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의 '사람의 아들'과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최후의 유혹'을 읽었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최후의 유혹'을 읽게 되었는데,
그 소설을 읽고 난 후 25년 전 신학과 1학년 때 읽었던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이 생각나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최후의 순간, 악마로부터 유혹을 받는 모습을 소설가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카잔차키스의 소설은
한때 교황청으로부터 금기서적으로 분류될 정도로 그 내용이 파격적으로 여겨지기까지 합니다.
아울러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 역시
아하스 페르츠라는 인물이 예수님 시대와 동시대를 살아가며 예수님을 유혹하는 사탄으로 여겨지는 소설적 상상력으로
예수의 인성이라는 차원의 문제를 다루는 소설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셨지만 동시에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오시고
인간으로서 겪어야 했던 그 수난과 고통, 죽음에 이르는 모든 순간에 이르기까지
그 일련의 순간들을 성서는 구체적으로 전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설은 작가적 상상력을 통해 예수님이 그 순간 느끼셨던 유혹들과 고통
그 모든 일련의 순간을 생생히 그려내 하나의 작품으로 빚어냅니다.
누군가에게는 신성을 모욕하는 모독죄로 비쳐질 수 있겠으나
저에게는 인간 예수님이 우리와 똑같은 인간 존재로
어떻게 그 모든 순간을 이겨내셨는지 느끼고 상상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 시기
이 소설을 여러분들의 사순 시기 묵상의 꺼리로 제시해 드림이 또 하나의 신성 모독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작가적 상상력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