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주 타깃으로 한 3·30 대책의 '풍선효과'와 판교신도시 '후광효과'로 서울 목동과 경기 분당·용인·일산·평촌 등지의 아파트 값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3·30 대책 발표 이후 주택 종목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과 신규 분양시장은 '3·30 대책' 직격탄을 맞아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데 비해 기존 일반 및 재개발아파트는 여전히 호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는 등 종목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8·31 대책이 서울 강남과 강북, 소형과 대형 등 지역 및 평형별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면 이번 3·30 대책은 주택 종목별 양극화를 주도하고 있다.<관련기사 3·19면>
9일 서울과 수도권 등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3·30 대책이 발표된 이후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는 1주일새 호가가 수천만원씩 떨어지고 있지만 일반아파트와 재개발아파트, 주상복합은 중대형을 중심으로 이른바 풍선효과로 호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지난 1주일새 1억∼1억7500만원이 올랐고 도곡동 대림아크로빌도 5000만원 올라 상승세가 이어졌다. 서초구 잠원동의 두산위브 29평형은 5억1500만원에서 5억4000만원으로 올랐다.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선수촌 34평형은 지난 1주일새 6000만∼7000만원 상승한 7억8000만∼7억9000만원, 51평형은 1억∼1억5000만원 오른 15억5000만∼15억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 한정훈 실장은 "3·30 대책의 핵심이 재건축 개발부담금 부과와 고가아파트 대출규제이기 때문에 기존 일반아파트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3·30 대책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사업 초기단계의 재건축 단지와 담보대출 규제 영향을 받는 신규분양 시장은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였다.
정밀안전진단 단계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는 평형별로 1000만∼1500만원가량 빠져 14평형이 3억8000만∼4억원 수준이다.
서울과 부산, 대구, 울산 등 투기지역에서 6억원 이상인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청약자들은 그동안 최대 분양가의 60%까지 대출을 받았지만 이번 대출규제 조치로 20%로 줄게 돼 평형을 낮추거나 지역을 바꾸지 않는 이상 사실상 청약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이로 인해 판교 이후 중대형 분양을 준비했던 건설업체에는 날벼락이 떨어진 상태다. 투기지역에서 분양하는 중대형아파트는 대부분 분양가가 6억원 이상이어서 대출이 줄 경우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