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연변에서는 똥누는 것도 하나의 기술임돠.
아무렇게나 누는 것은...... 똥도 아님돠.
저희 연변에는 똥누는 것으로 도를 닦는 안자서싸(安自恕寺)라는 절이 있음돠.
그 절간 화장실이 푸세식인데 물기가 너무 많아서 변을 볼 때 마다
튀어서 엉덩이에 묻는거 땜에 고민하게 됨돠.
그래서 똥물을 안묻히고 똥을 누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면서
도를 깨치는 것임돠.
1년도 안된 행자승은 변소 가기가 무척 겁이남돠.
변소에 가면 우선 바지를 홀랑 벗고 앉아서 똥을 누고는 위로 점프해버림돠.
무쟈~게 힘듬돠.
앉은 자세에서 점프 한번 해 보섯습니까?
화장실에 한번 갔다오믄 에어로빅 30분은 한 것 같슴돠.
자꾸 하다보믄 나중엔 앉자서 담도 뛰어 넘슴돠.
다리 근육 무쟈~게 단련됨다.
절에 들어온지 1년쯤 된 젊은 스님은 상체도 단련해야 함돠.
그 스님은 변소에 들어오면 자신의 허리띠를 천정 대들보에 묶고
그 끈을 잡고 앞뒤로 타쟌처럼 왔다갔다 하면서 똥을 누는 것임돠.
타이밍 잘 맞춰야 함돠.
끈 한번 놓치면 바로 구데기 동무들과 찐한 뽀뽀해야함돠.
상체 단련 잘 됨다.
헬스? 우습슴다.
절에 들어 온지 한 3년 쯤 지나면 순발력 훈련임돠.
푸세식 변소에 보면 변기 뚜껑 있잖슴까? 고걸 이용~함다.
준비자세는 앉아서 싸는 자세와 똑같씀다.
한 손에는 변기 뚜껑을 들고 싸는 동시에 뚜껑을 바로 덮어 버림돠.
똥물! 절대 못 올라옴돠.
대신 변기 뚜껑에 똥이 묻슴다.
냄새가 장난이 아님돠.
인자 한 5년쯤 되면 슬슬 머리를 굴리기 시작함돠.
나뭇잎 큰 거 몇 장 준비해서 종이배처럼 똥물 위에 띄움돠.
기카고는 그 위에다 똥을 누는 것임돠.
이거 에지간히 공간 지각 능력 없음 꿈도 못꿈돠.
옆에 잘못 떨어뜨리면 똥물 두 배로 튐돠.
하지만 저희 연변 스님들은 공간지각 능력 왓~땀돠.
나뭇잎 위로 정확하게 떨어 뜨림돠.
고거이 적잖히 멋있슴돠.
인제 한 7년 쯤 되면 드디어 배울 것이 없슴돠.
그냥 신문지 깔고 똥 싸고는 신문지 채로 버림돠. 얼마나 똑똑함까?
달인의 경지임돠.
한 10년차쯤 되면 이젠 신문지 같은거 준비도 안함다.
그냥 앉아서 눔돠.
똥물이 튀어 오르는 거 다음 똥덩어리 떨어뜨려서 막아냄돠.
이윤재 골키퍼도 요건 못막을 껌돠
이정도 경지가 되면 비행기에서 똥을 눠서
아프가니스탄 산속에 숨어 있는 빈 라덴도 맞출 수 있음돠.
이런 스님들이 이제 한 20년쯤 되면 더욱 무서운 기술을 연마함돠.
그냥 쪼그리고 앉아서 여유있게 눔돠.
그런데 똥물은 한 방울도 튀지 않슴돠.
소금장이가 물위를 미끄러져 가듯 잔잔한 파동만 있을 뿐임돠.
그렇슴돠.
그 스님들은 똥을 잘게 아주 잘게 토끼똥처럼 끊어서 누는 것임돠.
얼굴은 평온한 표정으로 앉아 있지만 아래서는 괄약근이 현란하게 움직임돠
현란한 괄약근의 움직임, 그것은 모든 연변 사람들의 꿈인 것임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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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마다 이불에 세계지도 그리던 어릴 적이었슴다.
온 동네 사람들이 어디론가 몰려가는 것이었슴돠.
모두들 한 손엔 싸인받을 종이와 펜을 들고 있었슴다.
전 그것이 마릴린 몬로가 우리 동네에 온 것인 줄 알았슴돠.
아니었슴다.
그것은 70년된 대스님이 똥을 끊지 않고 죽 이어서 살그머니 똥물속으로 잠기게 하는
연변의 전설적인 똥누기,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순응하는 똥누기 법임다 ㅎㅎㅎㅎㅎ
첫댓글 대단한 작문임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