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배 관계기관협의회’ 내년 8월부터 15㎏→10㎏
작업비 상자당 410원가량 증가 농가수취값 상승 뒷받침돼야 10㎏들이 시장 연착륙할 듯
전국 공영도매시장의 배 주요 거래단위가 2019년 8월부터 기존 15㎏들이 대신 10㎏들이로 바뀐다. 소비지 선호도가 높은 소포장화로 농가소득 증대까지 이끌어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배품목 소포장 유통 관계기관협의회’에서 배의 새로운 거래단위를 확정하고, 단계별 추진일정·방법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도 이끌어냈다. 협의회에는 생산자단체인 한국배연합회를 비롯해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등 도매시장의 핵심 유통주체가 모두 참여했다.
배는 그동안 핵가족화와 과일류의 소비감소 같은 유통환경 변화 속에서도 소포장화가 더딘 품목으로 꼽혀왔다. 사과만 하더라도 한발 앞선 2015년 8월부터 15㎏들이에서 10㎏들이로 소포장화를 끝마쳤다. 유통 전문가들이 배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소포장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과일류 가운데 배만 유일하게 15㎏들이”라며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과일을 많이 사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포장화는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위태석 농촌진흥청 농산업경영과 연구관도 “소비트렌드 변화에 발맞춘다는 측면에서도 소포장화는 꼭 필요하다”며 “고령화된 재배농가의 노동력 부담 역시 덜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지에서는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소득증대로 이어져야 매끄럽게 소포장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 30만여개로 파악된 기존 15㎏들이 포장상자의 재고분을 소진하는 데 산지 차원에서도 힘을 쏟기로 했다.
김상동 한국배연합회 사무국장은 “15㎏들이 포장상자 재고분 소진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 편익을 위한 결정인 만큼 배의 소비증대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합회 조사결과 소포장화를 하면 한상자당 작업비가 410원가량 늘어난다”며 “결국 농가수취값 상승으로 이어져야 10㎏들이가 빨리 연착륙할 수 있을 듯싶다”고 분석했다.
이운휘 충남 아산원예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소장도 “앞서 다른 과일의 사례가 있어 농가에서도 소포장화의 필요성은 충분히 알고 있다”며 “경락값만 잘 나와준다면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만열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 사무총장은 “소비추세에 맞게끔 배도 소포장화가 추진되는 것이 옳다”며 “장기적으로는 소비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갑석 중앙청과 과일2팀장 역시 “다른 품목을 보더라도 소포장화는 도매시장의 대세”라며 “배의 전반적인 경락값 상승에도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원활한 정착을 위해 정책적인 뒷받침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농산물 표준거래 단위에서 15㎏들이 제외를 추진하고, 유통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10㎏들이 포장상자 규격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소포장화와 맞물려 식물생장조절제(지베렐린) 근절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2020년부터 식물생장조절제를 처리한 배가 유통되지 않도록 한다는 게 목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배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소포장화와 지베렐린 근절은 꼭 이뤄져야 한다”며 “갈수록 소비지가 중소과를 선호하기 때문에 배의 평균단가도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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