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양) 희종 선수 신인일 때 했던 인터뷰 기억나요. 김태술, 이광재 선수와 이성들을 만나면 재주(?)는 둘이 부려도 결국엔 이광재 선수가 인기가 가장 많았다는…. 요즘에도 세 분 자주 만나나요?
시즌 끝나면 다같이 자주 봤어요. 그런데 올 해는 (이)광재가 여자친구가 생겨서 그런지 자주 못 보게 돼요. 서로 바쁘기도 하고요. 저희 팀은 시즌이 늦게 끝난 반면에 케이티는 비시즌 훈련을 일찍 시작했어요. 그러다보니 시간이 안 맞게 되어서 다같이 보지는 못했어요. (김) 태술이와는 보곤 했죠.
Q. 본인 연애할 때 스타일은 어때요? 흔히들 애인이 생기면 잠수 타는 스타일이 있고, 친구들에게도 소개시켜주고 다같이 보는 스타일도 있잖아요.
저는 후자죠. 주위 분들에게 인사시켜주고, 함께 자리하고요. 둘만 보면 재미없잖아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사귀는 게 재밌어요.
Q. 그러려면 애인되실 분도 사교성이 있어야겠어요.
네, 제가 형들이나 남자들한테는 사교성이 넘치는데, 이성 관계에서는 그러지 못해요. 너무 수다스러운 편만 아니라면 좋을 것 같아요. 발랄하고 사교성 있는 여성이 좋죠. 식사나 술자리에서 우연히,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이 좋지만 이제는 그런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비시즌 때 소개팅을 좀 했어요.
Q. ‘양희종’하면 남자다움, 의리 그런 이미지도 강한 것 같아요.
저요? 은근히 소심한 편이에요. 하하하. 그런데 운동하는 사람들은 선배들도 그렇고, ‘의리’가 중요한 것 같아요. 혼자 인생사는 거 아니잖아요.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거니까요. 의리를 지키려고 많이 지키려고 하죠.
Q. 경기 중에 신경전이 종종 있었잖아요. 끝나면 코트 밖에서는 어떻게 지내나요?
코트 밖에서는 그러지 않아요. 인사도 하고 잘 지내죠. 괜찮냐고 물어보고요. 저도 맞을 때가 있고, 의도치 않게 칠 수도 있지만 사적인 감정은 남겨두지 않아요. 여러 시선에서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시선에 일일이 신경쓰진 못해요. 그저 제 위치와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죠.
Q. 인터넷 댓글을 보면 신경 쓰일 만한 글도 많아요.
그래서 전혀 안 봐요. 친구들도 “희종아, 수고했는데 인터넷은 꼭 보지마”라고 하죠. 지인들이 그런 반응을 확인해줄 때도 있고요. 저도 기사를 보더라도 스크롤을 밑에까지는 안 내리려고 애를 쓰죠.
Q. 어느덧 팀의 ‘주장’이 됐어요. 후배들에게는 무엇을 강조하시나요?
우선은 기본이 되는 부분을 강조해요. 기본 생활에서의 기본이요. 숙소 관리해주시는 어머니, 관리공단 직원분들 같이 지나가다가 일단 자신보다 나이 많다고 생각이 들면 인사를 드리라고 강조해요. 농구선수이기 전에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후배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 잘 하고 잘 따라주기 때문에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어요. 편하게, 친한 형처럼 대해주려고 애쓰죠.
Q. 그래도 혼을 낸 적도 있을 것 같아요.
선수들 컨디션이 다 똑같을 수는 없어요. 경기할 때든, 연습할 때든 안 풀리는 날이 있잖아요. 어떤 날은 연습할 때 단체로 뭐 잘 못 먹은 것처럼 미스하고, 공도 발 맞고 나가고 그럴 때가 있어요. 그런 거 갖고는 뭐라 하지 않아요. 다만,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말하는데 듣지도 않고, 딴청 피우고, 자기 기분에 따라 행동한다던지 하면 정말 무섭게 혼을 내요. 혼낼 때 똑 부러지게 주의를 주는 편이에요. 그러면 선수들도 수긍하고 고치려는 면을 보여줘요.
Q. 그렇게 혼을 내면 풀어주는 역할도 중요할 것 같은데?
제가 해야죠. 많이 혼낸 선수들은 데리고 나가서 밥도 먹이고, 술도 한 잔할 때도 있고요. 오래 가지 않아요.
Q. 본인에게는 그런 선배가 있었나요?
(은)희석이 형(연세대 감독)이 잘 하셨어요. 후배들 기강도 잘 잡고, 응집력도 잘 만들어냈죠. 지금 연세대학교도 많이 달라졌잖아요. 그런 부분은 최고인 것 같아요. (김)성철이 형(경희대 코치)도 좋으셨고요.
Q. 이제 프로무대에 1993년생, 1994년생 선수들이 뛰게 됐어요. 본인과 10살 가까이 나이차가 나는데, 세대차이 같은 부분을 느낄 때가 있나요?
TV 프로그램을 볼 때요. 누구인지도 모르고, 어느 그룹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럴 때 후배들이 말해주죠. 우리 때는 소녀시대가 최고였는데… 하하. 아무래도 아이들이 아이돌은 잘 알더라고요. 웨이트 트레이닝 할 때도 그런 경우가 있어요. 아무래도 요즘 노래만 계속 들으면 지겨우니까 예전 노래도 틀거든요. 핑클이나 베이비복스 노래가 나오면 물어봐요. “이 노래 알아?”라고 하면 모른대요. 그러면 저도 놀라서 물어보죠. “뻥 치지마! 이 노래를 어떻게 모를 수 있어?” 하하. 요즘 친구들은 A.O.A 멤버 한 명, 한 명 다 알더라고요. 우리 때 핑클 멤버들에게 빠졌던 것처럼요.
Q. 나이가 들면서 가치관이나 철학이 바뀐 부분이 있나요?
음…. 가치관이라…. 사실, 어렸을 때는 잘 모르는 것이 있어요. 어릴 때는 스타의식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인간적인 면보다는 멋져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거죠. 그러다 나이를 들면서 철이 든다고나 할까요. 이제는 소통도 열심히 하고, 인간적인 면,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행동하려고 하고 있고요.
Q. 고참들은 혼자 방을 쓴다고 들었어요. 꽤 오래 전 이야기지만 주희정 선수가 함께 뛸 때 인터뷰실에서 “(양)희종이는 할아버지 같다. 누우면 바로 잔다. 근데 코는 또 엄청 곤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요. 지금은 오히려 혼자 써서 허전한 면도 있을 거 같은데요.
시즌 때 그럴 걸 느껴요. 외롭죠. 우리가 매일 이길 수는 없잖아요. 이길 때도 있지만 질 때도 있어요. 힘들 때도 있고요. 그럴 때 이야기라도 하면서 풀고 싶은데, 한 밤 중에 혼자 있으면 그게 안 되잖아요. 그럴 때면 ‘아~ 후배라도 한 명 둘까’ 하는 생각도 들죠. 하하.
Q. 요즘 열중하는 분야가 있나요?
훈련일지를 열심히 쓰고 있어요. 농구 공부를 더 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선수생활을 언제까지 하게 될 지는 모르니, 선수 이후의 생활을 준비하고 있는 거죠. 제가 언젠가 지도자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기회가 되면 아는 범위 안에서는 후배들에게 지도를 해주고 싶어요. 아직 부족하지만 잘 준비하고 싶어요. 기회는 항상 준비된 사람한테 찾아온다고 하잖아요. 하하.
Q.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우승 반지를 세 개 정도 갖고 싶어요. 처음 우승할 때는 그저 너무 좋기만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우승을 못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제가 팀의 주축으로 있을 때 한 번 더 우승하고, 그 감격을 느껴보고 싶어요. 아마 모든 선수들이 다 마찬가지 아닐까요? 팀을 이끄는 주장으로써, 올해가 됐든 내년이 됐든 그 꿈을 이루고 싶어요. 지금은 그것 말고는 없어요.
투지, 열정을 빼면 시체인 이 선수
안양의 캡틴 양희종 선수의 인터뷰가 올라왔습니다.
사실 고액연봉자로서 미치지 못하는 그 활약 때문에
언제나 비판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지만
언제나 안좋은 몸상태임에도 코트에서는
정말 열심히 뛰는, KGC선수단의 소울같은
존재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번시즌 넘쳐나는 포워드진에서
"슛없는" 양희종 선수가 김승기 체제에서
얼마만큼 출전기회를 얻을지는 모르겠지만
설령 주축선수에서 물러난다고 해도
선수단을 이끄는 주장으로서의 역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07~08시즌부터 뿌리내린 안양의 소나무 양희종 선수가
다음시즌에도 열정과 투지로 KGC선수단의 동력이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정현, 세근 FA때는 페이컷을 좀...)
첫댓글 과한 승부욕과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플레이때문에 장점보다 단점이 많이 부각되는 선수라고 생각됩니다.
특히나 과한 플레이 같은 경우엔 본인이 좀만 더 신경쓰면 좋을 것 같은데...
여러모로 안타까워요.
응원합니다!!
수비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선수 ㅎ
이제는 20분 미만으로 나와야 좋을 거 같네요
경기당 22~23분 정도만 뛰면서 좋은역할 해줄 수 있죠.
안양팬으로써 소원이 하나 있다면 양희종과 오세근이 제발,, 부상없이 시즌을 출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