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드리우시고
들판 위엔 바람을 놓아 주십시오.
마지막 열매들이 영글도록 명하시어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극의 따뜻한 날을 베푸시고,
완성으로 이끄시어 무거운 포도 송이에
마지막 단 맛을 넣어 주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더는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오래도록 혼자로 남아서
깨어나,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그러다가 나뭇잎 떨어져 뒹굴면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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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가 흘러나오는 걸 보면 어김없는 가을인가 봅니다. 아시나요? 릴케가 장미꽃 가시에 찔려 고생했다는 사실을..그를 찾아온 여자 친구를 위하여 장미꽃을 꺾다가 장미 가시에 찔린 것이 화근이 되어 패혈증으로 고생하셨고,,, 백혈병으로 향년 51세에운명하셨다는데 그의 묘비에 유명한 <장미>에 관한 3행시가 새겨져 있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