민회 주최 모임에도 1만 명을 훨씬 넘는 인파가 동침했다지 않나.
새누리당 원내 대표는 ‘야당은 대선에서 덕을 보려고 MBC 김재철 사장을 몰아내려 한다’고 말씀하셨다는데, 번지수가 한참 틀렸다. MBC 사원이나 오늘 여기 모인 시민들의 바램은 편파방송이 아닌 공정방송이다.
마찬가지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박근혜도 ‘MBC 파업 문제는 사장과 사원이 대화로서 해결하기를 바란다’라고 하셨다는데, 이게 그렇게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 대선 후보로서 확실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언론이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가장 중대한 일인데, 우리 국민들이 뒤에 서서 지금 이 문제를 MBC 사원들에게만 맡기고 있지 않나 하는 걱정과 반성이 든다.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오늘 집회에서 나온 얘기들을 되새겨 보았다.
미국산 미친 쇠고기 수입과 부자 감세로부터 시작된 현 정권은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 대운하를 파더니, 한•미-한•EU FTA 등을 체결하고 지금은 한•중FTA를 협상중이란다.
사회의 양극화, 엄청난 개인과 정부의 부채 문제, 끝 모를 청년실업, OECD 꼴찌 수준의 저축율 등의 경제문제를 필두로, 언론관계법 개악과 날치기 그리고 4개 종편방송 출현 등의 언론문제, 세계 최저의 출산율, 세계 최고의 자살율, 노인 빈곤율, 노동시간 등의 사회문제, 역사 교과서를 입맛에 맞게 바꾸고, 사회교과서는 전경련 요구대로 신자유주의 시각으로 바꾸고, 과학교과서에서 창조론이 진화론을 밀어냈다던가? 임기 내내 끝 모를 종교편향, 파탄 난 남북관계와 한일군사동맹 등등 머리가 아픈데, 요즈음 가족과 측근들의 비리가 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 사람들이 사장 자리를 꿰차고 앉은 KBS, MBC, YTN 등의 지상파 방송은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나? 이명박과 최시중이 합작한 4대 종편방송은 정부 정책을 제대로 감시하고 있나?
그뿐인가 지난 7월4일 용산구 국방부 국방회관에서 대령연합회 주최로 열린 ‘종북세력의 실체와 대응책’이라는 세미나 현장에는 그 동안 잠잠했던 5공 실세 하나회 회원들이 참석하여 목소리를 높였단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육사를 방문하여 생도들의 사열을 받았다더니, 역사가 30년 거꾸로 가는 것인지 머리가 어지럽다.
2012년 7월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