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지난 15일 오전 폭우로 통제된 도로를 우회해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를 이용하라고 시내버스 회사들에 안내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청주시가 궁평2지하차도 이용을 권장한 시각은 오전 8시 49분으로, 지하차도가 물에 잠긴 지 9분이 지난 시각이다. 지자체가 사고 전 예방 활동은 물론, 사후 관리에도 부실 대응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청주시 대중교통과는 15일 오전 8시 49분쯤 단체 카카오톡 방을 통해 시내버스 업체들에 우회 노선을 통보했다. 강내면에서 미호강을 건너 오송역으로 향하는 도로가 침수되자, 버스 노선을 우회 운행하라고 한 것이다. 이 우회 노선에는 사고가 발생한 궁평2지하차도가 포함됐다. 지하차도는 이미 오전 8시 40분 침수돼 소방 당국이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청주시 한 버스 회사 관계자는 “15일 오전 8시 50분쯤 궁평2지하차도 쪽으로 우회해서 운행하라는 연락이 왔다”며 “청주시가 당시 사고가 있었는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원노선이 침수됐다는 버스 기사들의 보고를 받고 업체들과 우회하는 노선을 협의한 것”이라며 “다른 부서에서 전달받은 내용이 없어 지하차도가 침수됐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청주시는 사고 당일 오전 8시 35분 이번에 문제가 된 사고 지역에 대해 ‘저지대 침수 위험이 있다’는 재난 문자를 보냈다. 사고 5분 전이다. ‘지하차도 침수로 차량 통행이 불가하니 우회하라’는 문자는 사고 2시간 30분 뒤인 오전 11시 14분 시민들에게 전송됐다.
경찰은 17일 사고의 원인과 관리 책임을 밝히기 위해 전담수사본부를 구성했다. 경찰은 교통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 등을 조사할 전망이다. 홍수 경보를 발령한 금강홍수통제소와 충북도·청주시·흥덕구 등 관할 지자체 등이 수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