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아파트 거래 시장에 이명박 바람이 불고 있다. 이명박 당선자의 부동산 관련 정책 방향과 내년도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면서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매도 호가를 올리고 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이번 주 아파트값이 하락한 곳은 2개 구 뿐이다. 그 외 지역은 올랐거나 하락세가 멈췄다. 경기지역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5개 신도시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매수세가 없는 호가 위주의 오름세여서 매수•매도자간 희망 가격차만 더 벌어지고 있다는 게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08% 올랐다. 지난주(0.04%)보다 상승폭을 키워갔다. 지난주 보합(0.00%)세를 보였던 경기지역도 이번 주 0.03% 올랐다.
대선 이후 매도 호가 쑥
서울에서는 5개 권역(강남•강동•강북•강서•도심권)이 모두 올랐다. 강남권(서초•강남•송파구)은 이번 주 0.05% 올라 지난주(0.0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도심권(마포•서대문•용산•종로•중구)도 이번 주 0.20% 올랐다. 도심권 아파트값은 지난주 0.05% 올랐었다.
강서권(강서•관악•구로•금천•동작•양천구)과 강동권(강동•광진•동대문•성동•중랑구)은 지난주 각각 0.10%, 0.04% 떨어졌으나 이번 주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서권은 0.02%, 강동권은 0.05% 상승했다.
내년 2월 출범할 새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해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 매도자들이 매도 호가를 올리고 있어서다. 관악구 봉천동 명도컨설팅공인(02-879-1212) 이길원 사장은 “대통령 선거 뒤 매도 호가가 보통 1000만~2000만원씩 올랐다”며 “슬그머니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전했다.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침체한 부동산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호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서대문구 창천동 서울공인중개사사무소(02-336-8943) 윤수현 사장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부동산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자 매도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36㎡형은 대선 이후 2000만원 올라 6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42㎡형도 보름새 매도 호가가 2000만원 가량 올라 8억원에서 매물이 나온다. 개포동 개포공인(02-2057-1472) 채은희 사장은 “새 정부가 용적률이나 개발이익환수제 등 각종 재건축 규제를 풀어 줄 것으로 기대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매수세는 별 움직임 없어
그러나 매수세는 별 움직임이 없다. 관악구 신림동 해승공인(02-885-2277) 관계자는 “매수자들은 시장 상황만 지켜보고 있을 뿐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개포공인 채 사장도 “가격 저렴한 매물 위주로 간간히 거래가 이뤄지지만 활발한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기지역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보합세(0.00%)를 보였던 경기지역 아파트값은 이번 주에는 평균 0.03% 올랐다. 용인(-0.03%)•의왕시(-0.05%) 등 서너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이 올랐거나 하락세가 멈췄다.
용인과 의왕시도 하락세이긴 하지만 하락폭은 지난주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용인과 의왕시는 지난주 각각 0.10%, 0.23% 하락했었다.
경원선 복선전철, 시화호 개발 등으로 의정부(0.11%)•안산(0.05%)•시흥시(0.13%) 등지 아파트값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의정부 금오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새 정부에 대한 기대심리로 매물이 들어가고 호가도 오름세”라며 “그러나 매수세가 없어 거래는 안 된다”고 전했다.
남양주시(0.32%)는 지난주(0.08%)보다 상승폭을 키워 갔다. 중앙선 복선전철 도심역 개통으로 이 일대 아파트가 시세 상승을 이끌었다. 와부읍 한강우성 아파트 76㎡형은 이번 주 500만원 가량 올라 1억7000만~2억원에, 강변해태 79㎡형은 같은 기간 250만원 올라 1억6500만~2억2000만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됐다.
신도시 아파트값 일제히 상승세
지난주 0.03% 내렸던 수도권 5개 신도시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2% 올랐다. 상승폭은 미비하지만 분당(0.02%)•산본(0.04%)•일산(0.01%)•중동(0.01%)•평촌(0.01%) 등 5개 지역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이 줄고 매도 호가가 오른 때문이다. 그러나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쉽게 나오지는 못할 것 같다는 전망과 매수세가 없는 호가 위주의 오름세여서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인천도 이번 주 0.08% 뛰었다. 계양(0.11%)•남동(0.07%)•남구(0.56%)가 올랐고 서구(-0.03%)는 내렸다. 그 외 지역은 보합권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