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받은 게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99년 여름이 마지막으로 기억되는데…. 감회가 새롭습니다.”
호랑이 특급마무리 오봉옥(33·해태)은 수상소식에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벌써 프로야구만 10년째이고,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지난 일주일 동안 한국 프로야구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는 것이 흐뭇하기만 하다.
오봉옥은 지난 한 주간 4경기에 나와 4연속 세이브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해태가 거둔 4승 모두 완벽한 뒷문단속으로 지켜낸 것이다. 총 7이닝 동안 10탈삼진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의 특급피칭. 스포츠투데이는 ㈜매일유업 협찬으로 5월 셋째주 주간 MVP로 해태의 뒷문지기 오봉옥을 선정했다.
오봉옥은 지난주 활약을 포함,21일 현재 1승 10세이브(11SP)로 구원부문 단독 3위에 올랐다. 방어율도 2.20으로 뚝 떨어뜨렸다.
오봉옥에게 전담마무리는 올시즌이 처음이다. 그만큼 김성한 감독 등 해태 코칭스태프의 기대가 컸던 것이다. 하지만 초반에는 흔들렸다. 비록 패전은 없지만 후배들의 점수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하거나 위태위태한 모습을 종종 보였다.
오봉옥은 5월 들어 새로운 결심을 했다. 어려운 팀 사정에도 투지 하나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제 몫을 하겠다는 것. 오봉옥은 자신의 결의 표시로 ‘만족할 때까지’ 얼굴수염을 깎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한 제주도 돌하르방의 ‘수염파워’가 초반 해태돌풍에 힘을 배가시킨 것이다.
오봉옥은 “팀이 이겨서 좋고,무엇보다 고참으로서 후배들의 선전을 지켜냈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좋은 상을 준 스포츠투데이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봉옥은 수염 깎는 시기를 한국시리즈 진출 때까지 연장하겠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했다. 오봉욱에게는 5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