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불법 뒷채 가진 주택소유주들 사면해준다
▶ 허가 없이 증축된 단독주택 내 보조유닛 양성화
▶ 모니카 로드리게스 시의원 ‘ADU’ 조례안 발의, 거주 유닛 부족·렌트비 급등 문제 해결 방편으로
2022/12/13
LA의 극심한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불법으로 증축된 ADU를 양성화하는 법안이 시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로이터]
LA 시의회가 극심한 주택난 해소를 위해 그동안 허가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불법으로 증축된 단독 주택 내 보조 거주용 유닛(ADU)을 양성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한다. 불법 ADU의 양성화를 통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렌트 물량 공급을 늘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LA 지역의 렌트비 부담을 줄이는 효과와 함께 불법 꼬리표를 단 주택 소유주들에게 사면권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향후 입법 추진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부동산 전문 매체 ‘더 리얼딜’은 모니카 로드리게스 제7지구 LA 시의원이 허가 절차를 밟지 않고 ADU를 증축한 주택 소유주 사면을 통해 불법 ADU를 양성화하는 법안을 지난 6일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입법 추진되고 있는 법안은 불법 ADU를 합법화하는 대신 주택 소유주는 이를 서민용 렌트 공간으로 제공해야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합법화된 ADU를 임대하는 과정도 간소화해 현행 입주 허가서(certificate of occupancy)를 발급받아야 임대가 가능했지만 이를 ADU 증축 허가서로 대신하게 된다.
모니카 로드리게스 LA 시의원은 “ADU 증축 과정에서 먼저 증축 허가를 받고 시공에 들어가야 하는 현행 제도가 불법을 양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발의된 법안은 불필요한 요식 행위를 철폐하고 LA의 주택난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주택 소유주들이 차고를 주택 공간으로 개축하거나 뒷마당에 별도의 주거 공간을 증축하기 위해서 ‘선 허가 후 시공’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현행 허가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허가 여부도 불투명해 주택 소유주의 비용 부담과 함께 불법을 양산한다는 불만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 들어 ADU 수요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17년에 ADU 허가 건수는 2만5,000건이었던 게 지난해에는 2배 넘게 늘어났다. 올해 LA 시에서 건축 허가 중 ADU 허가 건수가 차지하는 비율이 22%에 달할 정도로 주택 소유주 사이에서 ADU 증축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불법 ADU를 양성화하는 이번 법안이 실제로 입법화되면 현행 허가 제도의 소모적인 부분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ADU 증축이 활성화될 것으로 매체는 전망했다.
이 법안이 추진되는 배경에는 또 다른 이유가 깔려 있다. 바로 렌트 물량이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보니 LA 지역의 렌트비가 급등한 현실을 개선해 보려는 것이 법안 발의의 또 다른 취지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단기 임대 플랫폼 때문에 LA시에서만 2,500유닛의 렌트 공간이 주택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렌트비 급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LA 시의회의 시각이다.
아파트 렌트 전문 웹사이트인 줌퍼가 발표한 11월 전국 아파트 렌트비 현황 자료에 따르면 LA 지역 내 1베드룸 아파트의 렌트 중간 가격이 전월에 비해 0.8% 오른 2,430달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5%나 크게 오른 가격이다.
USC 캐스든 부동산 시장 연구팀은 LA 카운티의 아파트 렌트비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져 내년 3분기 말까지 현재보다 252달러나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로드리게스 LA 시의원은 “이번에 발의한 법안이 입법화되면 불법으로 증축된 ADU를 양성화해 주택 소유주에게 합법화의 길을 열어 주고 저렴한 서민용 임대 물량을 늘려 주택난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발의 법안은 서로 ‘윈윈’하는 법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