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사람들이 드믈지만 살기좋고 아름다운 한 섬이 있었다.
섬의 이름은 청연도.(淸姸)
淸姸- 맑을 청 예쁠 연 (청연) 이름대로 정말 맑고 예뻤다.
도적질이나 좀도둑 따윈 없었으며 섬의 사람들은 평화롭고 화목하게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평화롭던 섬에 해적이 들었고 섬의 사람들은 한줌의 재와 함께 사라져버렸다.
"스님. 이 더운 날씨에 냄새나는 시체들만 바글바글한 곳에 왜 가려하십니까?"
"오갈데 없는 불쌍한 영혼들이 못 떠나고 있어. 내가 그들을 인도할거야."
"어쩌자고 고생을 사서 하십니까. 스님. 정 가시려면 저도 따라나서겠습니다."
청연도의 근처 섬에 사는 인휴스님은 제자와 함께 이젠 더이상 아름답지 않은,
피폐해진 청연도의 발을 뻗었다. 청연도 근처에 배를 묶어놓고 주위를 둘러보며
살펴보는 인휴스님은 불에 타버린 재를 손에 움켜진다.
그리고 이내 바람에 의해 조금씩 날아가버린 재를 보며 말한다.
"그 아름답던 청연도가 다 타버렸구나. 이젠 아무것도 없어…. 숲속을 가르며 지저귀는 새도."
"스…스님!!!!"
그때였다. 인휴스님의 제자가 식은땀을 흘리며 헐레벌떡 달려왔다.
너무 빨리 달려왔는지 제자는 숨을 고르며 천천히 말했다.
"사…사람이 있습니다. !"
"그게 무슨 소리냐. 몰살되버린 이 땅에 생존자가 있다니."
"분명히 제 귀로 똑똑히 들었습니다. ! 아이의 울부짖음을요!"
제자는 스님을 재촉했고 스님은 제자와 함께 아이의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스님은 허리를 숙여 잿더미와 반쯤 타버린 나무를 치웠고
그 속엔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한 아이가 있었다.!
"어서 아이를 꺼내거라. !!"
제자는 아이를 꺼냈고 아이는 해적이 나타난 이후 아무것도 못 먹었는지
부쩍 말라있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인휴스님과
제자를 바라보기만 할뿐이다.
"이 아이는 내가 거두겠다."
"스님. 잘 알지도 못하는 아이를 거두시다니요."
"이 아이도 많이 힘들게야. 잿더미 속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으다니
이 아인 부처님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일게다. 이 아이는 내가 키우겠다."
그리하여 인휴스님은 아이를 데려와 키웠고 그 아이는 아무 탈 없이
무럭무럭 성장했다.
그리고 어느 날.
"스님. 아이들이 자꾸 놀려요. 저보고 악마의 아이래요. 섬 사람들이
다 몰살되었는데 나만 살아있다고 저보고 악마의 아이래요."
"넌 악마의 아이가 아니란다. 피닉스야."
"스님. 피닉스가 뭐에요?"
"피닉스는 이집트에 전설에 나오는 새인데. 불속에서 살아남은 불사조란다. 내게 너는
피닉스 같은 존재야. 넌 내게 희망이란다. "
(1)
"연화야. 늦었어. 빨리 가자. 그리고 이 바보같은 앤 왜 데리고 다니는 거야."
애리가 염혼을 가리키며 내게 말했다.
"애리야. 바보같은 애라니. 염혼은 우리의 친구야 !"
"넌 애가 왜 이렇게 순해빠졌어. 이 저능아랑 어떻게 다녀. 쪽팔리게."
"그런 말 하면 안 돼 ! 염혼이 속상해 할꺼야."
애리가 염혼을 욕하는데도 염혼은 뭐가 좋은지 어제 새로사준
피카츄 장갑을 끼고 길거리를 방방 뛰어다니며 꺄르르 웃는다.
깐깐하고 똑똑한 애리는 그런 염혼이 싫은지 내 옆에서 짜증을 낸다.
"염혼! 피카츄가 그렇게 좋아?"
"응! 피카츄 좋아! 연화! 나 포켓몬스터 다 모았어!"
염혼은 포켓몬스터 스티커를 보여주며 내게 웃는다.
"염혼! 내가 좋아! 아님 피카츄가 좋아?"
"흐음…연화가 조금 더 좋아!"
"진짜? 연화가 더 좋아?"
"응! 근데 연화! 내가 연화만 좋아하면 피카츄가 질투하니까! 조금만 좋아할게!"
머리를 다쳤는지 어디가 아픈지 염혼은 19살이라는 나이에 비해
아주 조금.. 아주 조금 뒤떨어지는 편이다. 그래도 난. 맑고 명랑한 염혼이 좋다.
"얼씨구 잘하는 짓이다."
애리는 짜증이 나는지 바닥에 있던 깡통을 발로 차버린다.
"애리! 깡통이 아파해 !"
염혼은 깡통이 걱정인지 애리에게 화를 낸다.
헤헤. 귀엽기도 해라.
"이게! 내가 뭘 하든 말든 뭔 상관이야! 이 저능아 자식아.!"
"애리! 피카츄 안 보여줄거야! 애리랑 안 놀꺼야!"
"아 짜증나! 신연화! 얘 좀 말려봐!! 짜증나 죽겠어!"
애리가 내게 염혼을 말려 보라고 하지만 나는 간단히 씹은 뒤
가까운 커피숍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카페오레 한잔. 카푸치노 한잔. 우유한잔이요."
주문을 한 후 염혼이 하는 피카츄 얘기를 듣다가 커피숍
안에 있는 TV를 틀었다. 뉴스가 나온다.
뭐 뻔하지. 살인사건. 강간. 폭력. 뭐 그런거겠지.
하며 카페오레를 들이키고 있는데 애리가 호들갑을 떨며 나를 툭툭 친다.
"연화야. 신연화! 봐봐! 새로운 사건이 일어났어."
"이번엔 뭔데. 살인사건?"
"아니! 어머 웬일이야. 테…테러됬데."
"테러? 무슨 테러."
"엔틴글로벌 회사가 어젯밤 11시경에 폭파됬데."
엔틴글로벌 회사면 최근의 신기술 전쟁무기를 만들고 있는
회산데. 꽤 주목받고 언론이니 뭐니 화제가 컸던 회사인데
저렇게 폭파되다니. 도대체 무슨 일일까.
"뭣 때문에 폭파된 거래?"
"태러리스트의 짓이래. 이거 완전 범죄라는데? 지문. 티끌하나 남기지 않았어.
폭파된 후 현장엔 금빛 깃털이 떨어져 있고 메모지가 떨어져 있었데."
"메모지? 무슨 메모?"
" `블루 사파이어는 내가 곧 가져가겠다. -피닉스` 이렇게 써 있었데.
현장엔 블루 사파이어 같은 게 없는데. 그럼 이거 예고장인가?."
"오. 꽤 새로운데? 예고장 까지 남겨놓고 간 걸 보면. 푸하하. 완전
우둔한 경찰들을 조롱한 셈이군. 그런데 진짜로 블루 사파이어를 가져갈까?"
내가 묻자. 애리는 카페오레를 마시며 여유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글쎄. 아직은 모르지. 하지만 요번 사건. 엔틴글로벌 회사한테는 뭐.
미안하지만. 통쾌해. 만약 그 회사에서 신무기 만들고 난 후에 전쟁나면
어쩌려구? 피해도 막심하고. 그딴 걸 왜 만드나 몰라."
난 별 일 아닌 듯 웃으며. 그렇게 그 사건을 흘려 보냈다.
그것이 날 죽음으로 몰아넣을 것을 생각하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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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드르륵-
"잠깐만. 전화왔다."
휴대폰의 진동을 느꼈는지 애리가 교복치마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네- 네- 알겠어요. 네-"
전화 통화 내내 `네`라는 말만 한 뒤.
곧 이어 전화를 끊어버리는 애리.
"도대체 누군데 그래? 왜 이렇게 딱딱하게 전화를 받아?"
"수하 경찰 서장."
"뭐? 경찰 서장이 너한테 전화를 왜 하는데?."
"제길스럽게도 그 경찰서장이 우리 아비라는 작자야."
"니네 아빠? 그런데 넌 왜 이렇게 경찰을 싫어해?"
나의 계속되는 물음에 애리는 짜증난다는 듯. 종업원에 물 한잔을
달라고 한 후, 벌컥벌컥 마신 후 내게 말했다.
"우리 아빠. 경찰이니 뭐니 하면서 나랑 놀아주지도 않고,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식때도 안 온. 무심한 아빠란 말야."
"네가 무슨 애냐? 뭐 그런 것 같고 아빠를 싫어해."
"아무튼 경찰이란 거. 그냥. 이유없이 싫어."
"근데 니네 아빤 왜 전화한거래?"
"간만에 전화했을 때부터 알아봤어. 엔틴 글로벌 회사 테러 당해서
못 들어간다고 전화한거지 뭐. 쳇."
그러고보니 좀 있으면 시험 기간이네?
공부해야되는데. 이러다가 시간 뺏기겠어.
"지금 몇 시야?"
"저녁 7시. 왜?"
"가야겠다. 내일모레가 시험이야."
"천천히 해. 그러다가 몸 상하겠다. "
"아냐. 염혼 집 앞까지 데려주고
집에가서 공부나 해야겠어. 미안. 나 그럼 가볼게"
아빠에게 많은 불평을 하는 애리를 뒤로 한 뒤. 염혼과 함께
버스를 탔다. 염혼은 피카츄 장갑을 끼고, 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아마도 만화 주제가인듯 하다.
"염혼. 그 노래 무슨 노래야?"
"응응! 후레쉬맨~ 후레쉬맨 노래야~ 연화도 알려줄까?"
"아냐. 염혼이나 많이 불러."
"응응!"
염혼은 너무 어린애 같다니까. 아무튼 귀여워 죽겠어.
염혼이 내 남동생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염혼, 버스 많이 흔들리니까 손 잡아."
"응! 연화! 나 다음 정거장에 내려야 되."
"혼자 갈 수 있겠어?"
"응! 연화 나 이만 가볼게! 바이바이! "
염혼이 제대로 집에 찾아갈지 모르겠네.
아무튼 염혼이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Mp3를 꺼내 음악을 들었다.
한참 비쥬얼락을 듣다가 우리 집에 다다르자.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려 길을 걷는데 자꾸 아까의 테러 사건이 생각난다.
어제 밤새 보았던 추리 소설의 영향 때문인가? 아무튼
엔틴글로벌 폭파사건을 생각하다가 우리집에 다다르자.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역시 우리집.
너무나도 조용하다. 현재 나는 엄마.아빠와 떨어져서
살고 있다. 아빠는 일 때문에 이웃나라 일본으로 가셨고
아빠를 혼자 살게 할 순 없다며 몇 일전, 엄마는
짐을 싸고 일본으로 가셨다. 나야 뭐.
엄마. 아빠가 일본에 가셨다고 서운한것도 아니고
혼자 있는 것을 즐기니까. 나름대로 살만 하다.
아무튼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컴퓨터를 켰다.
조금만 하고 공부해야지.
인터넷에 접속하자마자. 인터넷 뉴스 기사로 뜬 것들은
모두다 엔틴글로벌 회사와 테러리스트 피닉스에 대한
자료 뿐이었다. 나는 이리저리 그 뉴스들을 떠들어 보았다.
뉴스의 내용들은 대충 이러했다.
<낮 3시 경. 엔틴 글로벌 회사가 폭파되었다. 범인은 자신을 피닉스라 밝혔고 금빛 깃털과 함께
블루 사파이어를 훔쳐간다는 예고장을 기재한 후 사라지는 대범함을 보였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된 형사들과 엔틴글로벌 측은 남아있는 폭탄들을 모두 제거했지만
범인의 베일을 벗기지 못했다고…>
이번에 완전 엔틴글로벌 측이 완전 당했네. 쯧.
생각할 수록 `피닉스`란 테러리스트. 참 대담한 걸.
뭐. 이상황에서 피닉스 편을 들어주는 건 아니지만
완.전 범죄를 저질르고 경찰들을 놀리는 테러리스트라니.
웬지 모르게 자꾸 관심이 간다. 정말 피닉스가 블루 사파이어를 가져갈까?.
나는 블루사파이어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 검색을 했다.
[블루사파이어. 44.7 캐럿 짜리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보석으로.
현재 엔틴글로벌 측이 맡고 있는 `하이렌 박물관` 에 전시되어 있다.]
44.7 캐럿? 정말 어마어마하게 크다. 사진을 보니
푸른 빛이 돌고 크기도 엄청 크니.
피닉스도 갖고 싶은게지. 그러고보니 블루사파이어를 소유한 측도
엔틴글로벌이네? 피닉스가 엔틴 글로벌한테 유감있나?
이번에도 무슨 손해를 입히려고. 뭐. 피닉스가 진짜 블루 사파이어를
가져간다고 장담하진 않지만.
정말 피닉스가 블루 사파이어를 훔쳐간다면 엔틴글로벌 측은
손해가 막심하겠지?
피닉스란 테러리스트 웬지 모르게 관심이 간다.
내가 한번 피닉스란 테러리스트 베일을 벗겨 볼까?
Rrrrrrrrr Rrrrrrrrr
어? 전화다.
"여보세요?."
"연화야. 나야. 애리."
"응. 무슨 일이야?."
"그냥 뭐하냐고"
"그냥 있지. 뭐. 아참 ..애리야.."
"응. 왜."
"우리.. 피닉스의 베일을 벗겨 보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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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험 기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왜 이래?.
그냥 피닉슨지 뭔지 상관하지 마. 그러다가 원한이라도 사면 어쩌려고."
"그래도 .. 그냥 궁금해서 .. 흐음.. 그럼 넌 그냥 공부 할꺼야?"
"신연화. 우리 고3이야. 공부 안 해? 이시각에도 애들은 공부하고 있다구!."
"아깐. 시험 별로 상관 안하더니 . 왜 그래."
"그냥. 생각해보니 시간 너무 낭비한 것 같아서 우리 고3이잖아.
피닉슨지 뭔지 알아보려면 너 혼자나 해."
"알았어,"
탁-
공부한다는 애를 말릴 수도 없고 , 뭐. 나 혼자 알아봐야지.
내일은 하이렌 박물관이나 갈까? 경계망이 삼엄할텐데.
그래도 하고 싶은 거 , 못 하면 공부도 안되니까.
뭐, 피닉스가 내일 온다는 보장은 없지만,
내일 박물관 잠깐만 갔다와야지,
아무튼 난, 내일 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새벽 2시까지 하다가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어제 영어단어를 밤새 외우고 간만에 공부하다 자서
그런지 뒷골이 땡긴다. 피로가 안 풀려서 그런가보다.
아무튼 세수를 대충 한 뒤 밥을 먹고 있는데. 누군가
우리집 현관문을 노크했다. 이른 아침에 누구지?
"누구세…어? 염혼?"
"연화! 나 놀러왔어!"
"아침에 웬일이야? 나 어디 갈데 있는데. 다음에 놀아주면 안 되?"
"그럼~ 조금만 놀면 되지!"
"아…응. 밥은 먹었어?"
"아니! "
"그럼. 같이 밥 먹자."
"응응!"
아무튼 염혼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밥을 먹는데.
젓가락질이 익숙하지 못한 건지. 반찬을 잡지 못하는 염혼이다.
나는 그런 염혼의 밥에 반찬을 얹어주었고 염혼은 약간 흘리며 먹기 시작했다.
"염혼. 미안해. 우리 집에 맛있는 거 별로 없어서. 다음에 오면 맛있는 거 해줄게."
"난 괜찮아! 이것도 맛있는걸!"
반이 타버린 계란 후라이를 보며 맛있다고 하는 염혼이다.
염혼은 정말 순수하고 착한 것 같다. (☜ 단지 자기가 준 것을 먹었다는 이유 하나로,)
아무튼 염혼이랑 텔레토비를 보다가 , 시간이 다 되자. 염혼을 돌려보내고 난 후.
단정한 옷차림으로 갈아입고 하이렌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던
하이렌 박물관은 인산인해다.
하이렌 박물관에 견학을 하러 온 사람이 많은 것이 아니라.
온갖 경호원들과 경비들. 경찰들이 많다는 말이다.
엔틴글로벌 측도 회사가 폭파된 후에 또 한번의
테러가 일어날까봐 걱정이 아주 많은 가 보다.
블루 사파이어가 그 박물관에서 돈이 제일 많이 나가는 것이니,
도난 당할까봐 걱정이 아주 많은 가 보다.
훗. 하지만 난 엔틴글로벌 측이나 피닉스.
둘 중. 아무 편도 아니고 지지하는 편도 아니다.
그냥 이 상황을 즐길 뿐이다. 그만큼 이 상황이 재밌다.
아무튼 하이렌 박물관의 입구에 다다르자. 경비가 나를 보더니
"소지하고 있는 소지품을 다 꺼내주세요."
"왜요?"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 검사하는 거니까. 검사에 응해주세요."
경비에 말에 주머니 속에 있는 물건들을 꺼냈다.
<손수건. 볼펜. 머리핀. 핸드폰. PDA>
내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건. 이것 뿐이었다.
"PDA는 왜 가져온 거죠?"
"구경하다 지치면 벤치에 앉아 인터넷 하려고 가져온데요. 소지품 꺼냈으니
이제 된 거죠? 비켜주시죠."
소지품을 다시 주머니속에 밀어넣은 뒤. 경비를 살짝. 밀치고
하이렌 박물관에 들어갔다. 하이렌 박물관은 소문대로
정말 시설이 좋았다. 들어가자 마자. 여러 보석들이 보였다.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페리도트. 루비. 진주. 등
주위에 볼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블루사파이어만은 주위에 볼 수 없는 최상급의 보석이었다.
크키도 크기이지만 푸른 빛이 정말 매혹적이다.
아무튼 난 블루 사파이어를 보다가, 다른 코너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수 없이 밀려드는 경찰 들의 등살에 밀려났기 때문이다.
쳇. 아무튼 그 곳에서 많은 보석들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보다가 문득 시계를 보니 저녁 9시 30분이었다.
정말 오랫동안 하이렌 박물관에 있었던 것 같다.
흐음. 늦었으니 집에나 가야겠다. 피닉스도 안 오는 것 같은데..
그냥. 끝까지 기다려볼까? 밤에 올수도 있잖아.
"거기. 학생. 이제 박물관 문 닫을 때 됬으니까 이만 가봐.
피닉스인가 뭔가 테러리스트가 와서 쓸어버릴지 모른다구.
무섭지 않아?. 그러니까 빨랑 가!"
경비의 윽박 아닌 윽박에.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다가
갑자기 일어난 복통에 배가 아파 화장실로 들어갔다. 한참
일을 본 후 화장실을 나오는데. 하이렌 박물관에 사람이 아무도 없다.
다 간건가?. 설마 나 갇힌거야?. 하이렌 박물관 입구에 가보니
정말 문이 닫혀 있었다. 제길.. 피닉스 정체 밝히려고 왔다가 이게 뭐야. 젠장.
집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하이렌 박물관 구석에 있는 작은 기둥에 기대고 있는데..
무언가 느낌이 이상하다. 구두굽 소리. 사람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지도 않는데.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났다.
설마… 피닉스가 나타난 건가?.
묘한 느낌에 기둥에 일어서서 ,
검은 천으로 둘러쌓고 있는, 블루 사파이어가 있는 곳을 보는데.
무언가 반짝.하며 내 앞을 왔다 갔다 한다.
내 두 눈으로 인식하지 못할 만큼. 빠른 손놀림과 행동.
엄청 빠르다. 순간 그 물체가 멈췄고, 그것은 180cm로 보이는
훤칠한 남자였다. 천으로 코와 입을 가리는 복면 차림의 남자라
얼굴이 잘 보이진 않지만, 그 남자는 검은 천을 살짝 벗기고
블루 사파이어를 보더니,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진다.
사라진게 아니라. 너무 빨라서 ,
내가 제대로 보지 못한 거다. 내 예상으로는
그 사람이 피닉스가 맞을 거다. 문도 갇혀 있는 상태에
들어왔다면 일반 좀 도둑은 아닐거다. 아무튼 ..
블루 사파이어를 훔치는데 성공 한 걸까?.
다음 날 아침.
나도 모르게 그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었나보다.
일어나 보니, 하이렌 박물관에 갇혀 있어야 하는 내가,
내 방 침대에 누워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설마. 피닉스가 내가 잠든 사이. 날 우리 집 까지
데려다 놓은 건가?. 설마. 그 테러리스트가?.
들은 바로는 아주 흉악하다던데. 그리고 자신을 유일하게
본 증인을 이렇게 살려놓다니.. 믿을 수가 없어.!
나는 떨리는 심장을 가다듬고, 컴퓨터를 킨 후.
재빨리 인터넷에 접속했다. 그리고 기사를 보는데.
<두뇌천재 테러리스트. 피닉스>
` 테러리스트 피닉스는 어젯밤 10시 경. 삼엄한
경계망을 뚫고 블루사파이어를 훔쳤다. 피닉스가 블루 사파이어를 훔친것 보다
더 놀라운 것은, 평소 일반인들에게 공개했던 그 아름답던
블루사파이어가 가짜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CCTV에 찍힌
피닉스는 그 사실을 예측. 다른 장소에 숨겨놓은 진짜 블루사파이어를 훔치기에 이르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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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유일하게 자신을 본 증인을 살려두고, 가짜와 진짜를
확실하게 구별... 거기다가 경찰들을 농락하는 속임수.
도대체 뭐지?,
피닉스라는 테러리스트. 왜 날 살려둔거지?
분명 소문으로는 잔인하기 그지 없다고 했는데,
딩동-♪
"연화!! 연화!! 문열어~"
염혼인가? 아침부터 누구지?
달칵-
"아 짜증나, 붙지좀 마. 이 저능아 새끼야. 아악!"
"애리. 나빠! 나빠! 친구 놀리면 선생님이 안된다고 했어,! "
문을 열자 마자, 내눈에 비친 사람은 애리와 염혼이었다.
염혼은 애리에게 찰싹 붙었고 그런 염혼이 싫은지 애리는 역정을 낸다.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아악! 놔! 이새꺄!… 무슨일이긴 학교가야지, 오늘 월요일이잖아."
"아 맞다."
계속. 피닉스 생각만 하다보니까. 잠깐 잊고 있었다. 오늘 월요일이지.
"잠깐만 기다려. 준비 좀 하고 올게."
애리와 염혼에게 말한 후. 대충 씻고 식빵을
입에 가득 물은 채 가방을 들고 나왔다. 학교 등교길.
대부분의 아이들의 대화 소재는 피닉스였다. 피닉스가 뭐 어쩌니,
멋있다니, 그런 얘기들.
"연화! 연화! "
"응?"
"피닉스가 뭐야?"
염혼이 궁금한다는 듯. 손톱을 물어뜯으며 내게 말했다.
"테러리스트야."
"테러리스트가 뭐야?"
"응…그게.."
테러리스트가 뭐냐는 말에 대답하려던 나의 말을 씹어 먹고는
염혼에게 말하는 애리.
"테러리스트가 뭔지 알아서 뭐하게, 넌 한글공부부터 다시 시작해, 이자식아,"
"애리 나빠! 나빠! "
"아악!! 놔 !!"
애리가 염혼을 무시하자. 염혼은 기분이 나빴는지, 애리의 팔을 물어 뜯는다.
쩝.. 아프겠다. 아무튼 나는, 그런 애리와 염혼을 뜯어 말린 후 학교로 들어왔다.
# 담임시간.
"자. 새로 전학온 친구 한명을 소개하겠다. 류진우. 들어와."
지친 목소리로 우리반 아이들에게 말하는 담임은 전학생을 소개했고
곧 이어, 그 전학생이라는 남자아이가 들어왔다. 아주 진한 검정색 머리에
아주 큰 눈.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 말그대로 미남형의 얼굴이었다.
반 아이들은 잘생겼다 하며 난리를 쳤고 그 남자아이는 적응이 안되는지
머리를 긁적거리며 선생님께 물었다.
"제 자리는 어디죠?"
하며 물었고 선생님은 애리의 옆자리를 가리키며
"애리 옆자리가 비었구나, 저기로 가서 앉아."
진우라는 아이는 애리의 옆자리에 앉았고 애리는 좋은지 약간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본다. 잘생긴 전학생이 네 짝궁이라니 .. 쩝.. 좋겠다.
"연화. 어딜 보는 거야?."
내 짝궁인 염혼이 새초롬하게 나를 보며 말했다.
"응?. 아 그냥. 애리 처다보고 있었어,"
"아. 그렇구나."
애리 짝궁이 진우라는 남자아이 인게 거슬리나?
염혼이 애리 좋아하는 건가?
"너희들은 이제 고3이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좋은 성적을 거둬서 공부 열심히 하도록. 선생님들은 3교시까지
회의와 학부모 면담 때문에 못 들어올 것 같구나. 그 동안 자율학습 하도록."
자율학습이란 말에 아이들은 좋아했고 담임선생님이 나가자마자
여자아이들은 류진우라는 아이의 곁으로 몰려갔다. 물론 나만 빼곤
말이다. 염혼은 스케치북을 꺼내 색칠공부를 하고 있었고
나는 수학 교과서를 꺼내 공식을 풀었다.
"연화~ 연화는 저 남자아이한테 관심없어?"
"내가 왜 관심 가져야 하는데?"
"잘생겼잖아. 그래서 모두들 좋아하잖아."
"내가 보기엔 염혼이 더 잘생겼는데? 헤헤. 딴 소리 말고 공부나 하자. 우리."
"응!"
염혼에 볼을 집게 손가락으로 살짝 집으며 나는 웃었고 염혼은 기분이 좋은지
색연필을 들며 색칠을 했다. 1교시 종이치자.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은
전학생 얘기를 했지만 여전히 책을 펴고 공부를 하는 나였다.
"신연화. 또 공부야?"
애리가 내 옆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왜 그래. 우리 고3이잖아. 우리가 그렇게 시간이 많은 줄 알아?"
"쳇. 나도 공부공부 하면서. 많이 하긴 하지만. 너같이 공부만 하는 앤 처음 봤다."
"아무튼, 잘생긴 전학생이랑 짝해서 좋겠네."
"응. 조금. 솔직히 우리학교에 인물 별로 없잖아. 염혼이랑. 새로운 전학생 빼고는
다 화상이야. 염혼은 뭐. 전학생 보단 잘생겼긴 하지만. 머리가 좀 그렇잖니."
"염혼이 뭐 어때서!"
"이게 또 왜 승질이야. 염혼 얘기만 하면 승질이네. 아무튼. 공부나해. 난 새로운 짝한테 갈란다."
애리는 콧방귀를 끼며 내게 말했고, 애리가
다시 자리로 돌아가자, 다행히도 염혼이 들어왔다.
"연화. 애리랑 무슨 얘기 했어?"
"그냥.. 아무것도 아냐."
"헤헤."
솔직히 염혼은 새로운 전학생 보다 잘생겼고 성격 또한 착하다.
하지만 머리가 남들보다 아주 조금 이상해서 남들이 무시를 하곤한다.
나는 그런 염혼이 불쌍하다. 더욱더 잘해줘야겠다.
"염혼. 이름 뜻이 뭐야?"
"정확히는 모르고, `영혼에 물들다`라는 뜻이라던데,"
"정말? 헤헤. 근데 그건 왜 물어봐?"
"아.. 그냥.. 아 맞다. 염혼. 집이 어디야?"
"그냥 학교 근처. "
나는 그걸 물어보는게 아닌데..
"아니. 정확히 어디 사냐구."
"우리 집. 형편이 안 좋아서 자주 이사가서 말해줘도 또 바껴."
"아.. 미안. 염혼. 내가 공부 가르켜줄까?"
"응! 정말 가르켜 줄꺼야?"
"응. 매일밤 우리 집 와서 공부 할 수 있어?"
"응! 할 수 있어!"
"그럼 매일매일 우리집에서 공부 하자."
"응!"
염혼은 나랑 공부하는 게 좋은지 돌아다니며 나와 공부한다고 자랑을 한다.
웬지 모르게 염혼만 보면 자꾸 남일 같지 않게 느껴지고 마음이 쓰리다.
염혼은 2교시가 끝나도
"연화가 염혼한테 공부 가르켜준데요~♬" 하며
자랑하고 다닌다. 계속 그 말만 반복하다가 이내
반으로 들어오는 새로운 전학생과 부딪쳐버린다. 순간 그 전학생은
눈빛의 냉기가 돌더니 염혼을 벽으로 몰아붙히고 멱살을 잡는다.
"너. 나 지금 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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