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 문화 > ART(공연·전시) / 편집 2014-01-15 20:38:44 / 2014-01-16 12면기사
완벽한 죽음 보장… 고객님, 편히 쉬게 해드려요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 3월6일까지 이수아트홀
OECD국가 중 자살률이 1위인 나라, 전체 사망자 중 4.7%가 자살로 목숨을 잃는 나라, 바로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그렇다면 왜 최악의 극단적 선택인 자살을 결심하게 되는 것일까? 이러한 다소 무거운 물음을 유쾌한 코미디와 따뜻한 감동으로 풀어내는 연극이 대전에서 열리고 있다. 바로 3월 6일까지 이수아트홀에서 열리는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가 그 주인공이다.
자살은 사전적으로 '스스로 자기의 목숨을 끊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말처럼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거두기란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그 순간, 사람들은 나의 죽음을 도와줄 파트너를 찾게 된다. 죽음을 꿈꾸지만 자살할 용기가 없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 바로 인터넷 자살 사이트다. 현대의 익명성이 가져다 준 재앙의 공동체이자 비극의 커뮤니티. 연극은 인터넷 자살 사이트를 방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신선하고 다양한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확실한 죽음을 맞게 해주는 자살 사이트. 그 사이트의 운영자 겸 대표인 '안락사'. 자살업계에서 알아주는 이 남자는 다른 자살 사이트에서 손님들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몇 년째 사업을 계속해오고 있다. 손님들에게는
단번에 확실한 죽음을 주선하면서, 자신은 단속을 피해 하이에나 같은 생활을 하는 진정한 프로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손을 거쳐 사라진 이들만 해도 자살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심지어 연예인까지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런 그 남자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한 여자가 나타난다. 무엇 때문에 죽으려는 지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는 여자. 그리고 그 여자가 데려온 멍청한 사내. 죽여주는 곳에서 그들의 사연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서로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인간이라면, 아니 생명체라면 그 누구도 그 어떤 것도 피할 수 없는 죽음.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한마디로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자살이라는 소재를 통해 풍자하는 웃기는 연극이라고 할 수 있다. '안락사', '마돈나', '바보 레옹' 등 이 세 명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을 상품화 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죽음마저도 눈감아 버리는 비정한 현실을 다루고 있다.
김완수 이수컴퍼니 대표는 "자살마저도 하나의 흥밋거리가 되고 상품화된 사회의 모습이 과연 정상인지 관객들에게 되묻는 작품"이라며 "이 연극을 본 후에 자살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관객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2시·5시. 3만 - 3만 5000원. 문의 ☎ 1644 - 4325. <최신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