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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프린세스] 11
S#1. 혜리 검사실
10회와 연결해서...
고만철 : 마, (하다) 그러고 보니까 검사님도 마씨네요. ST 건설 마상태 사장입니다.
혜리 : 마.. 상태?... (아버지 이름 다시 확인하고 경악하는)
고만철 : (왜 이렇게 놀라나? 보는)
혜리 : (이게 지금 어떻게 된 일이지? 정신없고 당황스런)
고만철 : 제 고향 선밴데, (하는데)
혜리 : 잠깐만요! (얼른 일어서는) 잠깐만요... (화장실 가는 척 서둘러 나가며 힐긋 계장과 정임 쪽 보면)
차계장은 소환 전화하고 있고 정임은 자판 치느라고 못 들었다.
S#2. 휴게실
놀란 가슴 누르고 서있는 혜리.
혜리(E) : 말도 안돼... 아빠가 페이퍼 컴퍼니에 부실공사? (갈등하는) 어떡하지, 바로 보고 해야 되나...
윤검 : (들어오다 보는) 여기서 뭐해?
혜리 : (기겁해서 돌아보는)
윤검 : 왜 그렇게 놀래?
혜리 : 아니에요... (고개 꾸벅 인사하는)
윤검 : (지적 아닌, 단순한 질문) 마검 방에 피의자 있는 거 같든데.
혜리 : (지적이 아닌데도 윤검은 어렵고 긴장되는) 아 그 피의자요, 제가 조사하다가...
(변명하는) 저 방금 왔어요, 뭐 두고 간 게 있어서... (두리번거리는)
윤검 : (약간 이상한) 뭔데.
혜리 : 없네, 제 방에 있나 봐요. (피하듯 얼른 나가는)
윤검 : (의아하게 보는)
S#3. 혜리 검사실
지루하다는 얼굴로 앉아있는 고만철.
고만철 : 아 참, 화장실 가서 오래 있다 오시나...
차계장 : 검사는 화장실도 안 갑니까?
혜리 : (창백한 얼굴로 들어오는)
차계장 : (보는) 검사님 괜찮으세요?
혜리 : (고만철에게) 죄송하지만 조사, 내일 다시 하죠. 몸이 너무 안 좋아요.
고만철 : 예? (황당한 듯 보는)
혜리 : (얼굴 안 보고 책상에 앉는, 아픈 듯 손으로 이마 짚는)
S#4. 복도
유치장으로 가려고 엘리베이터 쪽 향해 가다가 멈칫하는 고만철, 뒤 돌아본다.
고만철 : 기껏 말 안하고 못 배기게 후벼 파드니만... (의아한 듯 갸웃하고)
S#5. 구치소
뭔가 석연치 않다는 얼굴로 생각에 잠겨있는 고만철.
고만철 : 아무래도 뭐가 이상하단 말야...
[1씬에서, ‘마.. 상태?... 하며 경악하던 혜리 얼굴’]
고만철 : (퍼뜩 드는 느낌에 굳어지는) 마혜리.. 마상태...
상태(E) : 우리 딸 법대 갔다! 검사 될 거야.
고만철 : (헉!...) 상태 딸이야?... (사색되는) 맙소사...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안절부절) 아이구 이거 클났네!
(창살 쪽으로 달려가) 전화, 전화 좀 합시다!
S#6. 인우 사무실
소파에 마주 앉아있는 인우와 제니.
제니 : (막 통화 마치고 핸드폰 내려놓으며) 고만철이란 사람은 꼭 길들여진 몰몬트 같애. 예상을 안 벗어난다.
인우 : (예상했던) 마상태 불었대?
제니 : (끄덕이는) 마혜리씨, 고만철 조사 중단하고 벌써 ST로 가고 있대.
인우 : 그래...
제니 : (일어서는) 충격 좀 받았을 거야.
인우 : (담담한) 그래봤자 잠깐이잖아.
제니 : (티 안내는 인우 안됐다는 듯 툭 치고 나가는)
S#7. 상태 사장실
긴장한 얼굴로 들어오는 혜리. 상태, 조금의 그늘도 없이 소파 쪽으로 나온다.
상태 : (미리 통화했지만) 비행기 타고 왔냐? 왜 이렇게 빨리 왔어?
혜리 : (꾸벅하며) 아빠 제가 무슨 일 때문에 왔냐면요,
상태 : 일단 앉어 앉어! (혜리 데리고 가서 앉히고 자기도 앉으며) 뭐 마실래?
혜리 : 아무 것도 안 마셔도 돼요.
상태 : (나무라듯) 무슨 일이길래 입술 축일 여유도 없어?
혜리 : 마음이 급해서 그래요.
상태 : 무슨 일인데?
혜리 : 아빠 혹시 고만철이란 사람 알아요?
상태 : (멈칫해서 보는)
[시간경과]
마주 앉아있는 혜리와 상태. 혜리, 고만철 얘기 한 뒤다.
상태 : (어이없다는 혜리 보는) 그래서 이렇게 사색돼서 달려왔구나, 고만철이 이 자식...
혜리 : (설마 하면서도 긴장한) 아빠, 아니죠?
상태 : (나무라는) 너 뭐하는 놈이야? 아닌 줄 알면서 뭐하러 일루 달려와! 검찰청서 무슨 오핼 받으려구!
혜리 : 네?
상태 : 긴말 할 거 없어. 당장 들어가서 소환 날짜 정해 불러!
혜리 : (눈치로 안도하는) 어떻게 된 거에요? 고만철은 왜 아빠한테 명의를 빌려줬다고 하는 거에요?
상태 : 걸 내가 어떻게 알아?
혜리 : (벙해서 보면)
상태 : 고향 후배라고 몇 번 뒤 봐주고 용돈도 쥐어주고 했는데 사업 자금까지 요구하길래 거절했어.
내가 번 돈 얻어 쓰는 걸 지들 권린줄 아는 것들...
혜리 : 그럼 아빠는 확실히 영진 건설하고 아무 상관없는 거죠?
상태 : 사업하는 입장에서 물처럼 맑다고는 못하겠다만, 구정물은 아니지, 니 애비가.
혜리 : (반가운) 그쵸? 그쵸? 그럴 줄 알았어요...
상태 : (별일 아닌 척 가볍게) 그럼 이제 너한테 조사 받으면 되는 거냐?
혜리 : 아뇨, 혈육 간 사건은 못 맡아요. 부장님께 보고하고 전 빠지고, 다른 검사가 맡게 될 거에요.
상태 : 그래? 그럼 빨리 보고부터 해. 너 곤란해지기 전에.
혜리 : (미안한 듯) 고만철씨가 아빠를 지목했기 때문에 조사는 받으셔야 할 거에요.
상태 : 이왕 받을 거면 검사 딸래미한테 직접 받아 보고 싶었는데 유감이네.
혜리 : (아빠 태도에 더 완전 믿는다. 안도의 눈으로 보며 해맑게 웃는)
S#8. 혜리 빌라
인근 길 가에 차 세워놓고 막 차에서 내리던 혜리, 저만치 앞에서 걸어오고 있는 인우 본다.
생각에 골똘히 잠겨서 걸어오고 있는 인우.
순간 자기도 모르게 인우 반가운 혜리, 인우 앞으로 다가간다.
혜리 : (인우가 먼저 바라보기 바라며 가는데)
인우 : (다른 곳 보며 생각에 잠겨 오고 있다)
혜리 : (할수 없이 웃으며 손 흔들고 다가가는데)
인우 : (시선 혜리 보지 않고 누군가 오는 것 같자 옆으로 비켜서 가려는)
혜리 : (어? 얼른 또 인우 옆으로 가면)
인우 : (초점 안 맞추고 다시 옆으로)
혜리 : (다시 인우 쪽으로 같이 한걸음 가며) 서변! (하다가 확 부딪힐 뻔하는)
인우 : 어- (비틀, 정신 차리며 혜리 보는, 중심 잡으려다 혜리 손잡는)
혜리 : 어- (같이 비틀하며 동시에 인우 한손 잡는)
둘 : (서로 손 잡은 걸로 버텨지는 상태로 서로를 보고)
인우 : (갑자기 나타난 혜리 벙해서 보는, 순간 반가운) 어디서 나타났지?
혜리 : 무슨 생각을 하길래 사람을 모른척 하냐?
인우 : (문득 손 의식하는, 보고)
혜리 : (동시에 손 보는, 얼른 하하 하며) 우리 처음 손잡았네.
인우 : (멈칫, 정신 차리는, 손 푸는)
혜리 : (머쓱, 손 내리며) 어디 가요?
인우 : (담백) 산책 겸 편의점.
혜리 : 어? 나두 우유 떨어졌는데.
인우 : 사다 주께요, 우유 뭐?
혜리 : (같이 가고 싶은) 같이 가요, 생각해 보니까 이것 저것 살 거 많네.
인우 : (잠시 보다가) 그럽시다. (가는)
혜리 : (돌아서 따라가며) 나 오늘 야근도 안하고 왜 이렇게 빨리 오는지 안 물어봐요?
인우 : (당연히) 무슨 일 있었겠지.
혜리 : (마음으로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다. 다다다 얘기하는) 내가 오늘 얼마나 기막힌 일을 당했는지 알아요?
있잖아요 고만철, 입에 지퍼 채운 피의자.
인우 : (모른 척) 누구?
S#9. 빌라 일각 (회상, 10회 69씬 내용에서 이어지는)
얘기하고 있는 혜리와 인우.
혜리 : 혹시 말 안하는 사람 말하게 하는 법 아는 거 있어요?
인우 : (별일 아닌 듯) 있지.
혜리 : (솔깃해서 보는) 있어요?
[시간 경과]
인우가 시킨 대로 고만철 입 여는 방법 연습하는 혜리, 이미 받아 적어서 요약한 듯 손에 다이어리 들고 있다.
혜리 : 명의만 빌려주신 거죠? (바로 대답하는) 할말이 없습니다.
인우 : (끄덕이는)
혜리 : 그 사람은 고만철씨가 검찰 소환 전화를 받았다고 하니까 당분간 숨어 있어라, 라고 했죠?
인우 : 좀 더 세게, 당당하게.
혜리 : (더 냉정하게) 당신을 이용해서 이 사건의 공소시효를 넘기기 위해서 라고 말해 줬죠?
인우 : 상대 틈 주지 말고.
혜리 : 법대로 하십시요, 맞죠?
인우 : (괜찮다는 듯 끄덕이는) 잘하네.
혜리 : (다이어리에 쭉 적힌 메모들 보며, 신기한 듯) 근데 정말, 고만철 뒤에 있는 사람이 진짜로 이랬을 거 같애요?...
인우 : 그랬을 거에요.
혜리 : 어떻게 알아요?
인우 : (유도 시작) 첫째, 상대를 잡고 싶으면 상대 마음을 먼저 읽고, 둘째 그 사람 뒤를 파라, 깊고 넓게.
혜리 : (잘 모르겠는) 그 사람 뒤를 파라니, 뒷조사를 하라구요?
인우 : 뒤에 누군가 있는데 말을 안 하는 건, 돈이 오고 갔다는 거에요.
혜리 : (그 정도는 해봤다는) 고만철은 자기 명의 재산 하나도 없어요. 평생 제대로 돈 벌어본 적이 없대요.
인우 : (경솔하다는, 약간 타박처럼) 지금 재산이 없다고 과거에도 없었대요? 그 사람 10년 20년 전 재산 내역 알아요?
혜리 : 10년 20년 전?
인우 : (마지막 강조) 과거를 깊고, 넓게 파 봐요. 인간들 인연은... 생각보다 오래된 경우가 많아.
혜리 : (듣다보니 생각나는) 맞다?... 15년 전에 돈 생긴 거 있다 그랬는데...
(얼른 다이어리에 적으며) 고만철 재산 내역 조사... (갸웃) 한 20년 전까지 하면 되나?...
인우 : (됐다... 혜리 보는)
S#10. 빌라 일각 혹은 빌라 인근 적당한 곳 (현재)
열심히 하소연하듯 얘기하고 있는 혜리.
혜리 : 서변 코치대로 공소시효에 뭐에 확 겁나게 뻥쳐서 몰아부쳤더니 입을 열긴 열었는데,
글쎄 울 아빠 이름을 말하는 거에요?
인우 : (놀란 척) 마검 아버지?
S#11. 상태 사장실
열 받고 심각한 얼굴로 민이사(마상태 창립 멤버, 현 이사) 얘기 듣고 있는 마상태.
민이사 : 송상무를 털어놓게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영진 실무 맡았던 거 사실이고,
마상태 : 죽었잖아!
민이사 : (멈칫하는)
마상태 : 죽어도 수를 내랬더니, 죽은 송기중이 관뚜껑 열고 끄내 왔어? 야 민이사, 나 우리 혜리 벌써 만났다?
민이사 : 고만철이 사장님 지목한 진술 번복시키려면, 송상무 부는 수밖에 없습니다.
마상태 : 송기중이 마누라 자식을 어떻게 믿어! 나 믿고 죽는 시늉까지 할 수 있는 건 송기중이지,
그 마누라 자식이 끝까지 입 닫고 의리 지키겠냐?
민이사 : 나무 아파트 손해배상 민사소송 책임지시고, 그만한 사례주면 됩니다.
마상태 : (기막혀) 민사에 사례까지...
민이사 : 다행이 손배 규모가 안 크잖습니까.
마상태 : 만철이 자식만 까불다 걸리지 않았으면 되는 건데...
민이사 : 그 방법 밖에 없습니다.
마상태 : (씁쓸한) 딸년이 검사만 아니었으면 이깟 거 아무 것도 아닌건데...
S#12. 혜리 빌라 일각
적당한 곳에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혜리와 인우.
인우 : 아버님 본인이 아니라고 하셨다면서? 그럼 된 거지.
혜리 : 그래도 아빠가 검찰에 온다는 자체가 맘은 안 편하죠...
인우 : (갑자기 생각난 척, 아직 안 나온걸 알지만 기억 되새기는) 참 그건 어떻게 됐어요?
고만철 재산 내역 캐본다 그러지 않았나?
혜리 : 아직 못 받았어요. 오래 된 재산 내역 조사는 시간이 꽤 걸리드라구요... 거기에서 진짜 뒷거래 정체 나왔으면 좋겠다.
인우 : (본론 끝냈지만 복잡한 마음 드는) 아버지 무섭다드니 미워하진 않나부네.
혜리 : (무슨 소리냐는) 아빤데 어떻게 미워해요? 가끔 원망되고 싫을 때도 있긴 하지만 밉지는 않아,
한번도 아빠 미워한 적은 없어요.
인우 : (멈칫 보는)
혜리 : 서변은 아버지 미워한 적 있어요?
인우 : (바로) 한 순간 원망도 해본 적 없어.
혜리 : 되게 좋은 분이시구나? 하긴 서변 이렇게 한국에 보내주는 것만 봐도 좋은 아버지야.
인우 : (보다가, 의미 있는) 약속을... 잘 지키는 아버지였어.
혜리 : (약간 뜬금없어) 약속?
인우 : 부모들 그래 그래 알았어, 해주께 하자 그래놓고 나중에 해주께, 내가 그랬나? 지금 바뻐, 많이들 그러잖아요.
(의미 있는) 우리 아버진 달랐어, 단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어. 아주 작은 거라도 해주께, 하면 해주셨어.
혜리 : 대단하신 분이다?
인우 : (끄덕이는) 그래서 우리 아버지가 하는 말은... (15년 전 얘기) 모두가 약속이었어...
혜리 : 약속이었어? 왜 과거형이에요? 지금은 약속 잘 안 지키시나?
인우 : (혜리 보다가 말 돌리는) 내가 못 지켰지.
혜리 : (? 보면)
인우 : (아픔) 내가 못 지켰어, 아직...
S#13. 혜리 집 거실 (저녁)
상태는 복잡한 심정으로 생각에 빠져있느라 애자가 하는 말 전혀 못 듣고 응응 건성 대답하는데
애자 혼자 큰 맘 먹고 딸 인생 지키기 프로젝트 시행하는 중. 작정하고 야무지게 얘기하는 애자의 얼굴.
애자 : 혜리는 좋아하는 남자가 있어요, 아니 사랑하는 남자가 있어요. 아니 아니, 서로 사랑하는 남자가 있어요.
상태 : (무심히 애자 보는)
애자 : (꿀꺽하고) 서인우라고 변호사에요. 네 네, 내가 봤어요. 만났어요! 아주 아주 스마트하고, 유쾌하고 잘생기고.. 따뜻해요.
상태 : (시선 거두고 팔짱 끼는)
애자 : (왜 반응이 저 정도지? 살짝 눈치 보면서) 그래서 선보지 말라 그랬어요. (주먹 쥐고 전투태세로 준비하고 보는데)
상태 : 흠... (큰 한 숨 쉬는)
애자 : (기운 얻어) 내가! 선 안 봐도 된다 그랬어요! (옆에 놔뒀던 이혼 신고서 탁 탁자에 꺼내놓는) 자요!
내 딸 행복 하나 지켜줄 수 없는 엄마라면... 그런 남편 필요 없어요! (숨 거칠게 쉬며 남편 보는)
상태 : (혼자 생각에 끄덕이며) 그래...
애자 : (눈 커지는) 뭐, 뭐가 그래에요? 이혼하자는 거에요, 혜리 정략 결혼 포기한다는 거에요?
상태 : 세상 일이 내 뜻대로 되진 않지...
애자 : (더 애탄다) 분명히 대답을 해주세요! 나랑 이혼하고 혜리 인생 쥐고 흔들겠단 거에요?
상태 : (아니라는 듯 고개 흔드는)
애자 : (믿기지 않는 듯, 미리 떨린다) 그, 그럼... 날 포기 안하겠다는 거에요?
상태 : (끄덕이며) 그럼, 아무렴.
애자 : 어머...
상태 : 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일어나서 나가는)
S#14. 혜리 빌라 / 혜리 집 거실 (밤)
영문 모르는 얼굴로 화장대에 앉아서 핸드폰 받고 있는 혜리, 한쪽 귀걸이만 뺀 상태다.
애자 : (감격스런) 혜리야, 엄마가 널 지켰어. 지킨 거야! 온몸 던졌더니 안 되는 일이 없구나 정말?
혜리 : (긴가 민가) 엄마 정말 아빠가 그러셨어?
애자 : 그래에, 그러니까 괜히 속 끓이지 말고 서군하고 결혼 날 잡아도 돼.
혜리 : 결혼은 무슨? (당황해) 엄마 서변하고 그 정도 사이는 아니라니까?
애자 : 좋아하는 건 사실이잖아!
혜리 : (엄마 속여놔서 그렇다고도 아니라고도 말할 수 없고) 아니 그게... (고개 돌 리고) 후...
애자 : 어쨌든 중요한 건, 니 아빠가... 엄마를 선택한 거야... 끊자, 굿나잇~
혜리 : (벙하지만) 어 잘 자 엄마... (끊는, 갸웃하며 나머지 귀걸이 빼고 반지 빼서 서랍 간이 보석함에 넣다가
서랍 구석에 굴러다니고 있던 크라운 본다. 집어드는) 이게 뭐지?... (갸웃하다 기억하는) 아!...
[3회 65씬에서... ‘매직크라운 내밀며 자, 행운의 왕관’ 하던 인우]
혜리 : 까맣게 잊고 있었네... (의미 없고 지나쳤던 모든 것들이 다시 보인다. 티슈로 먼지 닦으며) 그러고 보니까
서변한테 받은 거 많네? 핸드폰도 주고, 시계도 녹음해 주고... 밥도 해주고 조언도 해주고... 그랬네?...
S#15. 검찰청 외경 (다른 날)
S#16. 부장실
테이블에 앉아서 부장에게 고만철 사건 보고하고 있는 혜리와 윤검.
부장 : (난감한) 아니 마검 아버님은 어쩌다 그렇게 황당하게 엮이셨어?
혜리 : 어제 바로 보고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제가 먼저 아빠한테 확인을 해야 할 거 같았습니다.
윤검 : (보는)
부장 : 일단 피의자가 지목했으니까 소환을 안 할 수는 없는 일이네... (혜리 보는)
혜리 : 아빠가 기다리고 계신다고 하셨어요.
윤검 : 그렇게 말씀하셨으면 뭐.
혜리 : 그럼요?... 절대 아니라고 하셨어요.
부장 : (경험으로 뭔가 석연치 않은, 걱정으로 혜리 보고 윤검 보는) 그럼 윤검이 다시 맡아야겠네.
S#17. 부장실 앞
나오는 혜리와 윤검. 윤검, 걱정도 되고 부담도 되는 얼굴로 혜리 본다.
혜리 : (보는)
윤검 : (담담한, 공사구분 철저) 하던 대로 한다.
혜리 : (그런 윤검이 당연하다) 네, 선배님...
S#18. 윤 검사실
혜리 방에서 고만철 관련 기록 수북이 갖고 와서 윤검 책상 위에 놓는 차계장.
차계 : 여기 고만철 관련 기록입니다.
윤검 : 나한테서 갈 때보다 많이 늘었네?
차계 : 마검사님이 조사하면서 웬만한 자료는 다 준비했거든요.
영진 건설 관련 서류들하고 하도급 계약서들 고만철 계좌 내역... 기록목록 보시고 참고 하시랍니다.
윤검 : 고맙다고 전해줘요.
차계 : 예. (나가는)
윤검 : (수사기록목록 넘겨보며 우현에게) 우선 마상태씨 나오시라고 전화하고, (기록목록 훑어보며 추가 조사할 부분 지시하는)
마상태씨 쪽 계좌 내역하고 영진 건설이 6년 전이니까... 그 당시 고만철 재산 상태도 조사해야겠네.
우현 : 예, 알겠습니다.
S#19. 혜리 집 거실 (다른 날)
검찰청 나가려고 단정하고 점잖은 색 슈트 입고 나오는 상태.
애자, 남편이 혜리 결혼 문제 양보했다고 생각, 혼자 금슬 좋은 상태고 행복하다.
애자 : 오늘 따라 잘 차려입으셨네?
상태 : (휙 돌아서며) 잘 차려 입은 걸로 보여?
애자 : 잘 차려입으면 어때서요? 잘 나가는 남자가 잘 차려 입는 게 당연하죠.
상태 : 아- 이거 점잖아 보여야 되는데 말야, 품위 있고 고상하고.
애자 : 어디 가는데요? (양복 깃 다정하게 살살 터는)
상태 : (헉 놀라) 왜 이래!
애자 : (수줍게 웃는)
S#20. 윤 검사실
황당한 얼굴로 고만철 보는 윤검.
윤검 : 명의 빌려달란 사람이 마상태씨가 아니라구요?
고만철 : (재협박 받은대로 말하는) 예, 사실은 마상태가 아니라 전부터 상태 회사 드나들다 알게 된 송상무한테 빌려준 겁니다.
윤검 : 그럼 왜 마상태씨라고 했어요!
고만철 : 상태가 제 고향 선밴데요, 지는 잘 벌어먹고 살면서 돈 좀 빌려 달랬더니 망신을 주는 거에요?
근데 그날 보니까 마혜리 검사가 딱 상태 딸이길래 에라 너도 한번 개망신 당해 봐라, 확 그래버린 겁니다.
윤검 : 그럼 다시 진술을 번복하는 이유는 뭡니까?
고만철 : 생각해 보니까 제가 상태라고 물고 늘어진다고 되는 게 아니드라구요... 조사하면 들통날 걸...
윤검 : (예리하게) 조사하면 들통날 사람을 왜 지목했어요!
고만철 : (할말 없다는) 제가 가진 거 없이 욱하는 건 일등이라서 홧김에요...
윤검 : (보다가 기록 들추며) 그 전까지는 왜 묵비권 행사했어요?
고만철 : (거짓말, 마상태 측에서 새로 짜준) 이미 죽은 송기중이 불어봤자 뭐합니까? 죽은 사람 얼굴에 똥칠하기지...
아쉬울 때 용돈 깨나 받아 썼는데요.
윤검 : 송기중씨는 언제 사망했다구요?
고만철 : 1년 전에요, 제가 장례식에도 갔다 왔어요.
S#21. 부장실
역시 황당하다는 얼굴로 윤검 바라보는 부장.
부장 : 송상무라는 사람 죽은 거 알고 고만철이 뒤집어씌운 거 아냐?
윤검 : 그거야 더 수사해 보겠지만, 영진 건설에 대한 모든 업무를 송기중이 처리 한 건 사실입니다.
부장 : 그래?
윤검 : 우선 BH 계약 관계자한테 사진 확인해 봤습니다.
부장 : (조심스런) 마검 아버지는 어때? 수사해 보니까 뭐 나와?
S#22. 검찰청 앞 + 마상태 차 안
마상태 차 와서 선다... 차 안의 마상태, 살짝 창으로 검찰청 건물 내다본다. 본능적으로 위압감 느껴진다.
흠... 숨 한번 내쉬며 마음 가다듬고 차에서 내리는 마상태, 내릴 때는 위풍당당이다.
S#23. 복도
엘리베이터 쪽에서 막 복도로 돌아서는 마상태. 고만철, 엘리베이터로 향하던 고만철과 마주친다. 서로 눈 마주치는 둘.
마상태, 아이구 이 한심한 놈아... 여유 있는 자의 시선으로 보고
고만철, 이크... 마상태 겁나서 마치 죄인처럼 주눅 들어 피해서 간다.
S#24. 윤 검사실
들어오는 마상태. 윤검, 맞이하고 서있다.
우현 : 검사님, 마상태씨 오셨습니다.
윤검 : (한 걸음 나오는) 어서 오십시요, 윤세준 검삽니다. (인사하는)
상태 : (간단히 목례하며) 마상태올시다.
윤검 : (정중하게) 앉으시죠.
상태 : (앉는)
[시간경과]
윤검 앞에 앉아있는 마상태, 노회한 그라 흔들림 없이 윤검 대한다.
상태 : (놀란 듯) 송상무, 송기중이가 우리 회사 다니다 독립해 나간 사람인데, 만철이하고 연락을 하고 있었답니까?
윤검 : 전혀 모르셨습니까?
상태 : 알았으면 가만 뒀겠소? (하다) 하긴 알았다고 해도 둘이 손잡고 돈벌어 벌인 일, 내가 나서 가타부타 할수도 없었겠네요..
윤검 : 그런데 고만철이 왜 마사장님을 지목했을까요?
상태 : 내가 이렇다 저렇다 말한들 무슨 소용이겠소? 난 그저 이게 우리 딸 애한테 누가 안 되길 바랄 뿐이니...
철저한 조사 부탁드립니다.
윤검 : 저희가 필요한 부분은 최대한 조사하고 있습니다.
상태 : (그럼 됐다는 듯 끄덕이는)
S#25. 혜리 검사실
긴장한 듯 창가에서 왔다갔다하고 있는 혜리.
차계 : 검사님, 아버님 방금 나가셨답니다.
혜리 : (돌아보는) 그래요?
차계 : 고만철이 진술 번복한데다, 아버님하고 고만철 사이에 금전거래도 없고
두 사람이 영진 건설로 연결될만한 단서가 없답니다.
혜리 : (안심되는) 다행이다...
S#26. 인우 사무실 혹은 사무실 앞
전화 받고 있는 인우, 예상했던 대로 되가는 상황이라 차분한 분위기.
제니(휠) : 마상태씨 조사 받고 별일 없이 회사로 들어갔대.
인우 : 한숨 돌렸겠네.
제니(휠) : (알지만) 누구?
인우 : 마상태도 마혜리도...
S#27. M 매장
가벼워진 마음으로 쇼핑하는 혜리와 유나. 유나 생일 선물 고르는 길이다.
처음엔 몽타주로 ‘이쁘다’ ‘이거 어때?’ ‘니 생일이잖아’ 등 애드립으로 가볍게 유나 선물 고르다가...
혜리 : (독특한 남자 선글라스 집어 들며) 이거 잘 어울리겠다. (허공에 대고 인우에게 씌워보듯 해보는)
유나 : (윤검으로 생각) 너무 튀지 않아? (검사가)
혜리 : 튀는 거 잘 어울려.
유나 : 그렇게 스타일리쉬하단 말야? 검사가? (하는데)
혜리 : (유나 말 못 듣고 남자 액세서리 다른 것 보고) 저것도 이쁘네?... (다가가서 집어보고 어울릴까 생각도 해보고)
유나 : 기집애 완전 빠졌네... (자기도 뭔가 뒤적이는)
혜리 : (뭔가 봤다. 다른 쪽으로 가고)
유나 : (보면서) 얼마나 잘생겼는지 검찰청 갔을 때 얼굴 한번 볼 걸. 그래서 그 변호사한테 꿈쩍도 안했구나?
(대꾸 없어 돌아보면)
혜리 : (남자 팔찌 집어 들고 보느라 정신 팔려있다)
S#28. 윤 검사실
책상에 앉아있는 윤검. 빈에게서 메일 왔다는 알림음 들리자 메일 클릭한다.
메일 내용에 ‘이쁘네!!!’ 만 딱 써있고 사진 첨부 돼 있다.
윤검, 뭐야?... 사진 클릭하면 진검이 윤중로에서 혼자 찍은 사진 모니터 화면 꽉 채우는 사이즈로 뜬다.
갑작스런 진검 얼굴 등장에 놀라서 헉!하는 윤검, 얼른 우현과 실무관 보는데 핸드폰 울린다.
윤검 : (‘딸’ 보고 받는, 황당하다는) 빈아?
S#29. 윤검 집 (저녁)
소파에 마주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윤검과 빈.
윤검 : (영문 몰라) 그 사진이 뭐냐니, 그걸 왜 아빠한테 물어?
빈 : (웃으며) 다 아니까 얘기 해, 아빠아. 아줌마랑 벚꽃 구경 갔지?
윤검 : (황당하다는) 빈아, 왜 아줌마가 아빠랑 벚꽃 구경을 갔다고 생각해?
빈 : 정말 아줌마랑 안 갔어?
윤검 : 아줌마가 아빠랑 갔대?
빈 : 그럼 이 사진은 뭐야? 아줌마 혼자서 갔겠어? (그럴 리는 없잖아)
윤검 : 다른 사람하고 갔을 수도 있잖아.
빈 : (더 못 참고) 아빠 밥통이야? 왜 그렇게 눈치가 없어?
윤검 : (영문 몰라) 그게 무슨 소리야?
빈 : (가슴 치며) 아우 답답해, 답답해. 아줌마가 아빠 좋아하잖아?
윤검 : (놀라) 뭐?
[시간경과]
윤검, 노트북으로 진검 사진 다시 보고 있다. (윤검 혼자, 빈이 없음)
[10회 48씬에서]
진검 : 전 뭐 눈치도 없는 줄 아셨어요?
[10회 55씬에서]
진검 : 저 오늘부터는 선배님 차 못 타고 다니게 됐어요.
윤검 : (현재, 그래서 그랬던 건가?... 그 정도인줄 몰랐던 진검 마음 알고 당혹스러운) ...
S#30. 인우 빌라 (밤)
운동 기구에서 달리기하고 있는 인우, 혜리 벨 울린다. 시선 잠깐 허공 보며 피할 듯 하다가 내려서 받는다.
인우 : (사무적인) 네, 서인웁니다.
혜리(휠) : (도전적인) 잠깐 테라스로 나오시지!
인우 : (뭐야?) ...
S#31. 인우 테라스 (밤)
영문 모르는 얼굴로 나오는 인우, 멈칫 선다. 혜리 쪽 테라스에서 긴 낚싯대 같은 장대 끝에 작은 양동이 매달려 올라오고 있다.
벙해서 보는 인우.
S#32. 혜리 테라스 (밤)
받으러 나오는 인우 보이지 않자 여기 보라는 의미로 ‘어이! 어이! 서변!’ 하며 떨어질까 봐 낑낑대며 올려주고 있는 혜리.
이윽고 인우, 뭐하냐는 얼굴로 나타난다.
혜리 : (반색하는) 빨리 빨리 빨리요!
인우 : 뭐하는 겁니까?
혜리 : 내가요, 창의력은 떨어지는데요, 집중력하고 암기력, 모방력 이런 건 끝내주거든요.
(하다 힘들다는) 아- 팔 떨어질 거 같애! 양동이 떨어질 거 같애!
S#33. 인우 테라스 (밤)
혜리 힘들다는 말에 얼른 양동이 집어 드는 인우, 들여다보고 흠칫 놀란다. 양동이 안에 반지 케이스로 들어있다.
인우 : (의아한 얼굴로 혜리 보면)
혜리 : 울 엄마가요, 사람한테 너무 신세지고 살면 안 된다 그래서요, 생각해 보니까 내가 꽤 서변한테 신세를 졌드라구요.
인우 : (뭔가 느껴지는 혜리 마음에 당혹스럽게 보는) ...
S#34. 인우 빌라 (밤)
반지 케이스 열어보는 인우, 반지 꽂이에 얇은 팔찌(심플한) 반지 크기로 돌돌 감겨있다.
인우, 반지인 줄 알고 깜짝 놀라는데... 뚜껑 부분에 손과 팔목 모양으로 만들어진 작은 카드 들어있다. 펼쳐서 보면...
혜리(E) : 항상 고마운 서변이 난 참 좋음! 절대 고백은 아님! 하하^^
인우 : 마혜리!... 너... (혜리 감정확인하고 충격 받는... 케이스 든 손 떨리는)
뒤늦게 다가오는 혜리 느끼고 충격 받는 인우, 혜리가 받을 상처에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S#35. 혜리 빌라 (밤)
선물 받고 난 뒤 인우 반응 기다리고 있는 혜리, 인우 반응 기대되는 미소 띄고 손에 핸드폰 든 채 왔다갔다 서성이고 있다...
왜 반응이 없지? 핸드폰 열어본다. 문자도 통화도 없다.
갸웃하는 혜리, 현관으로 가서 문 살짝 열고 내다본다.. 내려오는 기척 없는 듯 자기도 모르게 풀죽어서 문 닫고 돌아서는 혜리.
혜리 : (황당한) 사람이 인사성이 없냐... (괜히 서운하다. 침대에 털썩 앉는)
S#36. 혜리 빌라 외경 (다음날 아침)
S#37. 혜리 빌라 일각
엘리베이터 앞에서 전광판 보고 있는 혜리, 층수 숫자 5층에서 안 멈추고 그대로 내려와서 혜리 앞에 멈춰 선다.
문 열리면 비어있다. 한걸음 물러서는 혜리.
[시간경과]
서서 기다린 지 조금 된 듯 발 까딱까딱하며 서있는 혜리,
위층에서 띵... 엘리베이터 멈추는 소리에 올려다보면 숫자 ‘5’에 멈춰있다.
얼른 내려가는 버튼 누르는 혜리, 잠시... 엘리베이터 서고 문 열리면 전혀 의식 안한 듯 급하게 탄다.
S#38. 엘리베이터 안
선글라스 쓰고 서있는 인우, 바지주머니에 손 넣고 서있다. 혜리 보자 아무렇지 않은 듯 ‘굿모닝’ 하는 인우.
혜리 : 자주 보네요. (혹시 했나? 인우 팔목 보지만 안 보인다. 답답한 듯 보는)
인우 : (옆모습, 선글라스 속으로 그런 혜리 보는, 눈 감는다)
S#39. 빌라 일각
걸어가는 인우. 혜리, 뒤에서 잠깐 망설이다가 달려온다.
혜리 : 마음에 안 들어요?
인우 : (멈칫 서는)
혜리 : 마음에 든다 안 든다 말을 해야지, 사람이 말이야. (아무렇지 않은 척) 마음에 안 들면 바꿔다 줄께요. (흥, 보는데)
인우 : 뭐요?
혜리 : (멈칫) 팔찌요.
인우 : 아... 그거? 미안, 자세히 안 봐서.
혜리 : (자세히, 안 봤다구? 전혀 예상 못한 말에 말문 막히는)
인우 : 의뢰인 약속 있어서, 나중에 얘기합시다! (가는)
혜리 : (전과 달라진 인우 확연히 느껴진다... 서운하고 무안하다) ...
S#40. 진검 집 앞 + 윤 검 차 안
생각에 빠져서 운전하고 오던 윤검, 자기도 모르게 오랜 습관 탓에 진검 집 앞으로 온다.
아차... 하며 지나치려는데 진검 차 집 앞에 보인다.
윤검 : (차 세우는) 왜 차가 아직 있지?....
미옥 : (발목 살짝 절룩이며 쓰레기봉투 들고 나오다 윤검 보는) 윤검사.
윤검 : (보는, 얼른 내려서) 안녕하셨어요?
미옥 : (반가운, 사진 본 터라 지레짐작) 정선이 데리러 온 거면 빈이 유치원으로 앞으로 가야지.
윤검 : 빈이 유치원이라뇨?
미옥 : 어제 밤에 내가 발목을 삐끗해서 정선이가 빈이 데려다주러 갔잖아요. 글로 오라고 안했어요?
윤검 : (약간 당황해) 아 예...
미옥 : 으이그 이 미련한 게 갔다가 일루 도로 올 모양이네.
윤검 : 왜 진검사 차로 안 갔습니까?
미옥 : (그것도 모르냐는) 꼬맹이가 걸어가자고 떼쓰니까 그렇지.
S#41. 동네 일각
주택가 이면의 좁은 골목길. 천천히 운전해서 빈 유치원 쪽으로 가는 윤검.
저만치 앞에 빈과 손잡고 가는 진검 뒷모습 보인다. 친하게 웃으며 손잡고 걸어가는 진검과 빈.
어느 순간 둘이 멈추더니 뭐라 뭐라 얘기한다. ‘조기까지만이야’ 하고 빈 업어주는 진검.
윤검, 뜻밖의 모습에 멈칫한다. 그동안 몰랐던 진검의 모습에 찡하면서 마음 무거워지는 윤검.
S#42. 복도
결재판 들고 부장실로 가는 혜리, 부장실에서 나오는 윤검 서로 마주치자 멈칫 의례적인 미소로 눈인사만 나누고 지나친다.
(속마음에 각기 다른 사람이 신경쓰여 편치 못한 인사)
S#43. 부장실
혜리 보험 살인 사건 공소장 읽는 부장.
부장 : (읽으면서 물어보는) 몇 년 구형했어?
혜리 : 박유철 무기, 우성미 무기요.
부장 : 쫌 세지 않아?
혜리 : (황당하다는) 뭐가 세요? 사람을 죽였는데요, 것도 애들 엄마를, 것도 돈 때문에, 그걸로 모자라 두 번 죽였는데요!
부장 : 내 말은, 판사가 마검 구형대로 판결 내릴까? 그 말이야.
혜리 : 그러실 거라고 믿는데요.
부장 : (아닐 거라고 고개 젓는) 인간이 같은 인간 인생을 결정짓는 거, 이거 참 부담스런 일이라서 말야...
S#44. 휴게실
마주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혜리와 진검.
진검 : (의외라는) 피해자 지원?
혜리 : 지난 번에 선배님이 그러셨잖아요. 최인숙씨 아이들 위해서 해줄게 있을 거라면서요.
진검 : 용케 기억하고 있었네? 울고 짜고 하면서도.
혜리 : 제가요, 필요한 거 기억하는 순간 집중력은 꽤 괜찮거든요.
진검 : 피해자 지원에 여러 가지 있잖아, 애들한테 필요한 게 뭐야?
혜리 : 정신과 치료요. 지금 외할머니하고 있는데, 애들 충격이 너무 커서 거의 밥을 못 먹는대요.
진검 : (끄덕이며) 그럼 그거 신청해 주면 되겠네.
혜리 : (일어서며) 지금 바로 처리해야겠다.
실무 : (진검 실무관, 다가와서) 진검사님, 그 주거침입 피의자요, 어머니가 보호자 동석 신청했는데요?
진검 : (일어서며) 이거 그 사건이다, 마검이 피해자 된 사건.
혜리 : (눈 커져) 선배님이 맡으셨어요?
S#45. 진 검사실
혜리 집에 들어왔던 꽃거지 조사하고 있는 진검사. 초라한 70대 할머니, 보호자로 따라와서 앉아있다.
백수, 여전히 말끔한 양복 차림으로 당당하게 앉아있다.
진검 : 한명수씨, 앞으로 다시는 다른 사람 집에 들어가면 안 됩니다.
특히 남의 집에서 먹거나 자거나 씻거나! 그런 생각도 하면 안돼요?
백수 : (정색하고 또박또박, 당당) 제 논리로는 이해가 안 되지만, 제가 속한 이 사회의 법이 그렇다니...
따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진검 : 집 주인 들어오기 전에 나가서, 밤에는 어디서 뭐해요?
백수 : 피씨방 가서 취직 준비합니다. 구인 정보 보고 입사지원서도 쓰고.
진검 : (아직도?... 멈칫해서 보면)
노모 : 학교 다닐 때 1등만 했든 앤데... 취직이 안 돼서... (들고 있던 손가방에서 꼬깃한 만원 천원 다발 꺼내 내미는)
진검 : (당황해서 보면) 이게 뭐에요?
모친 : 벌금이요. (구겨진 지폐 손으로 펴는) 제가 파지 주워 모은 돈인데요, 얘 취직되면 양복 새 거 사줄려구...
다시 모으면 되니까 (조아리는) 벌금으로 어떻게 잘 좀 부탁드립니다.
진검 : (찡해서 보다가) 넣어두세요. 벌금 대신 사회봉사로 대체할 수도 있어요. 농촌 일손 도와주기 같은.
모친 : 그런 게 있어요? 얘가 시골서 자라갖구 논일 잘 해요. 취직을 못해서 그렇지...
혜리 : (복도 지나가다 백수 보고 어? 하고 들어오는)
백수 : (혜리 보자 반갑게) 아 이게 누구십니까? 검사라는 얘긴 들었습니다. 난 고민대 경영 구온데, 몇 학번이에요?
모친 : (등짝 때리며) 아이구 이 놈아!...
백수 : (아랑곳없이) 애인은 잘 있어요? 애인 있는 줄 알았음 내가 다른 집 갔지, 그런 프라이버신 확실히 지켜주거든요.
진검 : (기록 봐서 누군지 안다. 혜리 탁 보는)
혜리 : (순간 당황해) 애, 애인은 무슨... (하는데)
백수 : 에이 왜 그러세요? 둘이 그냥 딱 붙어서 떨어지질 않던데.
진검 : (혜리 당황하는 기색에서 뭔가 느낌 오는)
혜리 : (당황해) 이 사람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모친 : 지 정신을 못 찾아서 그러고 다니는 거에요...
진검 : (심상치 않게 보는)
S#46. 검찰청 일각
마주 서있는 혜리와 진검. 진검, 심각한 얼굴로 혜리 본다.
혜리 : (영문 몰라) 선배님 무슨 일인데요?
진검 : 뭐 하나 물어보자. 마검 서인우하고 무슨 사이야?
혜리 :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 ...아무 사이 아닌데요?...
진검 : (틈 안주고 공격하듯) 그럼 윤선배 하고는 무슨 사이니?
혜리 : (멈칫하는)
진검 : 왜 대답을 못해?
혜리 : 그게... 딱 말할 수 있는 사이가 아직 아니라서... (하다) 근데 이런 걸 왜 물어보세요?
진검 : 너 이상해 보여서. 마검 집에 갔을 때도 느낌 이상했는데, 서인우하고 너 뭐야? 니 맘에 있는 사람 누구야?
혜리 : (당황해)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진검 : 윤선배한테 적당히 그러는 거면 그만 해, 윤선배 울리지 말라구.
혜리 : (놀라) 네?
진검 : 상처주지 마, 내가 가만 안 있는다.
혜리 : (진검 이해 안 되는) 선배님은 나한텐 이렇게 말을 잘하면서 왜 윤선배한테는 좋아한단 말을 못해요?
진검 : (약간 정색하며) 누가 못해? 안 하는 거야.
혜리 : (이해 안 되는) 왜요?
진검 : 그게 나니까, 나한테 사랑은 그런 거야.
혜리 : 좋아한다는 말을 안 하는 게 사랑이라구요?
진검 : 그 사람 불편할까봐 안하는 거고, 거절당할까 두려워 못하는 거야. 진짜 좋아하면, 쉽게 좋아한단 말 안 나와.
혜리 : (윤검에 대한 진검 마음 느껴지는) ...
진검 : (약간 화나는 듯) 난, 니가 정말 윤선배 좋아하는 줄 알았어. 얼마나 좋으면 저럴까? 저렇게 말 안하곤 못 배길까.
혜리 : ...좋아하는데요...
진검 : (억울하기도 한 진심 얘기하는) 윤선배 아직 준비 안 됐는 줄 알았어, 그래서 기다렸는데...
혜리 : (미안해지는, 고개 숙이고)
진검 : 사람은 다 각자가 할 수 있는 사랑을 해. 윤선배가 니 손 잡았다고 해서 니 사랑이 옳은 건 아냐.
혜리 : (심각하게 보는)
S#46-1. 검찰청 휴게실
점심 후 휴게실에서 차 마시고 있는 부장, 채검, 이검.
부장 : 아니 근데 진검하고 마검은 왜 안 와? 여자들 자기들끼리 야외에서 티타임 하고 오는 거야?
채검, 이검 : (동시에 부장 보는, 눈치 없다는 듯) 아유...
부장 : 왜? 왜, 뭔데? 뭔데! 마검이 뭐 또 잘못했나? 진검한테 혼나는 거야?
채검 : 잘못했죠, 크게 잘못했죠. 어디 공들인 세월을 무시하고 속성으로 말야.
이검 : 그건 아니다, 자기 마음 감춘 진검이 실수했지.
채검 : 사랑과 장은, 묵을수록 맛이야.
부장 : (끼어들고 싶은) 뭔 소리들이야? 내가 보기에는 진검이 마검 뭐 가르치는 거 같든데.
이검 : (무시하고) 난 이래서 싱글들 안 부러워. 잡느냐 잡히느냐, 그 피곤한 레이스.
채검 : 결혼은 그래도 의리야.
부장 : 나도 싱글 안 부러워... (시무룩) 아주 싫어...
S#46-2. 윤 검사실
복잡한 마음 잊으려 기록 열심히 보고 있던 윤검, 일손 안 잡히는 듯 일어선다.
창가로 가서 창 밖 내다보며 생각에 잠기는 윤검.
S#47. 빌라 단지 일각
복잡한 심정으로 계단 올라오는 혜리.
인우(E) : 내빼지 않고 책임질 자신 있는지 생각해 봐요.
혜리 : 서변이 그랬는데... 이럴 줄 알고 한 거야?...
진검(E) : 서인우하고 너 뭐야? 니 맘에 있는 사람 누구야?
혜리 : (갸웃하는데)
인우 : (퇴근 차림으로 막 빌라 안으로 들어가는)
혜리 : (어? 보며) 요샌 아예 먼저 아는 척하는 법이 없네...
S#48. 혜리 빌라
배고픈 듯 배 만지며 냉장고 여는 혜리, 샐러드 통 꺼낸다. 먹기 싫은 듯 보다가 뭔가 생각난 듯 반짝하는 혜리.
혜리 : (수납장 등 여기 저기 열어 라면 찾는) 부장님이 다 먹고 간 거 아냐?.. (하다 딱 한개 남은 라면 보는) 있다!.. (집어 드는)
[시간경과]
렌지 위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라면.
혜리 : (아직도 서툰 솜씨로 대파 어슷어슷 썰며) 어슷 어슷... (냄비에 넣는) 다음 계란! (옆에 있던 계란 집어 드는)
인우(E) : 노른자 안 깨지게!
혜리 : 노른자 안 깨지게... (조심스레 깨서 넣는)
인우(E) : 국물 탁한 거 싫으니까 노른자 안 풀어지게, 탱탱하게 고대로 있게.
혜리 : (자기도 모르게 인우 생각하고 있는, 밉지 않은) 흥, 까다롭기는...
(끓고 있는 라면 보면서 표정 애잔해진다. 인우가 생각난다)
S#49. 인우 빌라 / 혜리 빌라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책상에 앉아있는 인우, 핸드폰 울리자 보고 받는다.
인우 : 네, 서인웁니다.
혜리 : (급한 척) 서변 혹시 집에 라면 있어요? (배고파 죽겠는 척) 아- 너무 너무 배고픈데 먹을 게 물밖에 없어요.
인우 : (잠시) ...갖다 주께요.
혜리 : (얼른) 우리 집엔 김치도 없는데...
인우 : (멈칫하는)
S#50. 인우 빌라
주방 쪽에서 라면 끓이고 있는 인우, 팔찌로 인해 혜리 마음 아는데다
곧 닥쳐올 일 있는지라 아주 건조하고 담담하게 혜리 대하고.
혜리, 어슬렁거리며 인우 집 공간 구경하고 있다. 혜리 마음의 변화가 인우의 공간을 새롭게 보이고 느껴지게 만든다.
침대 커버도 한번 만져보고 책상 위에 놓인 것들 집어서 보기도 하고 다른 것들 보기도 하는데...
인우 : 뭐해요?
혜리 : 집 구경하는 거에요.
인우 : (타박처럼) 여기 처음 오나. 와요, 다됐어.
혜리 : (가며) 그러게 첨도 아닌데 왜 처음 오는 거 같지? 인테리어 새로 했어요?
인우 : (라면 떠서 주며) 아니.
혜리 : (식탁에 앉는) 으아... 맛있겠다! (젓가락 들며) 잘 먹으께요.
인우 : (자기도 맞은 편에 앉는)
혜리 : 근데 요새 바쁜가 봐요?
인우 : (보는) 왜요.
혜리 : 뭐 잘 눈에 안 띄길래, 수임이 많아졌나?
인우 : (별 대꾸 안하고 어깨 으쓱하고 먹는)
혜리 : (좀 뻘쭘해지는, 먹는)
인우 : (한 젓가락 먹는)
혜리 : (먹으며 건성 묻듯) 자주 놀러오나 봐요.
인우 : (먹다가 보는) ?
혜리 : (별일 아닌 척) 원래 여자친구였었죠? (추측) 그냥 친구 됐다가... (궁금한 본론) 다시 여자친구 된 건가?
인우 : (멈칫하는)
혜리 : (대답 궁금한, 인우 눈치 한번 힐긋 보는데)
인우 : (핸드폰 울리자 보고 받는다) 어, 제니야.
혜리 : (뚝 굳어져 보는)
인우 : 오는 중이야?
혜리 : (자기도 모르게 덜컥해서 보는, 설마 여기 오는 중이야?)
인우 : 저녁? (혜리 보는)
혜리 : (얼른 고개 처박고 열심히 먹는 시늉하는)
인우 : 지금 막 라면 먹고 있었어. 아래층 마검사 알지? 마검이 라면 빌려 달래서, 빌려주는 김에...
혜리 : (너무 아무렇지 않게 자기 얘기하는 인우가 아픈, 꾸역꾸역 먹는)
인우 : (적극적으로) 사 와! 같이 먹으면 되지?... (잠시, 젓가락 놓으며) 두 젓가락 먹었다.
혜리 : (오라는 소리에 뚝 굳어지는, 젓가락 놓는)
인우 : (일어나서 다른 쪽으로 가며 통화하는) 어디 쯤인데?... (잠시) 다 왔네...
혜리 : (얼른 일어서는)
인우 : 어 어... 있다 보자. (하고 돌아서는) 왜요.
혜리 : (버벅대는) 지, 집에 갈려구요.
인우 : (턱으로 가리키는) 먹던 거 먹고 가요.
혜리 : 아뇨, 나 다 먹었어요. 막 다 먹었어요. 갈께요, 잘 먹었어요. (후다닥 현관으로 가는)
S#51. 인우 빌라 앞
급하게 나오는 혜리, 계단 쪽으로 가다가 멈칫 선다. 가슴이 날카롭게 베인 듯 아픈 통증 온다.
가슴 짚고 섰다가 천천히 계단 내려오는 데 자꾸 눈물 나온다.
혜리 : (아직 자기 감정 정확히 모르는) 아우 나 왜 이러지... (손으로 눈꼬리 눈물 찍어내는)
S#52. 인우 빌라
식탁에 놓인 혜리 라면 그릇 보고 멍하니 서있는 인우.
인우 : (일부러 모질게 대한 거지만) 배고프다면서 반도 못 먹냐...
(혜리 젓가락 들어 라면 먹는, 천천히 먹는다. 아픈 마음 삼키듯 다 먹는)
S#53. 혜리 빌라
기운없이 들어오는 혜리, 소파 쪽으로 간다.
탁자 위에 티브이 보면서 먹으려고 준비한 듯 라면 그릇과 샐러드 놓여있다. 라면 퉁퉁 불어있다.
그 앞에 앉는 혜리, 젓가락 집어서 퉁퉁 불은 라면 먹는다... 올라오는 울음과 라면 섞어서 먹는 혜리...
S#54. 검찰청 외경 (다른 날)
S#55. 부장실
얘기하고 있는 부장과 윤검.
윤검 : BH쪽도 그렇고 다른 하도급 관계자들도 그렇고, 고만철은 직접 본 적이 없답니다.
부장 : 송기중이란 사람은 ST 그만 두고 나서 자기 명의로 뭘 한 적이 없다면서.
윤검 : ST건설 그만 두고 8년 동안요.
부장 : 고만철 같은 놈 여럿 거느렸단 얘긴데, 죽었으니 물어볼 수도 없고.
윤검 : 계좌 거래도 철저해서 자금 흐름 추적이 안 됩니다.
부장 : (서로 말하기 불편한 상황이지만) 마상태 사장 쪽은 어때?
윤검 : 고만철하고 마상태 사장 사이에 금전 거래 쪽으로 걸리는 건 없었습니다.
부장 : (조심스런) 송기중 하고는.
윤검 : ..회사 창립 멤버라 교류는 있었습니다만.
부장 : 금전 거래는 없었겠지.
윤검 : 나무 아파트 쪽에서 송기중 유가족 상대로 민사 소송 하기로 했답니다.
부장 : 그럼 고만철은 명의 빌려준 거는 넘어가는 거고, 사문서 위조 하나 남는 거야?
윤검 : 고소 사건으로 벌금형 처분하는 거 밖에 없습니다.
부장 : (의미 있는) 요상하게 배배 꼬였다가 허무하게 끝나버렸네...
S#56. 구치소 앞
나오는 고만철. 이경숙, 기다리고 서 있다가 ‘웬수...’ 정도 하며 두부 팍 먹인다.
S#57. 혜리 검사실
책상에 앉아있는 혜리.
차계 : (누군가에게 받은 듯한 설정으로 서류봉투 들고 들어오며) 검사님, 이게 이제 됐네요.
혜리 : 뭔데요?
차계 : 전에 부탁하신 고만철 예전 재산 내역요, 겨우 두 건인가 찾아냈다는데 고만철건 끝나버렸네요.
혜리 : (별 생각 없이) 뭐가 있긴 있었네요... (받아서 보면 땅 등기부 등본이다)
차계 : (돌아서 자리로 가며) 집에 땅이라는 데 둘 다 한참 된 거랍니다.
혜리, 겉장부터 들춰서 보면 현 소유주부터 일곱 명 정도 뒤에 고만철 이름 들어가 있다.
날짜 보면 1995년 5월 23일에 고만철로 명의 이전 돼 있고, 6월 28일에 매매로 다른 사람 소유가 돼있는데...
고만철 전 소유주가 ‘마상태’ 다.
마상태 이름 확인하고 놀라는 혜리, 다시 자세히 보면 확실히 마상태가 고만철에게 매매가 아닌 명의 이전으로 땅을 넘겼다.
충격으로 보는 혜리,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고개 처박고 본다.
혜리(E) : 아빠가 고만철한테 땅을 줬어? 왜... (굳어지는)
S#58. 하정란 가게
놀란 얼굴로 혜리 쳐다보고 있는 하정란. 둘 앞에 고만철이 소유했던 땅 등기부 (현재는 다른 사람 명의) 놓여있다.
하정란 : (혜리 보며) 이건...
혜리 : 고만철씨가... 이 땅을 무슨 일로 마상태라는 사람한테 받은 건지 알고 싶어서 왔어요.
하정란 : (당황해) 그,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
혜리 : 하정란씨 아파트, 고만철씨가 15년 전에 사준 땅 팔아서 산거라고 했잖아요.
하정란 : 아니라니까요? 내 돈으로 산 거에요.
혜리 : (다른 등기부 꺼내며) 고만철는 6월에 땅을 팔아서 하정란씨한테 다른 땅을 사줬어요.
(하정란 명의 짚으며) 1995년 9월에요.
하정란 : 대체 이런 걸 왜 물어보는 거에요?
혜리 : 하정란씨가 입 다물어 준 게 뭔가요?
하정란 : (덜컥해서 보는)
혜리 : 내가 입 다물어주지 않았으면!... (물으면서도 무서운) 그게 무슨 뜻이었어요?
고만철씨가 무슨 댓가로 그 땅을 받았는지... 하정란씨는 알고 있죠?
하정란 : (서늘해지는) 아뇨? 난 아무것도 몰라요!
S#59. 인우 사무실 혹은 인우 빌라
얘기하고 있는 인우와 제니. 제니, 뜻대로 된 일이 기분 좋다.
제니 : 난 좀 흥분되고 되게 재밌는데 넌 어때?
인우 : (혜리가 있는 한 계획대로 된다고 좋은 기분만은 될 수 없다) 흥분되고 재밌자고 하는 일 아니라서.
제니 : (멈칫, 황당한) 그럼 난 재밌자고 하는 일이라는 거야?
인우 : 넌 흥분되고 재밌을 수 있다는 생각 들어.
제니 : (서운한) 그런 뜻 아닌 거 알 텐데?
인우 : 그래, 알아. 아는데...
제니 : 아는데 왜 나한테, (하다) 서인우 화나는구나.
인우 : (시선 피하는) 화날 일도, 재밌는 일도 아니라는 거야.
제니 : 솔직히 처음에 인우 니 계획 들었을 때 설마 설마 했거든. 이게 정말 계획대로 갈까? 갈 수 있을까?
조그만 페이퍼 컴퍼니 부실 공사에 마상태가 걸려들지 않을 거란 건 알았는데...
인우 : (표정 변화 없다)
제니 : 그걸 조사하던 마혜리가 15년 전 마상태와 고만철에게까지 다가가게 만들 수 있을까... 는 의문이었거든.
인우 : (표정 변화 없다)
제니 : 근데... 그렇게 됐잖아. 그래서 신기하고 재밌어, 앞으로가 기대되거든. (약간 원망으로) 니가 화가 나든 말든.
S#60. 혜리 빌라
인터넷으로 신문사 메인 홈피에서 옛날신문 검색해보는 혜리. 검색창에 하정란 등기부 상의 날짜를 보고
1995.9.** 쳐 보지만 별거 없고 또 다른 고만철 등기부 보고 95.6.28 치고 엔터 치면 당시 이슈 외엔 다른 게 없다.
갸웃하는 혜리, 잠시 생각하다가 고만철 등기부 보고 ‘95.5.23’ 치고 ‘ST’ 썼다가
혜리 : 아, 예전엔 진리건설이었지. ('ST' 지우고 ‘진리건설’ 치고 엔터 치면)
95.5.23일자 뉴스들 사이에 ‘천지동 재개발단지 살인사건’이 눈에 띈다.
서브타이틀 ‘지난 20일 진리건설에서 추진 중인 천지동 재개발단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보고
‘95.5.21 진리건설’ 로 다시 검색하면 기사가 주르르 뜬다.
놀라는 혜리. ‘철거민 대표 건설사 직원에게 살해 당해’ ‘천지동의 비극’ ‘천지동 재개발, 살인사건으로 무산 위기’ 등등.
[시간경과]
프린터로 출력한 옛날 기사 보는 혜리.
1995년 5월 20일 ‘천지동 재개발단지 살인 사건’ 서울 명사구에서 살인사건 발생, 경찰 수사 나서
서울 명사구 천지동 한 건설현장에서 철거민대표 유모씨(50.남)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명사경찰에 따르면, 20일 오후 22시 경 서울 명사구 천지동에 위치한 진리건설 사무소에서
철거민대표 유모씨(50.남)가 사무소 바닥에 피를 흘리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명사 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국과수에 유모씨에 대한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곧 사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사건 현장 근처에서 현행범으로 잡힌 건설과장 서모씨(42.남)가 용의선상에 올라있다.
더 조사를 한 뒤에 수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현장 경비를 서던 신씨가 112로 전화를 걸어
"사무소에 철거민대표가 숨진 채 있다"는 신고를 접수받은 뒤 출동해 숨진 유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현재 유씨와 용의자 서씨의 통화내역을 추적하는 등 원한에 의한 살인 사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50대 철거민 대표 살해한 건설회사직원 서모씨 체포 50대 철거민대표를 살해한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명사경찰서는 20일 천지동철거민 대표 유모씨(50.남)와 재개발 보상문제로 다투다 유씨를 살해한
J건설회사 직원 서모씨(42.남)를 이날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20일 밤 10시30분께 명사구 천지동에 있는
모 건설회사 현장사무실에서 유씨와 보상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살해한 혐의다.
살인 동기와 관련해 경찰은 유씨가 “보상문제를 담판 짓자”며 서씨를 불러내 말다툼을 하다 몸싸움으로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순찰을 돌던 경비 신모씨가 현장에서 피 흘리고 숨져 있는 유씨와 같이 있던 서씨를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범행을 은닉하기 위해 도주하다 경비 신모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앞서 건설과장인 서씨와 철거민대표 유씨가 평소에도 다툼이 있었다는 진술을 토대로 서씨를 조사할 계획이다.
철거민과 건설사 간에 일어난 이번 살인사건으로 인해 재개발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혜리, 점점 굳어서 기사 내용 본다.
S#61. 다른 지검 외경
안으로 들어가는 혜리. (15년 전 사건 관할 지검)
S#62. 기록 열람실
기록 열람 창구 앞에 서있는 혜리.
혜리 : (검사 신분증 내밀며) 서울중부지검 마혜리 검삽니다, 기록 좀 보러 왔는데요. (그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인우 : (5년 전, 사법시험 합격한 직후, 풋풋한 모습, 대학생 같은 차림새로 재적증 명서와 신분증 내밀며)
사건 기록 좀 보고 싶습니다. 유족입니다.
S#63. 열람실 일각
유명우 살인사건 관련 낡은 기록 옆에 높게 쌓여있고 혜리, 기록 보고 있다.
수사기록목록 죽 훑어내려 가는데 그 중에 진술조서(참고인)에 마상태와 신정남, 고만철, 하정란 등 이름 있고,
피의자 신문조서에는 서동근의 이름 있다(서동근은 스치듯).
‘마상태, 신정남, 고만철, 하정란’ 이름 보고 놀라는 혜리. (진술서 일부 별첨합니다)
마상태(E) : 9시부터 고만철이라는 고향후배와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고만철(E) : 제가 그 날 낮에 전화해서 보자고 했습니다. 장미라는 술집으로 나오라고.
하정란(E) : 원래는 쉬는 날이었는데 만철오빠는 단골이라서 가게를 열어줬습니다.
충격 받는 혜리 모습, 5년 전의 인우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S#64. 열람실 일각 (5년 전)
혜리와 같은 자리에서 기록 읽고 있는 인우. 옆에 놓아 둔 수첩에 하정란, 고만철, 신정남 등 이름 쓰여 있고
주민번호와 집 주소 등 이미 적혀있고 마상태라고 쓰여진 옆에 혜리 집 주소(현재 성북동) 쓰고 있는 인우, 날카로운 표정이다.
언뜻 서동근 이름도 스쳐 지나가고...
S#65. 다른 지검 앞
터덜터덜 나오는 혜리, 충격과 혼란으로 멍하니 선다.
먼발치에서 그런 혜리 바라보고 서있는 인우, 혜리가 느꼈구나...
혜리, 이게 뭘까?... 아버지 사건에서 느껴지는 불길함과 의혹으로 기분 이상하다.
인우(E) : (마음 아프면서 복잡한)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혜리야... (마음 미어진다. 눈에 살짝 물기 어려서 보고 서있는,
팔에 혜리가 준 팔찌하고 있다)
혜리 : (가방에서 차 키 꺼내는데 떨려서 떨어뜨린다)
인우 : (자기도 모르게 한발 내딛다 멈춰 선다)
그 자리에 버티고 서서 힘겹게 차키 집어 들어 차에 타지만 바로 운전 못하고 앉아있는 혜리 보는 인우, 눈물 어려서 본다...
이 자리에서 돌아서고 다시 만날 때는 완벽한 타인으로 혜리를 대해야 하는 인우, 마지막으로 혜리에게서 눈 안 떼고...
차 시동 걸고, 주차장 빠져나가 도로로 사라질 때까지 혜리를 본다........
인우, 겁에 질린 혜리의 옆모습, 눈매 등 구석구석 본다. 사진 찍듯이 눈에 담아두려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본다.
멀어지는 혜리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그렇게 미어지는 가슴으로 보고 섰다...
S#66. 혜리 빌라
E)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혜리, 핸드폰 귀에 대고 있다가 안내 듣고 핸드폰 껐다가 다시 ‘친절한 인우씨’ 단축번호 누른다.
다시 꺼있다는 안내 나오자 녹음 버튼 누르고 음성메시지 남긴다.
혜리 : 서변, 왜 연락이 안 돼요?... 어디에요? 나 집인데... 나... 할 말 있는데... 늦어도 괜찮으니까 연락해요? 기다릴께요.
(메시지 저장 버튼 누르는, 아쉬운 듯 핸드폰 만지작거리는)
[시간 경과]
다음날 아침. 침대에서 뒤척거리다가 일어나는 혜리, 밤새 못 잤다. 바로 핸드폰 확인하지만 연락 없었다....
S#67. 인우 빌라 앞
계속해서 급하게 벨 누르는 혜리, 안에서 응답 없자 이어서 쾅쾅 문 두드린다. 여전히 조용하다...
‘서변! 서변!...’ 초조한 얼굴로 부르면서 문 두드리는 혜리.
S#68. 인우 빌라
밖에서 작게 ‘서변-’ 부르는 혜리 목소리 들리는 실내...
짐은 남아있지만 사람 살고 있는 흔적 없이 깨끗하게 정리된 집안, 조용하다.
S#69. 혜리 빌라
협탁 정도에서 인우 명함 찾아드는 혜리, 사무실 번호 찾아서 누른다.
여직(휠) : 법무법인 하늘입니다.
혜리 : (급한) 서인우 변호사 계신가요?
여직(휠) : 실례지만 어디신데요?
혜리 : 마혜리라고 합니다, 서변 좀 바꿔주세요.
여직(휠) : 지금 안 계시는데요.
혜리 : (초조한) 핸드폰 연락이 안 되던데, 혹시 무슨 일 있는 건가요?
여직(휠) : 그건 모르겠습니다.
혜리 : (답답한) 그럼 언제 돌아오는진 알 수 있을까요?
여직(휠) : 모르겠습니다.
혜리 : (모른다는 말에 놀라는)
S#70. 인우 사무실 로비
급하게 들어오는 혜리. 직원, 일어선다.
혜리 : 서인우 변호사 만나러 왔는데요.
직원 : 변호사님 안 계신데요.
혜리 : 어디 갔어요?
직원 : 무슨 일로 그러시는데요?
혜리 : 저 몰라요? 여기 몇 번 왔었는데.
직원 : 죄송합니다, 기억이 안 납니다.
혜리 : (할 수 없이 다시) 서변 언제 어디를 간 거에요?
직원 : 누구신지 먼저 말씀을,
혜리 : 어디 간 거냐구요!
직원 : 서변호사님하고 어떤 사이신데요? (그런걸 물을 자격 있어? 보는)
혜리 : (그 말에 멈칫하는)
직원 : 죄송합니다.
혜리 : (퍼뜩 생각난) 그럼 여기 여자 변호사님, 제니 안인가? 그 분은 계세요?
제니 : (안에서 나오며) 저 찾으세요?
혜리 : (보고 일단 반가운, 다가가며) 안녕하세요? 저 아시죠?
제니 : 네.
혜리 : (안도하며) 저기 서변하고 급하게 연락할 일이 있는데, 핸드폰이 꺼있어서요. 연락 좀 하게 해주세요.
제니 : (미소로) 그건 어렵겠는데요.
혜리 : 왜요?
제니 : 그것도 말씀드리기 어렵구요.
혜리 : (벙해서 보는)
제니 : 죄송합니다, 서인우 변호사 사적인 일을 (강조하는) 아무한테나 말씀드릴 순 없죠.
혜리 : (아무한테나, 란 말에 찔리는, 아무 사이도 아닌 것 맞다) ...
제니 : 안녕히 가세요. (돌아서는)
혜리 : (절박한) 멀리 갔나요? 오래 걸려요? 휴가 갔어요?
제니 : (그대로 멈춘 채) 아무 것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혜리 : 그럼 전해주세요! (메여서) 마혜리가 찾는다구요... 혹시 전화 오면 꼭 좀 전해주세요.
제니 : (선채로 돌아보는)
혜리 : (불안감에 혼잣말처럼) 어떤 사이는 아니지만... 마혜리라고 하면 아는데, 알 텐데 서변은... 연락 받을 건데...
제니 : (혜리 마음 저 정도였구나... 아는, 보기 힘들다. 들어가고)
S#71. 인우 사무실 앞
맥없이 나오는 혜리, 정처 없는 기분으로 둘러본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길 잃은 아이처럼 막막한 기분으로 ‘서변...’ 중얼거리며 두렵게 서있는 눈물어린 혜리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