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내 최다승을 거두고 있는 조혜연 9단(왼쪽)이 뒤집기 반집승으로 자신의 연패도
포스코켐텍의 연패도 끊어냈다. 상대는 김혜민 8단.
2018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16R 3G
포스코켐텍
PS행 눈앞, 호반건설은 탈락
운명 같았던 반집이었다. 두
팀의 운명을 가른 반집이었다. 중계석의 홍성지 해설자는 "정말 큰 경기를, 그것도 반집으로 잡았기 때문에 더 짜릿할 것 같다"고 했다.
12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16라운드
3경기에서 포항 포스코켐텍이 경기 호반건설을 2-1로 꺾었다. 중국 선수 왕천싱이 선취점을, 에이스 조혜연이 결승점을 담당했다. 세 판 모두
상대전적 우세가 승리로 이어졌다.
2국 속기판에서 마주한 두 기사가 시선을
끌었다. 2011년 제9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에서 한국팀 선봉으로 7연승을 올렸던 문도원과 2012년 제2회 황룡사배
세계여자바둑단체전에서 중국팀 선봉으로 8연승을 올렸던 왕천싱.
▲ '연승 여신'들이 마주앉았다. 정관장배 7연승의 문도원 3단(왼쪽)과 황룡사배
8연승의 왕천싱 5단. 동갑내기 대결이기도 했다.
'여자바둑 삼국지'
별칭을 가진 한중일 국가대항전에서 문도원이 7명의 중ㆍ일 대표를 차례로 꺾고 신기록을 세우자 꼭 1년 뒤 왕천싱이 8명의 한ㆍ일 대표를 차례로
꺾고 새 기록을 작성했다. 두 기사의 기록은 현재까지도 여자바둑대회의 연승 1ㆍ2위로 살아있다.
정관장의 연승 여신과 황룡사의 연승 여신. 이색 대결을 왕천싱이 불계승했다. 문도원은 중앙쪽 처리에 아쉬움을 남겼다.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 순간 실수했고, 그 후 크게 흔들렸다. 초중반에 거의 완벽했던 왕천싱은 느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승기를
낚아냈다.
▲ 김은선 5단(오른쪽)이 장고판에서 포스코켐텍의 1주전 박태희 2단을 잡았으나
호반건설은 탈락 아픔을 피하지 못했다.
4년째 포스코켐텍에서 뛰고 있는
조혜연은 마지막 하나 남은 반패를 한 팻감 차이로 이기는 반집승으로 팀 승리를 가져왔다. 김혜민은 전체 진행 상황의 80% 정도까지 우세를
보였으나 끝내기 들어 자잘한 실수가 누적되면서 분루를 삼켰다.
최근 3연패를
당하면서 휘청거렸던 포스코켐텍은 포스트시즌을 향한 8부능선을 넘었다. 6위와의 승차는 2.5게임. 경기 호반건설은 이 경기 패배로 포스트시즌행이
완전 좌절됐다.
포스코켐텍이 승리함으로써 포스트시즌으로 가는 길에 자욱하게
깔려 있던 안개도 걷혔다. 현재 8위 경기 호반건설과 9위 부안 곰소소금은 탈락이 확정됐다.
▲ 밤 10시 40분께 나온 조혜연 9단의 승리 세리머니에 포스코켐텍의 패배를 기다리고
있던 경쟁팀들은 한숨을 지었다.
6위 서귀포 칠십리와 7위 인제
하늘내린은 각각 남은 두 경기를 전승하고 포스코켐텍이 남겨둔 세 경기를 전패해야 길을 찾을 수 있다. 그 경우에도 '개인승수'를 따져야 하므로
가능성이 희박하다. 과연 남은 라운드에서 경천동지할 지각변동이 일어날까.
9개팀이 더블리그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려내는 정규시즌은 13일 부안 곰소소금과 서울 부광약품이
16라운드 4경기를 벌인다. 개별 대진은 허서현-장혜령(0:0), 김민정-권주리(0:2). 오유진-루민취안(3:1, 괄호 안은 상대전적).
오유진-루민취안은 세계대회 관계로 19일로 연기됐다.
▲ 황룡사배 8연승 주인공 왕천싱 5단. 9라운드 이후 오랫만에
등판했다.
▲ 정관장배 7연승 주인공 문도원 3단. 바둑 캐스터로도 팬들과
친숙하다.
▲ 상대팀 에이스를 잇달아 만나 5연패를 당해 왔던 김은선
5단.
▲ 1주전 첫 시즌인 박태희 2단. 남은 두 경기를 이겨야 5할 승률을
맞춘다.
▲ 불꽃 같은 추격전으로 종국시 얼굴이 붉게 상기된 모습의 조혜연
9단.
▲ 역전 반집패를 당한 아픔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김혜민
8단.
▲ 포스트시즌행 티켓이 눈앞까지 다가온 포항 포스코켐텍. 전기 통합
우승팀이다.
▲ 두 경기를 남겨두고 탈락한 경기 호반건설. 2년 연속 포스트시즌행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