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방송 3관왕이다

[성병조]

                                              나는 방송 3관왕이다

(가방을 다시 들다) 예전 직장 생활할 때는 가방을 들고 다녔다. 그 속에는 읽을 책 한 권과 미처 읽지 못한 신문이 들어갈 때도 있다. 워낙 오래 들고 다니다 보니 직장 떠나서는 빈손이 허전하게 느껴진다. 넣고 다닐 일이 없어졌는데 어쩌겠는가. 요즘은 가방 대신 휴대용 간편 가방이 어깨에 걸려있다. 이제 잠자고 있는 옛 가방을 깨울 시간이 다가왔다. 당분간 도서관에서 공부할 일이 생겼다. 그동안에는 매일 드나들던 정든 파크 골프장과도 이별이다. 파골 하느라 잊고지낸 도서관이다. 남들은 1, 2년 동안 준비하는 걸 나는 단기간에 벼락치기라도 해야 한다. 하지만 옛날처럼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 노력할 만큼 열공하지 않을 수 없다.

(KBS ‘우리말 겨루기’ 최종 1인은?) 어제 일정이다. <06시 집 출발, 07시 서울행 KTX 탑승, 09:30 KBS 도착, 10시부터 우리말 겨루기 토크 등 준비, 메이크업, 사내 식당에서 중식, 2차 메이크업, 13:30분부터 16:30분까지 스튜디오 녹화, 20시 대구 도착> 월요일 저녁, ‘우리말 겨루기’는 50대 이상이 주로 시청하는 KBS 장수 프로 중 하나이다. 한번 출연하면 2년이 지나야 재도전할 수 있다. 2019년 3월 출연한 후 다시 용기를 내었다. 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 예심 합격 후 출연일이 정해지면 스트레스 많이 받는다. 다행히 운이 따랐다. 나의 색다른 모습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16일(월) 19:40분 방송 예정, 많은 시청 바란다.

(KBS는 내 허풍 받아줄까?) 무슨 일이든지 하고 나면 크고 작은 후회가 남기 마련이다. 꿈에 그리던 KBS 우리말 겨루기에 두 번 출연한 것은 큰 ‘사건’이다. 2019년 3월 하고는 다시 출연할 용기를 갖지 못했다. 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 1월 3일 녹화 때 있은 일이다. 나는 2인이 겨루는 자물쇠 문제 진출이 목표라고 말하였다. 만약 여기까지 오르면 주변 여러 곳에 현수막이 나붙을 거라 허풍 떨었고, 대구서부터 시청률이 크게 오를 거라 외쳤다. 우리말 겨루기도 중요하겠지만 재미도 있어야 좋은 게 아닌가. 마지막 혼자 남는 쾌거를 이뤘다. 만약 편집만 당하지 않으면 우렁찬 내 목소리를 16일 저녁 생생히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방송, 미리 말하지 마라!) 녹화 방송의 경우 사전 발설은 금물이다. 편집은 물론 아예 취소 경우도 있어서다. 오래전 직장에서 여름철 지하수를 이용한 냉방 사례를 KBS서 이틀에 걸쳐 취재하였다. 1주일 후 방송 예정이었는데 그 이후 계속 장마지는 바람에 방송은 멀리 도망가고 말았다. 또 다른 예이다. 이계진 아나운서와 이용식이 진행하는 ‘신고합니다. TV 내무반’이 있었다. 군대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는 프로로 사랑을 받았다. 마침 전우끼리 모임을 하던 나의 제안이 받아들여져 부대 현장과 스튜디오 녹화로 이어졌다. 처음엔 몰랐으나 나중에는 전우들이 서로 나서느라 경쟁이 벌어졌다. 하지만 나중에 방송을 보고는 희비 쌍곡선이 펼쳐졌다. 노출 정도가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방송 전 세부 사항 발설은 피해야 한다?

(시청률 상승을 외쳤는데?) 16일 저녁 방송될 KBS ‘우리말 겨루기’ 녹화가 있은 날이다. 문제 풀이 중간에 출연자와 대화하는 시간도 꽤 있다. 경쟁 열기를 식히는 역할도 하지만 재미도 더해 준다. 치열한 겨루기 도중 쉬어가는 양념으로 여겨도 좋을 것이다. 나는 의욕이 넘쳐 허풍을 좀 떨었다. 시청자들이 재미있어하고 방송사에 도움 되는 일인데 어찌 피하랴. 진행자가 ‘오늘의 목표’를 묻기에 나는 ‘자물쇠 문제 진출’ 이라 크게 대답하였다. 이어 ”내가 만약 자물쇠 문제까지 올라가면 대구에서의 시청률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 큰소리쳤다. 그런데 자물쇠를 넘어 최종 1인이 되었으니 시청률이 얼마쯤 올라갈지 자못 궁금하다.

(나도 3관왕이다) 운동 경기에서 이기면 메달을 받는다. 금 은 동이 있지만 금 메달의 무게는 타 메달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운동선수치고 그런 메달 따고 싶지 않은 사람 있을까. 운동은 아니지만 나도 메달(?)이 있다. 방송 출연 기념 메달이다. KBS ‘아침 마당‘ 등 대구 출연 땐 명찰이 없어도 서울선 꼭 달아 준다. 시청자에게 도움 되겠지만 사회자가 출연자를 호칭하는데 편리함도 있다. 오래전 받은 명찰은 행방이 묘연해도 최근 출연해 받은 명찰은 집으로 가져왔다. 아침 마당 하나, 우리말 겨루기 2개, 합쳐 3개로 명실공히 3관왕이 된 셈이다. 자랑스러운 훈장이 아닐 수 없다. 벽에 매달린 훈장을 바라볼 때마다 흐뭇한 미소가 번지곤 한다.

(2023. 1. 12)

[성병조]

자랑으로 여기지 마시고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넓게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행히 운이 따라 성과도 좋으니 더욱 고마운
일이지요.

[후니부]

도전하는 정신이 존경스럽습니다. 예전에 저는 그 기기가 가지고 있는 성능은 모두 사용해보자라는 쪽이여서...새 가전제품의 메뉴얼은 거의 정독후 모든 버튼을 눌러보는 부지런함?이 있었는데...지금은 아예 메뉴얼을 볼 생각도 × 그렇게 게을러져버렸는데..ㅜㅜ 님을 보니 저 자신- 반성을 많이 하게 됩니다...

[성병조]

고맙습니다.
우리말 겨루기 하면서 여러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스튜디오 3시간 녹화를 한 시간으로 줄이니 뭐가
담길 지는 방송을 봐야 알 수 있겠습니다.
16일 꼭 시청해 주시고 주변에도 많이 홍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등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ㅎㅎ

[김연옥(행복25기)]

어머~~~ 축하 합니다.
방송3관왕 따 두셨고
우리말겨루기 3번째 도전을 응원 합니다.
화이팅!
본방 사수 합니다. 아자~~~^♡^

[성병조]

김연옥 님, 고맙습니다.
어제 우리말 겨루기 방송을 보니 출연 5회를
맞이하는 도전자가 있더군요.
2, 3회는 봤어도 5회는 처음이었습니다.
직업적(?) 도전자라 말해도 좋겠지요?

[불여우]

성병조님 대단하시고 자랑스럽습니다.
3관왕 축하!축하! 드립니다. 아무나 하는 게 아니지요.
도서관으로 향하던 모습 너무 멋있었을 것 같아요.
책꽂이 책은 장식이고 책과 멀리한 적이 오랜데
성병조님 본 받고 싶습니다.
오늘부터 한번이라도 책을 손에 들어봐야지 해 봅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부탁 드립니다.
도전하는 열정!!! 참 행복하시겠습니다. 배분조 올림

[성병조]

배분조 님, 고맙습니다.
나이 들면서 신문이나 책을 가까이 한다는 것은 무척 소중한 일이지요.
한번 멀어지기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게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파크 골프에 빠지듯이 매일 뭔가 조금씩 읽는 버릇을 기르는 것도 보람된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랑 같지만 이번 우리말 겨루기 도전도 평소 이러한 습관들이 도움이
된 듯 싶습니다. 16일 저녁에 있을 우리말 겨루기 시청하시고 시청 소감을
이곳에 한번 올려 주시지요. ㅎㅎ
고맙습니다.

[온그린]

우리말 겨루기 두번째 도전, 그리고 최종 1인이 되셨다니 대단합니다. 도전정신이 멋있습니다. 그날 그시간 모임이 있어 본방 사수는 어렵지만 주위에 많이 알리겠습니다.

[성병조]

관심 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본방 보시기 어려우시면 나중에 다시 보기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KBS 우리말 겨루기에 들어가셔서 다시 보기 하시면 지난 프로를
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녹화 때 '내가 만약 자물쇠 문제에 진출하면 대구의 시청률이 상당히
높아질 거라' 고 허풍을 쳤는데 편집 당하지 않으면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16일 방송에서는 재미있는 모습이 꽤 많을 거라고 저 혼자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