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정치 경제학의 유일한 바퀴
일찍이 마르크스는 정치 경제학의 유일한 바퀴는 물질적 욕망이며, 물질적 욕망만이 우리 인간들의 정치 경제학을 움직여 나갈 수 있는 힘이라고 역설한 바가 있었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란색이 번쩍이는 귀중한 황금만이/ 그대 눈에 보이는 신”이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또한, 그것만이 검은 것을 희게, 비천한 것을 고상하게, 불성실을 성실로 변모시켜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돈은 ‘영적 자본의 축적’이라는 종교적 과제와는 정반대로, 모든 욕망의총체이며, 이 타자적인 존재가 우리 인간들을 지배하고 있는 한, 이 지구상에는 거대한 자본을 축적하려는 자본가들의 욕망만이 난무하게 된다. 사회 전체가 유산자와 무산자, 혹은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 사이의 모순에 빠지게 되고, 산업 노동의 현장은 거대한 군사집단 같이 조직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산업군의 병사로서 노동자들은 장교와 사병과도 같은 완전한 계급 조직의 명령 계통 속에 던져지게 되고, 매일, 매 시간, 기계와 거대한 자본가에 의하여 노예화되어가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생산수단은 사회화 되었지만, 공정한 분배는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모순 속에서 산업 현장의 노동자들은 더욱더 비참한 생활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마르크스는 공업에서 구현되는 생산력을 전 세계적으로 장악하고 사회화하는 것이 공산주의의 혁명이라고 보았고, 진정한 공산주의의 혁명은 사유재산제도의 폐지와 함께, 정치 경제학의 유일한 바퀴인 물질적 욕망에서 해방되는 것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반경환, [무지에의 의지]({행복의 깊이 2})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