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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뒤로 버튼!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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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다.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더 이상 잊지도, 잃지도 않겠다고····
수명이 다해 죽기 전에·····
저 대지에 묻힐 그때 까지·····
기어코 잊지도 잃지도 않을 것이다.
더 이상·····
나는······
·····.
- Rain
그날 역시 비가 오는 날이었다.
회색빛 잿빛구름····.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그 무엇 하나 필요치 않다.
비가 오던, 눈이 오던, 그 무엇 하나 신경 쓰지 않았다.
덥거나 춥거나····· 그 외 배가 고프거나, 그런 것 따윈 이젠 신경 쓰지 않았다.
산다는 것 자체가 너무 허무해······ 초라해········, 초라하다 못해 허탈해,
비, 바람에 지쳐 견디는 걸 미리부터 포기하고 축 늘어진 꽃처럼···· 그날 그 회색빛 바란 길가의 골목모퉁이에 앉아있었다.
빗방울이 점차 굶어진다.
폭우가 예상 되는지 이미 길가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건 드문드문 우산을 쓰고 황급히 짐을 향하는 사람들과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
“주워줄까?”
맑기는 엄청 짜증나는 날씨·····,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보며 맞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온 건 아니다. 단지 하늘에서 굴러 떨어지는 빗방울 하나하나가 그날따라 신기하게 느껴졌기에 별말 없이 지저분한 보도를 거닐다, 그러다보니 어느 사이엔가 서서히 아프다고 느껴지는 다리를 추스르려고 어느 뒷골목의 집 계단에 앉아 있었을 뿐이었다. 단지 그뿐이었다. 헌데 앞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운 나쁘게도 마주치고 만 것이다.
그래, 내 앞에서 귀찮게 구는 이 아가씨를 말이다.
“내가 주워줄까?”
실수였다.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든 것이 큰 실수였다. 어찌되건 주운다는 말에 슬며시 들어올린 내 얼굴을 향해 그녀는 웃었다. 다갈색이 조금석인 긴 붉은 머리를 걸리 적 거리기라도 했는지 한쪽으로 한층 땋아 올린채 그녀는 분홍빛의 우산을 내게 내밀고선 허리를 조금 굳혀 나를 보고 있었다.
“품안의 그 고양이 말고 너 말이야 너”
내 얼굴에서 무언가 읽기라도 했는지 그녀는 잠시 고양이로 시선을 갔다 거둔 뒤 나를 향해 웃음 지었다. 그러고선 잡으라는 듯 손을 내민다. 신경끄고 네 갈 길을 가라는 뜻으로 시선을 살짝 돌려버릴까 했지만 관두었다. 그녀는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안 잡고 뭐해?’란 표정으로 나를 빤히 주시했다.
-뭐, 한번쯤은 상관없겠지··········.
고요하게 내리는 비 사이에서 멍하니 있는 나를 두고 탐스러운 오렌지 머리를 한층 높게 땋아 올린 그녀가 네게 손을 내밀었다. 세상이 뭔지, 사는 게 뭔지 모르는 아이처럼 멍하니 올려다보는 나를 그대로 가만히 미소 짓고 있던 그녀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더니-왠지 그렇게 보였다.- 나를 향해 높지는 않지만 조금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무시하는 거야?”
고개를 좌우로 조용히 흔들었다.
‘그럼 무시하는 거야?’ 라고 앙칼진 목소리로 묻는 그녀에게 난 그저 조용히 있을뿐이다.
이유를 모르는 그녀는 그저 조용히 나를 본다.
-내가 널 따라갈 이유 따윈 없잖아?
그렇게 쏘아줄까 하다가 말은 나에게 그녀는 손을 잡아끈다.
내가 가만히 있자 끌다만 손을 그대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하얀 입김이 잿빛 허공에 피어오른다. 한숨을 내쉬는 그녀는 춥기라도 한지 붉은색이면 정처 없이 예쁠 파랗게 변한 그 작고 도톰한 입술을 살짝 떨었다. 때문이었는지 기억은 없지만 나는 품안의 고양이를 더욱 꼭 껴안으며 어느 사이엔가 그 자리에서 덜덜 떨고 있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안 데려가?”
사람의 손이 따뜻하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았다.
몇 칠을 같이 있던 걸까?
-그런데서 뭘 하고 있던 거야?
묻는 그녀에게 나는 나직이 시선을 돌려버리고 말았다.
아무것도 몰랐으면 했기에, 더 이상 나에 대한 일은 몰랐으면 했기에,
초라했다. 초라하고 또 초라했다.
산다는 것 자체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이곳에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그 모든 것이 지금의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초라하게 느껴진다. 멍하게 있는 나 때문에 그녀는 기분이 개운해지지 않았는지 더 이상은 묻지 않고 내 입술을 살짝 훔쳤다. 그 후,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녀에게선 딱히 느껴지는 건 없다. 단지 이곳에 있다는 것뿐, 이 곳에 살아서,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뿐, 무언가 철학적인 생각으로 변모해가는 듯한 내 머릿속은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리라···· 나 또한 이해하지 못하리라, 나 자신인데도 불구하고·········
-이럴 때야 말로 정말 허무하다.
사람들은 다들 정신없이 살아간다. 그건 나또한 마찬가지··· 자신의 업무에만 충실히 기여하는 개미떼처럼 나 또한 치이고 치이며 살아왔다. 지겨운 일상들, 탈출하고 싶다.
“뭘 그리 빤히 쳐다봐? 내 얼굴이 그렇게 예쁘던?”
평범하다고는 생각 하지 않는다. 그 물음의 직후 그녀야말로 나를 빤히 주시한다.
못생겼다고는····· 할 수 없는 외모, 사람은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던가? 하지만 차린다면 나름대로 타인을 끌어들이기 쉬울 외모, B컵? C컵? 나름대로 풍만한 가슴과 꽉 조여입고 있어서 드러나는 허리선은 매력적이긴 매력적이다.
뭐, 내 취향은 아니다만······,
그녀는 계속 아무말도 없자 짜증이라도 났는지 내 어깨를 과하게 붙잡았다.
조금····아플 정도이긴하다.
“이봐요 젊은 오빠, 무시하는 거야, 앙? 나한테 한번 먹혀보고 싶어서?”
그건 것은 절대 아니다.
사람은 왜 이렇게 말이 많은 걸까? 말이 많지 않고 서야 살아갈 수 없는 걸까? 어떤 녀석이든 상관없이 성대를 뭉개준 다음 약 1달간 독방에 가두어 두고 실험해보고 싶다. 어떤 인간이든 말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내 앞에 알짱거리는 이 여자, 어쨌든 무시하기도 하자.
내가 살짝 몸을 뒤로 밀어주었다.
“헤에~ 해보겠다는 거야?”
뒤로 넘어갔던 그녀는 장난 끼 넘치게 웃는다.
살짝 풀어 헤쳐진 내 와이셔츠 사이로 가르다란 그녀의 손가락이 들어왔다.
역시····· 그리 재밌진 않을 것 같다.
생각했던대로·····
‘갈거야?’
오후의 일이었다. 그렇게 물어오는 그녀에게 안 간다는 짧은 말과 함께 의자에 않아 아침을 먹는다. 내 아침시간이란 이런 것이다. 학교란 곳에 가지 않은지 이미 오래·······, 보름이 훨씬 넘은 걸로 기억한다. 그저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따분한 일상·····따위 이미 너무 익숙해졌다.
그녀는 이래뵈도 큰 병원의 의사란다. 때문에 아침 일찍 자신의 직장을 위해 나간다. 덕분에 아침마다 혼자 지내는 게 대다수, 아침식사 또한 혼자, 혼자하는 일엔 이미 진절머리 날 만큼 익숙한 나이지만·······
-역시 싫은 건 싫은 거다.
부모란 존재는 내겐 없다. 바라고 싶지도 않다. 아직까진 생존해있는 그들을 더 이상은 높게도, 낮게도, 한번이라도 나를 봐주었으면 하는 일말의 소원, 그런 것 따윈 이미 포기해버렸다.
‘딱딱한 집은 더 이상 싫어, 차라리 이런 게 나아··········,’ 그 생각을 벌써 몇 번인가 했던가? 이젠 생각하기도 싫다.
내 아침식산 그렇게 끝난다. 아침식사가 끝나면 할일은 마땅히 없다. 당연하지 않은가? 가출한다면 말이다. 물론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재산으로 묵을 곳을 찾아야겠지만 이미 구한지 오래····, 또한 재산이라고 하면·····
나는 힐끔 사각진 방안의 구석으로 시선을 옴겼다.
갈색으로 된 큰 가방, 겉보기엔 무거워 보이겠지만 안에는 너무도 가벼운 나무 몸체가 들어있을 것이다.
나는 가방을 열고 그것을 들어올렸다. 그것은 언제나 똑같이 가벼웠다.
바이올린.
내 소중한 단하나의 친구, 여섯때의 생일 이후 거의 떨어진 적이 없던 소중한 나의 벗, 이것 외엔 의지할 것이란 내겐 없다.
차가운 ‘그 집’에서 내가 이것을 얼마나 의지했는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하리, 이것의 곱다란 음색은 언제나 평온하다. 나는 이때가 제일 기분이 좋다.
정말로, 제일로 좋다. 세상에서······
생각이 바뀌어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사이엔가 나는 운동장에 들어서있었다.
웅성거림, 나는 이 웅성거림이 싫다. 뭐가 그렇게 신기 하다는 건지? 학교오는 인간이 그렇게 신기한가? 자신들도 다니고 있지 않은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뭐, 어거지로 이해할 생각 또한 없지만···, 들어선 건물 안에서 또한 시끄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냥 돌아가 버릴까?’ 란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지만 오랜만에 여기까지 온 수고를 생각해서라도 그 충동을 억눌렀다.
억지로······.
그대로 복도를 거닐다 아는 녀석이 보였다. 그쪽도 나름대로 나를 봤는지 앞서 이야기 하고 있던 상대를 가볍게 보낸 뒤 그는 내 쪽으로 다가왔다. 오랜만이라는 듯 생글생글 웃으면서, 그는 내 어깨에 손을 살짝 올려놓는다. 큰 키의 그는 씨익 웃는다.
왜 그렇게 웃는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사악해 보이는 건 물론이다.
“어이, 오랜만에 보는데?”
“그렇지.”
“그런데 너, 누구였더라?”
잠깐······그대로 휘청인 것 같다. ‘그럴거면 처음부터 아는척하지 말라고.’ 그는 그런 내 태도를 가볍게 무시하고는 나에게 누구냐는 듯이 물어온다. 물론 입으로가 아닌 표정으로····일종의 독심술로 물어오는 그를 나는 잠깐 멍청히 쳐다봤다. 내가 응답이 없자 그는 곰곰이 생각과 상념에(?) 잠긴다. 그러다 몇 분이 지난 뒤 겨우 생각났다는 듯 웃으며 내 이름을 부른다.
잘생겼지만 딴판으로 요구르트 두뇌인 가우리가 확실하다고, 전혀 변하지 않는 녀석이라고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모든 게 귀찮아져서 나는 대충 상대하고는 교실로 발을 옴겼다. 교실역시 시끄러워지기는 마찬가지였다. 30몇 가지의 시선이 한번에 쏟아지는 것을 느끼며 내 자리로 발걸음을 옴기는 나를 가우리는 생글생글 웃으며 가로막는다. ‘왜?’하고 내가 묻자 ‘여긴 내 자리야 이제 네 자린 내 뒤의 뒤라고’ 웃는 얼굴이 청승맞기 그지없다. 옴겨진 시선에는 내 짐들이 정리된 채 깔끔하게 돼있는 하나의 자리가 보였다.
분명 여자애들이 그리해놨을 것이다. 한심하면서도 웃긴 짓, 그렇게 한다면 말이 라도 걸어줄 것 같은가? 뭐, 가끔가다가 그런 인간이 있겠지만 나는 다르다.
성큼성큼 왠지 모를 짜증을 참으며 책상으로 걸어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시야 한켠이 붉게 물들었다.
“오랜만이네? 제로스”
생글생글 웃는다. 두 녀석은 -가우리 포함-확실히 닮았다.
‘오랜만’ 짧은 말을 듣고 그녀는 빙글 웃는 그대로 돌아섰다. 내게서 돌아선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그에게 다가선다. 그러고 입을 열려는 찰라, 옆 반의 친구인 실피르 어쩌고 하는 여자에게 끌려가고 만다.
말을 하려면 빨리하지, 뭘 그리 망설여서 할 이야기도 못하고 끌려가나? 한심하기 짝이 없다. 무료한 표정으로 나는 시선을 하늘로 향했다. 푸르기도 푸르다. 등교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를 귓가에서 흘려들으며 멍하니 있던 나는 곧 들어온 담임에게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곧이 그대로 끌려가야만했다.
주의, 설교를 가장한 잔소리, 일종의 정신 공격을 40분 째 저항도 차마 하지 못하며 받은 나는 어느 사이엔가 담배를 입에 무는 눈앞의 담임을 가장한 인간을 눈치 못 채도록 흘겨봤다. 담배를 문 담임씨는 품안을 뒤적이더니 라이터를 꺼내 들었고 이어 불을 붙이려는 순간 옆 칸에 앉아있는 여선생의 째려보는 시선을 느끼고는 냉큼 꼬리를 내린다.
산다는 것은 이처럼 한심한 짓이다. 어느 누가 그랬던가? 남자란 불쌍한 존재라고···· 여자라서 행복하다고, 상황이 상황인 만큼 확실하다. 눈앞의 그는 조용히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휴지통에 버리지 않고 품속의 담배 봉지에 도로 집어넣는다.
·············저러니까 애인이 없는 거다.
순간적으로 쏘아주려는 내입을 조용히 틀어막는 나를 그는 왜 그러냐고 물어왔지만 잘근잘근 이를 움직이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답한다.
그는 나를 뚤어지도록 쳐다본다. 그런 이 인간의 태도, 짜증나는 것은 더 할 나위없다. 빨리 교실로 돌아가고 싶은 내 생각을 알아주지 않는 담임씨는 몇 번을 들어도 똑같은 설교를 또다시 늘어놓으려고 한다.
-차라리 날 죽여라 죽여 인간아, 당신 선생 아니야? 1교시 수업은 어떻게 된 거지? 수업 귀찮으니까 나한테 볼일 있다는 핑계로 애들 자습시켜놓고 땡땡이치는 거 정답 맞지?
그렇게 묻고 싶었건만······ 학생이란 신분으로서는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하고 참아 낼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하늘은 푸르기도 정말 푸르지········
‘누가 했던 말이었더라?’
오전의 수업을 모두 마치고의 점심시간은 나에게 최고의 기분으 선사한다.
지금의 기분은, 나름대로 좋다.
수업을 몇 시간씩 자주 땡땡이치며 몇 칠을 빠진 나에게 선생들의 잔소리는 상당했다. 뭐, 그렇다고 해도 정의로 똘똘 뭉친 한 칸 아래 학년의 선도부장 아가씨의 잔소리보다는 몇 배는 훨씬 나지만······ 그래도 역시 잔소리는 싫다.
“아···?”
잠깐이지만 볼가에 머문 차가움에 졸라 정신을 차렸다.
차린 끝에 돌린 고개에 따라 눈앞에 서있는 그녀····
“여기 있었네?”
리나 인버스, 붉은 머리를 바람에 휘날리며 손에든 캔을 하나 내게 건내 준다. 손에 있는 음료를 시원스럽게 마시면서 그녀는 저만치 나를 따라하는 것처럼 하늘을 올려본다.
오늘따라 바람이 심상치 않다. 그 걸 느끼는지 안 느끼는지 그녀는 그렇게 멍하니 앉아 있었다.
“무슨 일이지?”
“너야말로?”
“뭔가 할말이 있어서 날 찾았을 거 아냐?”
그 말에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뭔가 대꾸할 말이라도 찾는 중인지 생각에 잠긴 듯싶었는데, 내가 착각했는지 그녀는 아를 보며 뭐하고 지냈는지 등을 물어온다. 대꾸해줄 의지라든지의 따위는 내게 없다. 지금 눈앞에 있는 상대는 언제든 남인···· 아니 처음부터 나와 아무 상관없는 -그녀는 가우리와 아르바이트 하면서 알게됐다.- 인간이다. 또한 내게 있어 흥미나 관심조차 끌지 못하는 가슴도 빈약한 무능한 존재[....]-말했다간 죽을지도 모르겠다.-일뿐······ 정정하겠다. 그녀에게 관심가는 건 딱하나있다. 머릿결, 볼때마다 부드러워 보이는 그 머릿결, 관리를 도데체 어떻게 하는 걸까? 그 것 만큼 그녀에게 궁금한 것은 없다. 다른 것 들은 모두 평범하기 짝이 없다. 어쨌든 때문에 아무말도 없는 나를 향한 그녀의 가려리·······진 않지만 눈치 있는 시선이 느껴진다. 나는 속으로 조금 심술 굳게 웃었다. 어차피 반년후면 헤어질 그대여, 내게서 뭘 알고 싶은가? 속으로 헛소리를 지껄이며 평범하게 웃었던 듯싶다.
헌데, 정말로 궁금하기라도 했던가? 언제부터 친했는지 는 상관없다는 듯한 태도로 그녀는 내 볼 살을 꼬집은 채 쭈욱 잡아당기며 어서 불라고 투정부린다.
이런 타입의 여자는 귀찮기 따름이다. “네게 말할 의리따위나 선심따윈 없어.”짧게 쏘아주자 그녀는 양 볼을 부푸리며 인상을 쓰더니 째려보기 시작한다. 금방이라도 욕설이 튀어나올 것 같은 얼굴 표정, 참기라도 했는지 그녀는 표정을 풀면서 기운빠진 얼굴과 목소리로 바꾼다.
“뭐, 그리 중요한게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런 것 쯤은 이야기 해줘도 상관없잖아? 물론 네가 ‘남의 사생활 침해다.’라는 등의 멋없는 말을 한다든지 한다면 뭐라고 떠들진 못하겠지만·.”
‘사생활 침해’라··· 참 좋은 어투다. 어쨌든 그것을 나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며 아직 마시지도 열지도 않은 캔 콜라를 이미 다 마셔서 발에 밟혀 찌그러진 캔 옆에 놓았다. 그녀는 그것을 보면서 마셔도 되냐고 묻는다.[····]
이봐, 그럴거면 내껀 왜 가져 온 거냐? 어찌됐든 나는 별로기에 건네주었는데, 그녀가 캔 뚜껑을 따자마자 시원하게 터져 나오는 검은 액체········흰 거품을 뿜으며 콜라가 터져버렸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아까 손이 심심해서 흔들었었는데······· 운도 지지리도 나쁜 아가씨이다. ‘너, 정말 이러기야!?’ 내가 뭘 잘못했는데?[··] 다행이 교복에는 얼마 묻지 않았지만 머리 윗부분이 쫄딱 젖은 그녀는 열이라고 받았는지 -당연하긴 하다.-부들부들 떤다.
그녀를 제쳐두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디가!?’ ‘운동장 계수대’ 짧게 대답한 뒤 옥상에서 나섰다.
지금 시각은 약 12시 되기 10분 전, 시간은 충분하다. 뭐, 전부 말리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그 끈적한 기분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는 있을 것이다. 빈손으로 -그 사이에 캔은 버렸다.-자기 머릴 부여잡고 내뒤를 졸래졸래 따라오는 그녀는 물을 틀어주자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머릴 헹구어 낸다. 얼마 지났을까? 다 헹구었는지 일어선 그녀는 네게 다시 한번 인사했다.
들리는 소문과는···많이 다른데? 그런 생각과 함께 무시해버리는 나의 행동이 역시 맘에 안 드는 듯 그녀는 인상을 찌푸렸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난, 타인을 그리 믿지 않는 성격이다.
우웅, 조금 졸리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옥상으로 다시 숨어 올라가서 낮잠 좀 자야겠다. 모자르면 수업 떙떙이 치고, 내가 발을 옴겼을 때, 그녀가 또 나를 붙잡았다.
“또, 뭐냐!? 용건만 간단히 말해 할말 없으면 붙잡지 말고, 안 그러면 무슨 짓 할지 몰라.”
자제 못한 나의 짜증석인 목소리가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순간 주춤, 아주 약간이지만 그녀가 뒤로 물러섰으며 조금 겁먹은 듯한 시선····, 어째서란 의문을 가진 직후 그녀의 두 눈동자를 통해 나도 보았다.
내 눈동자, 원인은 눈이었던 것, 이번엔 내가 주춤했다.[···] 타인에게 잘 보이지도, 나도 별로 보기 싫은 이 눈······에 살기 띤 것을 처음 보고 조금 굳은 것 같다. 쫄은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놀라서라고 치자.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 아니····”
기분을 깨기 위해 말하는 나를 그녀는 더 듬 거리며 부정한다. 뻔하다. 내 눈동자, 이래서 싫었던 것이다 학교오기가, 칫, 혀를 차며 이미 살기가 띄어있는 눈을 그대로 하고 몸을 돌렸다.
그 후 두 눈을 살짝 감았다.
“저, 저기 제로스.”
또 부른다. 저 여자, 귀찮은 여자,
“이봐, 볼일 없으면 부르·······”
“나, 상당 좀 해주면 안 될까?”
간절······어린 표정········왠지 서슴서슴 풍겨오기 시작하는 애원어린 눈초리가 너무도 소름 돗는다. 예비종이 그제서야 울린다. 젠장, 잠자긴 글렀다. 이거, 전부 눈앞에 있는 이 여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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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에에........
단~중편으로 끝날수도 있고, 잘하면 장편으로 끝날지도 모를 몇칠동안 골머리를 썩혀가며 머릿속에있는 것들을 겨우겨우 정리해가며 맘에 쓰는 도중에 들지않아 지웠다가 다시섰다가 지웠다가를 수도 없이 반복했던 초졸작의 작명 [잔,중,장편?] Rain을 여시서 선보입니다! <-
정말 애써가면서 써댔습니다.
이꺼쓰느라 A4용지를 몇장이나 날려먹었는지............헌데, 역시나 맘에 안드는 군요, 이거;; 지금이라도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쓰고싶기도 하지만, 그랬다간 제가 못버틸것같은 생각이 문득 드는;;;;
어쩄든 고달펐습니다[개인적으로;;;;]
짧지만 여기 까지 읽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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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서 눈 썩으신 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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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무려 첫타입니다 ㅠ.ㅠ 현대적인 배경에 우울한 제로스군요 설정이 신선해서 좋아요^^ 다음편이 기대되요~
아하하, 칭찬 감사합니다^^ 헌데, 우으음,,,, 다음편이 나올라나요? 그걸 아직 못정했.....(죽어라고 밟힌다.) 어쨌든 감사드려요/ㅁ/
다음편이 너무 기대되요!! 린제님~~~ 사랑해요~ 다음편을[탕!] 제로스가 우울해보이니 좋아요!(총살) ㅛ!()
다음편이 나올지 안나올지는 모릅니다려....<- 아하하하하........우울증 걸린 제로스군.........을 나타내 보고싶었........[생각했던 것과 정 반대다<-;;]
호오~ 분위기상 '제르인가?'했지만... 역시 언니는 제로리나로군-ㅅ-b<-
난 제로리나를 사랑한다오♡ 참고로 우울증 걸린제로스(?)를 표현...[이지메 당한다.]
오오 -멋지다 누님! 으하하, 눈 썩기는, 잘 쓰누만!!(운다) 미워!<-야
오오옷!! 렌지양 여기까지 읽어준거 수고했어/ㅅ/ 근데 지금이라도 안과 가는게 좋을듯.......<-
...........왠지 강도가 약...(뭘바라는거냐!!!!!!!!!)-자, 만약 이거 한편으로 끝내면 식칼들고 쫒아가주겠어!!!!(...?)
왠지 한편으로 끝날것같은...........<- 안심하시게 열심히 다른것을 쓰고있으니!! 뭐, 내가 올릴지 않올릴지가 문제지만....<-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헌데 위에서 말했듯이 다음편이 나올지는.....;;;
우히히힛, 잘 읽었어//ㅁ// 그런데 위에.. 빗방울이 굶어졌다,에서 웃었..(먼산)
자잘한 오타는 애교로♡ [세세하게 밟힌다]
상당히 재밌을거 같군요 ㅋㅋ 기대됩니다!!!!!!!
기대하신다니 감사드릴따름/ㅁ/ 읽어주신것 또한 감사합니다!
린제언니! 우어!! 이거 그 때 말한 그거야?!?!?[-_-;;;]
응, 그때 말한 그거야....엄청 허접한겨....;;
멋진걸요, 일인칭시점이 재밌어요ㅇㅅㅇ 이왕이면 길게, 다음편은 꼭 올려주시길!(반짝) 마침 시험 끝난날이었는데 좋은소설 보고가요'ㅁ'♪
과,과분한 칭찬의 말씀;;;;; 어쨌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