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중심지는 사방으로 고속도로가 원형을 이루며 한 바퀴 돌아가고 있다. 고속도로는 도시 중심지에서 북대전 나들목에서 회덕 분기점~경부고속도로 하행선~비룡 분기점~대전 남부순환 고속도로~판암 나들목~신내 분기점~안영 나들목~서대전 분기점~호남고속도로 상행선을 경유해 다시 북대전 나들목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대전 중심지를 에워싸고 있는 고속도로 바깥으로 북쪽 신탄진 방면을 제외한 3 개 방향으로 산들이 둘러싸며 대부분은 대전광역시 경계를 이룬다. 서쪽 우산봉~갑하산~도덕봉~백운봉은 공주시와, 남쪽 장태산은 논산시와, 만인산은 금산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고, 옥천군과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는 식장산(食藏山·597.5m)이 있다.
식장산은 대전시 남동쪽에 솟아 있어 예전부터 대전시민들은 식장산 위로 뜨는 해를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하고, 식장산 위로 뜨는 달을 보고 하루를 마감했다.
이 산 이름은 음식을 조금 담아 놓고 잠시 기다리면 음식이 몇 배로 불어나게 하는 식기가 묻혀 있어 식기산, 또는 먹을 것을 감추고 있다는 뜻에서 식장산이라 불리었다 전해진다. 전설은 이렇다.
먼 옛날 식량이 부족했던 시절 늙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젊은 부부가 이 산자락에 살았다. 이들 가족에는 아들도 하나 있었다. 식구들 끼니를 염려하던 부부는 아들보다는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아들을 산에다 묻으려고 땅을 파다보니 땅속에서 그릇이 나왔다.
괴이한 생각이 든 부부는 아들을 다음날 데려다 묻기로 하고 산에서 내려왔다. 그 날 밤 무심코 땅속에서 캔 그릇에 담뱃재를 털어놨는데 아침에 보니 담뱃재가 몇 배로 불어나 있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릇에다 음식을 조금 담아놓고 밖에 나갔다오니 음식이 몇 배로 불어나 있었다. 하늘도 효성이 지극한 젊은 부부에게 감탄해 요술그릇을 내려준 것이었다.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고 잘 먹고 잘 살던 부부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더 욕심을 부리지 않고 그릇을 산 어딘가에 다시 묻었다고 한다. 그 후부터 식기산이라 불렀다는 전설이다. 또는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국경이었던 이 산에 군량미를 숨겨 놓았다는 이야기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고, 불교와 관련이 있는 이름인 법장산으로 불렸다는 설도 있다.
식장산은 대전시 경계를 이루는 산들 중 가장 높다. 정상에는 방송 3사 및 통신회사 중계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이 중계시설 때문에 정상은 출입할 수 없다. 그러나 정상 옆으로 등산로가 잘 나있어 등산을 즐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등산코스는 중간에 천년고찰도 구경하고 정상까지 거리가 가까운 산 서쪽 대성동 코스와 산행거리는 길어도 완만한 산길로 이어지는 산 북쪽 세천유원지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대성동 삼거리에서 동쪽 ‘고산사 800m’ 안내판이 있는 골목길로 들어가 세인주택 앞을 지나면 대전 남부순환고속국도 아래 굴다리를 빠져나간다. 굴다리를 빠져나와 오르막길로 약 15분 올라가면 고산사(高山寺)에 닿는다.
고산사에서 동쪽 식장사 안내판 방면 오르막길로 들어가 10분 올라가면 식장사에 닿는다. 절 앞에서 오른쪽 산길로 약 50m 올라가면 바위지대 앞 능선길에 닿는다. 능선길은 오른쪽 사면으로 이어진다. 사면길로 약 100m 가면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대성약수터에 닿는다.
약수터를 지나 사면길로 3분 오르면 평행봉과 철봉대가 있는 식장산 남서릉 능선에 닿는다. 여기에서부터 능선길을 따라 25분 올라가면 정자에 닿는다. 정자 옆에는 북서쪽 판암동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서쪽 아래로 대전시내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정자를 뒤로하고 15분 더 오르면 해돋이전망대(바위지대)에 닿는다. 정상에서 불과 50m 거리다.
정상을 대신하는 해돋이전망대에서 휘둘러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남동으로는 대전시와 충북 옥천군 군서면 경계를 이루는 곤룡재 능선 너머로 서대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남으로는 대전~통영간 고속국도와 남대전 나들목이 내려다보인다. 남대전 나들목 오른쪽 멀리로는 만인산 산릉 뒤로 완주군 대둔산이 시야에 와닿는다. 서쪽으로는 보문산과 대전시내 뒤로 도덕봉과 계룡산이 조망된다.
해돋이전망대에서 동쪽 약 30m 아래에서 정상을 왼쪽으로 끼고 횡단길로 이어진다. 정상 아래로 불과 20~30m 거리밖에 안되는 사면길을 따라 5~6분 거리에 이르면 동릉으로 올라서게 된다. 동릉으로 불과 2분 거리에 이르면 ‘←세천유원지 4.1km’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내려서면 50m 거리에서 중계소로 가는 도로와 만난다.
삼거리에서 동릉을 따라 10분 더 나가면 삼각점이 있는 578m봉을 지나간다. 578m봉에서는 북쪽 세천동 가는골 너머로 대청호가 보인다. 동으로는 한국통신탑이 있는 565m봉 뒤로 독수리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삼각점을 뒤로하고 능선길을 따라 10분 거리에 이르면 한국통신탑 봉우리 남쪽 사면으로 이어진다. 사면길을 따라 5분 가면 다시 능선 위로 올라선다. 정면으로 독수리봉이 보이는 동릉을 따라 2분 거리인 외딴 무덤을 지나면 세천동 방면 가는골로 내려가는 길과 남쪽 용수암으로 가는 길이 갈리는 사거리 안부를 밟는다.
사거리 안부를 뒤로하고 15분 더 나가면 주능선은 남동쪽으로 굽돌아 이어진다. 독수리봉 반대방향으로 가는 듯 느껴지는 이 능선으로 5~6분 거리에 이르면 주능선은 왼쪽으로 굽돌아 이어진다. 오른쪽 아래가 수십 길 절벽지대다. 노송군락이 안전시설을 대신하는 절벽 위 능선을 타고 5분 거리에 이르면 가는골 방면 계곡길과 만나는 삼거리 안부에 닿는다.
삼거리 안부에서 거의 북쪽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능선길을 따라 15분 올라가면 30여 평 공터인 독수리봉 정상에 닿는다. 삼각점(보은 456)이 있는 독수리봉 동쪽 아래는 수직 절벽이어서 펼쳐지는 조망이 일품이다.
북동으로는 고리산(환산·581.4m)이 경부고속국도와 함께 시야에 와닿는다. 남동으로는 옥천읍이 멀리의 팔음산, 백화산, 포성봉과 함께 조망된다. 남으로는 분지를 이룬 군서면소재지와 서대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서대산 왼쪽 멀리로는 백두대간을 잇는 황악산과 민주지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독수리봉에서 하산은 남쪽 삼거리 안부로 내려선 다음 북서쪽 가는골로 내려서는 길이 가장 많이 이용된다. 올랐던 길로 8~9분 되내려서면 삼거리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가는골로 발길을 옮기면 빽빽하게 들어찬 수림지대 아래로 계곡길이 이어진다.
가는골 일원은 생태보전림으로 지정된 곳이다. 계곡 주변에는 갈참나무와 졸참, 떡갈, 신갈나무 등 각종 참나무류와 때죽나무, 산초나무, 산벚나무, 찔레나무, 그리고 하단부로 내려설수록 아카시아, 고욤, 비목, 팽나무, 갯버들, 으름덩굴 등이 수해를 이룬다.
계곡길은 오솔길에 가깝다. 폭이 대체로 널찍하고 거의 평탄한 길로 이어진다. 산길을 따라 25분 내려서면 동쪽 도계능선(독수리봉 북릉)에서 내려서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북으로 난 길을 따라 계류를 두 번 건너가면 아카시아 군락이 나타난다. 이곳은 5월이면 계곡 전체가 아카시아 향기가 계곡을 뒤덮는 곳으로 유명하다. 오솔길을 따라 35분 거리에 이르면 세천저수지를 오른쪽으로 끼고 내려간다. 세천저수지를 지나 100m 거리에 이르면 세천유원지 뒤로가든(식당)이 나온다.
뒤로가든에서 서쪽 좁은 도로를 따라 5분 나오면 세천상회 앞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대전남부순환고속국도 아래 굴다리를 빠져나오면 4번 국도에 닿는다. 4번 국도에서 서쪽 내리막 방면으로 2분 거리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가면 동신고교 입구인 버스종점이다.
대성동 삼거리를 출발해 고산사~식장사~정자~해돋이전망대에 오른 다음, 동릉~565m봉~독수리봉~가는골~세천저수지~세천동으로 하산하는 산행거리는 약 10km로, 4시간30분~5시간이 소요된다.
■ 교통
고산사 방면=대전시내에서 510번(중촌동~목동 사거리~대전세무서~도청~대전역~인동 사거리~효동 사거리~가오동~대성동~면허시험장~대별동~구도동), 130번(목원대학교~유성~정부청사~목련아파트~충남고교~삼전동~중촌동~보문 오거리~옥계동) 및 마전으로 운행하는 50번, 501번, 구도동으로 운행하는 510번, 510-1번 시내버스 이용, 대성동 삼거리 고산사 입구에서 하차. 요금 650원.
세천유원지 방면=726번(와동~읍내동~대화동~농수산시장~대전역~부사동~대전대학교~동신고교), 828번(서대전여고~태평동~서대전역~도청~대전역~대동~대전대학교~동신고교), 829번(서대전여고~태평동~호수돈여고~도청 이후 828번과 노선 같음) 시내버스 이용, 종점인 동신고교 입구에서 하차.
■ 식사
세천유원지 뒤로가든식당(273-8886), 보리밥과 토종닭 전문인 향나무집(273-1477), 세천상회(274-8478), 해뜨는 언덕에서(273-2259) 등 이용. 뒤로가든식당에서 오리백숙(25,000원), 토종닭백숙·옻닭(각 20,000원), 메기매운탕(대 25,000원, 소 20,000원), 해물파전(6,000원), 도토리묵·생두부(각 5,000원), 청국장·비지장·우럭된장(각 4,500원), 보리밥(3,500원), 찹쌀과 좁쌀 동동주(각 1병 6,000원), 막걸리(1병 3,000원) 등을 판다.
828번 버스종점 맞은편 우정주유소 옆 함경도집 판암분점(284-3371)에서는 설렁탕과 갈비탕이 전문이다.
대성동에서는 고산사 입구 세인주택 옆에 있는 우리숨두부(282-3181) 이용. 보리밥도 판다.
■ 고산사
고산사(高山寺)는 신라 정강왕 1년(886년) 도선국사가 창건했다. 그후 조선조 인조 14년(1636년) 수등국사(守登國師)가 중창하면서 절 규모를 키운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경내에는 대웅전(유형문화재 제10호), 극락보전, 양성각(兩聖閣), 범종각 등 건물이 있다. 대웅전 앞 왼쪽에는 2기의 부도가 있다.
대웅전 안에는 흙으로 빚어 만든 소조(塑造) 여래상이 모셔져 있다. 대웅전 북쪽 벽에는 순조 15년(1815년) 청도 운문사에서 만든 후불탱화가 걸려 있다. 대웅전은 앞면 3칸에 옆면 2칸인 크기다.
이 지방 불교 건축물로는 유일한 다포양식 건물이다. 대웅전을 고칠 때 발견된 ‘법장산 법장사(法藏山 法藏山)’라고 쓰인 문구가 나와 식장산과 고산사의 옛 이름을 짐작하게 된다.
해발 약 300m 높이에 있는 고산사에서는 서쪽으로 보문산이 시원하게 마주보인다. 널찍한 주차장이 있어 절까지 자가용으로 올라와 식장산을 다녀오는 등산인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