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만에 겨울 비박 산행을 떠났다.
떠나기 전 몇년 동안 관심도 없었든 등산장비 구경을 하면서 갈등이 시작되었다.
지금껏 침낭하나, 코펠, 버너하나 들고 산에 돌아 댕겼는데 장비구경을 하다보니 어느 하나 안 좋은 게 없다.. 그런데 문제는 돈...
텐트도 좋아보이고 비비도 좋아보이고 침낭도 좋아보이고 배낭도 좋아보이고.. 다 좋아보였다..ㅎㅎ
산에 가려고 해도 요즘은 돈이 있어야 되는구나.. 산에 가는데 저렇게 많은 장비를 챙겨가야하는구나..
저는 산에 그동안의 짐을 비우러 가는 건데 남들은 채우러 가는 거구나 하면서 장비가 부러웠습니다..
그래도 그냥 전 제스타일대로 짐을 꾸렸습니다..
예전에 사둔 장판가게표 비닐
10년전 산 오리털 침낭(이건 당시 큰마음 먹고 10만원 넘게 줬습니다.. 지금은 군데군데 털이 많이 빠져있는 곳도 있지만 핫팩으로 커버가 됩니다..ㅎ)
군대 있는 동기한테 받은 군용침낭커버
그냥 10년 넘은 코펠
그리고 이번에 새로 구입한 코베아3 버너(원래 쓰던 만원짜리 버너가 가스가 셉니다.ㅜ)
오케이깔판, 중고로 싸게 산 써머레이트 매트(그래도 고가임)
이렇게 챙기고 산에 들어가서 잤습니다.. 남들은 구스다운이 어떻고 어떤 브랜드가 어떻고, 다 좋습니다..
대부분은 아니시자만 혹시나 산에 겉멋으로 그런 장비 챙기시는 분들은 산이 그런 곳이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자기 돈으로 원하는 것 사는 건 뭐라고 할 수 없지만..)
처음 산행 하시는 분들에게 '비싸도 정말 저런 장비가 필요하구나!'라고 오해할 수 있게 합니다. 우리나라 산에서 그정도의 고가 장비는 별로 필요함을 저는 못느꼈습니다. ㅎㅎ
주말에 1500고지가 넘는 곳에서 위의 장비로 잠을 잤습니다. 물론 비닐은 투습이 안됩니다. 그래서 안에 습기가 얼기도 합니다. 하지만 산에서 한달 두달 있을 것도아니고 기껏 2-3일 있는데 그정도 불편은 감수할 만합니다..
산에서 편하게 지내려고 한건 아니니까요.. 그래도 따뜻하게 잠 푹 잘잤습니다..ㅎ매트 두개의 덕도 본 것 같습니다. 본인의 스타일에 맞게 장비는 구입하시는 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
100만원이라고 100만원의 값어치를 하고 10만원이라고 10만원의 값어치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보통이면 2시간이면 갈 거리를 주말에 5시간이 넘게 걸려 산행을 했습니다. 문제는 산악회 단체...
산 초입에 수많은 관광버스들 보면서 우려는 했지만 그 정도인 줄 몰랐습니다. 유명한 산이다보니 우르르 몇백명이 몰려서 등산로를 완전히 막아버리고 가도오도 못하고 무거운 배낭을 매고 4-5 시간을 가다서다 반복했습니다..
산이 좋아서 오시는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혹시 산악회에서 단체로 산행을 하시는 분들은 다른 등산객들도 고려를 하여 소규모로 시차를 두고 이동하는 것이 여러 사람을 위해서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원래 종주를 목적으로 산에 올랐지만 첫날 대규모의 몇개 산악회 회원들로 인해서 산행이 지체가 되고 체력을 너무 많이 소모하는 바람에 다음날 겉다가 체력적 문제를 느끼고 바로 하산했습니다..
아쉽네요.. 다음을 또 기약해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것은 산행 후기라기 보다는 제가 평소 산에 가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한번 적어본 것입니다.. 혹시 기분이 않 좋으신 분들이 있을까봐 걱정입니다..그럴 의도가 아니고 산행 처음하시는 분들이 장비에 대해 너무 욕심 안내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쓴 글입니다..
그리고 산에 가면서 완행버스 기사님과 한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자기가 왜 사는지 몰라.. 차 할부금 내려고 살고, 스마트폰비 내려고 살고, ..."
그런 이야기 들으면서 내가 진짜 그렇게 살고 있구나하며 너털웃음이 나왔습니다..나를 위해 살아야지 차나 핸드폰을 위해 사는 삶이 되지 말아야지......
요거시 진정한 비박이제~~ !!!!!!ㅎㅎㅎ
하얀모자님의생각도 좋으시지만~비닐로 텐트를 많은 사람들이 산에서 치고 잔다고 생각해 보세요~
넘 이상하다는 ㅠㅠㅠ
요런 방법도 있군요...ㅎㅎ
하겠다하는 그의지가 중요한것입니다
사실 값비싼 장비는 자기 만족일뿐입니다
아무도 뭐라하는 사람 없습니다...
진따 지작하시네여...ㅎㅎㅎ
노숙의 진정한 맛을 아시는 분이군여~
이거 맛들이면 발 빼기 힘든 마약같은 건데 클 나셨슴다.
ㅋㅋㅋㅋ
저 역시 15년 넘은 베낭을 메고 얼마전까지
이만오천냥을 주고 구입했던 텐트를 사용했던 사람인데
그래도 고가의 장비가 부럽긴 함니다...ㅋㅋㅋㅋ
그 부러움을 부르조아와 프로레타리아란 단어로 표현했다 오해한 님들께 욕 비스무리한것도 얻어 먹었고...
기회되면 함께 노숙의 진정한 기쁨을 함께 누려보고 싶네요.
안산 즐산 하시길 빕니다.
"단체로 산행을 하시는 분들은 다른 등산객들도 고려를 하여 소규모로 시차를 두고 이동하는 것이 여러 사람을 위해서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좋은 의견 동감합니다.
오랜구력의 결과가 사람과 자연을 위한 배려의 내공으로 쌓여야 할텐데 ,,,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는 일이 많은것 같습니다^^
동감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님의 성격나오는 것 같아 웃음이 나옴니다.
읽으며 재미 있기도 하고 같은 과라 친근감이 듦니다.
저는 오래전에 산 물건들이 망가지지 않아 발전되고 좋은 것 많아도 새로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를 생각해서
고가나 메이커 장비 구입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입니다.
공감=단체로 산행을 오신 분들은 시차를 두고 산행을 하시라는 것, 아쉬움= 그로인해 체력적 부담이 되서 중도에 하산하셨다는 것...저도 도인처럼 혹한기 혹서기 체험하듯 할 필요는 없겠지만, 자신의 산행 또는 켐핑 스타일과 수준에 맞게 장비를 갖추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산에 그동안의 짐을 비우러 가는 건데 남들은 채우러 가는 거구나.""...저번에 어디어디 산에가니 님께서 비우고 가신 그것이 너무 많던데요...꽉 찼더라구요 꽉!!!ㅎㅎㅎ 농담입니다... 근데 저는 비우는게 잘 안되더군요..좀 더 다녀야 할 듯 합니다
그렇군요. 산에 채우러 가는건지, 비우러 거는건지....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