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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작권에 대한 인식과 권리 의식이 높아지고 저작권법 체계도 정비되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저작물 이용자들의 의식은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니 저작권자의 권리 행사로 인한 저작권 분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교회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예배 등 교회의 종교 활동에도 저작물 사용이 많아졌고,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예배 등의 온라인화가 가속화되면서 종교 활동에서 디지털 컨텐츠를 활용하거나 제작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 교회 목회자뿐만 아니라 스태프, 교인들 대부분이 교회에서 비영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니 괜찮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다가 저작권 분쟁에 휩싸이는 일이 상당히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 글을 통해 목회자와 성도들의 교회 활동에 있어서 저작권의 이해를 높이고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저작권이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이 표현된 창작물을 저작물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에게 인정되는 권리가 바로 저작권이다. 저작물의 종류는 시, 소설, 강연, 논문 등 어문 저작물, 음악 저작물, 미술 저작물, 영상 저작물, 사진 저작물,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 도형 저작물 등이 있다. 저작권은 크게 인격권과 재산권으로 나눌 수 있고, 위 각 권리는 다시 성명 표시권, 공표권, 동일성 유지권(이상 인격권), 복제권, 공중 송신권, 공연권, 배포권, 전시권, 2차적 저작물 작성권 등(이상 재산권)으로 나뉘어 여러 권리들로 구성되는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저작권을 ‘권리의 다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저작권자의 이용 허락, 즉, 동의가 필요하다. 다만, 저작권법에서는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도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여러 예외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상적으로 구입한 저작물을 개인적인 이용을 위해 복제하는 경우이다. 또한, 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해당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상업용 음반 또는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 저작물을 재생하여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다.
교회에서 이용하는 저작물
교회에서 이용하는 대표적인 저작물은 성경과 찬송·찬양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성경은 어문 저작물 중 번역 저작물에 해당할 수 있는데, 통상 성경책을 구입하거나 온라인 성경 앱(유료 무료 포함)을 구매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히 이슈가 발생하진 않는다. 찬송·찬양은 음악 저작물로서 찬송가나 복음성가 또는 가스펠, CCM 악보를 구입하여 예배와 찬양 시간에 활용하는 것으로 큰 이슈가 되진 않는다.
문제는 교회가 예배 영상 같은 것을 제작하여 온라인으로 유포하는 과정에서 컨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법적으로 허용된 저작권 이용 범위를 넘어서게 되면서 저작권자의 새로운 동의가 필요하게 된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교회에서 영상 컨텐츠의 활용 비중이 높아지면서 유튜브 등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 컨텐츠 등 온라인 컨텐츠를 편집한 영상이 예배 영상의 일부로 이용되는데 이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종종 발생한다.
또한, 교회 예배 영상이나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컨텐츠에 글꼴이나 서체 파일이 사용되는데, 이러한 글꼴의 저작권 문제로 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그리고 목회자의 설교 등도 보호되는 어문 저작물에 해당하는데 설교의 표절 문제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교회가 저작물을 이용할 때 유의할 점
교회가 저작물을 이용할 때 저작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저작물의 유형별로 살펴보자.
가. 음악 저작물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찬송, 복음성가, CCM 등이 대표적인 음악 저작물인데, 우선 교회에서 예배나 모임에서 음악을 연주하거나 찬양을 부르는 것, 그리고 구입한 음원을 틀어놓는 것은 비영리 목적의 공연이기 때문에 특별히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저작권법 제30조). 문제는 이것이 영상으로 제작되어 유튜브 등 온라인에 게시될 때 공중 송신권 이용 허락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영상 저작물에서 좀 더 살펴보겠다.
나. 서체(폰트) 저작물
일반적인 문서를 작성할 때는 정식 프로그램(ᄒᆞᆫ글이나 MS워드)을 사용하기 때문에 저작권 사용 범위 내에 있어 문제가 거의 없다. 그러나 이 역시 홈페이지나 영상에 글자나 자막으로 사용되거나 홍보물 등 인쇄물에 사용되는 등의 경우 글꼴에 따라서는 라이센스(사용권)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
따라서 온라인 컨텐츠나 인쇄물에 서체가 사용될 경우, 해당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 부여된 라이센스 범위를 넘어서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그러한 확인이 어렵다면 저작권 보호를 받지 않는(공공 영역에 있는) 서체를 활용하여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저작권 분쟁을 피할 수 있는 길이다.
다. 영상 저작물
온라인에 이미 게시되어 있는 영상 컨텐츠를 활용하거나 편집하는 경우에 자유 이용이 허락된 저작물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저작권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교회에서 찬양을 하는 모습을 온라인 영상으로 송출하거나 유튜브 등에 올릴 경우 엄밀하게는 전송권 침해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찬송가나 찬양집 등의 출판사 등 저작권자와 저작물 이용 계약을 통해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한편, 뉴스 영상, 영화나 드라마 장면 등을 편집하여 이용할 때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도 원칙적으로 저작권자의 이용 동의가 필요하지만, 컨텐츠의 일부를 짧은 시간 활용하는 것은 출처의 표시를 전제로 하여 공정 이용 또는 공표된 저작물의 정당한 사용에 해당하므로 저작권자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라. 어문 저작물
성경 구절이나 찬송가, 찬양 가사 등을 예배 화면 등에 띄워 사용하는 것은 보통 대한성서공회나 찬송가공회에 교회가 저작물 사용료를 지불할 경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저작물 출판 단체와 사용 계약 등을 체결하지 않고도 사용이 가능한지에 관한 것인데, 개인적 소견으로는 현재 번역 성경이나 찬송가 등은 편집 저작물로 등록되어 있는바, 성경 구절이나 찬송 가사 자체에 저작권이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람직하게는 성서공회나 찬송가공회와 저작물 이용 계약을 체결하고 이용하는 것이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길이다.
한편, 최근에 일부 목회자가 다른 목회자의 설교나 저서의 내용을 그대로 원용하거나 상당 부분을 자신의 것인 듯 설교 내용에 포함시켜 하는 설교가 표절로 문제 된 바 있는데, 타인의 설교나 책의 내용을 인용할 때,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반드시 출처 표시를 하고, 필요한 최소한의 분량만 인용하는 정도에 그쳐야 함을 유념해야 한다.
정재훈 변호사, 기독법률가회
이 글은 기윤실 <좋은나무>의 기사를 허락을 받고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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