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수의 셈법 ]
하수는 똑똑해야 이기는 줄 안다.
하지만, 고수는 어리석음을 이용하여 승리를 일군다.
옛날 왕실의 먼친척인 '서천령'이라는 사람이 바둑을 잘 두어 국수라고 불리어 졌습니다.
전국에서 온 기객들이 그를 이겨볼려고 달려들었지만 소문대로 적수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시골 농부 하나가 말 한 필을 끌고 그의 집에 들어오느 것 이었습니다.
농부의행색은 남루했지만 끌고 온 말은 보기드문 준마였습니다.
서천령은 어쩐 일로 왔는가 물었더니, 삼 년간 군복무를 하러 가는길에
어르신이 바둑을 잘 둔다는 소문이 자자하여 겨루어 보고 싶어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서천령은 '' 나는 내기 바둑이 아니면 두지 않는다.'' 하자,
농부가 '' 제가 타고 온 말을 잡히고 바둑을 두면 어떻겠습니까? ''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서천령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속으로 비웃으며 대국을 시작하였습니다.
농부의 실력은 짐작대로 적수가 되지못하여 두판을 내리 패하자
바둑판을 물리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소인이 졌습니다. 청컨데, 저 말을 잘 먹여주십시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때 다시 바둑을 두어 찿아가겠습니다''
서천령은 농부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준마를 얻은지라 다른 말보다 두 배나 잘 먹여 그 말은 윤기가 좔좔 흘렀습니다.
삼년이 지나자 농부가 나타나서 다시 겨루기를 청했습니다.
두 사람은 바둑판에 앉아 바둑을 두기 시작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대국은 시작 하자마자 서천령은 농부에게 아무 힘을 쓰지
못한 채 질질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천하무적을 자랑하던 서천령은 내리 두판을 손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참패하였습니다.
결국 시골뜨기에게 완패 당하고 나서야 자신의 실력이 아무 보잘 것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농부는 살이 피둥피둥 찐 준마를 끌고 나서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인이 군복무 동안 말을 맡길 곳이 없자 어르신께서 바둑을
좋아 하신다기에 이와 같이 일을 꾸며 말을 잠시 맡겼던 것입니다.
제 말을 이렇게 잘 길러 주셔서 뭐라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수룩하게 보이는 시골 농부가 천하 제일 국수 서천령 보다 한 수 위였습니다
농부는 어리석음을 이용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 반면,
서천령은 용맹을 뽐내다가 망신을 당했습니다.
농부는 자신의 총명을 어리석음으로 포장한 진짜 고수였던 것입니다.
<오늘의 가르침>
명심보감에 이르기를,
'총명하면 어리석음으로 이를 지켜야하고
용맹스러우면 두려움으로써 이를 지켜야하고
부유하면 겸손으로써 이를 지켜야한다.'
< 오늘 이야기 핵심 >
진짜 총명한 사람은 총명을 감춘다는 것.
결국, 진정한 고수는 남들의 눈에 어리석고 때로는 시시한 사람처럼 보이는 법 입니다.
ㅡ옮긴 글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