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엔 골목만 나가도 모험이 되고는 했던 것 같아요.
바다를 품은 아이를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소싯적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나무 작대기 하나 들고 골목 여기저기를 누비고
친구라도 함께 할 때면 마치 천군만마를 얻은 냥 신이 나고 흥이 났던 그 때의 기억.
그런 기억을 소환하게 만들어준 바다를 품은 아이.
초반의 흐름까지 아버지를 잃은 준서와 철부지 같아 보이는 찬희에게서
어떤 특별함을 느낄 수 있을지 궁금함이 밀려왔습니다.
돼지 같이 생긴 저도로 배를 타고 나서는 모습에서
애들이 저도에서 어떤 위로를 받게 될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저도에서 판타지로 넘어가는 것을 보고
약간 허를 찔린 느낌이 들었네요 ^^
가람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하나같이 흥미진진하게 흘러 갔습니다.
두 주인공, 특히 준서는
아픔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아들을 잃은 날랜곰 아저씨를 보며
아빠와의 따듯한 기억이 깃든 바다를 품는 것으로 아픔을 넘어섰는데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득 차는 느낌이었어요.
소소하게 넘어가리라고 생각했던 이야기가 판타지가 되고
다른 세계를 지켜낼 수 있는 단단한 아이들로 성장하게 되는
큰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책을 펼치고서 한 번에 쭉 읽을 수 있었던 힘도 책을 통한 힐링도
한번에 충전되는 느낌이었어요.
늘 항상 글에 힘이 느껴지는 최명 작가님
장편 바다를 품은 아이로
저도 잔뜩 힘 받았습니다. ^^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