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를 소유하는 방법에는 완성된 신차를 구입하거나 중고차에 시설을 제작하고 구조변경을 거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캠핑카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아직도 온라인상에서는 불편한 시각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20년을 기준으로 전국에는 2,437만 여대의 자동차가 등록되었고 2명당 1명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지만 2~3만 여대의 캠핑카, 카라반에 대해서는 모두가 불편한 이슈를 토로하고 있다.
쓰레기, 오폐수, 주차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좋다' 그 문제들이 캠핑카에서 일어난다고 기정 사실화 해보자. 캠핑카, 카라반을 활용해 주말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의 절반은 전기 공급과 청수 확보, 화장실 처리, 가족의 안전을 이유로 캠핑장이라는 시설이 어느 정도 갖추어진 곳으로 다니고 있다. 캠핑장은 시설의 차이는 있지만 국공립에서 운영하는 곳은 3만 원 전후의 가격으로 1박 2일을 보낼 수 있고 수도권 주변의 사설 캠핑장은 5만 원, 최대 7만 원까지의 비용을 받고 있다.
+ 세미 캠핑카 주목받아
현재 우리나라에서 카라반, 캠핑카를 이용하는 것은 상당한 제약과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이 불편함의 원인에는 일반 승합차보다 길고 넓은 캠핑카의 외부 사이즈와 구조, 디자인이 한 몫한다. 이런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일반인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위해 승합차의 외형을 그대로 두고 내부만 살짝 바꾼 스타렉스 캠핑카의 인기는 꾸준하다. 지하 주차장 출입은 물론이고 공영 주차장, 좁은 골목길, 시골길 그 어디든 마음 껏 다닐 수 있어 기동성과 실용성, 가격적인 메리트도 상당히 높지만 말 그대로 스타렉스 안에서 자고, 먹고, 지내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다.
이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스타렉스의 지붕, 루프를 자르고 2명이 잠만 잘 수 있는 공간으로 제작된 루프탑 텐트라는 시설을 안전 규정에 맞추어 구조변경, 인증 절차를 거친 캠핑카를 제작하거나 구입하게 된다. 본인이 타던 차를 제작업체에 맡긴 것을 구조변경 혹은 튜닝이라 하고 캠핑카로 제작된 신차는 형식 승인을 마친 완성차로 판매하고 있다. 자동차의 가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구조변경은 1,000만 원 전후의 제작 비용이면 소유할 수 있고 완성된 캠핑카는 3~6천만 원 정도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누군가는 이런 형태를 쉽게 보고 직접 제작에 나설 것이다. 내부에 의자나 시설들을 그대로 두고 누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을 뿐더러 의자를 제거하거나 창문을 가리거나 지붕을 뚫는 것은 튜닝의 한계를 벗어난 구조변경이란 법의 테두리에서 관리될 것이다. 캠핑카 튜닝 활성화는 본인이 소유한 모든 차종으로 캠핑카를 만들고 합법화된 등록을 마치라는 의미이다.
전문 제작자가 아니라면 이 과정에서 자동차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화재, 전기(합선), 적재중량 증가, 구조적인 문제를 만들어 낼 수 있기에 인증 과정에서 이를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원하는 레이아웃과 시설을 전문 제작사에 의뢰하고 구조변경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합법적인 제작이 될 것이다.
만약에 이 과정이 없다면 도로 위, 캠핑 중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끊이질 않을 것이다. 단순히 취침 공간을 확보하고 즐기는 차박과 캠핑카는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기본적인 사항은 출발선상에서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경치가 좋은 장소에서 쉬었다 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사람이 찾지 않는 곳이거나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노지는 더욱 경쟁이 심해진다. 사용료, 자릿세(캠핑장 비용 x)를 내기 싫어하는 연령대와 노지(전기 x, 물 x)라는 조건은 당일치기가 아닌 이상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 화장실을 갖추고 있는 카라반, 캠핑카가 아닌 이상 외부에서 4시간 이상의 시간을 보내게 되면 자연 현상 때문에라도 화장실을 가야 한다. 온라인 상에서 떠도는 노상방뇨나 지뢰밭을 만들어 놓는다는 이야기는 시설이 잘 갖추어진 캠핑카, 카라반에는 해당되지 않을 문제이다. 화장실 사용 후의 뒷처리 문제는 이와 별개의 이슈이다.
오래 전 기준으로 물을 돈내고 사먹는다는 것은 먼 나라의 이야기일 줄 알았다. 하지만 요즘은 여행지에서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사람이 적을 것이고 대부분 생수를 사서 마실 것이다. 1박 2일 마실 물은 생수 한 묶음이면 충분하다. 관광지 편의점에서는 1통당 1~2천원 남짓하지만 대형 마트에서는 3~4천 원이면 2리터 6개 묶음을 구입할 수 있다.
카라반이나 캠핑카를 이용하는 제대로된 사람이라면 캠핑장이 아닌 곳에서 자리를 3~4개씩 차지하며 세팅을 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이라 몰랐거나 아예 타인의 생각이나 불편을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사람들의 눈에 띄는 캠핑카를 타면서 그렇게 행동하는 몰상식한 부류는 같은 알비어 사이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될 것이다. 99대의 캠핑카가 올바르게 정리를 해도 1대가 모두의 이미지를 깍아 내릴 수 있는 것은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 스타렉스 베이스의 캠핑카, 구조변경에 대한 이야기
예전부터 스타렉스 캠핑카는 낚시, 차박, 일과 여행을 동반하는 2인 이하의 캠핑카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이다. 운전석과 동반석을 그대로 두고 후면부의 시트를 제거하거나 밴 차량의 적재공간에 평상형으로 취침 공간을 확보해 일과 여행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었다. 최근 중고차를 구입해 몇 백만 원 사이로 가구만 제작해 달라는 문의가 많은 모델이다. 세미 캠핑카의 특징상 수납 공간이 적어 평상 아래, 좌우측의 벽면에 수납장을 짜고 무시동 히터만 넣거나 작은 간이 주방을 제작하고 있는 편이다.
일부 업체에서는 중고차의 구입도 대행하고 중고차 구입부터 완성된 모델의 제작을 통해 1~2천만 원대의 실속 모델을 선보이기도 한다. 가장 큰 장점은 편하면서도 누구의 간섭도 눈치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캠핑카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캠핑카가 아니다보니 오폐수 처리에 대해 소홀할 수 있고 물공급, 쓰레기, 전기 등의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잊기도 쉽다. 잠깐 쉬었다가 가는데 어떠냐라는 반응도 나올 수 있는 연령대의 유저들을 만나기도 한다. 40대 위주의 젊은 가족 중심 캠핑카, 카라반 유저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 눈에 띄는 캠핑카 vs 눈에 띄지 않는 캠핑카
캠핑카, 카라반은 어디를 가나 눈에 띈다. 눈에 띄고 싶어서가 아니라 움직이는 그 자체가 아직은 낯설기 때문에 모두가 유심히 쳐다보게 되는 것이다. 주차장에 방치된 수 십대의 움직이지 않는 세컨카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아도 한 켠에 서 있는 캠핑카는 모두의 눈총을 받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캠핑카를 타는 알비어들은 본인이 지나간 자리를 정리하고 오해라도 살까 걱정하며 뒷정리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일부의 그릇된 행동이 모든 알비어들의 활동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바닷가에 100대의 자동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반나절 놀다가 돌아간 후에 남아 있는 1~2대의 캠핑카는 주위의 쓰레기며 모든 문제들의 원인으로 지목받게 될 수도 있다. 심지어 주변 정리를 한 후 차에 실어놓은 쓰레기 봉투를 보여주고 나서야 오해였음을 해명할 수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캠핑카, 카라반을 타고 낯선 그 곳까지 찾아가서 그런 문제의 소지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카라반, 캠핑카 유저들이 그 지역에서 돈을 쓰지 않고 싸가지고 온 것만 안에서 해먹고 쓰레기나 버리고 간다는 생각은 또 다른 편견일 뿐이다. 지역의 맛집이나 시장에서 구입한 음식을 싸가지고 오거나 찾아가서 먹고 돌아올 것이다. 주차 공간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근처 식당, 마트를 들려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고 생수나 간식거리 등을 구입하고 일정 금액을 주고 전기를 쓴다거나 캠핑장 비용에 합당하는 금액선에서 주차 공간, 물공급을 받기도 한다. 주말이면 대부분의 캠핑장들이 만석이 되고 있다는 점도 이해해야 할 부분인 것이다.
예를 들어 동해안의 어느 마을은 사용하지 않는 부지를 캠핑장의 절반 금액에 빌려주기도 하고 캠핑장 비용을 받을 경우, 밭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나누어 주는 경우도 있다. 물론 불편하기도 하지만 아침 일찍 부녀회, 동네 분들이 일제히 나와 바닷가, 거리 청소를 하고 돌아가는 모습과 관리된 동네를 본다면 그 비용이 아깝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정해진 곳에 쓰레기를 버릴 수 있고 정리 정돈된 그 곳은 어느 정도 마을 운영회를 통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00금지라는 현수막이 아닌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간 셈이다.
가끔은 몰래 안보이는 곳에 쓰레기를 버리고 도망치듯 사라지는 사람들을 보곤 하지만 그 곳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내가 정리하고 치워줄 마음이 있다. 비양심을 가진 그런 부류가 오지 않도록 제발 입소문이 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말이다.
참고로 하나만 더 이야기 하자면 오폐수 처리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은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캠핑카, 카라반은 청수 탱크(사용하지 않은 수돗물 보관 장소)와 사용 후의 오수가 구분된다. 캠핑카에서 내보내는 모든 물이 더러운 오수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도로 위, 주변에 사용자가 없는 바닷가, 솔숲에서 야외 샤워기를 통해 비누도 사용하지 않고 손을 씻었다면 생수를 뿌린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조용히 지내다가 정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청수 탱크에 물이 남아 있다면 주행 시의 안전과 위생을 위해 남아 있는 물은 빼주어야 한다. 주변에 오수관 시설이 있다면 그 곳에 비우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다른 이들의 움직임, 사용에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잔수는 처리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다. 이런 광경을 더러운 오폐수를 무단 방류한다는 시선으로 보지 않길 바란다. 카라반, 캠핑카 아래에 더러운 음식 찌꺼기와 거품이 일 정도로 흘리고 있다면 이는 신고를 하거나 강하게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귀찮아서 이런 과정을 무시한 알비어라면 따끔하게 혼줄을 내주어야 하지만 마녀사냥으로 모두를 비난하거나 바라보지 않길 바란다. 내가 하는 행동이 올바르지 않지만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장소를 바꾸어가며 불법 행위를 저지른다면 그에 합당한 벌금과 과태료 부과는 당연한 일이다. 이는 캠핑카 유저 뿐만 아니라 차박, 캠퍼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항이고 자동차를 타고 당일치기로 그 곳을 찾은 일반인에게도 공통적인 사항일 뿐이다. 세상은 넓고 귀찮아서 치우지 않는 비양심도 그만큼 많다. 모든 책임을 캠핑카, 카라반에게 덮어 씌우는 것은 부당한 처사이다. 입장이 바뀌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그래서 더 조심하게 된다.
현재 카라반을 구입하면 반드시 차고지 증명을 해야 등록이 가능하도록 법이 바뀌었다. 캠핑카의 경우, 카라반과 마찬가지로 차고지 증명제를 시행하다가 여러가지 논란으로 인해 제외된 상태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팩트는 소유자가 원해도 주차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도로 이면도로의 대형 화물차 역시 차고지 증명이 필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차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대형 화물차가 빠지면 주차 공간 하나가 더 생기는 것은 아니다. 차고지까지 다른 자동차를 타고 와서 세워두고 화물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주차면수에 있어서는 제로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카라반의 경우는 공영 주차장에서 빠져 나가면 하나의 주차 공간이 남게 된다. 대신 돌아왔을 때 좁은 주차 구획이 남았다거나 공간이 협소한 등의 이유가 발생하면 세울 수 없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전용 주차 구획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자동차 한대 세울 공간을 줄여서 한 동안 서 있을 주차공간을 내놓으라는 것이 아니다. 주차 구획 정리를 통해 실효성은 물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문제의 원인과 대책을 미리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저런 문제가 많고 불편하고 제대로 관리하기에는 더욱 힘든 것이 캠핑카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라반, 캠핑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삶의 변화에 따른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이다. 하지만 주거문화와 기반 시설, 문화, 레저에 대한 인식은 소수의 이익을 위한 생각으로 치부해 버리기에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알비어 한 사람, 한 사람의 올바른 실천이 작은 변화의 시작임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