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메모장에 예고했던 조합원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ㅎ
사실 글로 써도 되는지 좀 고민했어요.
무영샘이 부담스러우실수도 있고,
의료생협에 대한 선입견이 가감없이 드러났던 사건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기분 좋은 에피소드이고,
조 밑에 올라온 회의록에서
때로는 오진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있지만 조합원의 신뢰를 통해 배운다는
무영샘의 이야기를 읽고는
써도 되겠지 싶어서 올립니다.
서론이 길었죠.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목요일에 살림의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와 근처 약국에서 처방전을 내밀었어요.
그 처방전에 쓰여 있는 "살림의료생협"을 한참 보시던 약사분께서
"여기도 병원이예요?" 라고 묻더군요.
"그럼요. 병원이예요. 일종의 비영리 병원이랄까. 협동조합으로 만들어진 병원이예요."
"아..."
그러면서 조금 망설이시던 약사분께 뭐 궁금하신 게 있냐고 물었더니
"이 처방전을 가져오시는 분들이 동네에 몇 명 있어서 궁금해서요"
그런데도 뭔가 말하고 싶은게 더 있어 보이셔서 왜그러시냐고 했더니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저한테 미에로화이바 한 병을 꺼내 주시며
어렵게 말을 꺼내시더군요.
"사실 좀 이상한 게 있어서요."
"뭔데요?"
"이 동네 의사선생님이 이 병원 얘기를 하시면서 이상한 병원, 나쁜 병원이라고 그러세요."
"왜요?"
"비의료인들이 만들어 실력없는 의사를 고용해 돈벌려고 하는 사무장 병원이 의료생협이라면서
실력도 없도 이상한 병원 다닌다며 동네에서 여기 다니는 주민들한테 막 뭐라 그러신다고 하더라구요.
협동조합은 좋은 뜻으로 만든 것일텐데 왜 그런 이야기가 들리나 하고 좀 이상했어요.
그런데 실력이 없는 건 아닌거 같아요..."
"무슨 일 있었어요?"
"약국에 오시는 환자분들 중에서 갑상선 쪽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살림의료생협에서 듣고
약을 타가시다가, 동네 의사선생님이 그 얘기를 어떻게 알고 화를 내면서 이상한 병원에 다니지 말고
나한테 오라면서 다시 검사를 한 분이 있었어요. 자기는 암소견이라며 강북삼섬병원으로 트랜스퍼를 했고
거기서도 비슷한 진단이 나왔는데 확실하지는 않았나봐요. 그래서 3개월 간 병원을 전전하다가 결국
서울대학병원까지 갔는데, 거기 의사선생님이 웃으면서 별거 아니라고 했나봐요.
결국 처음 진단이 맞았던 거죠. 그런 비슷한 일이 벌써 제가 아는 것만 두번째예요."
(그 동네 의원이 누구인지는 말씀하지 말아달라 하셨어요.
동네를 꽉 잡고 있는 오래되고 유명한 의원이더군요. 문제가 많기로도 명성이 자자한 의원인 듯..)
그러면서 그 약사분이 다시 물었어요.
"그런데 이 선생님(무영 이름을 가르키며)은 왜 개업을 안하시고...?"
"살림의원으로 개업을 하신 거예요. 협동조합으로 개업한 건
이윤을 추구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과잉진료, 3분 진료를 하지 않을 수로 있도록 1차 의료환경이
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셨던 것으로 알아요."
"아...."
그러면서 그 약사분께서는 마지막으로
"사실 이 분 뵌 적 있어요. 이 약국있는 건물 2층이 비어서, 병원자리 알아보려 오셨던 분이 맞는 거 같은데...
아쉽네요. 그때 이쪽으로 오셨으면 같이 일할 수 있었을덴데."
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동네 의원들의 음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나하나 지역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살림이 무척 자랑스러웠어요.
첫댓글 오오~ 이런 일이 있었군요! 자랑스러운 살림의원!!
호빵님도 훌륭한 조합원이자 주인이십니다. 짝짝짝짝
아아아
우와. 이런 일이 있었군요. 그리고...의료생협에 대한 그런 식의 음해를 하는 병원들도 있다는 게 충격이네요...
감동적이에요...........ㅠㅠㅠㅠㅠㅠ
의료생협에 대한 이런 음해공작이 있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습니다. 저는 처방전 받아서 호호약국에서 약을 구입했는데, 좀 멀리 있는 약국에도 가야할까봐요. 일종의 생협전파운동 차원에서^^
아아아~! 너무 멋집니다. 가끔 다른 약국도 한번씩 가줘야 겠군요오오
사무장 병원(유사의료생협)이 엄청 많은게 또 현실이기도 해서... ㅠㅠ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내년에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을 잘 해내야할 것 같아요.
살림 언젠가는 이런 날이
그런건 처음 알앗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