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매월 여행하기 좋은 ‘걷기여행길’을 선정한다. 제대로 가을을
만끽하지도 못했는데 겨울이 성큼 찾아왔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내며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늦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걷는 길」이라는 테마로 11월 ‘걷기 좋은 여행길’을 선정하였다.
아직은 인적이 드문 숲길을 걷기도 하고, 억새풀을 실컷 볼 수 있는 길도 있다. 답답한 봄과 여름을 보낸 우리가 시원하다 못해 차가워진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자연히 마음의 여유가 찾아온다. 하지만 가을의 정취를 느끼는 데 심취해 잠깐이라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모두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마스크 착용을 필수며 타인과의 거리를 2m씩 두고 걸어야 한다. 이달의 추천 걷기여행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두루누비’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충청북도 단양군) 소백산자락길 6코스 온달평강로맨스길
보발리전망대에서 바라본 보발재의 전경
소백산 자락길 6구간의 시작, 모자의 모습
낙엽이 가득한 10월 중순의 길
곳곳이 붉게 물든 잎으로 가득하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
온달 장군의 무용담으로 알려진 온달산성
온달 관광지에서 만나는 옛 건물
온달 관광지 앞, 과거로의 타임슬립
경상북도 영주시에서 시작해 충청북도 단양군으로 이어지는 소백산 자락길은 늦가을 나들이객의
마음과 발길을 사로잡는 길이다. 총 11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히 제 6코스인 ‘온달평강로맨스길’은 완연한 가을의 절경을 뽐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온달평강로맨스길은 보발재에서 시작해 방터, 온달산성 등을 지나 영춘면사무소까지를 이르며 전체 약 13.8km, 일반 성인 걸음으로 4시간 정도 소요되는 길이다. 코스는 비순환형으로 단양 시외버스 공용 터미널 인근 다누리 센터 앞 정류장에서 보발리행 버스를 타고 출발지 근처까지 갈 수 있다.
출발지인 보발재는 고드너미재라고도 불리는데, 이곳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관광사진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굽이굽이 단풍길’의 배경지로도 유명하다. 또한 중반부에는 화전민촌이 있는 방터 주변을 지날 수 있는데, 불을 놓아 들풀과 잡목을 태운 뒤 땅을 개간해 농사를 짓던 화전민 생활을 느껴볼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다.
길의 후반부에 있는 온달 관광지는 온달 장군과 평강 공주의 전설을 테마로 꾸민 곳으로, 드라마 <연개소문>, <태왕사신기>, <천추태후> 등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이곳의 황궁 안에서는 온달과 평강이 살았던 시대의 의복을 입어보고 사진 촬영도 가능해, 타임슬립 여행으로 제격이다
. 온달 관광지 부근에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화장실, 매점, 식당 등이 있다. 영춘면 상리에 있는 영춘면 사무소에 도착하면 길은 끝난다. 참고로 영춘마을은 작지만, 좌측으로 남한강 줄기와 소백산의 절경을 함께 만끽할 수 있어 눈 호강을 하며 쉬었다 가기에 제격이다.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 칠산갯길 300리 5코스 불갑사길은 불갑사에서 시작, 불갑천을 따라 불갑
저수지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불갑사를 포함해 코스 전체가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불갑사길은 불갑사 입구, 일주문에서 시작한다. 불갑사는 백제 침류왕 원년인 서기 384년에 창건한 사찰이다. 인도 간다라 지방 출신의 승려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법을 전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호남 지역 최초의 사찰로 알려져 있다. 불갑사 주변으로 꽃무릇 군락지가 있어 매년 여름과 가을 사이 많은 여행객이 이곳을 찾는다. 코스 내에 불갑사 경내가 포함되지는 않지만 함께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길은 총 15km 길이의 코스로, 영광불갑테마공원과 불갑저수지수변공원 등을 거친다. 매년 가을 단풍을 감상하거나, 목가적인 분위기의 시골 풍경을 만나볼 수도 있다. 불갑천을 따라 걷고, 공원 벤치에 앉아 저수지를 감상해보자.
불갑저수지수변공원 이후로는 도로변을 따라 걸어야 하니 통행 차량에 유의할 것. 코스에서 약간 벗어난 채 불갑천 옆 임도를 거닐어도 좋다. 곳곳에서 민주열사 박관현, 영광김씨 시조의 동상 등이 있으며, 공원에는 크고 작은 조각상이 여럿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내산서원은 조선 중기의 학자이자 의병장으로도 활약했던 강항을 배향한 서원이다. 한 바퀴를 돌아 도착 지점인 영광불갑생태공원에 도착하기까지는 약 5시간이 걸린다. 순환형 코스로 구성되어 있어 시작점으로 복귀하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강화나들길16코스 제방길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바다. 낚시를 하러 나온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강화나들길16코스 제방길을 걷다보면 왼쪽으로 보이는 황금들녘
강화나들길16코스 창후리선착장 뒷쪽으로 펼쳐진 붉게물든 칠면초
강화나들길 16코스는 13.5km 남짓 되는 길로 창후여객터미널을 시작으로 계룡돈대 - 용두레마을 - 덕산산림욕장 - 외포여객터미널로 이어지는 비순환형길이다. 바다, 평야, 산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길로 가을이 한창인 시즌에 이 길을 걸으면 왼쪽으로는 황금빛으로 변한 황금 들판과 오른쪽으로는 바다를 한 번에 담으며 걸을 수 있다.(출발지점 창후여객터미널 기준)
특히 가을에는 출발지점인 창후여객터미널 뒷편과 길을 걸으며 중간중간 볼 수 있는 붉게 물든
칠면초가 장관을 이루고, 길 곳곳에서 억새들을 만날 수 있어 눈이 즐겁다. 제방길 중간에는 해안선 방어를 위해 만들어진 망월돈대와 계룡돈대를 볼 수 있는데 이곳에서 보는 주변 풍경이 굉장히 아름답다. 계룡돈대가 망월돈대보다 조금 더 높은 위치에 있어서 계룡돈대에서 꼭 주변 풍경을 내려다 보는 것을 추천한다.
덕산산림욕장은 초입에 가파른 길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걷기 무난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길이다. 도착 지점인 강화도 외포항은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은데 젓갈 수산시장, 카페, 횟집, 음식점 등이 즐비해 있으니 바다 근처에서 먹을 수 있는 신선한 재료로 먹거리를 즐겨보자.
이루러진 밭(왓)을 일컫는 제주 방언에서 비롯됐다. 초원과 삼나무·편백나무 등이 어우러진 울창한 원시림을 비롯해 긴 하천인 서중천 계곡까지 끼고 있는 이 길은 제주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머체왓 숲길은 정돈된 숲길이라기보다 곶자왈을 닮았다. 곶자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일컫는 제주 방언이다. 한남리 머체왓숲길은 곶자왈처럼 나무와 덩굴식물, 암석 등이 뒤섞여 있어 발바닥과 발목이 아플 수 있다. 간편한 옷차림에 트래킹화나 운동화가 적당하다.
마지막 구간의 서중천 습지에서부터는 왼편에 서중천을 끼고 내려오게 된다. 제주에서 바다를 옆에 두고 걸었던 적은 많았지만 숲에서 물을 옆에 두고 걷는 건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한남리 머체왓 숲길은 나무부터 물, 구름, 돌까지 제주의 모든 게 다 담긴 길이다.
천황산(1,189m)을 필두로 재약산(1,108m), 간월산(1,015m), 신불산(1,209m), 영축산(1,059m), 가지산(1,204m), 운문산(1,188m), 고헌산(1,032m), 문복산(1,0147m)까지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산들이 모여 능선의 물결을 이룬다.
햇살이 더해지면 찬란한 금빛으로 물들며 감동을 전한다. 두 눈으로도 담아낼 수 없을 정도의 규모. 대한민국 최대 억새 군락지 영남알프스 사자평원이다.
가을을 대표하는 명품 산행길 ‘하늘 억새길’은 사자평원을 지난다. 하늘, 억새, 바람, 단풍, 운무 등의 테마로 이루어진 하늘 억새길은 1구간 억새 바람길부터, 2구간 단조 성터길, 3구간 사자평 억새길, 4구간 단풍 사색길, 5구간 달오름길까지 5개 구간, 총거리 29.7km로 이루어진 순환형 탐방로이다.
사계절 내내 수려한 풍광으로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색동옷을 입은 단풍과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수십, 수백만 억새의 춤사위를 볼 수있는 추경을 으뜸으로 꼽는다. 울주의 바람에 따라 몸을 흔드는 갈대를 따라 걷다보면 죽전마을에서 재약산 정상을 지나 천황산 정상까지 오르게 된다. 한눈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지만 급경사 구간과 계단길이 있는 다소 험한 코스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