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숲을 지나 겨우살이 천국으로! (단지봉 산행 20221129)
단지봉에 대한 기억이 새롭다.
오래전 5월 산나물 계절에 찾아 나선 단지봉 산행
단지봉을 찍고 선두를 따라 하산길로 들어섰음이야!
뒷 꼭지를 바라보며 하산하다가 나름대로 판단한 하산 방향
돌아내려 서면 거기가 거기려니 하며 돌진
눈앞에 지천으로 깔린 산나물에 취해 전진! 전진!
한참을 허둥거리다가 내려서니 생소한 지역이었다.
한참을 더 내려가 만난 지역민에게 중촌 마을 어디냐고
원점 산행의 들머리요 날머리인 거창 중촌마을을 찾았다.
돌아오는 대답은 깜짝이야! “여기는 김천입니다.”
내려온 길을 되돌아 올려다보니 암담, 난감했음이야!
시간적으로도 곤란한 상황에 김천역으로 가야지!
결심하고 김천역을 어떻게 가느냐고 또 질문했다.
돌아오는 답은 더 난감했으며 택시를 불러 이용하란다.
마침 만난 택시....택시기사에게 상황을 설명하였더니
김천은 멀고.... 하산지점인 중촌행이 더 용이하단다.
이리저리 궁리했지만 결론은 거창 중촌행이었다.
실비만 받고 태워다 준 기사님의 아프지만 고마운 기억!
그럼에도 선발대가 임도를 따라서 돌아가는 진행 방향!
오늘도 습관대로 따라 길을 무시하고 무작정 치고 오름이야!
임도는 아니라는 생각을 했음에도 바로 정로를 놓쳤음을 알았다.
틀려도 다 같이 틀리면 문제가 없다는 생각에 말없이 진행!
뒤따라와야 하는 일행이 오지 않아 느긋하게 진행했는데
무심코 단지봉 정상에서 노닥거리다가 바로 올라오는 일행을 만났음이야!
선발대와는 달리 산행 개념도대로 제대로 산행했음을 알았다.
늘 그렇다. 개념 없이 따라다니는 문제....좀 고쳐라! 제발!
오늘 산행의 묘미는 육산의 폭은함과 함께
자작나무나 참나무 등등 아름다운 나목의 형상을 즐김이었다.
더구나 참나무 오리나무에다 자작나무에도 화려한 겨우살이
찬바람에도 초록의 잎새 청정하고 옥빛으로 빛나는 겨유살이꽃
끝없는 겨우살이꽃들의 휘양찬란한 유혹에 아찔함이야!
누군가 자작나무숲이나 치유의 숲에서 가볍게 지내겠다기에
처음은 의아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산을 즐기는 방편임을 알았다.
원점 산행의 묘미는 쉼 없이 달려도 결국을 제자리라니
그래 그런 게 인생이렸다. 무엇이었건 어디에 있건 그렇다.
뭐든 거기서 거기....초연하게 마음 아프지 말고 살거라!
설령 모든 걸 잃는다 해도 아프지 말거라!
오늘 1일 회원 중에
종종 구포시장에서 만나는 회원이 있었다.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지나면서 우울증에 시달렸는데
산을 타고부터 조금은 개선됐다고 했다.
건강한 젊음과 당찬 기백으로 만날 때마다
공손한 인사에 절도 있는 예절 바름이 돋보였다.
그런데 그 뒤에 숨은 우울증이라니 그 가녀린 마음의 흔들림아!
누구든 보이는 강함 뒤에 그 흔들리는 가냘픔을 어쩌랴!
부러울 게 없는 젊음이라도 더러 구차할 때도 있음이로다.
보이는 현상 뒤에 드리운 삶의 실상아!
좋다. 언제든 어디서든 좋다.
어떻게 되어도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 평정심으로!
일상의 무엇이건 그게 아닌데 이상한 반응을 할 때의 난감함아!
견디거라! 그리고 그걸 슨수하게 받아들이고 그냥 초연해지거라!
지금까지 그대로 산에서 산 아닌 다른 무엇을 찾지 말거라!
종종 일상의 순수 행위조차 넘겨짚어 계산하는 걸 본다!
아니면 그만이 아니라 흔들리는 그 마음을 이해하거라!
앙상한 가지에 드리운 겨우살이 그 찬란함이여!
거기 있어서 더 화려한 아름다움이여!
어디서 무엇이건 좋다.
평정심을 지켜 상선약수이듯
거슬러 비상하는 그 무엇처럼
주어진 몫에 최선일 뿐이란다.
임인년 11월29일 우정화요산악회 김천 단지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