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에 웬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하겠지만....
사람들과 종교적인 대화나 삶과 죽음의 대화 같은 것을 할 때가 많은데 그런 쪽에 투자한 세월이 많아서이기도 하고 관심이 많
아서 생각을 많이 해 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이 복잡다단(複雜多端)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삶에 관한 것들이고, 삶에 관한 것들은 결국 죽음과 연
결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삶과 죽음에 대한 종교적인 해석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종교적인 해석과 실생활에서 우리가 접하는 상식과의 괴리는 어떻게 정리하고 대처해야 하는 것 등 다양한 주제들로
대화를 하게 된다.
사람들이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관심은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되는데 그것은 자신도 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죽지 않는다면 자신과 상관이 없는 죽음 이후의 세계에 왜 관심을 가지겠는가?
죽음 이후에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면 죽음 이후의 세상에 대해서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죽음 이후의
세상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면 궁금해지는 것이 많게 된다.
나훈아의 테스형이라는 노래처럼 그 곳은 어떤지, 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지상에서의 삶은 어떻게 반영이 되는지... 등등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종교마다 설명하는 내용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도저히 같은 곳이라고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가
보니 해당 종교인들이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는 차라리 안 믿고 말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간단한 예로 성서나 코란을 중심으로 하는 종교들은 죽은 이후에 부활(復活)을 통해서 영생을 하지만, 힌두교나 불교 같은 동양
의 종교는 죽은 이후에 윤회(輪回)를 통해서 영생을 하게 된다. 영생(永生)이라는 공통 목표를 두고는 같지만 방법은 완전히 다
른 셈이다.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은 자연의 법칙에 따르는 것으로 종교에 따라 죽고 사는 방법이 다를 수가 없으며 만약 영생(永生)이
라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 또한 자연법칙에 따를 것이기 때문에 종교에 따 달라질 수가 없다.
그러므로 어느 한 쪽은 틀리거나 아니면 둘 다 틀리거나일 것이니 제3자의 입장에서 보는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입장이 서로다른 종교가 인터넷이나 매스컴에서 끝장토론을 하고 제3자가 토론의 승자에게 손을 들어주면 좋으련만.........
그런데 참으로 사람들은 삶과 죽음에 관심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알기를 포기 한 것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전혀 궁금하지 않
은 것 같다. 자신의 미래에 닥쳐올 일임에도 불구하고 자신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처럼 살아간다.
매일 태어나고 죽는 사람을 보면서도 전혀 궁금하지 않은 사람들은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것이 궁금한 내가 이상한가......
이런 이야기를 왜 하게 되었는가 하면 친구와 영정(影幀)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어떤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사용하
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서 대화를 하면서 처녀귀신 이야기로까지 넓어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죽게 되면 그 사람의 마지막의 모습으로 기억을 하게 된다. 그래서 죽은 사람을 꿈에 볼 때도
자신이 마지막으로 본 모습으로 나타나는 꿈을 꾸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면 40대의 죽었다면 40대의 모습으로 70대에
죽었다면 70대의 모습으로 보게 된다.
그러나 꿈에 나타나는 그 모습은 실제 그 사람의 영혼이라기보다는 내 기억 속에 잠재되어 있던 모습이 꿈이라는 것을 통해서
나타나게 된 것으로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 사람의 기억일 뿐이니 그 사람의 영혼과는 상관이 없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영계(靈界)-죽어서 영혼이 가서 사는 세상-가 있다고 가정(假定)을 하고, 영혼(靈魂)이 있다고 가
정하였을 때, 죽은 이후에 어떤 모습으로 영계에서 존재하게 되는가에 대한 것 때문이다.
영계도 없고 영혼도 없다고 한다면 이런 이야기도 의미가 없어지고 제사(祭祀)니 죽은 사람에게 명복(冥福)을 비는 것 등의 의
미도 없어진다.
그러나 엄연히 제사를 지내고 상가에 가서 명복을 빌고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하는 것들은 죽으면 그만이 아니고 또 다른 세
상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암묵적으로 영계의 존재와 영혼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계와 영혼이 있다고 가정을 하고...
그렇다면 죽은 사람은 영계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여기서 어떤 모습이라는 의미는 지상에서 살던 모습 중에서 10대(代)~90대(代) 중 어느 시대의 모습으로 가 있을까에 대한 물
음이다.
인생의 황금기의 모습으로 있을 것인지 아니면 지상에서의 마지막 모습으로 있을 것인지....
우리는 부모를 기억할 때는 그 분들의 생애(生涯)의 마지막 모습으로 기억하고 그곳에서도 그런 모습으로 있을 것으로 막연히
생각을 한다. 그리고 영원히 그곳에서 그런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다시 강조하지만 영혼이 영원히 존재한다
고 가정을 하고)
정말 죽을 때의 모습으로 영계에서 영원히 살아가야 한다면.....오래 사는 것이 좋은지 아닌지를 생각해 보고 따져 보아야 한다
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오래 살아서 늙은 모습으로 영원히 산다면 차라리 젊어서 죽어 젊은 모습으로 영원히 사는 것이 나을
것이다.
누구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지기를 바라고 그렇게 살아가고 싶을 것인데 어느 누가 늙어서 쭈구렁방탱이가 된 노인의 모습
으로 영원히 살기를 바라겠는가....
정말 죽을 때의 모습으로 영원히 산다면 가장 아름다울 때의 모습인 시기에 죽어서 영원한 세계에서 그렇게 남아지는 것이 유
익하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일찍 죽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찍 죽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은 그런 선택을 하도록 생존본능이 그것을 허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수명(壽命)을 다 하고 죽는 것이 자연의 섭리에 맞다는 것이 된다. 그리고 그런 삶을 살았을 때 가장 선(善)한 결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니 영계에서 늙은 모습으로 영원히 살아가게 된다는 것과 같은 결과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 된다.
그러므로 사람이 죽고 나면 죽을 때의 모습으로 영원히 영계에서 산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임이 분명하다.
그러면 그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며 다른 사람들(죽어서 영계에서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비
치게 될 것인가와, 지상에 있는 후손이나 관련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누가 알려준 것은 아니지만 생각해 볼 때, 영계에서는 고정된 모습이 아닌 생전에 살았던 다양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에게 보여
질 것이고, 지상에 있는 사람에게 나타나게 될 때는 지상에 있는 사람이 가장 친숙한 모습이나 지상에 있는 사람이 원하는 모
습으로 나타나거나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일 뿐 사실 여부는 알 수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치적으로 보더라도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와 더불어서 유추(類推)해 볼 수 있는 것으로서 태어나서 금방 죽거나 일찍 죽은 사람과 소위 천수(天壽 하늘에서 준 수명)를
누리고 간 사람의 영혼은 어떻게 다를까이다.
어린아이부터 노인이 될 때까지 다양한 시기를 거친 사람과 유년기나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등을 거치지 못하고 죽은 사람은
분명히 다를 것으로 어리거나 젊어서 죽은 사람은 자신이 살았던 시기 밖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처녀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영혼(귀신)은 수백 년이 지나도 할머니가 되지 못하고 처녀의 모습으로 밖에 나타나지 못
하는 것일 것이다. 영혼도 세월이 지나면서 육신처럼 성장을 한다면 처녀귀신도 세월이 지나면 할머니 귀신이 되겠지만 그러하
지 못하는 것일 것이다.
우리는 어려서 죽거나 젊어서 죽는 사람들을 보면서 유족들에게 위로하기를 이 세상에서 살면서 죄를 짓기 이전에 하늘(영계)
에서 일찍 데리고 갔을 것이라고 하는데, 만약 죽을 때의 모습으로 영계에서 영원히 산다면 젊어서 죽는 것이 오히려 좋을 것
이니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누가 자신을 비롯해서 혈육이 일찍 죽는 것을 원하겠는가....
종교에서 천국을 가기 위해서는 죄가 없어야 한다고 하면서 죄가 없는 어린아이들은 천국을 가지만 어른 들은 죄가 많기 때문
에 천국을 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천국을 가기 위해서는 어른이 되어서 죄를 짓기 전에 일찍 죽어야 한다. 그렇지만 어느 부모가 자식 천국을 보내기
위해서 일찍 죽게 하겠는가...
그러므로 영계가 있어서 영혼이 거기에서 산다면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죽을 때의 모습이 아닌 수시로 변화된 모습으
로 살아갈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으로 가능하면 인생의 모든 시기를 경험하고 죽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을 살
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치매나 질병 등으로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라면 경험할 것도 건질 것도 없는 인생이므로 더 사는 것은 의미가 없
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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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 죽을지는 알 수 없지만 내 영정사진은 죽을 때의 모습이 아닌 내 인생의 황금기였을 때 내가 좋아하는 여행가서 찍
은 사진을 올려 두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조문 오는 사람들이 혹시 젊어서 죽은 사람인가 하고
오해를 할 것 같기도 해서 장년기 이후의 사진으로 하기로 마음을 먹고 있지만, 늙어서 추해진 노인 모습의 사진은 절대로 못
올리게 유언을 할 예정이다.
영정사진으로 사용하려고 했었던 2010년 59세 때 중국 장강에서 찍은 사진.....조금 더 나이 든 사진으로 해야 할까 생각 중이다.
후보 중 하나인 2015년 남미 배낭여행 중 아르헨티나의 바릴로체
첫댓글 재미있는 생각이시네요.
한 번 쯤 생각해둬야 할 것 같은데
글쎄요...
평소에 찍어놓은 것들 중에서 자식들이 골라 쓰겠지요.
그건 산 사람들의 몫이니까요.
나는 어릴때 무서움을 비교적 많이 탄거 같습니다
귀신은 무서워했지만 귀신을 본적은 없습니다
그러다가 군대를 다녀온 이후에는 무서움을 타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그러니 귀신하고는 더욱더 멀어졌습니다
그 흔하디 흔한 처녀귀신은 왜 나에게는 안 나타난단 말입니까?
이제는 나도 할아버지가 되었으니 처녀귀신보다는 할머니 귀신이 더낳겠지요?
할머니 귀신과 진한 연애라도 하고싶습니당 우하하하하하
영정사진?
우리나이에는 영정사진을 슬슬 준비해야 할때라고 생각됩니다만
지금보다 훨신 젊었던 9 년전 내 여권사진으로 영정 사진을 준비 하려고합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늙었으니 지금 새로 만드는 사진보다 그때 사진이 훨씬 용모가 낳겠지요?
우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