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잠시 시간을 내서 조경석 주변을 마저 정리했습니다. 생각 외로 일찍 끝나 다른 일도 했는데 이 글을 쓸 때 교육관 아래 조경석 부분을 깜빡했습니다. 다시 시간을 내야지 싶습니다. 예배당 앞부분을 끝내 놓고 잠시 의자에 앉아 쉬면서 제가 세수를 한 것 같은 상쾌함을 누렸습니다. 아무도 모르겠지만 저만 알아도 충분하지 싶습니다. 이렇게 정리해도 곳곳에 풀들이 자랄 것입니다. 이번엔 꼭 적당한 때에 제초제 한 번은 줘야겠습니다. 일어나서 조경석 주변을 정리하면서 아래로 던져 놓은 풀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경석 사이에 심은 소나무를 가지치기 하면서 자른 가지를 모아 두는 곳에 가져다 놨습니다. 던져 놓고 돌아서는데 한 나무가 생기가 없었습니다. 제가 농사짓기 힘들어서 유실수를 몇 가지 심었는데 열매보다는 꽃만 보는 용도입니다. 하지만 열매를 위해 가장 큰 기대를 하고 심은 것은 호두나무로 두 그루를 심었습니다. 나름 신경을 썼는데 아직 열매가 아니 꽃도 핀 적이 없어서 뭐가 잘못되었나 하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생기가 없는 한 가지를 꺾었더니 말라 있었습니다. 옆에 것도 꺾어봤더니 다 말라 죽어 있었습니다. 옆에 있는 나무는 죽은 가지와 살아 있는 가지가 반반인데 죽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속상해서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제 잘못이 가장 크겠지만 그래도 핑계를 찾아본다면 선녀 벌레가 가장 큰 이유이지 싶습니다. 지난해에 유독 선녀 벌레들이 많이 가지마다 매달려 있었는데 견디지 못하고 죽거나 죽어가는 것 같습니다. 밭이나 나무에 살충제를 주지 않기로 해서 잔뜩 매달려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잘 버텨주기만 바랐는데 제 욕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에 선녀벌레에 뿌리라고 약까지 마을에서 줘도 그냥 참았는데 올해는 좀 생각을 해야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