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발치에서 보아야 제 맛인 단풍.
가을이 나무에게 물들고 있다.
가을 햇살 품어오는 그제(10월 10일) 서울 응암동 ‘바둑과 사람’회관에서 ⌜제9회 원봉J.S Together」 페 어대회가 성대하게 치러졌다.
작은사위와 도착한 시각은 오전 9시 30분.
오랜만에 만난 사범님들과 안부를 묻고, 세월을 비켜 가는 목소리가 세상 반갑다.
지나간 한 시절, 이제는 반백이 되고 주름이 파였지만 대신 중후함이 더해졌다.
♦ 경기방법: 흑4호반 공제(맞춘 팀이 흑,백 선택권) ♦ 참가자격: 주니어1명, 시니어1명 팀 구성 후 신청 부모 아마기사 자녀 프로 기사 팀 가능. 아마 기사부부, 특별한 가족, 관계 등 단, 만19세 미만은 참가 못합니다. ♦ 순서위반: 2집공제후 진행, 3번 위반시 실격패. ♦ 제한시간: 5분에 20초1회 피셔방식 ♦ 작전타임: 대국 30분정도 진행 중에 4분정도
임동균 심판장의 룰 규칙 설명
오전 10시, 임동균 심판장으로부터 룰 설명이 있은 다음, 홍시범 대표의 인 사말이 이어졌다.
곧이어, 제1라운드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왁자지껄하던 장내가 쥐 죽은 듯이 고요하다.
여기저기 AI정석이 주르륵 바둑판에 깔린다.
페어바둑의 그 눈부신 절정이 빛나려면 상대의 배려가 무척 중 요하다. 소싯적, 가을 운동회에서 같은 짝 발과 내 발을 함께 묶고 한조가 되어 달리는 2人 경기에서, 혼자 뛰쳐나간들 넘어지기만 일쑤였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지 않은가.
필자는, 이 원봉배 페어대회에 작은 딸(김은선6단)과 처음 참가해 2패로 물러났었고, 작은 사위(박병규9단)과 짝을 해서도 역시 2패를 당 해 돌아선 쓰디쓴 기억이 있다. 필자와 작은사위(박병규9단) 해서, 물러 날 때는 물러나더라도 1승이라도 해야겠다고 맘먹고 나간 게 이번 대회 3번째다. 삼세번이라는 말은 이럴 때도 유효하다.
30분쯤 흘렀을까, 작전타임 4분이 주어지는 종이 울린다.
4분의 작전타임. 헌데,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했던가.
지난 봄, ‘반상유희’ 페어대회에서 같은 짝으로 출전했던 양덕주 사범 팀과 2회전에서 만났다. (좌) 홍명세. 양덕주 대 필자와 작은 사위.
어쩌자고, 그 많은 팀을 놔두고 동족상잔의 피를 흘려야 한단 말인가.
2라운드를 끝내고 식당을 들어갔는데 선수들이 온통, 시합했던 바둑얘기로 꽃을 피운다.
그도 그럴 것이, 끝나고 나면 모든 경기가 아쉽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은 선수들이 속속 돌아오자 이내, 3라운드가 이어졌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본부석 옆에는 ‘바둑과 사람’ 직원들이 손수 준비한 음식과 음료 수가 차려져 있다.
한번 입에 넣을 때마다 주최 측에 고마워하기.
32개 팀은 스위스리그 5판을 두어야 우승이 판가름 나는데, 2 개조(A조, 1번~16번 팀: B조, 17번~32번 팀)로 나뉘어 4라운드로 마치기로 했다.
필자 팀은, B조로 편입되었는데 30년 지기 박성균 사범 팀과 결승전을 맞이 했다.
(B조 결승전) 필자와 박병규 대 박성균. 임지혁.
포석만 놓고 봐도 요즘 대세인 AI 전략이 눈에 보인다.
중반전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위기감에 휩싸였지만, 아직은 해볼만하다고 우겨야 할 판.
믿을 구석은 조바심 나는 끝내기뿐.
우승 박성균 임지혁 이철주 김정훈 3위 김웅환 박병규 박윤서 엄동건 우승 김정훈. 이철주(시상 임동균 심판) 임지혁. 박성균
필자는, 평생을 두고 전국바둑대회에 나가 딱 한 번 64강에 오른 게 고 작이다.
어쩌자고, 페어대회지만 60이 넘어서야 내게 영광이 주어진 건지 내 알 수 없지만, 장인 기쁨이 제 기쁨으로 알고 선선히 협조해준 사위 덕 택으로 돌린다. 내 생에 처음 받아본 3위
♦ 시상내용
우승 200만원 트로피 준우승 100만원 3위 70만원 4위 70만원 5위 60만원 6위 50만원 7~8위 각40만원 9~10위 각30만원 11~16위 각20만원 아차상 각10만원씩 몇 팀.
그리고, 기념품에 저녁회식.
하루 종일 진행하느라 수고를 마다한 ‘바둑과 사람’ 직원과 후원 해주신 김영돈 회장님께 감사드린다.
‘가을 향기 듬뿍 담아 띄웁니다’ 선수 여러분과 관계자 여러분 행복하셔요.
함께 해서 커진 감동 잊지 않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