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읽는 시
그루터기/김문억 백마고지 못 미쳐 구 철원쯤 겨울들판 국립현충원이다 고향 못 간 저 그루터기 이름도 발아래 묻어 밑동뿐인 무명 비 휴전선이 있는 비무장지대를 찾아서 백마고지 역을 가는 여행을 가끔 하고 있다 초겨울 어느 날에 전동차를 타고 백마고지 역에 가서 내리고 보니 가을 추수를 끝낸 들녘에 그루터기만 남아 있다 그 모습이 마치 동작동 국립묘지에 나란히 줄을 맞춰 서 있는 묘비들과 흡사하다 장소가 구철원지방으로 백마고지 부근 최전방이고 보니 그루터기에서 연상되는 묘비는 6.25 때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무명용사 묘비명으로 아프게 다가온다. 조국을 위해서 목숨 바친 용사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렇다면 저 묘비명은 모두 이름 없는 무명용사들 것이어서 가슴이 더 찡해온다 부모형제들이 기다리고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무명용사들이 이 들판에는 얼마든지 묻혀 있을 것이었다 철원이라고 하는 큰 도시 하나가 모두 폭격으로 없어지고 지금은 그냥 벼농사를 하는 들판으로 변해버렸다 이름마저 발아래 묻어 밑동뿐인 무명 비 앞에 합장을 한다 그 곳은 38 이북으로 그네들이 사용하던 공산당 당사는 포격으로 쑥대밭이 되어 있다.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증언하고 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애타는 구호와 함께 널리 알려진 월정 역 화차는 이제 그 형체마저 세월의 모진 바람 앞에 쓰러져서 쇳조각만 딩굴고 있다. 북을 향해서 달리고 싶다는 열차는 이제 몸 마저 다 사그러져서 소리가 없다. 남방한계선 부근에 마련된 전망대에 오르고 보면 바로 북한 땅이 눈앞에 보이는데 무거운 침묵과 긴장으로 가슴이 미어지는 답답함을 느끼는 곳이다 이 곳 산골짜기 마다 고향못간 무명용사의 그루터기는 지금도 초병이 되어 국토를 지키고 있다. 일본군의 총알받이로 남양군도까지 끌려 갔다가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 온 큰 형님이 그 곳 철원 김화 전투에서 분대장으로 싸우다가 부상을 입고 마산육군병원에서 의가사 제개를 한 바람에 지금은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다 . 그 때는 내가 코찔찔이 꼬맹이로 서당에 다니던 시절이다 오늘 참배는 가지 못 하지만 나라를 지키고 우리 가정을 지켜주신 큰 형님 앞으로 그루터기 시 한 수를 올리면서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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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전 용사로서 공감이 가는 글 잘 보았습니다. 지금껏 생존함을 감사해야지요.
소수의 좌파가
철 모르는 젊은이들을 선동하여
남한과 북한은 같은 민족임를 내 세워 애국을 한다 하며
이 나라를 적화 흡수통일 하려고 한답니다.
청치인들이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나라는 생각지 않고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국회의원 뺏지만 달려고 들 하니 안타까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