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2007 프리미어십 개막전에서 북런던의 두 라이벌은 시즌 첫 경기를 고전으로 시작했다. 93년간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하이버리를 떠내 6만면을 수용할 수 있는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첫 경기를 가진 아스널은 가장 많은 수의 홈팬들 앞에서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간신히 무승부를 거뒀다. 의욕적으로 출발한 토트넘은 볼턴에게 0-2의 완패를 당했다. 이밖에 올시즌 부활을 예고하고 있는 뉴캐슬과 웨스트햄은 지난 시즌 돌풍의 주인공인 위건과 찰턴을 나란히 격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아스널 1-1 애스턴 빌라/ 에미리츠 스타디움, 06.08.19.15:00 (지우베르투 시우바 84 / 멜베리 53)
시작부터 주도권을 잡고 맹공을 퍼부은 아스널은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에부에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공세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쇠렌센 골키퍼는 이를 흔들림없이 막아섰다. 파브레가스의 코너킥에 이은 장신 아데바요르의 완벽한 헤딩슛은 골문 구석으로 향했지만 골라인앞에 위치해있던 리지웰이 걷어냈다. 아스널은 정밀한 숏패스로 애스턴 빌라의 밀집 수비를 공략하려 했고, 실제로 문전에서 득점에 근접한 상황을 수차례 연출했지만 애스턴 빌라의 육탄 방어에 가로막혔다. 앙리가 예상밖의 부진을 보인 가운데 아스널은 파브레가스가 후방에서 예리하게 시도한 프리킥을 투레가 헤딩골로 연결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과 함께 무효로 선언됐다.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방어한 애스턴 빌라는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공격을 시작했고, 후반 8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멜베리의 헤딩슛이 레만의 부적절한 위치 선정과 함께 골로 연결됐다. 내내 수세에 몰렸던 애스턴 빌라의 선제골에 아스널의 대대적인 역공이 이어졌다. 하지만 아스널은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다. 호이트의 크로스에 이은 아데바요르의 슈팅은 골키퍼까지 제친 빈골문으로 이어졌지만 리지웰이 골라인에서 걷어냈다. 아스널은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판 페르시와 시오 월컷을 투입하며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월드컵에서 벤치만 지키다 돌아온 17세의 신동 월컷은 그의 프리미어십 데뷔전에서 폭발적인 스피드와 기술을 과시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아스널은 왼쪽을 월컷과 오른쪽의 에부에의 파괴력이 살아나면서 공세가 불타올랐다. 에부에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오는 불운 속에 무산되기도 했다. 결국 후반 39분, 월컷이 페널티 박스 좌측에서 시도한 오른발 크로스가 문전을 파고들었고, 새뮤얼의 헤딩컷이 뒤로 흘르면서 반대편에서 침투한 지우베르투 시우바의 발끝으로 이어졌다. 시우바는 침착하게 이를 골로 결정지으며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Man of the Match: 시오 월컷 (아스널) -> 소문만 무성하던 잉글랜드 축구 최고의 신성이 화려하게 데뷔했다. 신축 홈구장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가진 첫 프리미어십을 패배로 마칠뻔한 아스널을 구해냈다. 17세의 선수로는 믿을 수없는 스피드와 기술, 침착성을 보였다. 그야말로 빈틈이 없었던 애스턴 빌라의 수비를 뚫었다.
아스널(4-4-2): 레만 - 호이트 (플라미니 80), 주루, 투레, 에부에 - 흘렙, 지우베르투 시우바, 파브레가스, 융베리 (월컷 73) - 앙리, 아데바요르 (판 페르시 65) /감독: 벵거
애스턴 빌라(4-3-2-1): 쇠렌센 - 새뮤얼, 리지웰, 멜베리, 휴스 - 맥칸, 데이비스 (헨드리 83), 배리 - 무어 (젬바-젬바 89), 아그롱바오르 - 앙헬 (라우르센 90) /감독: 오닐
볼턴 원더러스 2-0 토트넘 홋스퍼/ 리복 스타디움, 06.08.19.17:00 (케빈 데이비스 9, 이반 캄포 13)
홈팀 볼턴은 경기 초반 부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적극적으로 토트넘의 문전을 향해 전진 압박을 펼치던 볼턴은 전반 9분에 얻은 코너킥 기회에서 케빈 데이비스의 헤딩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데이비스의 헤딩 상황에서 그를 저지하려한 수비수 데이븐포트와 베르바토프를 이적생 수비수 메이테가 손으로 잡아 챈 것이 파울로 선언되지 않은 것은 논란이 될 수있는 장면이었다. 볼턴은 선제골 이후 4분만인 전반 13분에 이반 캄포가 환상적인 장거리슛을 작렬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반 초반에 2골을 내준 토트넘은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리면서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잃었다.
토트넘은 다비즈가 후방에서 시도한 로빙 패스를 베르바토프가 키팡한 뒤 디포의 마무리 슈팅으로 이어진 매끄러운 공격을 시도하며 역공에 나섰지만 스피드가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응수하며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토트넘의 수비는 짜임새있는 볼턴의 수비를 넘지 못했고, 오히려 놀란의 슈팅에 의해 추가골을 내줄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프리미어십 진출 이후 몸값을 하지못하고 있는 비난을 받았던 엘-하지 디우프는 이날 골에 대한 강한 집착력을 보이며 활발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끝내 추가골을 올리는데는 실패했다.
Man of the Match: 케빈 데이비스 (볼턴) -> 전방에서 시종 부지런히 뛰면서 전진 압박을 가했고,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게 만들어준 결정적인 선제골을 기록했다.
볼턴(4-3-2-1): 야스켈라이넨 - 포춘, 벤하임, 메이테, 헌트 - 스피드, 놀란, 캄포 - 바즈 테 (기아나코폴루스 86), 디우프 - 데이비스 /감독: 알라디스
토트넘(4-3-3): 로빈슨 - 아수-에코토, 데이븐포트, 도슨, 이영표 (허들스턴 75) - 다비즈, 지나스, 조코라 (킨 59) - 디포, 베르바토프, 레넌 /감독: 욜
뉴캐슬 유나이티드 2-1 위건 애슬레틱/ 세인트 제임스 파크, 06.08.19.15:00 (파커 38, 아메오비 64 / 맥컬로크 59)
뉴캐슬은 스콧 파커의 환상적인 왼발 장거리포로 위건의 골문을 위협하며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파커는 결국 전반 38분에 아메오비의 감각적인 크로스를 멋진 헤딩골로 연결하며 전반 내내 펼친 활약에 보상을 받았다. 오래간 부상으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던 파커는 올시즌 뉴캐슬의 주장으로 결정되며 어느때보다 전투적이고 의욕적인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만회를 위해 총공세에 나선 위건은 앙리 카마라의 헤딩슛이 골포스트를 강타하는 등 불운 끝에 후반 14분에 리 맥컬로크가 환상적인 감아차기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뉴캐슬은 5분만에 다시 주도권을 찾아왔다. 후반 19분, 중원에서 부터 짜임새 있는 공격을 펼친 뉴캐슬은 더프의 감각적인 힐패스에 이은 은조그비아의 폭발적인 질주가 이어졌고, 은조그비아의 대포알 같은 슈팅이 위건의 골문으로 직격했다. 커클랜드가 이를 선방해냈지만 문전으로 침투한 아메오비가 이를 지체없이 밀어넣으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하지만 뉴캐슬은 이날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아메오비가 부상으로 교체되는 등 부상의 악몽 속에 경기를 마쳤다.
Man of the Match: 스콧 파커 (뉴캐슬) -> 팀의 주장으로 중원에서 경기를 장악했고, 멋진 선제골을 기록했다.
뉴캐슬(4-5-1): 기븐 - 바바야로, 무어 (테일러 45), 브램블, 카 - 더프, 엠레, 버트 (은조그비아 16), 파커, 솔라노 - 아메오비 (루케 76) /감독: 뢰더 경고: 루케
위건(4-4-2): 커클랜드 - 베인스, 홀, 드 제이우, 보이스 - 맥컬로크, 란드자트 (카바나 87), 샤르너, 발렌시아 (코놀리 90) - 카마라, 헤스키 /감독: 쥬얼 경고: 헤스키, 발렌시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3-1 찰턴 애슬레틱/ 업튼 파크, 06.08.19.15:00 (자모라 52, 66, 칼턴 콜 90 / 벤트 15pen)
東런던 더비로 관심을 모은 웨스트햄과 찰턴의 대결은 초반부터 웨스트햄의 맹공으로 이어졌다. 콘체스키의 폭발적인 오버래핑을 통한 크로스로 이어진 베나윤의 헤딩슛은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하지만 기회는 찰턴에게 먼저 찾아왔다. 전반 15분, 휴스가 벤트를 향해 연결한 크로스를 가비던이 핸드볼 파울로 저지했고, 이것을 부심이 포착한 것. 결국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벤트가 이를 침착하게 결정지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찰턴은 리버풀로부터 영입한 트라오레가 전반 중반에 거친 태클과 더불어 비신사적인 파울로 상대 프리킥을 저지하면서 퇴장당하고 말았다.
수적 우위를 확보한 웨스트햄은 이후 원사이드 게임에 가까운 맹공을 퍼부었다. 결국 후반 7분에 보이어의 크로스가 반대편으로 이어지면서 바비 자모라가 빈골문에 침착하게 동점골을 밀어넣었다. 14분 뒤엔 후반 21분에도 보이어의 크로스가 자모라의 골로 이어졌고, 두 차례의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기록한 보이어는 날카로운 슈팅으로 찰턴의 골포스트를 강타하기도 했다. 보이어는 경기 종료 직전에 우측면에서 환상적인 로빙 패스를 칼턴 콜에게 연결했고, 콜은 매섭게 골문으로 질주하며 다소 각이 없는 위치에서도 파워풀한 슈팅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Man of the Match: 리 보이어 (웨스트햄) -> 팀이 기록한 세 골을 모두 어시스트했고, 매서운 슈팅으로 골포스트를 맞추는 등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웨스트햄(4-4-2): 캐롤 - 콘체스키, 가비던, 퍼디낸드, 미어스 (판트실 45) - 베나윤, 리오-코커, 멀린스, 보이어 - 헤어우드 (콜 90), 세링엄 (82) 경고: 헤어우드, 콘체스키
찰턴(4-4-2): 카슨 - 트라오레, 라이달슨, 엘 카쿠리, 영 - 휴스 (리드 71), 파예, 홀란드, 암브로세 (소론도 29) - 대런 벤트, 하셀바잉크 (마커스 벤트 64) /감독: 도위 퇴장: 트라오레 26 경고: 트라오레, 영
토탈사커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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