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은 5년전 김현철이 수감됐던 바로 그 감방에서 구치소의 첫날밤을 보냈지.
이미 한 달 전에 수감된 김홍걸의 방과는 복도를 끼고 약 10m 정도 떨어져 있었어.
김대중은 사과 성명을 발표했고 김홍업은 성명 10분전에 긴급 수감되고 말았지.
팔공님이 김영삼은 현철이 아빠일 뿐이라고 쓴 글을 보니 자식들이란 대통령이건 필부건 애물단지야.
김현철은 소통령으로 불리며 김영삼의 말년을 추하게 몰락시켰지.
그럼에도 김영삼은 아직도 자식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고 김현철이 공천이라도 받을까 싶어 이명박에게 줄을 서고 있지.
김대중도 그에 못지않은데 결국 홍삼트리오 때문에 김대중의 말년 역시 추락하고 말았어.
그런데 홍삼트리오의 경우는 김현철과는 달리 다음 정권의 출범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
이회창이 마지막으로 김대중과 청와대에서 만났을 때 김대중은 일종의 딜을 시도했어.
아들들을 잘 봐주면... 뭐 이런건데 그 말이 나오자 이회창은 두 눈을 부릅뜨고 탁자를 치면서 벌떡 일어나 엘리베이터로 뛰어가고 말았지.
그 뒷모습을 지켜보던 김대중은 이회창이 대통령 되면 모두 죽겠구나 생각했을 거야.
그래서 등장한 게 김대업이었고.
결국 이회창도 아들의 벽을 넘지 못했지.
노무현 역시 이명박과 로얄 패밀리를 두고 딜을 했다는 얘기들이 나왔었어.
노건평과 이상득 사이에 딜이 있었다는 건데 이 밀약이 깨지는 바람에 노건평은 구속되고 노무현은 처자식 살리려다 결국 죽음을 택하고 말았지.
딜이 깨진 결정적인 이유는 촛불집회 때문이었다고들 하지.
이명박은 촛불 집회를 유난히 두려워했어.
명박산성 뒤로 숨는 것도 모자라 뒷산에 올라 아침이슬을 같이 불렀다잖아.
촛불집회의 규모가 점차 커지자 이명박은 촛불 살 돈을 누가 댔냐고 물었지.
배후가 누구냐는 소리야.
그 얘기는 결국 노무현이 배후라는 심증으로 굳어졌던 것 같애.
여기서 이명박과 노무현의 밀약은 깨지고 말았지.
이회창은 너무 꼿꼿하고 융통성이 없어서 딜을 거부했고 이명박은 딜을 성사시킴으로써 대권을 잡았지.
노무현은 왜 하필 이명박과 딜을 했을까?
아마도 거래가 손쉬웠겠지.
서로 원하는 걸 주고 받기가 쉬웠다는 얘기야.
이렇게 이념도 정책도 정체성도 다른 두 집단이 같은 이해 때문에 딜을 성사시켰어.
며칠 전 김재원이 묘한 얘기를 했지.
박근혜가 가장 약속을 잘 지키니 이명박이 퇴임 후 안심하기 위해서는 약속을 잘 지키는 박근혜가 가장 좋다는 거였어.
그런데 과연 박근혜가 그런 딜을 하려고 할까?
아니 지금의 상황이 딜을 주고받을 수 있을 만큼 한가한 걸까?
노무현이 이명박을 택한 가장 큰 이유가 박근혜와는 딜을 성사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명박 역시 박근혜와의 딜은 어렵다고 보고 차라리 박근혜를 죽이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어.
원래 내편으로 만들지 못하면 죽이는 거니까.
문제는 박근혜를 죽이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는 거지.
노무현은 박근혜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낀 사람이야.
노무현은 박근혜에게 대연정을 제안했지.
박근혜는 일언지하에 거부했어.
그러자 노무현은 권력의 대부분을 한나라당에 줄 수 있다고도 했고 중간에 사퇴할 수도 있다는 듯한 뉘앙스의 말까지 했지.
결국 노무현과 박근혜가 마주 앉았어.
노무현이 말했지.
“합당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내각만 함께 만들어보자”
박근혜의 대답이야.
“연정의 한 형태가 아니냐.
말씀을 거둬 달라.
앞으로 연정 얘기는 더 이상 말씀을 하지 말아 달라.
권력은 국민이 부여하는 것이며 어느 누가 나눈다고 할 수 없다.
권력은 가진 만큼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것이고, 대통령은 경제를 살려야 하고, 야당은 야당대로 할 일이 있다.
결코 그런 권력은 원치 않는다.
권력은 국민이 줄때에만, 선거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때만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며, 그런 방식은 야당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이때도 박근혜의 원칙은 빛을 발했지.
노무현의 진정성을 의심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의 정치 실험은 통하지 않았어.
물론 노무현의 의도는 대연정을 통해 중대선거구제로 변환한다는 거였어.
그래야 지역구도가 깨지면서 갈등이 줄어든다는 명분이었지.
이런 명분은 이명박에게 와서도 똑같이 작동하고 있어.
이명박 역시 중대선거구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데 그 명분은 노무현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지.
그러나 이런 명분 뒤에는 노무현이나 이명박이나 퇴임 후를 보장받으려는 속임수가 들어 있는 거야.
왜냐하면 중대선거구제가 돼야 자파 의원들이 당선될 확률이 높아지니까.
이건 결국 나 살자고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지.
그 후 노무현은 개헌문제를 꺼내 들었어.
그러자 박근혜는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한마디 말로 노무현을 날려 버렸지.
이명박 역시 똑같은 개헌 문제를 꺼내들었지.
다만 아직은 박근혜의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일갈이 없다는 것뿐이고.
만일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에 준하는 그런 개헌안이 등장한다면 이명박 역시 노무현의 운명을 답습할 수밖에 없겠지.
대연정으로 노무현의 지지층은 급속히 붕괴되면서 노무현에게는 너무나 커다란 상처만 안겨 주고 말았어.
이때 노무현은 박근혜와 딜을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을 거야.
후에 노무현은 그때를 회고하면서 그런 제안을 하면 한나라당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는 거야.
그게 착각이었지.
만일 한나라당 대표가 최병렬이었다면 어찌됐을지 몰랐겠지만 상대는 박근혜였지.
노무현의 말이야.
“나의 자만심이 만들어 낸 오류였다.
뼈아픈 실책이었다.
수류탄을 던졌는데, 우리 진영에서 터져버렸다.
나는 상대방이 상당히 난처해할 줄 알았다.
그런데 상대방은 일사불란하고 우리 쪽은 갑론을박이 돼 버렸다.
거꾸로 총알이 우리한테 날아오고.
수류탄을 (적을 향해) 던졌는데 데굴데굴 굴러 와 가지고 우리 진영에서 터져 버렸다.
그러니까 그때부턴 걷잡을 수 없이, 감당할 수가 없게 된 거다.
그래서 아주 뼈아프게 생각한다.
앞으로 수류탄은 함부로 던지지 말아야죠.”
박근혜의 원칙은 돌파형의 인파이터, 갈라치기의 달인, 전략전술의 귀재 노무현을 한마디 말로 꽁꽁 묶어 버렸지.
그 후로 노무현은 박근혜에게 어떤 딜도 제안하지 못했어.
물론 이 경우는 박근혜가 원칙 때문에 손해를 본 경우지.
노무현과 딜을 할 수 있었다면 경선의 결과는 달라졌을테니까.
살아있는 현재 권력이 미래권력을 만들지는 못해도 깽판은 칠 수 있다는 걸 김대중에 이어 노무현도 실증해 보였지.
이명박이 믿는 건 바로 실증된 권력의 무서움이지.
권력으로 박근혜 죽이기에 올인하면 박근혜 하나 못죽이겠냐는 거야.
그래서 이명박이 던진 수류탄이 바로 세종시야.
노무현은 수류탄 함부로 던지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지.
이명박은 아직 노무현의 유언이 뭘 뜻하는 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노무현은 박근혜 진영을 향해 분명히 수류탄을 던졌어.
그런데 박근혜가 그 수류탄을 주워 다시 노무현 진영으로 던져 버렸지.
그래서 노무현 진영에서 터져 버린 거야.
똑같은 우를 이명박이 범하고 있어.
박근혜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낀 노무현과 아직은 자신만만한 이명박의 차이지.
박근혜는 이미 어떤 수류탄이 날아와도 다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지 오래야.
이명박이 던진 수류탄은 곧바로 이명박 진영으로 날아가고 있지.
올해 들어서만 박근혜는 4번이나 세종시 수정을 강하게 반대했어.
수류탄이 날아드는 즉시 모조리 되돌려 주고 말았지.
이명박은 자신이 있었을 거야.
그러나 승부사 노무현도 박근혜를 당하지 못했어.
이명박의 능력으로 과연 박근혜를 죽일 수 있을까?
결국 세종시 문제의 본질은 다음 대통령으로 박근혜를 밀어 줄 수 없다, 박근혜가 대통령 되면 내가 죽는다는 이명박의 두려움이야.
뭐냐면 박근혜와의 딜을 통해 퇴임 후를 보장받아야 하는데 박근혜와의 딜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던 거지.
이명박이 던진 세종시 수류탄은 확실히 박근혜와는 딜이 불가능하다는 걸 말해 주고 있어.
박근혜 입장에서는 대권이 중요하냐 깨끗한 대한민국을 위해 일관되게 정의와 원칙을 고수하는 게 중요하냐의 문제가 돼버린 거야.
박근혜는 결코 불의와 부정부패를 용인하는 달을 시도하지는 않을 거야.
그것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그 원칙만은 결코 버릴 수 없는 게 박근혜지.
이명박 입장에서는 그걸 잘 알기 때문에 박근혜가 어느 누구보다 더 두려운 존재인 거고.
미생이 미련하다거나 증자 아들에게 약속 못지켜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다른 걸 사주자거나 하는 말들은 바꿔 말하면 이런 뜻이야.
자꾸 원칙 내세우면 우리가 곤란한 거 아니냐.
좋은 게 좋은 거다.
원칙을 지키겠다는 건 나중에 우릴 다 쓸어버리겠다는 말 아니냐.
우리도 죽기만 기다릴 수 없는 노릇이니 제발 좀 봐주라.
미생이니 증자니 하는 고전들은 이미 수 천년동안 검증되고 인용돼 왔지,
아무도 미생을 미련하다거나 증자가 잡은 돼지가 아깝다는 주석을 단 적이 없어.
특이하게도 이명박 집단만이 이런 검증된 고사에 토를 달고 있지.
그래서 약속을 지키자는데 약속은 절대 지켜서는 안된다는 논린가?
수 천년 만에 돌연변이 집단의 등장이야.
아마도 천년 후쯤에는 약속을 저버렸다 망한 파약지이(破約之李)의 고사가 등장할 지도 모르겠어.
권력이란 허무한 거야.
노태우가 전두환의 뒤를 봐주겠다는 약속을 왜 안했겠어.
그래도 그거 하나 지키지 못하는 게 권력이지.
거기에는 엄중한 국민의 뜻이 있고 눈이 있기 때문이야.
이명박이 전직들의 전철을 밟느냐 마느냐는 순전히 이명박의 선택에 달렸어.
박근혜 죽이기는 분명 민심을 거스르는 행위야.
지금이라도 민심에 순응하는 것만이 퇴임 후를 보장받는 유일한 길이지.
박근혜와의 딜은 애당초 불가능하겠지만 설사 박근혜가 봐주려고 해도 봐 줄 수 없는 게 퇴임 후의 보장이야.
잘 모셔도 불안할텐데 죽이겠다고 덤비고 있으니 그 끝이 보이지.
제발 노무현의 전철만은 밟지 않기를 바래.
노무현의 말도 가끔은 쓸만하지.
함부로 수류탄 던지지 마라.
첫댓글 근혜님





박사모 
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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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혜님






역시 오늘도 가슴이 시원한 감사합니다. 근혜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