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이름 앞에 붙어 작다는 의미로 ‘좀’이라는 접두사가 쓰이는 경우를 몇 차례 소개한 바 있다. 일삼아 관련 자료를 뒤적여 접두사 ‘좀’이 붙은 식물을 찾아보니 120여 종에 달했다. 이들 식물은 기본종보다 꽃이든 잎이든 무엇인가는 작기에 그리 이름 붙여졌을 것이다. 직전에 사구에서 사는 통보리사초를 소개했는데, 근처에서 함께 어우러져 사는 사촌 형제뻘 되는 식물 이름에 이 접두사가 붙은 게 있다. 사초과 사초속 여러해살이풀로 전국 바닷가에 분포하는 좀보리사초가 그것이다. 좀보리사초는 바닷가 모래땅에서 사는 풀로 높이 10~25cm가량이며 줄기 단면은 세모기둥 모양이다. 포복하듯 뿌리줄기를 뻗어 대개 군락을 형성한다. 잎은 뿌리에서 바로 나오며 줄기보다 길이가 길거나 거의 같고 폭은 3~4mm로 통보리사초보다 좁은 편이다. 6~7월경 꽃이 피는데 윗부분에 2~3개의 수꽃이삭이, 아래쪽에 암꽃이삭이 약간 밑으로 떨어져 있다. 열매는 거꿀달걀 모양으로 단면은 세모기둥 모양이다. 통보리사초와 같은 환경에서 살아가므로 꽃과 열매 크기로 확연히 비교된다. 모래땅에서 자란다 하여 ‘모래사초’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