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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월드컵의 열기가 눈앞에 도달했다. 단지 몇주일만 지나면 전세계인의 축제가 막을 열 것이다. 이미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의 엔트리는 모두 발표됐다. 대한민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딕 아드보카트에 선택 아래, 최후의 23인이 발표되었고 세네갈을 시작으로 월드컵 본선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을 시작한다.
지난 시간에,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엔트리를 분석해보았다. 이번 시간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개최국 독일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 아르헨티나
- 페케르만은 무엇을 보았는가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의 최종 엔트리를 보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페케르만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다면 국민들은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에 그의 동상을 세운 후 키스할 것이다. 그러나 실패한다면 국민들은 그의 목을 치게 될 것이다."
마라도나에 이와 같은 말대로 이번 아르헨티나의 최종 엔트리는 어딘지 모르게 석연치 않은 구석을 담고 있다.
사네티와 사무엘, 데미켈리스의 탈락. 국제 대회에서 얼굴을 드러내보이며 활약했던 골리 룩스의 탈락은 그다지 큰 이변이 아니라 말할 수 있을 정도다.(어차피 아본단지에리의 1번 자리가 확실한 상황에서 서드가 유력했던 룩스였기에)
사네티와 사무엘, 아르헨티나 수비 라인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는 두 선수의 탈락은 많은 축구팬들을 경악하기에 충분했다.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지도 모르는 사네티를 제외하고, 비록 레알 마드리드에서 좋지 못한 시즌을 보냈지만 이탈리아로 컴백해 주전으로 활약하던 사무엘을 제외한 페케르만의 의중은 무엇일까?
거기에 그가 선발한 수비라인은 쿠프레나 부르디소 같은 이름들이 올라가 있다. 소속팀에서 활약중인 쿠프레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소속팀에서 별다른 활약조차 보이지 못하고 있는 니콜라스 부르디소의 선택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과연 페케르만은 부르디소에게서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활약하던 사무엘 이상의 무엇인가를 본것일까? 스칼로니에게서 마지막 월드컵이 가지는 의미와 풍부한 경험, 세리에A 최고 선수로 꼽힐 정도의 능력을 가진 자네티 이상의 무엇인가를 본 것일까?
어쩌면 페케르만은 사네티와 사무엘을 전력외적인 인물로 생각했을지 모른다. 아르헨티나 출신 스타라고 부를 수 있는 그들은 비록 실력은 출중할지 모르나 페케르만의 생각과는 부합되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현역 스타 출신이 아니었던 페케르만에게 이런 사네티와 사무엘의 기용은 껄끄러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차원을 넘어서 그들의 탈락은 축구팬들이나 아르헨티나 팬들 모두에게 아쉬움이 될 수밖에 없다.
데미켈리스의 탈락 또한 아르헨티나의 전술 운용에는 차질을 빚게 만들 수 있다. 현재 아르헨티나 최종 엔트리가 보유한 홀딩 미드필더는 캄비아쏘와 마스체라노, 잠재적으로 콜로치니까지 세 명. 그러나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기 위해선 캄비아쏘와 마스체라노 카드가 제격인데, 이들이 받쳐야 할 선수가 다름아닌 후안 로만 리켈메다.
이미 거친 압박 속에서 홀딩들의 다양한 보호 속에서 진정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리켈메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데, 페케르만은 단지 이 두명만으로 토너먼트를 진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일까?
올 시즌 바이에른의 공격이 좀 더 폭발적이고 위협적이었던 것은 데미켈리스의 역할이 컸다. 그만큼 올 시즌 놀라울만한 활약을 펼쳐준 것이 그였고, 아르헨티나의 전력 예상에도 빠짐없이 들어가던 선수가 바로 그였다.
올 시즌 부상으로 고생했던 마스체라노를 생각해본다면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 게다가 센터백까지 겸직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성 기질까지 갖춘 데미켈리스의 탈락은 페케르만의 의중을 알 수 없는 선택과 맞물려 아쉬움을 만들어내고 있다.
스쿼드 상으로 봤을때 팬들의 입장에서 아르헨티나의 전력은 분명 100%는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우승을 노려볼만한 전력은 갖추고 있다. 몇차례의 평가전에서 허점을 보였긴 했지만 수비진이나 생각해볼 필요조차 없는 탄탄한 허리 라인, 테베즈와 크레스포가 이끄는 공격 라인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팬들이 예상할 수 있는 100% 전력을 구축해내지 못한 것은 페케르만에게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그가 만약 자신의 생각대로, 자신의 의지대로 뽑은 이 스쿼드로 독일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마라도나의 말처럼 아르헨티나의 팬들은 그의 목을 칠것이다.
골키퍼
로베르토 아본단지에리 (Boca Juniors), 레오 프랑코 (Atletico Madrid), 오스카 우사타리 (Independiente)
수비수
니콜라스 부르디소 (Inter Milan), 가브리엘 밀리토 (Zaragoza), 후안 파블로 소린 (Villarreal), 파브리시오 콜로치니 (Deportivo), 레안드로 쿠프레 (AS Roma), 로베르토 아얄라 (Valencia), 가브리엘 에인세 (Manchester United)
미드필더
막시 로드리게즈 (Atletico Madrid), 에스테반 캄비아소 (Inter Milan), 후안 로만 리켈메 (Villarreal), 리오넬 스칼로니 (West Ham), 루초 곤잘레스 (FC Porto),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Corinthians), 파블로 아이마르 (Valencia)
포워드
리오넬 메시 (Barcelona), 헤르난 크레스포 (Chelsea), 카를로스 테베즈 (Corinthians), 하비에르 사비올라 (Sevilla), 훌리오 크루즈 (Inter Milan), 로드리고 팔라시오 (Boca Juniors)
◎ 브라질
- 우승후보, 우승할 수 있을까?
강하다. 역시나 강하다. 혹자의 말처럼, 빠진 선수들로만으로 선수를 구성해도 충분히 모든 팀들에 경계 대상이 될만할 정도로 브라질은 그 어떤 국가도 범접할 수 없는 탄탄한 스쿼드를 지녔다.
축구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알 수 있는 이름들이 스쿼드에 가득하다. 호나우딩요와 호나우두, 카카와 아드리아누, 주닝요와 에메르손, 카푸와 카를로스, 루시우와 디다…
브라질의 축구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호나우딩요와 카카, 아드리아누와 호나우두 이 네 사람이 주축이 되어 이끄는 공격 라인은 그 어떤 공간과 위치에 속박되어 있지 않는다. 서로 그때 그때 알맞는 위치를 지비고 들어가 공격의 활로를 찾고 득점으로 연결시킨다.
뭐 하나 구애 받는 것이 없다. 삼바와 같은 리듬 속에 그들은 단지 공과 골을 위해 움직이고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분명 약점은 있다. 마스체라노에 꽁꽁 묶인 호나우딩요, 베스트멤버의 브라질이 패했던 것처럼.
첫째로 브라질의 공격의 주축이 되는 선수는 주로 카카와 호나우딩요, 호나우두와 아드리아누인데 본선 경쟁을 뚫고 올라온 타 팀들의 수비는 브라질이 상대하던 팀들의 레벨과는 차이가 있다. 실제로 브라질이 유럽 팀들과 평가전을 가진 적이 없다는 것은 이런 문제점을 조금 더 크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강하다. 세계 올스타급 수준의 4명의 공격수들이 너무나 빠르고, 너무나 정확하고, 너무나 화려하며 너무나 완벽한 수준의 공격을 펼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막강함을 아는 상대가 엄청난 수준의 수비를 보여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무적의 그들이 막힐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카를로스와 카푸가 동시에 출장했을때의 이 두 공격적인 윙백에 완벽히 맞지 않는 조합, 그리고 전체적인 수비라인 역시 문제점으로 제기될 수 있다. 카를로스는 많은 팬들이 알다시피 오버래핑에 나서면 좀처럼 돌아오지 않으려고 하는 기질을 가지고 있는 공격적인 성향의 윙백이고 카푸도 폭넓은 활동량으로 커버하긴 하지만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거기에 루시우나 주앙 등의 센터벡 라인 등을 생각해보자면 브라질의 포백은 잉글랜드나 이탈리아 등의 포백에 비해 나은 점은 없어 보인다. 거기에 카를로스와 카푸 조합이 출전했을 때 보여준 전술에 완벽히 융화되지 못하던 모습, 뒤에 대체하고 있는 시싱요와 질베르투는 수비의 안정감을 되찾겠다고 말한 페레이라[브라질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다.
세트 피스 시에 득점도 많았던 브라질로써는 세트 피스 상황에 잘 준비된 유럽 수비수들을 상대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 또다른 공격 루트를 찾아내는 것도 관건이다.
하지만 브라질은 브라질이다. 상대 감독이 머리를 쥐어싸매게 만들만큼 강력한 공격진을 구축했고, 공격라인에 비하면 떨어질지 몰라도 그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하지 않은 수비진도 보유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들 역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작은 문제점일 뿐 큰 제약이 될 순 없다.
거기에 예선 무대에서 부진하다 본선 무대에서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며 우승을 차지하던 전 대회의 브라질을 생각해본다면, 이번 월드컵에서도 그런 문제점을 상쇄시켜줄 막강한 공격력을 보여줄지 모른다.
그들이 우승 후보 0순위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신할 수도 없다. 공은 둥그니까.
골키퍼
디다 (AC Milan), 줄리오 세자르 (Inter Milan), 호제리우 세니 (Sao Paulo)
수비수
카푸 (AC Milan), 시시뉴 (Real Madrid), 루시우 (Bayern Munich), 주앙 (Leverkusen), 로베르토 카를로스 (Real Madrid), 질베르투 (Hertha Berlin), 크리스 (Lyon), 루이장 (Benfica)
미드필더
에드미우손 (Barcelona), 주닝요 페르남부카누 (Lyon), 에메르손 (Juventus), 제 호베르투 (Bayern Munich), 질베르투 실바 (Arsenal), 카카 (AC Milan), 히카르딩요 (Corinthians)
포워드
호나우도 (Real Madrid), 호빙요 (Real Madrid), 호나우딩요 (Barcelona), 아드리아누 (Inter Milan), 프레드 (Lyon)
◎ 독일
- 개최국, 그리고 클린스만
독일 대표팀 선수로써 클린스만은 최고의 커리어를 지녔지만, 감독으로썬 아직까지도 의문을 가지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미 매끄럽지 못한 전술 운용과 선수 관리, 그리고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패배하면서 거센 비난 여론에 시달리고 있는 클린스만은 결국 23인의 선택을 내렸다.
브라질의 대항마로 꼽히던 서독의 찬란하던 역사를 뒤로 했지만, 여전히 국제 대회에선 강한 것이 바로 독일이다. 리그 최고 공격수로 자리잡은 클로제와 미드필더 라인의 핵 발락 등의 존재는 여전히 그들이 얕잡아볼 수 없는, 상위 토너먼트 진출이 가능한 전력으로 평가받을만한 이유다.
옌스 레만, 올리버 칸이 경쟁을 펼치던 주전 골리의 자리는 결국 올 시즌 신들린 방어력을 보여준 레만의 손에 넘어갔다. 올리버 칸의 장기 독재에 많은 나이임에도 그다지 많은 경험을 쌓지 못한 것이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많은 선수 생활동안 쌓은 경력과 올 시즌 그가 챔피언스리그와 리그에서 보여준 능력을 보았을때 주전 발탁은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수비 라인에서는 노보트니의 재등장이 인상적이다. 한때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았지만, '십자인대 부상을 가장 많이 당한 선수'라고 화자될 정도로 부상에 부상을 겪었던 그의 복귀는 인상적이다. 비록 잦은 부상으로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경험으로 다져진 노련한 수비가 그런 문제점을 충분히 상쇄해줄만 하다.
하지만 뵈른스가 불화로 빠지는 등 수비 라인의 허점을 보였고, 그와 동시에 이탈리아전에서 대패한 것은 클린스만에 대한 비난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미들 라인은 발락, 보로프스키, 슈바인슈타이거, 슈나이더와 같은 선수들이 변동없이 발탁되었고 히츨스페르거가 부름을 받은 것 역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공격진에 케빈 쿠라니가 탈락된 것은 많은 팬들에겐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다.
포돌스키와 클로제의 발탁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파트너의 득점력을 극대화시켜주는 능력을 보유한 쿠라니 대신 전형적인 골게터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한케를 발탁한 것은 의문이다. 분데스리가에서의 활약도에서도 쿠라니가 그를 앞선 것이 사실이고, 공격 전술의 다양성을 기하기 위해서도 쿠라니의 선택이 더 올바른 선택이었겠지만 클린스만은 결국 그를 탈락시켰다.
오돈코어의 선택은 의외였지만 효과를 볼 여지도 충분하다 분데스리가 최고의 스피드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있는 그가, 상대 수비가 지쳐 있는 시간대에 출전한다면 말이다.
노이빌레와 아사모아의 선택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결국 이번 엔트리에서 주요 논쟁이 되는 부분은 쿠라니의 탈락인데 뵈른스의 탈락 등과 더불어 클린스만 비난 여론을 선동할만한 사항이라 할 수 있겠다.
이미 이탈리아 전 대패 이후, 독일 언론들과 여론이 클린스만을 향해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거기에 과거 네덜란드와 경합하던 시절의 서독이나, 클린스만이 선수로 뛰던 서독이 아니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하지만 클린스만이 이끄는 독일이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당분간 그의 모습은 독일 축구계에서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개최국의 감독으로써, 스타 출신 감독으로써 클린스만은 기로에 서 있다.
동료 루디 푈러는, 전 대회에서 그런 독일을 이끌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006년 독일에서 이번엔 클린스만의 차례다.
골키퍼
옌스 레만 (Arsenal), 올리버 칸 (Bayern Munich), 티모 힐데브란트 (Stuttgart)
수비수
아르네 프리드리히 (Hertha Berlin), 로베르트 후트 (Chelsea), 마르셀 얀센 (Monchengladbach), 퍼 메테르사커 (Hannover), 크리스토프 메첼더(Borussia Dortmund), 필립 랍(Bayern Munich), 옌스 노보트니 (Leverkusen)
미드필더
미하엘 발락 (Bayern Munich),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Bayern Munich), 팀 보로프스키 (Werder Bremen), 토어스텐 프링스 (Werder Bremen), 세바스티안 켈 (Borussia Dortmund), 베른트 슈나이더 (Bayer Leverkusen), 토마스 히츨스페르거 (VfB Stuttgart)
포워드
미로슬라프 클로제 (Werder Bremen), 루카스 포돌스키 (FC Cologne), 마이크 한케 (Wolfsburg), 올리버 노이빌레 (Monchengladbach), 제랄드 아사모아 (Schalke) 데이빗 오돈코어 (Borussia Dortmund)
http://paper.cyworld.com/glorymanunited
첫댓글 오- 정리해주셔서 감사:) 이탈리아나 스페인 것은 없나요? +_+
독일에 다이슬러 아쉬움이 큰..
자네티가 탈락한건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