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이 본 53선 지식 25, 40. 장흥 보림사 소견
장흥 보림사 뜰이 이르니
바람이 불어와서 도량은 낙엽으로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고 있는 그 모습
나에게 내려준 체징 보조의 선물이네
이 법당 저 법당에 부처님을 참배해도
보림사 주지 스님은 보이지 않고 보림사를 찾아오는 관광객
그들은 소리를 지르면서 떠들고 있네
장흥 보림사는 체징 보조 스님이 있었는데
오늘날에 대한불교조계종 종주라고 칭하는
전진사에 거주하고 있던 도의 국사
실로 체징 보조의 노스님이었네!
당나라에서 급거 귀국하였는데 신라에서는 쿠데타가 발생하여
당나라 승려들을 귀국하여 경주에는 머물러 있지 못하고
경주에서 아주 먼 곡으로 거주하게 하였던 시대
장흥에 거주하고 있던 손자는 조계종이라는
종명을 사용하기에 이른다,
장흥 보림사를 창건한 것은
신라 시대에 가장 명망이 있는 승려로서
장흥에서는 차를 생산하기도 했던 차 승
장흥에 차 생산을 독려하기도 했다
장흥 법당 앞에서 바라본 하늘
가을이 문턱에 이르는 하늘이지만
낙엽의 색깔은 아주 번해 있으니
계절의 옷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네
대한불교조계종을 전승하고 있는 도의 국사의 손자
체징 보조의 탑비 앞에 서 있으려니 그날에 참뜻
신라를 중심으로 선승들을 길러낸 장흥 보림사
내 마음은 어느덧 멀리 가 있는 신라 시대의 선승들
그들을 친견하려고 하나 아무도 없네!
나는 저 멀리 당나라 시대 천태산에서 수행하던
천태스님을 가슴 속 깊이 모시고 있는 날
나에게 주어진 것이란 바로 나를 안고
어딘가로 가는 구름을 안고 살아야 할 운명
그날을 그렇게 기다리고 있음을
장흥 보림사 뜰에 나타난 태양
그날을 기억하게 하는구나
체징 보조 선사의 위대한 수행 정진은
천태산에서 수행하고 있던 천태스님을 그리워하던
고려대각국사의 간절함을 연상하게 하니
진전사에 숨죽이면서 수행하던 선승
당나라에서 강제로 이끌어 왔던 선승
지금도 그날을 기억하게 하는구나
장흥 보림사에 낙엽이 바람에 날리고 있으니
진전사에 온몸을 숨기고 있어야 했던 도의 국사를
위대한 전법을 전승하는 인연의 도량이네
2023년 12월 26일
출처: 불교평화연대 원문보기 글쓴이: 진관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