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씨의 평미레
- 이주희
실개천이 끝나는 곳의 쌀집 주인은
고무줄 자尺라는 소문이 자자했어요
평미레를 끝까지 미는 말질에
어쩜 쌀 한 톨까지 깎아버리냐 항변하면
추수 마친 논바닥처럼 밀 뿐이라 대꾸했지요
그래도 손주를 데리고 사는 옴팡집 할머니나
거스러미 같은 아들과 사는 강진댁이
되쌀을 사러 오면
머슴밥처럼 담았고요
도래솔에서 소탱소탱 소쩍새 울던 날
흥부 자식처럼 누더기 차림인
산마루 기찻집 오누이에겐
따끈한 밥을 내주고 너끈하게 덤까지 주었지요
하루는 말쌀을 사러 온
파란 철대문집 아주머니가
다른 이들에겐 후하면서
내게만 야박하냐고 따졌다지요
고씨의 대답
요즘 세상에 아이들이
배고픈 설움은 없어야 하잖아요
ㅡ계간 《시와문화》(2025,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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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잣대는 평등한 듯해도 실제로는 극히 선택적이라는 게 현실입니다
다른 직업보다 많은 세비라고 해도 국회의원직으로 부를 쌓긴 어렵습니다만
일부 의원들은 엄청난 권력말고 부까지 쌓고 있어서 특혜 운운 하는 구설이 잇따릅니다
정권이 바뀌면 늘 그랬듯이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몇몇 인사들은 부적격 소문이 나타납니다
어떤 정권이든지 적제적소에 신망있는 인재등용보다는 공신발탁이 먼저로 보입니다
'평미레'는 쌀집 주인 손에 쥐어져서 됫박이나 말 입구를 평평하게 밀어주는데
이게 사는 이가 누구냐에 따라 깎아내는 정도를 달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심이 야박하냐 후하냐를 따지는 것에 쌀집 주인 고씨의 대답이 부처님 설법 못지 않습니다
남의 눈에 티끌보다 자기 눈에 들어찬 들보부터 살피는 게 세상잣대이면 얼마나 좋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