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 프린세스] 10
S#1. 술집 (저녁)
9회와 연결해서...
제니 : 니가 원하는 게 뭐야? (기막혀) 너 마혜리하고 뭐하고 싶은데!
인우 : (눈알 터져 나갈 듯 말하고 싶은 마음 누르다가 후두둑 눈물 떨어뜨리며) 아무 것도 안 하고 싶어.
(핏발 선 눈에서 눈물 쏟아내는)
제니 : (우는 인우 눈물 놀라서 보는)
인우 : (찢어지게 우는) 아무 것도 하기 싫어! 상처도 주기 싫고, 사랑도 하기 싫어. 그냥 그 애 인생에서 사라지고 싶어...
(떨리는) 내 인생에 마혜리가... 없었으면 좋겠어...
제니 : (인우 마음 크기에 충격이다... 눈에 물기 어리는, 내가) 돌겠다...
인우 : (제니 반응 보이지 않는다) 그랬으면 좋겠다...
제니 : 서인우, 정신 차려! (잊지 말라는, 냉정한) 너 그래서 선택한 거야! 마혜리 너무 쉬워서.
생각 없고 단순한 된장녀 마상태 딸! 니가 길만 잘 만들어주면 신나서 목적지까지 달려올 쉬운 애!
인우 : (그런 애가) 아니었어.
제니 : 뭐?
인우 : 마상태 딸 아니었어...
제니 : (오르는) 마상태 딸이야!
인우 : (취중이라 억지 부리는) 아니야!
제니 : (버럭, 화내는) 아니었음 좋겠지만!
인우 : (더 버럭, 더 화내는) 아니야!!
제니 : (인우 마음에 맥 빠지는, 톤 툭 놓아버리는) 그럼 누구니.
인우 :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막막한 심정으로 보는) ...
제니 : 그래서... 안할래?
인우 : (눈물 젖은 눈으로 보는)
제니 : (절대 표현은 안하지만 억장 무너지는 심정으로) 그만 할래? 돌아갈까? 아무 것도 안 할래?!
인우 : (취중에도 그럴 순 없는, 눈물 젖은 눈으로 피식 웃는)
제니 : 그 애하고 너는... 마상태가 아니었으면, 죽었다 깨나도 만날 일 없었을 사람들이야. 몰라?
인우 : (너무 잘 알아서 가슴 미어지는, 제니 보고)
제니 : (보는) ...
인우 : (보는) ...
S#2. 혜리 빌라 (밤)
스탠드만 켜놓고 자다가 깬 듯 부스스한 얼굴로 일어나 앉아 밤 9시 45분 가리키는 시계 보는 혜리.
혜리 : (오래 잤다) 낮 밤 바뀌겠다... (핸드폰 울린다. 보면 ‘엄마’ 떠있다. 놀라 받는, 잘 시간인데 안 잔 엄마다)
엄마, 무슨 일 있어?
애자(휠) : (침울한) 서군하고 같이 있니?
혜리 : 아니? (하다) 근데 왜 이 시간에 깨있어?
S#3. 혜리 집 거실 / 혜리 빌라 (밤)
심란한 얼굴로 핸드폰하고 있는 애자, 불안한 심정 하소연하고 싶다.
애자 : 너한테 이별 인사 미리 하려구.
혜리 : 이별? 엄마 어디 가?
애자 : 어.
혜리 : 어디?
애자 : 저 세상에.
혜리 : (벙해서) 저 세상?
애자 : 잘 있어, 혜리야... 엄마 딸로 태어나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말하다 보니 정말 미안한)
부디 다음 세상에서는... 엄마 딸로 태어나지 마...
혜리 : (덜컥 놀라) 엄마 왜 그래에?
애자 : 솔직히 아까 서군한테 뿅 가서 잠깐 까먹었었는데, 니 아버지 상태가 계엄령 선포 수준이야.
혜리 : 회사에 무슨 일 있으시대?
애자 : 몰라, 암튼 너 만나 결판내러 간 건데 서군한테 홀려서 왔잖아, 니 엄마. 겁나 죽겠어.
혜리 : (일단 엄마 달래는) 엄마, 내가 요새 살인 사건 때문에 아주 바쁘다고 어? 살인사건 끝내고 아빠 만나러 간다고 해.
애자 : 그런 거 안 통해...
상태 : (들어오는)
애자 : (헉!, 말은 부드럽게) 혜리야, 끊자, (벌써 끊어놓고) 아빠 들어오셨어.
상태 : (복잡한 상황이라 혜리 생각 까먹었다)
애자 : (일어나서 공손히 미리) 제가 혜리 집에 안 간게 아니라요, 혜리도 선을 안 본다는 게 아니라
살인 사건 수사 중이라서, 시체도 봤대요?
상태 : (낮은) 목욕물 좀 받아... (방으로 가고)
애자 : 웬일이야? (안도하며 보는)
S#4. 혜리 빌라 (밤)
심란하게 침대에 걸터 앉아있는 혜리.
[프래쉬 컷-9회 74씬에서 ‘부모님은?’ 하던 엄마]
혜리 : (미안한) 괜히 서변한테 뒤집어씌운 거 아냐?... (‘친절한 인우씨’ 찾아 통화 시도하는, 벨 울리는데 받지 않는다)
S#5. 술집 (밤)
탁자에 무너진 듯 한 팔은 길게 뻗고 엎드려 있는 인우.
얼굴 바로 옆에서 ‘마혜리’ 뜬 핸드폰(혜리용 벨은 차별화 된 걸로 설정) 울리고 있다. 손가락 살짝 꿈틀하지만 받지 않는다.
제니, 역시 기진해서 등기대고 앉아있는 그대로 울리는 핸드폰 본다. ‘마혜리’ 가 이 밤에 전화까지 해?...
심상치 않은 느낌에 살짝 굳어지는 제니.
S#6. 혜리 테라스 (밤)
나와서 불 꺼진 인우 집 쪽 기웃 보는 혜리.
혜리 : (갸웃) 토요일인데 바쁜가 보네... (돌아서는데 핸드폰 울린다. 인우인줄 알고 반갑게 핸드폰 확인하는데
‘멋진 윤선배’ 떠있다. 어? 반사적으로 목소리 큼 가다듬고 자세도 추스르고 받는) 네! 접니다!
S#7. 윤검 동네 놀이터 (밤)
적당히 편한 캐주얼 차림으로 서있는 윤검.
혜리 : (저만치서 기분 좋은 얼굴로 뛰어온다)
윤검 : (막상 불러냈지만 낯설다) 왔나.
혜리 : (멈칫 서는, 어렵다) 오라고 하셨잖아요... (윤검 보는)
윤검 : (보고 싶어서 불렀지만 이런 상황 익숙하지 않은) 어제 밤새 씨씨티비 보고 오후에 자고 겨우 일어난 거야?
혜리 : 네.
윤검 : 뻐근하고 눈 아프고 그러겠다.
혜리 : 네.
윤검 : (사실은 아닌데) 그래서 불렀어.
혜리 : 에?
윤검 : 스트레칭하고 몸 좀 풀자.
혜리 : 네?
윤검 : 사람 몸이 굳으면 마음이 먼저 불편해져.
혜리 : (황당해서 보면)
윤검 : 자, 이렇게 해봐. (어깨나 등 펴는 스트레칭 동작하는, 심각하게 해주세요)
혜리 : (심각한 표정에다 늘 어려운 윤검이라 시키는 대로 한다)
윤검 : (자기는 동작 안하고 보며) 더 쭉 펴고, 숨 들이마시고.
혜리 : (탁 풀며) 저 혼자 해요?
윤검 : 난 기다리면서 다 했어.
혜리 : (뿌해서) 그렇다구 이걸 혼자 하면... 선배님은 체육 선생님 같고, 저는 학생 같잖아요...
달밤에 체조라도 같이 해야지 데이튼거에요.
윤검 : 그래? 그럼 같이 하자.
혜리 : (뭘 같이 할 수 있을까? 약간 겁나는 얼굴로 윤검 보는)
[시간경과]
서로 팔 끼고 등 맞대고 콩쥐팥쥐하고 있는 혜리와 윤검.
혜리, 자기가 윤검 등에 실릴 때는 겁나서 ‘에고고...’ 하고 자기가 윤검 실을 때는 무거워 끙...하면서도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윤검 실은 채 비틀 주저앉는 혜리. 윤검, 그 순간에도 순발력으로 중심 잡고 선다.
주저앉아 놀라운 듯 윤검 보면 피식 웃는 윤검, 혜리 손잡아 일으켜 준다. (남들처럼 쉽게 편해지지 않는 둘이다)
S#8. 술집 (밤)
여전히 취해 있는 인우, 힘겹게 일어선다.
인우 : 가야겠다... 대리 불러 줘.
제니 : (걱정) 너 너무 취했어, 우리 집 앞이니까 자고 가.
인우 : 아냐, 가야 돼.. 밤에 무서워서 안 돼...
제니 : 누가, (했다가 설마) 마혜리?
인우 : (취해서 제니 기분 모르는, 나가며) 그래서 이사도 못 가게 했는데...
제니 : (새삼 다시 기막힌 듯 보는)
S#9. 혜리 빌라 단지 앞 (밤)
서있는 택시 뒷좌석에서 내리는 인우, 따라 내리려는 제니 못 내리게 ‘괜찮아, 괜찮아’ 하며 밀어 넣고 뒷문 탁 닫는다.
어쩔 수 없어 속상한 눈으로 보는 제니에게 씩 웃어 보이는 인우.
인우 : (취중에도 기사에게) 잘 데려다주세요! (비틀 계단 올라가는)
제니 : (출발하는 택시에서 비틀거리며 계단 올라가는 인우 맘 안 좋게 보다가 고개 돌리면)
택시 스치고 지나간 빌라 다른 쪽 출입구 쪽에서 인사 나누고 있는 혜리와 윤검 보인다.
간단히 손 들어 보이고 돌아서는 윤검. 혜리, 뒤에다 ‘안녕히 가세요’ 꾸벅 인사하고 빌라로 종종 뛰어서 올라간다.
S#10. 빌라 일각 (밤)
비틀 비틀... 천천히 입구 향해 가는데 혜리, 다른 쪽에서 오다가 인우 본다.
혜리 : (어?... 취한 인우 처음이다) 서변이야?... (인우다. 놀라 달려가는) 서변?
인우 : (혜리 목소리에 뚝 멈춰서는)
혜리 : (다가와서) 서변 맞구나? (술 냄새에 놀란 듯) 술 냄새...
인우 : (다시 가려는데 비틀거리는)
혜리 : 어? (반사적으로 인우 팔 잡는데)
인우 : (확 뿌리친다)
혜리 : (놀라 주춤하면)
인우 : 됐어. (들어가는)
혜리 : (뒤늦게) 넘어질까봐 그러죠오- (쫓아가서 다시 잡으려는데)
인우 : (혜리 팔목 확 잡는)
혜리 : (놀라서 보면)
인우 : (무슨 말인가 할 듯 말듯... 갈등하며 보는)
혜리 : (그 아파 보이는 눈빛에 철렁하는...데, 첫 느낌, 본인은 의식 못하고) ...
인우 : (누르는, 혜리 손 탁 놓아주며 동시에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혜리 : (벙해서 보는) 무섭게 저러냐?... 칫!
S#11. 인우 빌라 (밤)
비틀 침대로 쓰러지듯 눕는 인우, 그대로 눈 감는다.
S#12. 혜리 빌라 (밤)
소파에서 다시 씨씨 티비 테입 보는 혜리, 보다가 생각난 듯 베란다 쪽 쳐다본다.
혜리 : (자기도 모르게 신경 쓰이고 서운한) 서변 주사 있는 거 아냐?... (투덜대며 다시 테입 보는)
[시간 경과]
창밖에서 햇살 들어오고 있고... 혜리, 또 눈 아픈 듯 깜빡이며 모니터 보다가 어? 한다.
얼른 정지 누르는 혜리, 화면에 사거리에서 좌회전 깜빡이 켜고 달려오다가 막 좌회전 하려는 데서 정지한 우성미 차량 보인다.
혜리 : (흥분한, 차종과 외운 차 번호 확인하는) 흰색, 아르망, 6549!... (하다 어? 하고 화면 가까이 들여다보면)
운전석에 우성미로 보이는 여자 앉아있고 그 옆에 박유철로 보이는 남자 앉아있다.
가게 씨씨 티비라 얼굴은 정확하게 나오지 않지만 분명 남자가 앉아있다.
혜리 : (눈 커지는) 어머머 나 어떡해, 찾았어, 찾았어? 박유철 찾았어!
[9회 68씬에서]
박유철 : (웃긴다는) 그럼 그 시간에 제가 집에 없었다는 걸 증명해 줄 사람은 있으세요?
혜리 : 당연하지! 니가 집에 있었어? 자고 있었어? 박유철, 너 이제 죽었어! (너무 좋은, 벌떡 일어나 팔짝 뛰는)
아- 나 어떡해 어떡해- (흥분 상태로 핸드폰 집어 드는, 의식 못하고 인우 찾아서 핸드폰 하는)
S#13. 인우 빌라
이미 잠에서는 한참 전에 깼지만 숙취와 끔찍한 어젯 밤 기억이 당혹스런 인우, 굳은 얼굴로
‘마혜리’ 뜬 채 울리고 있는 핸드폰 보다가 안 받고 옆으로 내려놓는다.
S#14. 혜리 빌라
이상한 듯 핸드폰 내리는 혜리.
혜리 : (10시 55분 가리키는 시계 보며) 아무리 술 먹었다고, 무슨 일 있나?... 아픈가?...
S#15. 인우 빌라
인우, 어젯밤 울음으로 눈도 붓고 숙취로 머리도 아프고... 컨디션 최악인 얼굴로 막 샤워하려고 욕실로 가는데...
현관벨 울린다. 다가가서 보면 모니터에 혜리 얼굴 보인다.
인우, 멈칫해 있는데 혜리, 쾅쾅쾅 문 두드린다.
모니터로 목소리는 안나온 채 뭔가 걱정스럽게 ‘서변- 서변- 어디 아파요?’ 하는 입 모양의 혜리와 함께....
혜리 : (밖에서) 서변- 서변- 어디 아파요? 정신 잃었어요? 못 움직여요?
인우 : (찡해지는... 잠시, 도어첵 한 채로 현관문 여는)
혜리 : (일단 반가운) 아- 살아있었네! (타박) 왜 전화를 안 받아요? (궁금) 괜찮아요?
인우 : (이런 상태 얼굴 보이고 싶지 않은, 고개 돌리고 퉁명) 왜.
혜리 : (황당한) 아니 왜 사람 얼굴을 안 보고 얘길 해요?
인우 : (귀찮은 척) 용건 뭔데요?
혜리 : (문 사이로 말갛게) 뭐였지? (하다) 아- 아프면 약 사다 줄라 그랬죠.
인우 : (멈칫하는)
혜리 : 전활 안 받길래.
인우 : (다시 퉁명) 전화는 왜 한건데.
혜리 : 전화?... 아침 먹자구요, 브런치! 내가 쏠께요!
인우 : (황당, 딱 거절하는) 됐어요. (문 닫으려는데)
혜리 : (자기 상황이 너무 기분 좋은 상황이라, 문 못 닫게 사이로 얼굴 디밀며 얼른 다다다 얘기하는)
나 그거 찾았어요, 살인범 증거요!
인우 : (멈칫하면)
혜리 : (흥분했다) 그 놈이 우성미 차에 같이 타고 있는 씨씨 티비 영상 찾았어요.
인우 : (밀어내야 한다는 이성이 이길 수 없는 좋은 소식이다. 보는)
S#16. 인우 빌라 욕실
물 쏟아지는 샤워기 아래 서있는 인우, 흔들리는 마음으로 복잡하다.
갈등하는 마음 괴로운 듯 눈 감고 샤워기 아래 그대로 있던 인우... 어느 순간 차분히 눈뜨며 담담히 머리칼 싹 쓸어 올린다.
(이성을 따를 수밖에 없는 선택의 순간...)
S#17. 빌라 일각
피곤한 듯 벤치에 앉아서 입 찢어지게 하품하는 혜리... 어느 순간 딱 멈춘다.
혜리 시야에 편한 청바지에 내추럴한 셔츠 입고 선글라스 (멋 아니고, 부은 눈과 감정을 감추고 싶은 심정으로 쓴) 끼고
당당하게 걸어 나오고 있는 인우 모습이 햇살 속에 환하게 눈에 들어온다. 자기도 모르게 인우가 남자로 의식되는 순간이다.
마지막으로 편하게 혜리의 수사 성공을 함께 축하해주려는 마음이지만, 흔들리는 인우는 아니다.
혜리 : (의식 못하고 얼른 손으로 입 막고 고개 돌리는, 민망해 머리 만지고 하는)
인우 : (다가오는, 예전의 넉살로) 하던 거 하시지! 볼만 하든데.
혜리 : (또 달라진 느낌 느껴지는, 보는)
인우 : 갑시다. 어디에요?
혜리 : (일어서며) 거기 말고 딴 데 가요.
인우 : 이렇게 흥분되는 날 꼭 먹는다는 브런치 있다면서?
혜리 : 깜빡했는데, 그 집엔 국물 없어요. 어제 왕창 술 마셨잖아요.
인우 : (멈칫하는)
혜리 : (선글라스 때문에 표정 안 보인다) 왜요?
인우 : 갑시다, 그 집. (의미 있는) 좋은 검사가 되셨는데, 축하해 줘야지.
S#18. 브런치 까페
야외 테이블에 앉아있는 혜리와 인우. 아주 여유 있게 일요일 한 낮의 일상을 느긋하게 즐기는 오래된 연인 같은 둘.
혜리, 보기에도 느끼해 보이는 브런치 메뉴 소중한 듯 맛있게 먹고 있고
인우, 스프 그릇과 주스 놓고 선글라스 쓴 채 앉아서 물끄러미 보고 있다.
혜리 : (먹다가 보는, 궁금한) 지금 나 보는 거에요?
인우 : (본다고 안 한다) 구경하는 거에요.
혜리 : (그저 즐거울 뿐이다) 너무 맛있게 먹어서?
인우 : (그렇다는) 꼭 처음 고기 맛보면서 세상에 이런 맛이, 그러는 토끼 같이.
혜리 : (답답한 듯) 근데 그거 좀 벗으면 안돼요?
인우 : 신경 쓰지 말고 먹어요.
혜리 : (안 벗어? 장난기) 어제 왜 울었어요?
인우 : (뚝 굳어지는)
혜리 : 어제 다 봤는데 오늘 가리면 뭐하나? 울었죠!
인우 : (말 돌리려고 별 생각 없이 하는 말이다) 윤세준은 뭐해요? 이런 날은 윤검님하고 와야 하는 거 아닌가?
혜리 : (멈칫하는)
인우 : 자기가 뭔가 성취한 날, 좋은 일 있는 날 기쁜 날 슬픈 날... 사람들 보통 좋아하는 사람 만나지 않나?
혜리 : (잠깐 생각하는, 맞는 말인데 그러지 않았다. 얼른 변명, 타박처럼)
윤선배는 주말에 딸하고 보내야 하니까 일부러 안 한거지.
인우 : (그랬구나) 착하네...
혜리 : (불쑥 주위 둘러보며) 오늘 참... 행복한 일요일이다...
인우 : (갑자기 튀어나오는 행복? 보는) ...
혜리 : (혼자 종알종알, 행복이란) 이렇게 날씨 좋은 날, 편한 사람이랑 맛있는 거 먹으면서 앉아있는데 마음이 그냥 좋은 거...
인우 : (어쩔 수 없이 눈빛 흔들리는)
혜리 : (동의 구하듯 몸 앞으로 기울이며) 그치 않아요?
인우 : (바싹 다가온 혜리 보는, 선글라스 벗는데 눈빛 흔들리지 않는다)
S#19. 대검찰청 외경 (다음날)
S#20. 포렌직 센터 영상분석실
담당자와 앉아서 화면 보고 있는 혜리.
우성미 차 운전석에 앉아있는 우성미와 옆좌석에 앉은 남자의 흐릿한 형체가 담당자의 작업에 따라 점점 또렷해진다.
잔뜩 긴장해서 보는 혜리. 이윽고... 선명하게 우성미와 박유철로 나타난다.
확인하고 ‘박유철!’ 하며 눈 커지던 혜리, 경악하며 손으로 입 막는다.
앞 두 좌석 사이로 뒷좌석에 눕혀있는 최인숙 몸통 중간과 손 보인다.
S#21. 혜리 검사실
긴장한 얼굴로 혜리 보고 있는 정임. 혜리, 소환 전화하고 있고 차계장도 통화 중이다.
혜리 : 아빠가 박유철씨 맞아?... 근데 왜 전화를 못 받으셔?... (잠시, 놀라) 뭐? (하는데)
S#22. 박유철 집 마당
작고 허름한 집. 마당 한 구석에서 핸드폰 받고 있는 아들(8).
열린 마루 문 통해 방에서 왔다 갔다 하며 짐 챙기고 있는 박유철 보인다.
아들 : 우리 아빠 비행기 타야 돼서 바빠요, (자랑하는) 아빠가 이 핸드폰 나한테 줬어요.
딸 : (손에 만 원짜리 열장 정도 쥐고 불길한 느낌에 마루에 걸터앉아 고개 떨구고 있고)
S#23. 혜리 검사실
급하게 전화 끊는 혜리.
차계장 : (벌써 전화 끊고 기다리고 있다가 급한) 검사님, 우성미 병원에 휴가원 냈다는데요?
혜리 : 박유철도 오늘 여행 간다고 애들한테 그랬대요?
S#24. 부장실
부장 책상 앞에 서있는 혜리와 윤검.
부장 : 도주 가능성 있으면 긴급 체포 해야지.
혜리 : 그럴 거 같아서 체포영장 받아놨습니다. 저도 체포 현장에 가볼께요.
부장 : 또 또 뛴다, 또 시작이냐, 마혜리?
윤검 : 위험한 검거가 아니니까 허락해 주시죠.
부장 : 넌 또 뭐야? 윤세준이. 내가 젤 싫어하는 게 편들어 주는 거야? 왠줄 알지? 알지 알지 알지!
윤검 : 딱 저만할 때 심정을 기억할 뿐입니다.
부장 : (이해는 한다. 혜리 보며) 마검 지금 심정이 어떤데?
혜리 : 그 인간들 잡는 순간만 생각하면서 눈알 빠지게 테입 보고 또 봤어요.
(생각만 해도 분한) 그 자식이 저한테 그랬단 말에요... (흉내 내는데 실룩 웃으며) 그럼 증거가 없으시단 말씀이잖아요?
부장 : (대신하는) 증거 여깄다! 이 개자식아! 그러고 싶냐?
혜리 : (놀라 해맑게) 아뇨? 그러다 인권위원회에 걸리면 어떡해요?
S#25. 박유철 집 앞
검찰청 차 와서 서고 혜리와 차계장, 우현 등 수사관 뛰어내린다. 곧바로 뛰어 들어가는 혜리.
S#26 마당 작고 허름한 집
박유철, 막 여행 가방 싸들고 나오는데 혜리 일행 뛰어 들어온다.
박유철 : (멈칫하면)
혜리 : (탁 다가가는, 혼잣말로 박유철도 못 듣게) 개자식...
박유철 : 무슨 일 입니까?
혜리 : (체포 영장 보이며) 박유철씨, 당신을 최인숙씨 살해 혐의로 체포합니다!
박유철 : (놀라) 그게 무슨, (하는데)
차계 : (박유철 수갑 채우는)
혜리 : (얼른 다가와서 미란다 원칙 또박또박 고지하는)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말하다 격앙)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
아들 : (왕- 울음소리) 아빠...
혜리 : (돌아보면)
박유철의 아들(8)과 딸(10), 불안에 떨며 ‘엄마... 아빠...’ 하며 울고 있다.
혜리 : (순간 멍해서 아이들 보다가 박유철에게 다가가 작게) 묵비권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다시 아이들 보는, 기막히고)
S#27. 우성미 집 앞
큰 여행용 캐리어 잡고 서 있다가 경찰에게 체포되는 우성미.
S#28. 혜리 검사실
모니터에 확실히 보이는 자신들 모습과 뒷좌석의 최인숙의 눕혀진 몸통과 손 등 보고 깜짝 놀라는 박유철과 우성미.
혜리 : 본인들 맞나요? 박유철씨와 우성미씨.
둘 : (서로 쳐다보는)
혜리 : 부인하고 싶으면, 아니라고 해요. (분노로 다다다, 야무지게 해대는) 보험금 때문에 아이들 엄마 죽인 걸로 모자라서,
애들까지 버리고 보험금 다 들고 도망가려던 당신 같은 인간들...
순순히 자백했다고 하루라도 감옥살이 덜 하게 해주긴 싫으니까.
둘 : (고개 떨구는)
혜리 : 딱 한번씩만 물어볼 거에요. 최인숙씨 어떻게 살해했어요?
우성미 : ...주사 놔서요.
혜리 : 주사? (생각도 못했던 말에 깜짝 놀라는)
S#29. 몽타주
-병원 약품보관실. 3cc짜리 약병(KCL 염화칼륨, 모방범죄 우려되므로 정확한 약명은 보이면 안됨) 두개 슬쩍 집어드는 우성미.
우(E) : 사흘 전에 미리 그 약을 빼놨어요.
-박유철 집. 새벽 4시 30분 가리키는 시계 알람 소리에 눈뜨는 최인숙, 더듬어 시계 끄고 일어나 앉는다.
머리 맡에 놓아둔 물컵 집어 들어 마신다.
박(E) : 눈뜨면 바로 물 마시는 습관이 있어서 수면제를 타놨습니다.
-병원 탈의실. 퇴근하려는 듯 가디건 벗고 올림머리 푸는 우성미.
-박유철 집 안방. 수면제에 취해서 거의 비몽사몽으로 누워있는 최인숙.
급히 들어오며 ‘아무도 없죠?’ 하는 우성미 맞이하는 박유철.
-동 안방. 수면제에 취해서 비몽사몽으로 누워있는 최인숙 혈관에 주사약 주사하는 우성미.
옆에 미리 놓아둔 또 하나 주사기 집어서 연이어 주사한다.
우(E) : 하나만 놔도 바로 사망인데 확실하게 하려고 두 대 놨어요...
-박유철 집 앞. 대문 앞에 바싹 대있는 우성미 차.
우성미, 뒷문 열고 서서 주위 살피고 있고 박유철, 사망한 최인숙 뒷좌석에 싣는다.
우(E) : 집에서 나올 때 이미 사망한 상태였어요.
-거리. 운전하는 우성미. 옆에 박유철 앉아있고 뒷좌석에 사망한 최인숙 시신 눕혀있다.
박(E) : CCTV 없는 길 찾아서 미리 수 없이 연습했습니다.
-사고 현장 도로. 60키로로 달려오는 우성미,
저만치 앞에 주차된 차들 사이에 서 의식 잃은 최인숙을 뒤에서 부축하고 있는 박유철(장갑 낀) 보인다.
차가 다가오면 부축하고 있던 최인숙을 확 밀 듯 던지듯 박유철.
-바닥에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최인숙, 한쪽 신발 벗겨져있고 흰 양말 신고 있다. 그 옆에 염주와 핸드백 던지는 박유철.
-우성미는 최인숙 발쪽 박유철은 머리 쪽 들고 차 뒷좌석에 싣는 둘.
-우성미 혼자 운전해 떠나면 주위 둘러보고 피 묻은 점퍼 벗어서 비닐봉지에 넣고 다른 쪽으로 가는 박유철.
S#30. 혜리 검사실
경악한 얼굴로 둘 쳐다보는 혜리.
혜리 : 이미 죽은 사람을... 또 차에 치게 했다구요?...
박유철 : (얼른) 전 직접 살인은 하지 않았습니다. 주사는 얘가 놨어요.
우성미 : (경악) 뭐?
박유철 : 니가 놨지 주사는!
우성미 : 니가 시켰잖아! 이 나쁜 놈아!
혜리 : (너무 충격이라 벙... 해서 보는)
S#31. 화장실
변기 뚜껑 내려놓고 앉아서 엉엉 울고 있는 혜리, 극악한 사람들 모습 처음 본 충격에 그들 손에 죽은 여자에 대한 기막힘,
불쌍한 아이들 등... 인간에 대한 충격으로 울고 있는데...
진검 : (밖에서 쾅쾅 두드리며) 마혜리! 그만 짜고 나와!
혜리 : (멈칫 보는)
진검 : (밖에서) 똥 마려우니까 당장 나와라?
혜리 : (황당해서 보는)
S#32. 화장실
눈물 젖은 눈으로 나오는 혜리. 진검, 한심하다는 얼굴로 딱 버티고 서있다.
혜리 : (엉엉 울며 나와서) 들어가 누세요.
진검 : 마검 왜 이렇게 화장실을 좋아해? 화장실에서 울고 싸우고 독서하고,
혜리 : 그럼 어디서 울어요...
진검 : (야단은 아니고 타박) 왜 울어!
혜리 : 어떻게 안 울어요? 인간이 어떻게 저래요.. 사람이 어떻게 저래요...
진검 : (마음 이해는 하지만 받아주진 않는다) 따라 와. (나가는)
혜리 : (벙해서 보는)
S#33. 휴게실
충격에 멍하니 앉아있는 혜리. 진검, 물컵 놓아주고 앞에 앉는다.
진검 : 마시고, 집에 가라.
혜리 : (? 보면)
진검 : 마검은 확실히 검사 안 맞아. 지금이라도, (툭 던지듯) 관둬.
혜리 : (황당한 듯 보면)
진검 : 이 일 하다 보면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데, 눈물날 때 마다 울면, 마검 쌍꺼풀 다 풀어져 없어지고...
혜리 : (자기도 모르게 눈 만지는)
진검 : (그래선 안 된다는) 사람 믿고 못 산다?
혜리 : (그래도 가슴 아픈) 애들은 어떡해요? 전 지금도 엄마 없음 못살겠는데, 갑자기 엄마가 죽었는데, 아빠가 죽였다잖아요..
진검 : 그래서 마검이 키워줄래?
혜리 : (멈칫하는)
진검 : 범죄 피해자 지원 제도 알지?
혜리 : 네...
진검 : 지검 마다 있으니까 연락해서 그 아이들이 필요한 도움 받게 해줘.
(달래주는)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 다하면 되는 거야.
혜리 : (진검 새삼스럽게 보는)
S#34. 윤 검사실
수화기 대고 있는 우현, 없는 번호라는 안내 나온다.
우현 : (끊는, 황당한) 검사님, 고만철 이 사람 튀었나 봐요. 핸드폰 없는 번호로 나와요.
윤검 : 집으로 해봐.
우현 : (얼른 집으로 하는, 잠시) 수고하십니다, 여기는 중부지검 311호 검사실인데요, 고만철씨 댁에 계신가요?...
(잠시) 언제요?
윤검 : (쳐다보는)
우현 : 어디 간다고 했는데요?... (그쪽에서 끊어버린 듯 이크 하며 끊는) 며칠 전에 돈 벌러 간다면서 짐 싸서 나갔대요.
윤검 : 도망칠 시간 벌려고 오늘 나온다고 한거네.
우현 : 어떡할까요?
윤검 : 체포영장 받아서 지명수배 해요.
S#35. 부장실
회의하는 검사들. 회의 끝나고 살인 사건 관련 충격 받은 혜리 풀어주자는 진검 제의로 회식 계획했다.
부장 : 그럼 고만철이 사건은 기소중지 되는 거고... 그래, (하다) 참 구속 만기들 잘 챙기시고... 회의 끝!
혜리 : (약간 우울한 얼굴로 다이어리 챙기는데)
진검 : (뭐하냐는 듯 이검 쳐다보면)
이검 : (얼른) 근데 마검 또 한건 했다며?
부장 : 그치 그치, 내가 그 얘길 빼먹었네. 우리 마검이, (하는데)
채검 : (급한 마음에 순서 앞서는, 책 읽듯) 그래? 한건, 했으면, 한턱, 쏴야지. 마검이, 그런다고, 했잖아.
윤검, 진검 : (큭, 웃음 참는)
혜리 : (말하는 게 이상한) 네, 쏘는 건 어렵지 않은데요, 선배님 오늘 말씀이,
채검 : (얼른 말 받아) 오늘로 하자.
진검 : 나도 오늘 좋아.
부장 : 난 더 좋아.
윤검 : 저도 좋습니다.
혜리 : (어리벙) 다들 그러시면 저녁에 어디로 예약을, (하는데)
이검 : 마검 독립했다며, 집들이로 해.
혜리 : (갑자기) 집들이요? (난감한) 저 라면 딱 한번 끓여봤어요.
윤검 : 한번은 끓여봤네.
부장 : 누가 집들이 음식을 집에서 해먹어? 시켜서 먹고 편하게 퍼져서 담소 나누고,
진검 : (집까지 가기는 불편한) 당장 집들이하라 그러시면 어떡해요?
채검 : (어느새 말 풀어져서) 오늘 일 작당한 사람이 왜 반대해?
혜리 : (뜻밖인) 진검사님이 그러신 거에요?
윤검 : 초임 때 패륜, 파렴치한 범죄 만나면... 충격 큰 거 우리도 다 겪었으니까.
진검 : 이런 날 혼자 있는 거 안 좋아, 사람 무섭고 끔찍하거든.
혜리 : (기분 올라간다) 하하... 그니까 저를 생각해 주시는 거네요?
이검 : (농담 반 진담 반) 집에 일찍 안 가는 게 어디야.
부장 : 오늘 같은 사건 뗀 날은 생각이 들어올 틈을 안 주는 게 최고야.
혜리 : 그럼요... (반짝해서) 음식과 술은 제가 알아서 준비해도 되죠?
진검 : (어느새 밝아진 혜리 참 신기한 애다... 보는)
S#36. 도로 + 인우 차 안
운전하는 인우와 옆 좌석의 제니.
인우 : (내일 일 앞두고 긴장 상태인 제니 걱정) 괜찮아?
제니 : 너야말로, (하다) 이제 괜찮은 거지?
인우 : 고맙다.
제니 : 뭐가?
인우 : 그 뒤로 아무 말도 안 묻고 기다려줘서.
제니 : 내가 니 친구지 마누라니? 캐묻고 잔소리하게.
인우 : (끄덕이는)
제니 : (솔직히) 말 마, 조마조마했어. 이제 출발인데 너 정신 못 차리면 어떡하나, 그거는 했다!...
인우 : (미안한 듯 보는)
S#37. 혜리 빌라
혜리 안내로 들어오는 부장, 윤, 진, 이, 채검.
혜리 : 갑자기 오셔서 치우지도 못하고, 이런 말은 안 할께요.
채검 : 오- 칼라풀...
부장 : 딱 마혜리 방이네, 알록 달록.
윤검 : (혜리의 방이다. 남다른 마음으로 걸어 들어가서 찬찬히 둘러보는)
진검 : (그런 윤검 보는)
혜리 : (멋쩍어 하면서도 윤검 뒤 따라 가게 되는)
이검 : (놀리듯) 연애할 때 생각난다, 커플의 로망 원룸...
혜리 : (얼른) 우리 집은 여기 보다 테라스가 좋아요.
부장 : (배 만지며) 근데 밥은 언제 오나?
E 띵똥 현관벨 울린다.
혜리 : 왔어요!
S#38. 혜리 테라스
테라스 군데 군데 1인용 2인용 의자 놓여있고 테이블보 싹 깔린 테이블(두개 붙이던지 6인용으로 하던지)에
찹스테이크, 샐러드, 치즈 그라탕, 치킨과 수제 소시지 등 식사류와 안주로 모듬 치즈와 카나페 등 담긴 큰 접시 몇 개 놓여있고
와인 몇 병과 잔, 앞 접시 등 세팅돼 있다.
채검만 테라스 둘러보느라고 정신없고 부장, 윤, 진, 이검 어리둥절해서 앉아있다.
레스토랑 직원들, 세팅 끝내면 와인까지 따라주고 적당히 인사하고 나가는 걸로.
부장 : 이게 뭔 시스템이냐? 짜장면하고 탕수육은 왜 없냐 말야.
혜리 : (칵테일 드레스로 갈아입고 나오는)
모두 : (벙해서 쳐다보는)
진검 : (너무 황당한) 마검, (너와 이것들) 이게 다 뭐야?
혜리 : (약간 업 돼서) 이게 뭐냐면요, 제 집들이 와인 파티요.
모두 : 와인 파티?
혜리 : 외국 영화 보면 많이 나오잖아요? 우선 출발은 여기서 다 같이 식사하면서 와인도 마시고 하다가,
(일어서며) 이렇게 와인 잔 들고... (후다닥 테라스 난간 쪽으로 가서 서는) 이런데 서서 담소도 나누시고...
채검 : (휘둥그레 보고 있다가 마침 옆에 와서 서는 혜리 보고) 마검, 여긴 평당 얼마야?
혜리 : 평당 얼만지는 모르는데? 엄마한테 물어봐서 알려드려요?
부장 : (기막혀) 그렇게 부동산 시세 정보를 나누고, 이?
혜리 : (와서 앉는) 우선 건배하고 식사부터 하실까요? 채검사님!
채검 : (와서 앉는) 테라스가 우리 집 보다 넓은 거 같애.
부장 : 폭탄주는 언제 마시나?
혜리 : 와인 파티라니까요? (하다) 아까 부장님 충고대로, 저는 (옷과 테이블 가리키며) 이런거 하면 딴 생각이 싹- 안 나거든요.
이검 : 오늘은 마검을 위하는 날이니까요. (잔 들며) 자-
부장 : 그려 그려, 마검을 위해서 10년 만에 와인을 마셔주지. (들고 마시는)
혜리 : 10년? 그럼 와이프 생일 때나 결혼기념일에는 뭐하셨어요?
부장 : 나 와이프 없는데?
혜리 : 어디 가셨는데요?
부장 : (멋쩍게 웃는) 원래 없었어, 있어 본 적이 없어.
이검 : 마검은 뭐 이렇게 모르는 게 많냐? 우리 부장님 총각이야.
혜리 : (놀라) 결혼 안 하셨어요? 왜요?
채검 : 못한 거지. 결혼 안하는 사람이 어딨냐? 나 같은 사람도 하는데.
이검 : (가볍게) 누구는 두 번도 할라 그러는데.
모두 : (순간 시선 윤검에게 쏠리는)
윤검 : (헉 당황하는, 시선 돌린다는 게 혜리 보는)
모두 : (시선 따라서 혜리 보는)
혜리 : (당황해 어? 하는데)
진검 : (자기도 모르게 시선 돌리며 와인 잔 들어 쭉 마시는)
모두 : (그 기세에 진검 보는)
[시간 경과]
접시에 놓인 음식들 절반 이상 남았는데 부장과 채검은 느끼해서 질린 듯 손놓고 맥없이 앉아있고
이검은 앞 접시에 덜어서 잘 먹고 있고 진검은 와인 홀짝거리고 있다.
혜리 : 왜 그만 드세요? 모자랄까봐 양 충분히 시켰는데.
부장 : 양이 문제가 아니라 양념이 문제야.
혜리 : 간이 안 맞으세요?
부장 : 마검아, 나 김치 좀 주라.
혜리 : (바로) 김치 없는데요?
모두 : (헉! 해서 보면)
혜리 : 여기서 김치 먹을 일이 거의 없어서요.
부장 : (미치겠다) 으아... (어쩔 줄 모르는)
윤검 : (웃는) 김치 사다 드려요?
채검 : 편의점 한참 걸어가야 있든데.
이검 : 옆집 아랫집 아는 집 없어?
혜리 : (슬쩍 인우 테라스 쪽 보면 등 켜있다. 인우가 집에 있다는 뜻이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일어서는)
S#39. 인우 빌라 앞
마음 편한 얼굴로 현관 벨 누르는 혜리. 잠시... 현관문 열린다.
혜리, 편한 얼굴로 인우 나오기 기다리는데
제니 : (문 열고 나타나는 미소로) 안녕하세요?
혜리 : (헉 놀라는) 아...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제니 : (여유) 웬일이세요? (일부러 인우 얘기 안하고 보는)
혜리 : 아 그게... 뭐 좀 서변한테 빌릴 게 있어서요...
제니 : 그래요? (힐긋 뒤돌아보고) 인우 샤워 중인데, 필요하신 게 뭐에요? 가서 물어볼께요.
혜리 : (샤워 중인데? 당황한) 아니에요, 됐어요. 별거 아니에요... (얼른 돌아서는)
S#40. 인우 빌라 (저녁)
문 닫고 돌아서는 제니, 소파 쪽으로 간다. 집안 조용하고 인우 없다.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소파로 가서 앉는 제니, 질투로 그런 게 아니다. 인우를 위하고 혜리의 감정 변화를 느꼈기 때문...
S#41. 혜리 빌라 (저녁)
묘한 기분으로 시무룩하게 들어오는 혜리, 뒤돌아본다.
혜리 : (혼잣말) 샤워?... (어처구니없는) 친구라드니... 뭐야?... (기분 이상하다)
S#42. 인우 빌라 (저녁)
쇼핑백 들고 들어오는 인우. 제니, 테라스 쪽에서 다가온다.
제니 : 마혜리, 제법 검사가 적성에 맞나 봐? 검사들 다 왔다.
인우 : 검사들이, 마검 집에?
제니 : 집들이 하는지.. (신기하다는) 형사5부 사람들하고 어울리기도 하고.
인우 : (별일 아닌 듯) 그래?...
제니 : (갑자기 냄새 맡은 듯) 응? (너? 하듯 인우 보고 쇼핑백 보는)
인우 : 배고팠지?
제니 : (생각도 못했던) 서인우! 이거 사러 갈려구 나 먼저 들여보낸 거구나?
인우 : (어깨 탁 치며) 들어가자.
S#43. 혜리 빌라 테라스 (저녁)
기대하는 얼굴로 나란히 혜리 쳐다보고 있는 부장과 채검.
혜리 : 그냥 드셔야겠어요, 김치 없대요.
윤검 : (어딜 갔다 온 거지? 보는)
부장 : (버럭 성질내는) 이러니까 일본한테 김치 종주국 자리를 뺏기는 거야! 어떻게 말야, 민가에 김치가 없어 김치가!
혜리 : (왜 저렇게 화내는지 모르겠는, 벙해서 보면)
윤검 : (라면으로라도 달래야 하는) 마검, 집에 라면은 있나?
혜리 : 있을 거에요. 접때 사온 거 보니까 몇 개 산거 같드라구요.
부장 : 채검, 라면 끓일래, 나가서 김치 사올래?
채검 : 김치요. 저는 불 앞에 서있는 거 진짜 싫어요. (안으로)
부장 : (쫓아 들어가며) 쏘주하고 맥주 몇 병도 사자.
갑자기 테이블에 혜리, 윤검, 이검, 진검 순으로 둘러앉아 남겨진다. 이검은 인우 테라스 등지고 앉아있다.
혜리 : (많이 남은 음식들 보며) 그냥 중국집에 시킬 걸 그랬어요.
윤검 : 왜, 두 사람 빼고 다 잘 먹었는데.
진검 : (앞 접시에 음식들 담아만 놓고 거의 손도 안 댔다)
혜리 : (속상한) 선배님도 한식만 드세요?
인우 테라스에서 인우 모습 나타난다. 혜리네 테라스는 일갈도 안 하고 자기네 테이블에 사온 음식 세팅하는 듯 움직이는 인우.
(제니는 앉아있는 설정으로 이 씬에서 안 보입니다)
윤검, 인우 테라스에서 인우 보고 놀라며 굳어진다. 동시에 인우, 윤검과 딱 눈 마주친다. 팽팽하게 서로를 보는 두 남자.
윤검 시선 따라 갔다가 인우 보는 혜리, 제니 본 뒤라 묘한 느낌이고. 진검은 또 혜리 보고 있다.
이검, 등 돌린 채 앉아 있다가 세 사람의 묘한 시선 느끼고 뒤돌아보려는데 진검, 슬며시 일어나서 피하듯 안으로 들어간다.
이검, 자기도 더 있을 수 없는 분위기... 진검 따라 안으로 들어가고.
S#44. 인우 테라스 (밤)
테이블에 인우가 사온 미국 가정식 치킨 스프와 홍합스튜, 팬케익, 샐러드 등 놓여있고 제니, 맛있게 스프 먹고 있다.
잔에 와인 따라 주는 인우.
제니 : (너무 반가운) 정말 이 맛이야.
인우 : 조금만 긴장하면 아무 것도 입에 못 대는 그건 언제 고칠래?
제니 : (명쾌한) 미국 돌아가면! 여긴 (음식들 가리키며) 이런 게 없잖아.
인우 : 한국 음식이 그렇게 입에 안 맞아?
제니 : (감정 담긴) 한국 엄마가 해준 음식을 먹어봤어야지. 날 키워준 건 미국 엄마야.
에이미가 만들어 준 이 치킨스프, 스튜, 팬케익이라구...
인우 : (마음 안다) 알았으니까 우선 먹고 얘기하자, 너 종일 굶었어.
제니 : (혜리 테라스 쪽 보며) 오늘 같은 날 여기서 이런 얘기하려니까 좀 그러네.
인우 : (담담한) 무슨 상관이야... (하지만 적극적으로 얘기 꺼내진 못하고)
S#45. 혜리 빌라 테라스 (밤)
얘기하고 있는 윤검과 혜리.
윤검 : 서인우 이사 간다고 하지 않았나?
혜리 : 아 그거요? 그랬는데요, 제가 안가도 된다고 했어요.
윤검 : (이해 안 되는) 마검이 가지 말라고 했어?
혜리 : 그게 사실은요, 얼마 전에 어떤 남자가 제 집에 들어와서 며칠 살았던 적이 있어요.
윤검 : (놀라) 뭐?
혜리 : 아무 일 없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암튼 그때 서변이 와서 잡아줬거든요.
그러고 보니까 위에 살면서 저한테 나쁘게 한 것도 없고, 무서울 때 쓸만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살라고 했어요.
윤검 : (의아한) 왜 나한테 전화 안했어?
혜리 : 네?... (생각도 못했던 부분이다) 아... 그게 선배님한테 안한 게 아니라요, 서변 집이 가까워서 그런 거에요.
바로 위니까 훨씬 가깝잖아요.
윤검 : (납득 안 된다) ...그냥 살라고 했어... (갸웃하는)
S#46. 인우 빌라 테라스 (밤)
인우의 시선으로 혜리 빌라 테라스에 둘이 약간 가까이 앉아서 얘기에 열중하고 있는 혜리와 윤검 보인다.
무의식중에 자꾸 혜리 쪽 테라스 바라보게 되는 인우. 제니, 안 됐다는 듯 본다.
S#47. 혜리 빌라 단지 앞 (밤)
집에 가려고 나와서 서있는 검사들. 혜리, 배웅하고 있다.
부장과 채검, 완전 만취했다. 부장 부축하고 대리 기사가 준비 중인 부장 차에 태우 려는 윤검사. 채검은 이검이 맡았다.
채검 : (취한) 기타 동네 셋, 한 동네 셋! 삼 대 삼이구나..
부장 : 니들 한동네 셋!... 뒤죽박죽이야, 제대로 해...
이검과 윤검, 부장과 채검사 뒷좌석에 태우고 이검, 앞좌석에 타고 적당히 인사 남기고 떠난다.
혜리, 윤검, 진검도 적당히 인사한다.
혜리 : 휴... (하고 둘 보며) 한동네 셋만 남았네요.
진검 : (어느 정도 취한, 둘 사이에 끼고 싶지 않은) 선배님은 마검 뒷정리 좀 도와주고 오시죠?
윤검 : (당황해서 혜리 보는, 아직 둘 미묘함 아무도 모르는 줄 안다)
혜리 : 아니에요? 깜깜한데 같이 가셔야죠.
진검 : (그런 부담은 주기 싫다. 펄쩍 뛰는) 됐어! 내가 너냐? 나 합기도 태권도 합이 5단이야.
선배님 저 먼저 갑니다! (뛰어 가는)
윤검 : (벙해서 보는데)
혜리 : ...얼른 따라 가세요...
윤검 : (진검 혼자 보내긴 그렇다) 그래... 간다. (돌아서는)
혜리 : (보고 섰는, 종종종 앞서 가고 있는 진검 뒷모습 보고 서있는)
S#48. 거리 일각 (밤)
뛰어가는 진검. 뒤에서 ‘진검사!-’ 부르는 윤검 목소리 들리지만 모른 척 뛴다.
혜리와 있고 싶은 윤검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인데... 눈물도 난다.
윤검 : (뒤에서) 진검- (하다) 정선아!
진검 : (더 뛰는 것도 이상한 꼴이다. 멈춰서는, 얼른 눈물 말리고)
윤검 : 같이 좀 가자! (다가오는)
진검 : (돌아서며, 천연덕) 하도 먹었더니 속 거북해서 운동 좀 할려구요.
윤검 : (평소답지 않은 진검 이상했던) 난 또 화났나 했다.
진검 : 제가 그럴 일이 뭐가 있어요? (다시 가며) 좀 있다 오시지 그랬어요? 괜찮다니까...
윤검 : (멈칫 보는)
진검 : 전 뭐 눈치도 없는 줄 아셨어요?
윤검 : (잠시... 인정하는, 자조적인) 사람이 참... 마음 하나 뜻대로 못 한다...
진검 : (윤검 인정에 멈칫했다가) 그럼요?... 그래서 사람이죠.
윤검 : ...그런가...
진검 : ...그렇죠...
윤검 : (뭔지 모를 느낌에 진검 보는)
진검 : (씩 웃으며) 선배님이 좋으면 되는 거에요.
윤검 : (마음 복잡한) 산다는 게... 꼭 그런 건 아니야...
진검 : (취기로 가능한) 전 그래요... 선배님이 행복하면 되는 거에요...
S#49. 빈이 방 (밤)
침대 혹은 책상에 노트북 놓고 진검이 윤중로에 가서 찍은 사진들 보고 있는 미옥과 빈, 둘 다 놀란 얼굴이다.
미옥 : 빈아, 이거 분명히 며칠 전에 그때지?
빈 : (끄덕이는) 요기 4월 **일, 맞아.
미옥 : 근데 왜 같이 간 사람 사진은 없어? 생전 안 입는 치마 챙겨 입고 나간 거 보면 남자랑 간 거 같은데...
빈 : 아줌마 치마 입으니까 이쁘다...
미옥 : (관심은 오직 하나) 같이 찍은 사진은 감춰놨나? 빈아 좀 찾아봐봐.
빈 : 아줌마 카메라에는 이거 밖에 없었어요. (궁금한 듯 갸웃하는)
S#50. 인우 빌라 (밤)
탁자에 각자 적당한 크기의 다이어리 놓고 얘기하고 있는 인우와 제니.
인우 : 최대한 변수 생각해 봤으니까 스케줄대로 진행하면 될 거 같애.
제니 : 일단 내일 내가 잘하는 게 중요하네.
인우 : (미안한 마음 장난스럽게) 너 지금 나 따라온 거 후회되지?
제니 : 엄청 후회되지. (하다) 내 인생에서 딱 1년을 친구한테 빼준 건데 뭐... 내 삶에서 가장 보람 있는 1년이 될 거야.
인우 : 이제 얼마 안 남았어...
제니 : (끄덕이며) 그래, 빨리 미국으로 돌아가자. (하품하는)
인우 : 일찍 출발해야 하니까 그만 자. 차 이리로 갖고 올 거니까.
제니 : (일어나서 침대로 가며) 매트 안 버리고 갖고 왔지?...
(침대에 가서 풀썩 누우며) 매트 깔고 자, 소파 허리 아프다... (눈감는)
S#51. 혜리 빌라 (밤)
왠지 잠 못 이루고 뒤척이는 혜리.
S#52. 혜리 빌라 테라스 (밤)
나오는 혜리, 별 생각 없이 기지개 쭉 펴며 인우 테라스 쪽 보다가 뚝 굳어진다.
자다 일어난 듯 화장기 없는 얼굴에 적당히 흐트러진 머리에 인우 셔츠 입고 서있는 제니의 옆모습.
마치 속에 아무 것도 안 입고 인우 셔츠만 입은 듯 느껴지는 제니 모습에 자기도 모를 충격 느끼고 보는데
제니, 힐긋 혜리 본다.
혜리 : (당황해 얼른 어둠 속으로 한걸음 물러서는)
제니 : (담담한 표정으로 혜리 쪽으로 몸 돌린다. 혜리 봤지만 못 본 듯...)
혜리 : (기둥 정도에 몸 가리고 제니 보는, 자기도 모르는 서운함이다) ...
S#53. 빌라 외경 (다음날, 아침)
S#54. 주차장
운전하고 가는 제니의 차, 허 번호의 렌트카다. (이 차로 고만철 추돌사고 냅니다)
인우, 멀어지는 차 향해 손 들어 보이고 자기 차로 가다가 출근하는 혜리 본다. 동시에 인우 보고 멈칫 서는 혜리.
비슷한 위치에 세워져있는 차 향해 가며 얘기하는 둘.
인우 : (아무렇지 않은 듯 인사 건네는) 어제 재밌게 놀았나?
혜리 : (퉁명) 당연한 걸 왜 물어요?
인우 : (왜 이래?) 못 물어볼 거 물었어요?
혜리 : 당연한 걸 비꼬듯이 묻잖아요! (제니는 어디로 갔어? 인우 주위 훑어보는) 그러는 그 쪽은 재미없었나?
인우 : 윤검님하고 싸웠나, 히스테릴 부리지?
혜리 : (발끈하며) 윤검님 윤검님 그러지 말랬죠? 왜 자꾸 우리 윤선배 놀리듯이 그래요? 이상한 사람이야. (차로 가는)
인우 : (뭔가 달라진 혜리 반응에 갸웃하는)
혜리 : (가방에서 차 키 꺼내면서 자기도 이상한, 혼잣말) 왜 그랬지...
S#55. 진검 집 앞
진검 집 앞에 서있는 진검의 소형 차. 윤검, 진검 집 앞에 와서 서면 진검 차에서 내려서 다가오는 진검.
미옥, 살짝 대문 열고 둘 살피고 있다.
윤검 : (? 보면)
진검 : (아무렇지 않은 척) 선배님, 저 오늘부터는 선배님 차 못 타고 다니게 됐어요.
윤검 : 왜?
진검 : (미리 준비한 대로) 아침 저녁 시간 되는대로 운동하기로 했거든요.
윤검 : (뜬금없이) 운동이라니, 갑자기 무슨 운동?
진검 : 수영도 배우고 헬스도 하고, 체력 관리 좀 하려구요.
윤검 : (뭔가 이상하지만) 그래?...
진검 : (꾸벅 인사하며) 그럼 검찰청에서 뵙겠습니다. (차로 가는)
윤검 : (뭔지 모르지만 석연치 않은 느낌에 갸웃하는)
미옥 : (희망으로 윤검 유심히 보는)
S#56. 지방 일각
한적한 지방 도로 일각. 한쪽에 낡은 대포차 세워놓고 공중전화하고 있는 고만철, 모자 푹 눌러쓰고 있다.
저만치에 세워진 차 안에서 보고 있던 강실장, 핸드폰 건다.
고만철 : 인천항?... (불안한) 그렇게 나가있기 까지 해야 되냐?
S#57. 마상태 사장실 + 지방 일각
고만철과 통화하고 있는 마상태.
마상태 : (고만철 안심시키고 단속하는, 카리스마) 몇 달만 나가있어, 뒷일 걱정 말고. (잠시... 단속하는) 그래, 거기.
올라올 때 사람들 눈에 튀지 말고 조용히 올라와.
고만철 : 그건 걱정 마. 지금 바로 출발한다... (끊는, 차에 타고 출발하고)
마상태 : (핸드폰 내려놓으며 굳어지는, 생각 할수록 이해 안 되고 기막힌) 뜬금없이, 이런 일이 없었는데 왜 이제 와서...
(낭패스럽고)
S#58. 도로 + 고만철 차 안
추월할 수 없는 지방도 정도.
운전해서 가고 있는 고만철. 도로에 차량 거의 없는데 앞차 안전속도 유지하며 답답하게 가고 있다.
고만철, 에이... 하며 빵빵 클락션 울리지만 끄떡도 하지 않는 앞 차. 선팅 짙어서 앞 차 운전자 누군지 잘 안 보인다.
S#59. 도로 일각 + 고만철 차 안
여전히 앞 막고 가고 있는 차. 고만철 답답해서 추월 시도하려는데 앞 차, 속도 쭉 뺀다.
고만철 : 진작 좀 그르지... (얼른 자기 차선으로 돌아오며 가속 패달 밟아 속도 올려 바싹 쫓아가는데)
앞차 : (갑자기 브레이크 밟는다)
고만철 : (놀라) 어! (하며 브레이크 죽어라고 밟지만... 앞차 범퍼 살짝 들이 밟는다. 성질나는) 아... (앞차 보다가 기겁하는)
경찰 : (오토바이 세워놓고 검문하는 지점이다. 차로 다가오고 있고)
제니 : (동시에 앞차에서 내려서 황당한 듯 고만철 돌아본다)
경찰, 제니에게 ‘괜찮으십니까?’ 하고 고만철 차로 온다.
순간 아득한 고만철, 얼른 차 문 열고 도망치려 하지만 곧바로 경찰에게 잡힌다.
피식 웃는 제니.
S#60. 혜리 검사실
황당한 얼굴로 하정란 고소 취하서 보고 있는 혜리.
혜리 : (황당한) 아니 이 아줌마는 죽어도 고소 취하 안 한다더니, 고만철 도망치고 나서 고소 취하하는 건 뭐야?...
정임 : 검사님, 부장님이 오시랍니다.
혜리 : (보는)
S#61. 부장실
불려 와서 앉아있는 혜리와 윤검.
부장 : 마검이 맡았던 사기사건 피의자 고만철이 말야,
혜리 : 네, 그거 기소 중지돼 있는데요.
부장 : 고만철이 잡혔으니까 그 사건 재기하면서 윤검이 맡았던 부실공사 건하고 병합해서 마검이 처리해 봐.
혜리 : (의외) 제가요? (윤검 보면)
윤검 : 종류 별로 해볼 수 있는 사건 해 보는 게 좋아. 마검이 수사지휘도 했고.
부장 : 그게 아니고! (농담을 진담처럼) 살인사건까지 해내신 초임이라서 사건도 격상시켜 주라고 지시가 내려왔어.
혜리 : (바로 속는다, 신기한) 정말요?
윤검 : (기막혀 피식 웃는)
부장 : (웃으며 그렇다고 끄덕이는)
혜리 : 아- 부장님.
윤검 : (나무 아파트 사건 관련 메모, 요약해 놓았던 종이 주는) 메모해 둔거야. 혹시 필요하면 보던가.
혜리 : 감사합니다. (받는)
S#62. 혜리 검사실
책상에 수북이 쌓인 나무 아파트 관련 기록 읽는 혜리, 옆에 메모 하면서 읽는다.
윤검이 준 요약 내용 종이도 놓여있고 하정란 고소 기록도 펼쳐져 있다.
혜리 : (메모하며) 고만철... 영진건설 대표, 페이퍼 컴퍼니로 불법하도급 주고 부실공사... 이상하네...
차계장 : 뭘 그렇게 보고 또 보세요?
혜리 : 윤선배님 사건이랑 병합 한 거라 잘 해야되는데, 좀 이상한 게, 평생 직업도 없이 도박 하던 사람이거든요.
그럼 명의만 빌려준 건가?
차계장 : 그런 사건 많죠.
혜리 : 그쵸? 이런 거 울 아빠한테 물어보면 바론데...
S#63. ST건설 사장실
경악한 얼굴로 핸드폰 받고 있는 마상태.
상태 : 뭐, 뭐야? 만철이, 고만철이 담당 검사가... 마혜리, 우리 혜리라구?... (잠시, 멍하니 있다가, 낮게) 알았네...
(끊는, 기막혀 일어서는, 단 한번도 예상조차 못한 일이 일어났다. 두 손으로 책상 짚어 지탱하고 눈 부릅 뜬 채) 왜 하필..
(낭패스런, 누군가 쏘아보듯 허공 쳐다보는)
S#64. 강가 (이른 새벽)
파르스름한 새벽빛에 잠긴 강가에 앉아있는 인우, 손가락 담궈서 강물 어루만지듯 하고 있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 담은 부드럽고 따뜻한 미소 띤 얼굴로 아버지 추억하는 인우...
S#65. 구치소
구속복 차림으로 초조하게 앉아있는 고만철.
경찰 : (들어와서) 고만철씨, 변호인 접견 있습니다!
S#66. 접견실
양복 차림으로 고만철과 마주 앉아있는 마상태 측 변호인. 뭔가 수군거리며 앞으로 할 행동 지침 전달하고 있다.
마상태란 이름은 절대 말하면 안 되고 나머진 다 알아서 해준다는...
단속과 회유, 동시에 강한 협박으로 고만철 다루는 남자. 겁에 질려 알았다고 끄덕이며 약속하는 고만철.
S#67. 혜리 검사실
구속복 상태로 조사 받는 고만철.
혜리 : 정말 말씀 안 하실 거에요?
고만철 :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혜리 : 고만철씨, 영진건설 본인이 운영한 회사 아니죠?
고만철 : (지그시 눈 감고 도 닦듯) ...
혜리 : 고만철씨 명의 가져다 실제로 행사한 사람 따로 있죠? 누구에요?
고만철 : ...
혜리 : (답답한) BH에 하도급 얼마에 줬어요!
고만철 : ...
[시간경과]
5시 35분 가리키는 시계. 지친 얼굴로 고만철 보는 혜리.
혜리 : 이렇게 계속 묵비권 행사하면, 혐의 인정하는 거나 다름 없습니다?
고만철 : ...
[시간경과]
교도관이 고만철을 인솔해 나간다.
혜리 : (나가는 고만철 보고) 구속기간에 자백 받아야하는데 작정하고 입 닫았네. (골몰하다가 문득 생각나는)
[8회 59씬에서]
고만철 : 그게요, 사실은 15년 전에 내가 사준 땅 팔아서 그 아파트 산거에요.
하정란 : 그때도 당신 돈으로 산거 아니잖아!
고만철 : (버럭) 왜 내 돈이 아냐? 내가 받은 돈인데!
혜리 : (현재, 갸웃하는)
S#68. 하정란 가게
등 돌리고 통화하면서 한 손으로 건성 탁자 등 행주질하고 있는 하정란.
하정란 : 웃겨, 이 장사 그만 해야지 하니까 장사도 안 돼. 거미줄 치게 생겼다.
혜리 : (들어오는) 실례합니다.
하정란 : (돌아서며) 순희야, 있다가 통화하자. (핸드폰 내리다가 혜리 보고 멈칫)
혜리 : 안녕하세요? 저 기억 하세요?
하정란 : 네, 검사님... (의아한) 저 그거 고소 취하했는데요.
혜리 : 그 일 때문이 아니구요, 고만철씨 다른 사건 때문에 왔어요.
하정란 : (영문 모르겠는) 다른 사건이라뇨?...
[시간경과]
하정란 : (얘기 듣고 황당하다는) 부실 공사요? (말도 안 된다는) 아니 개집이라도 지어본 사람한테
부실하다 튼튼하다 말을 해야죠. 평생 못 한번 안 박은 사람이에요.
혜리 : 그니까요. 혹시 주위에 고만철씨 명의 빌리고 사례로 목돈 줄만한 사람 없어요?
하정란 : 예? 아니 그런 걸 왜 나한테 물어요...
혜리 : 전에 고만철씨하고 대질할 때 그러셨잖아요? 15년 전에 고만철씨가 땅을 사줬다구요.
하정란 : (당황하는) 내가 그랬었나?...
혜리 : 고만철씨는 제대로 돈 번 적이 없다고 하셨잖아요. 그 때 땅 사준 사람이 누구에요?
하정란 :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아우, 난 몰라요.
(일어나 행주질하는) 그 인간 얘기 내 앞에서 꺼내지도 마요. 아주 지긋지긋해.
S#69. 혜리 빌라 일각 (밤)
지쳐서 터덜터덜 걸어오는 혜리. 벤치에 여유 있게 앉아서 보리 음료 뚜껑 따던 인우, 혜리 본다.
인우, 계획과 관련해 혜리 대할 때는 적당히 절도 있고 말투도 조금 달라집니다.
인우 : 많이 지쳐 보이십니다, 검사님.
혜리 : (인우 보는, 일순 반가운) 왜 나와 있어요?
인우 : 산책하다가. (음료수 내미는) 목말라 보이는데.
혜리 : (갈증도 났고 어느새 인우도 반가운 사람이다. 옆에 가서 앉으며 받아서 마시는)
인우 : 데이트는 아닌 거 같고, 설마 여태 야근?
혜리 : 서변 신기 없어졌네요, 둘 다 땡입니다.
인우 : (보다가) 들어가 쉬어요, 사람한테 시달려 윗층 남자도 지겨운 모양이다.
혜리 : (어?) 사람한테 시달린 거 어떻게 알았어요?
인우 : 말도 하기 싫은 얼굴인데 뭐... 신기 떨어져 도와 줄 수도 없고, 빨리 쉬게 해줄 수 밖에.
혜리 : 혹시 말 안하는 사람 말하게 하는 법 아는 거 있어요?
인우 : (별일 아닌 듯) 있지.
혜리 : (솔깃해서 보는) 있어요?
인우 : 있어요.
혜리 : 뭔데요?
인우 : (의미 있게 보는)
S#70. 혜리 검사실
혜리 앞에 앉아있는 고만철. 혜리, 전과 다르게 냉정하게 보고 있다.
혜리 : 고만철씨, 오늘도 계속 묵비권 쓰실 건가요?
고만철 : 드릴 말씀이 없어서요.
혜리 : 그럼 모든 대답은 지난 번처럼 법대로 하십시요, 할 말이 없습니다, 두 가지 중에 하나 골라서 쓸께요.
고만철 : (벙해서 보다가) 그러세요...
혜리 : (혼자 묻고 답하듯 하는) 영진 건설은 유령회사로 고만철씨는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명의만 빌려주신 거죠?
(바로 대답하는) 할말이 없습니다.
고만철 : (멈칫해서 보는)
혜리 : 그 사람이 자기 대신 고만철씨가 법적 책임을 져주면, 그 대가를 충분히 주겠지만,
만약 본인 이름을 발설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했죠?
고만철 : (비슷한 내용이라 언뜻 흔들려서 보는)
혜리 : 법대로 하십시요, 맞죠?
고만철 : ...네...
혜리 : 그 사람은 고만철씨가 나무 아파트 관련해서 검찰 소환 전화를 받았다고 하니까
당분간 도망쳐서 숨어 있어라, 라고 했죠? 지명 수배 된 후에는 밀항 시켜 주겠다고 했죠?
고만철 : (어떻게 알았지? 놀라 보는)
혜리 : 그 이유가 고만철씨를 이용해서 몇 달 안 남은 이 사건의 공소시효를 넘기기 위해서 라고 말해 줬죠?
고만철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혜리 : (못 들은 척 계속하는) 공소시효를 넘길 때까지 고만철씨가 잡히지 않으면,
그 사람은 영진 건설로 인한 형사 책임을 면하게 된다는 걸 알고 있었죠?
고만철 : (그 생각까지는 못했다) !...
혜리 : 민사 또한 현재 본인 명의 재산이 없는 고만철씨 덕분에 십 원도 지불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것도 알고 계셨죠?
고만철 : (서늘해지는)
혜리 : (여기서 탁 정색하고) 근데 그 사람은, 그 정도로 덕봤으면 고만철씨한테 최소 20억은 줘야 할 거 같은데,
얼마 준댔어요?... (마지막 떠보는, 이 정도면 말도 안 된다는) 일 억?
고만철 : (쪽집게처럼 집어냈다. 굳어지고)
[시간 경과]
교도관이 인솔해서 나가는 고만철.
혜리,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나고 말았다... 허탈하게 앉아있다.
S#71. 복도
교도관과 엘리베이터 향해 걸어가던 고만철, 문득 멈춰 선다.
잠시 갈등하고 섰다가 뭔가 결심한 듯 혜리 검사실 쪽 뒤돌아보는 고만철.
S#72. 혜리 검사실
혜리 앞에 앉아있는 고만철.
혜리 : 고만철씨가 대표로 등록 돼 있는 영진 건설은 서류로만 존재하는 회사죠?
고만철 : 네.
혜리 : 고만철씨는 실제로 회사 운영을 하신 적이 없구요.
고만철 : 없습니다... 저는 명의만 빌려줬을 뿐입니다.
혜리 : 누구한테요?...
고만철 : (숨 꿀꺽 삼키는)
혜리 : 고만철씨한테 명의를 빌려달라고 했던 사람이 누구죠?
고만철 : 마상태요.
혜리 : (너무 말도 안 되는 이름이라) 누구요?
고만철 : 마, (하다) 그러고 보니까 검사님도 마씨네요. ST 건설 마상태 사장입니다.
혜리 : 마.. 상태?... (아버지 이름 다시 확인하고 경악하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