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 고졸취업의 돛대, 순풍의 특성화고 학생들
2011년, ‘취업’을 화두로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은 특성화고 취업관련 제도 개선과 관련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취업’을 강조하는 것이 비단 새로운 것은 아니다. 우리사회가 ‘고학력 청년실업’의 아픔과 마주한 걸 모르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학교와 사회는 고졸취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2010년 19.1%에 그친 고졸 취업률은 2011년 23.8%로 상승했고, 2012년에는 40.9%(4월 1일 기준)로 큰 폭 상승했다. 지금 일선 특성화고등학교에서는 어떤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특성화고등학교는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희비의 곡선을 그렸다. ‘하위권 학생들’이 입학하는 ‘실업계 학교’라는 부정적인 사회 인식은 그간 특성화고등학교를 그늘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각 대학입시전형에 이른바 ‘특별전형’이 생기면서 특성화고 입학성적은 상승했고, 중위권 학생들은 ‘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특성화고등학교를 찾았다. 특성화고는 다소간의 안정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취업을 위한 특성’이 아닌 ‘대학 진학을 위한 특성’ 속에서 특성화고는 ‘묻지마 대학 진학’을 초래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여전히 대학 진학을 위해 특성화고를 찾았고, 고학력자들이 늘어가는 사회적 풍토 속에서 특성화고를 바라보는 기업의 불신은 고졸 취업률이 떨어지게 하는 데 한몫 했다.
그러나 계속 추락할 것만 같았던 특성화고 취업률은 2011년부터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일선 학교와 우리 사회가 특성화고 발전에 대한 모색을 함께 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성화고에 진학한 학생들이 바라보는 ‘취업’과 ‘대학 진학’에 대한 인식도 상당 부분 달라졌다. 2012년, 특성화고 학생들은 이제 대학 진학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괜찮은 일자리 찾기’와, ‘선 취업 후 진학’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쪽은 오히려 특성화고 학생들이었다.
취업 박람회, ‘맞춤형’이라는 날개를 달다 ♪♩
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이하 광운전자공고)는 지난해부터 ‘맞춤형 취업 박람회’를 선보이고 있다. 학생들은 이 박람회를 통해 생동감 있는 현장의 취업정보와 실무분야 정보를 경험하고 준비한다. 학생 스스로가 진로와 직업 선택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취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이끄는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13~14일, 양일간 열린 ‘2012 서울 특성화고 맞춤형 취업 박람회’는 광운전자공고를 비롯해 경기기계공업고, 미래산업과학고, 서울북공업고, 서울아이티고, 인덕공업고, 염광여자메디텍고, 휘경공업고가 함께 협력해서 이뤄냈다. 서울 동북부 지역의 학교가 이렇게 한데 뭉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먼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미미하긴 하더라도 중소기업의 구인난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함과 동시에 기업체는 기업체대로 우수하고 젊은 인재를 찾을 수 있게 된다. 또 여러 학교가 뭉침으로써 학교와 학생은 다양하고 우수한 취업기업 발굴도 할 수 있다. 더불어 서울지방중소기업청과 대한상공회의소, 노원구청, 서울북부고용센터, IBK기업은행 등이 공동주최한 것도 주목해볼만한 사실이다. 지역사회와 중소기업의 발전, 그리고 취업난이라는 사회적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각 지역 및 기관단체들의 의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추문 산학협력부장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학들의 특별전형 입시제도가 점점 축소되는 현실에서 학생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어요. 신문이나 뉴스 등 언론에서 매일같이 거론되는 청년실업 문제도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해주었지요. 우리학교가 준비한 맞춤형 취업 박람회는 지역사회와 같이 힘을 모아 취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어요. 학생들에게는 취업에 대한 문제가 현실적으로 다가오게끔 해주고도 싶었고요.” 장추문 선생님은 숨을 크게 들이쉬면서 이야기를 마저 했다. “또 기존의 취업 박람회가 학생들에게 다양한 직업군을 소개하고 취업정보를 제공해주는 데 머물렀다면, 맞춤형 취업 박람회는 기업체 인사와 취업 희망 학생들이 일대일 형식의 면접 및 채용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취업 현장’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 ▲ 광운전자공업고등학교 취업박람회 현장 ]
광운전자공고는 내년에도 맞춤형 취업 박람회를 꾸릴 생각이다. 서울시 전역의 특성화고로 확대해 더 많은 기업체의 참가를 이끌겠다는 장추문 선생님의 소원은 학생들에게 더욱 더 다양한 취업 현장을 만들어가면서 학업에 흥미를 느끼게 할 것이다.
창의적 인재를 만드는 특성화고의 변신!~~
미래산업과학고등학교(이하 미래산업과학고)는 더욱더 특성 있는 교과과정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각 기업에서는 직업기초능력(문제해결능력, 정보활용능력)을 바탕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또 지식을 확장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산업과학고는 기존의 학과들을 개편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어려운 일이지만, 학교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본 것이다. 행동은 빨랐다. 기존의 자동차과, 전자과, 컴퓨터과, 디자인과를 발명창작과, 발명특허과, 생활디자인과로 탈바꿈한 것. ‘발명’과 ‘특허’란 새로운 분야를 위해 지난 2년간 학교의 모든 시스템을 뒤바꿔야하는 힘든 과정이었지만, 무엇보다 ‘학교도 변해야 산다’라는 선생님들의 의지가 컸다.
[ ▲ 미래산업과학고등학교 학생들 ]
[ ▲ 미래산업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의 발명품 ]
실제로 발명창작과의 ‘창의적 사고기법’ 수업시간에는 차별화된 특성화 교육현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세 시간의 수업은 창의적 사고기법을 위한 이론수업, 발명 이론이 적용된 실생활 탐구, 이와 관련한 학생들의 활발한 토론으로 나뉜다. 또래 학생들은 토론을 통해 발명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과 노하우를 자연적으로 습득한다. 숙련된 기술공이 아닌, 기술이 이뤄지는 기본원리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인재를 키워나가는 것이다. 김태식 취업지원부장 선생님은 “발상한 대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까지에는 필요한 기술 원리를 익히고 또 응용하는 등 복잡한 과정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이 발명품을 도안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며 학교의 독특한 커리큘럼에 대해 소개했다.
“모든 아이들이 교육에서 차별받지 않고 각자의 소질을 기르며 사람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세계와 호흡하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꿈과 비전을 가진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이 말은 지난 5월 14일 있었던 ‘2012 서울 교육 희망 공동 선언’ 내용 가운데 하나이다. 읽고 또 읽어봐도 설레고 예쁜 선언이다.
‘각자의 소질’을 기르며, ‘꿈과 비전을 가진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 오늘도 특성화고등학교는 진화하고 있다.
출처 - http://blog.naver.com/seouledu2012/110142343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