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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집결 : 2023년 6월 10일(토) / 사당역 3번출구 (10시 30분)
◈ 참석자 : 14명<갑무, 종화, 진석, 진오, 기인, 윤환, 삼환, 동준, 일정, 문형, 양기, 황표 및 세환, 형채(뒤풀이때)>
◈ 산행코스 : 사당역(3번출구)-성뒤골-쉼터-성산약수터-팔각정-소망탑-전망대-대성사-남부터미널역-<전철>-교대역(14번출구)-뒤풀이장소-교대역(5번출구)-집
◈ 동반시 : "유월이 오면" / 박영원 (박형채 산우 추천>
◈ 뒤풀이 : 소갈비살에 소·맥주 / "일점사" <교대역 14번출구 근처 (02) 582-0321> → 갑무(진석) 산우 협찬
하늘엔 구름이 잔뜩끼고, 오후 한, 두시 쯤에 소나기 예보도 있고, 2주만의 산행 길인데, 기분이 쫌 그렇다. 그렇다고 소나기 온다고 산행을 안할 시산회도 아닐거라 약속장소인 사당역으로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좀 일찍 간다고 갔는데도 보면, 항상 일찍 도착한 친구들이 있기 마련인데, 오늘도 예외는 없는 것 같다. 좀 일찍 오는 친구들을 보면,
1. 행선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사는 산우들
2. 성질이 급한 산우
3. 약속시간 잘못 본 산우
대략 이렇게 나누어지는 것 같다.
암튼 오랜만에 만났으니 반갑게 인사도 하고, 근황도 묻고, 아직도 따뜻한 커피도 나누어 마시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환담을 하는 친구들 모습이 보기에 좋다.
이렇게 모이니 잔뜩 구름낀 하늘이 영 마음에 걸리는지, 모두들 한마디씩 하는데, 어쩌겠는가? 降雨在天이라 신심깊은 친구들의 기도발에 의지하며, 일단 기세좋게 목적지를 향해 GO!
오늘 길라잡이인 내가 간략하게 오늘의 산행코스를 설명하고, 뒤풀이는 당초 공지장소인 '황제풍천장어' 식당 위치가 산행동선과 잘 맞질 않는 것 같아 교대역 근처 고기집인 '일점사'로 하는 것으로 의견을 종합하였다.
바야흐로 시절은 유월이라 신록은 욱어지고, 공기는 신선하니 가벼운 산행에 최고의 시간이다. 더 많은 친구들이 이런 기회와 시간을 같이 이용하였으면 더 좋았을 것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다리에 걸어다닐 수 있는 근력이 있고, 고기맛을 느낄 수 있는 미각이 살아있고, 친구들과 환담할 수 있는 세치 혀만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디 있을까? 싶다.
그러니 시간 나는데로, 기회 되는데로, 시산회든 소규모 모임이든 부지런히들 나오소. 괜히 집안에서 어엉부엉 하다가 마누라에게 한마디 듣지말고... 그래도 밖에 나오면 친구도 있고, 소찬이지만 반주도 있고, 좋지 않는가?
어디서 보니까 까르페 디엠(Carpe Diem) 이라고 라틴어인데 "현재에 충실하라",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 이런 의미인데, 눈 앞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현재를 즐겨라! 즉 현재의 이 시간, 이 기회를 헛되이 보내질 말고, 잘 이용하는 현명함을 가져라!는 뜻이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사는 세상의 살아가는 모습은 다 비슷한 것 같네.
우리 또한 비슷한 행로를 걸어가는 것 같네. 자주 보고, 자주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따뜻한 한마디 격로의 말을 전하는 시간을 가져보세나. 또 보세나! 다음 볼때까지 안녕!
※ 동반시
"유월이 오면" / 박영원
해마다 유월이 오면
짓붉은 장미빛 울음이
장대비로 쏟아진다
지난날 밀어 닥친
해일의 말 바꿉 아래
짙푸른 대지
피토하던 유월이 오면
동작동 구름을 날아 드는
흰 소쩍새들
차거운 돌비만 어루 만지다가
이 골짜기
저 능선 쓰다 듬다가
소쩍소쩍 흐느끼며
흐르는 구름한점
동공에 담는다
잊혀지는 기억속으로
해마다 연년히
유월이 오면
동공에 가득한 구름만
가슴 저며 내는 한이 되어
짙붉은 장대비 하염없는
소쩍새 울음이 된다
강물이 된다
2023년 6월 10일 고갑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