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민주공원 에너지 민주주의 상징으로… -부산일보
친환경 '시민발전소' 다음달 설치… 단체·기업 등 참여 수익 사회 환원
부산 민주공원의 일방통행 순환도로 가장자리에 설치될 차양대 모양의 시설(조감도).
부산 민주화운동의 전당인 부산민주공원이 에너지 민주주의의 상징으로도 떠오를 전망이다.
부산민주공원(관장 차성환)은 태양광을 모아 전기를 생산하는 '시민햇빛발전소'를 4월 중 설치하고 발전 수익 전액을 장학금으로 조성해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민주공원이 추진 중인 햇빛발전소는 태양빛을 태양전지(PV모듈)로 모아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와 환경 파괴 및 대형재앙 위험도가 높은 기존 발전소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친환경적인 에너지 대안이다.
'시민발전'이 된 것은 시설비 5천만 원 중 민주공원 부담금 10%를 제외한 나머지를 환경운동연합 산하 환경과자치연구소 등 환경·에너지단체와 시민, 환경설비 기업인 유니슨㈜ 등이 기증해 기존 대자본에 의한 대규모 발전과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민주공원이 '발전사업자'로서 태양광 발전에 나선 것은 부산 첫 상업 발전인 데다 에너지 자립에 대한 사회적 자각을 일깨워주는 사회책임투자(SRI)의 한 모델이 탄생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1987년 6월 항쟁 20주년을 바로 앞두고 민주공원에 '에너지 민주주의'의 상징인 햇빛발전소가 들어서 그 의의를 더 깊게 하고 있다.
'제1호 시민햇빛발전소' 시설은 간이 차양대 모양으로 공원의 일방통행 순환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설치된다.
발전규모는 5㎾급으로 2∼3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생산된 전력 전량은 '신재생에너지개발 및 이용보급촉진법'에 따라 앞으로 15년간 한국전력에 판매된다. '시민햇빛발전소'로 만들어진 연간 500만원의 발전수익은 전액 '민주햇빛장학금'으로 조성되어 사회로 환원될 예정.
민주공원 차성환 관장은 "에너지 빈국인 우리나라가 산유국·강대국에 대해 자주적이려면 재생에너지를 개발할 수밖에 없고, 또 많은 자본이 들지 않는 소규모 친환경 발전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우리 햇빛발전소는 시민 스스로가 화석연료와 대자본으로부터 자립적인 '에너지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민주공원 발전소 설치 자문에 응한 환경운동연합은 앞으로 기업들의 사회공헌기금 출연으로 청정 발전소 설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어서 부산에 친환경 에너지 붐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옥성애 시민실천팀장은 "태양광 발전은 후세대를 위한 투자이며 투자비 대비 10%선의 수익이 보장되는 효율적인 투자이기도 하다"고 소개하고 "최근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데 '사회책임투자'의 형태로 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